▣ 김윤환의 삶과 생각


 

김윤환
(주)영광도서 대표이사 | 경영학 박사
yhkim@ykbook.com
[약력] 경남 함안 대산 구혜 출생(1949).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일본학과 졸업, 부산외국어대학교 경영학석사, 부산대학교 국제학석사, 동아대학교대학원 경영학박사. ‘87 JCI부산시지구 회장, '88한국청년회의소중앙부회장, '89부산시체육회이사, 한국청년회의소 연수원 교수부장, (사)목요학술회 부회장, '06국제신문 부사장, 부산고등법원민사 조정위원, 부산문화재단 이사, (사)한국마케팅관리학회 부회장, 2014부산ITU전권회의범시민지원협의회 부회장, 2014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범시민지원협의회 부회장, 부산광역시 새마을회 회장, 부산새마을신문 발행·편집인 등 역임...< 더보기 >

*제56회 - " 죄와 벌 "

영광도서 0 391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Fedor Dostoevskii(1821~1881)는 우리 시대 독자가 언젠가는 읽어야 할 작가다. 피해갈 수도 없고 건너 뛸 수도 없는 작가다. 독서에 맛을 들인 20대라면 밤을 꼬박 새우기에 알맞다. 인생의 숙성된 맛을 알만한 중년은 질긴 오징어 씹듯 그를 즐긴다. 평론가들에게는 가장 문제적인 작가, 문인들에게는 영감을 주는 작가 제1순위로 꼽힌다. 그 영향력에 있어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전무후무한 작가다. 그를 스승이라고 부른 니체로부터 그를 선구자로 추앙한 프랑스 실존주의자들에 이르기까지 20세기 사상과 문학은 그의 영향 아래 있다. 문학의 위대성을 증명한 작가다.

일생 동안 그를 괴롭힌 간질병, 사형 집행 직전의 특사, 기나긴 시베리아 유형 생활, 광적인 도박벽 그리고 끝없는 궁핍과 고난으로 점철된 작가 자신의 인생을 반영하듯 그의 작품들은 격정적이고 논쟁적이다.

1821년 11월 11일 모스크바의 마린스끼 자선 병원 의사의 둘째 아들로 태어난 도스토예프스키는 어린 시절부터 월터 스콧의 환상적이고 낭만적인 전기와 역사 소설을 탐독했다. 이후 그는 발자크의 『외제니 그랑데』의 영향을 받아 처녀작 『가난한 사람들』을 발표한다. 그는 당시 농노제 사회에서 자본주의 사회로 급변하는 과도기 러시아 사회 속에서의 고뇌를 작품으로 형상화했다.

정신 분석가와 같이 인간의 심리 속으로 파고 들어가, 인간의 내면을 섬세하고도 예리하게 해부한 도스토예프스키의 독자적인 소설 기법은 근대 소설의 새로운 장을 열었으며, 그의 작품들에 나타난 다면적인 인간상은 이후 작가들에게 전범이 되었다.

선과 악, 성(聖)과 속(俗), 과학과 형이상학의 양극단 사이에서 유토피아를 추구하는 사상가로서 도스토예프스키는 당대에 첨예하게 대립했던 사회적, 철학적 문제들을 진지하게 제기하고 삶의 영원한 가치를 전해 준다. 개인의 삶은 불행했지만 그의 문학은 불멸의 영웅으로 남아 있다.

그의 대표작은 『죄와 벌』이다. 1866년 잡지 〈러시아 통보〉에 발표된 작품이다. 가난한 대학생 라스콜리니코프는 인간에게 종족의 유지를 사명으로 하는 범인(凡人)과 나폴레옹과 같이 사회의 도덕률을 뛰어넘어 행동하는 강자(强者)가 있다고 결론짓고, 전당포 노파를 살해하여 물질적 궁핍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자신이 강자임을 확인하려 한다.

그러나 살해 후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죄의식에 사로잡힌다. 그때 그는 고통과 자기희생으로 살아가는 창녀 소냐를 알게 되어 그리스도교적 사랑에 감복되며, 자신이 지녀왔던 서구적 합리주의의 허구성을 깨닫는다. 마침내 자수한 그는 시베리아로 유형을 떠나고 소냐가 그의 뒤를 따른다. 러시아의 그리스도교적 사랑과 인종(忍從)의 사상을 제시한 이 작품은 세계문학의 걸작으로 꼽힌다.

도스토예프스키를 낳은 나라, 러시아에서 지금 독서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사회주의 종주국 노릇을 하느라 수십 년간 막혀 있던 봇물이 터지고 있다. 러시아는 푸슈킨, 톨스토이, 고리키를 낳은 문학 강국이다. 사회주의가 남긴 궁핍을 털고 옛 제국의 영화를 회복하고 있다.

러시아는 독서 강국이다. 2005년 발행된 신간 도서가 8만9066종, 미국, 영국, 독일, 중국에 이어 세계 5위다. 미국 여론 조사기관 NOP 조사에 의하면 2005년 러시아인의 독서시간은 일주일에 7.1시간으로 세계 7위였다. 한국은 3.1시간으로 러시아의 절반도 안 된다. 러시아 국민의 47%가 취미생활이 독서라고 한다. 러시아인의 일상은 독서와 산책을 빼놓고는 말할 수 없다. 위대한 문호를 낳은 풍토가 거기에 있다.

'SG 워너비'의 '죄와 벌'이란 노래를 들으며 도스토예프스키를 생각한다. 가사는 이렇다.

A: 가슴 아픈 듯 애써 미안해 하 듯 그럴 필욘 없어요. 이미 다 알죠. 늦었잖아요. 그가 저 잖아요..가서 안아줘야죠.
B: 안 되요. 슬픈 표정은 오해할지 몰라요. 아무것도 아닌 날 웃어요. 아주 오랜만에 거의 잊고 지냈던 반가운 친구보듯.
C: 내 걱정 말아요. 다 잊고 사는 건 아마 잘 안되겠지만 그댄 행복해야죠. 나만 아프면 되죠. 운명이 준 그댈 빼앗긴 죄로.
2B: 들려요 그댈 부르는 너무나도 따뜻한 그 사람 목소리 알아요. 네가 못 준 사랑 그댈 웃고 살게 할 감사한 사람인 걸.
B.S: 제발 고갤 돌리지 마요. 제발 울먹이는 나를 볼까봐.
D: 달게 받을께요. 다 내 몫이죠. 나 땜에 흘렸던 눈물 다 갚아진다면 내가 모자란 죄로 너무 못해준 죄로 하늘이 준 아픈 벌일 테니까 그대가 준 마지막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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