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영광도서 0 18433

모두를 위한 용기 - <1그램의 용기>를 읽고 - 

                                                                                                                                 

       목포덕인고등학교 2학년 강우림

 

 

 

우리는 거인의 세계에서 살고 있다. 수십 층짜리 고층건물, 엄청난 길이의 고속도로, 거대한 댐 등 인류 역사상 가장 커다란 물질문명 속에 살고 있다. 심지어 우리가 먹고, 입고, 사는 것도 점점 대형화 되어간다. 우리의 가치관이나 미적 기준도 크기에 좌우된다. 그러나 과연 큰 것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줄까? 결코 아니다. 거인 골리앗을 무너뜨린 것은 다윗의 작은 돌멩이 하나였다.

 

한 방울, 한 톨, 한 알, 1그램(g). 너무나도 작아 눈에 보이지도 않을 것 같은 미미한 것들이다. 언뜻 보면 있으나 마나 할 것 같은 분량이지만 무시하지 마시라. 세상의 모든 것은 작은 것으로부터 시작하는 법이다. 땅을 뚫고 솟아오른 샘물 한 방울이 강을 이루고, 강은 다시 바다로 흘러 태평양을 만든다. 아주 작은 가냘픈 한 줄기 호흡으로부터 신생아의 생명은 시작된다. 한 알의 밀알이 밀밭을 이루고, 겨자 한 톨이 나무로 자라나 새의 보금자리가 된다. 그리고 태초의 빅뱅도 한 점에서 시작되었다. 어찌 한 점이 작다고만 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여기 무엇보다도 커다란 1그램이 있다. 바로 ‘용기의 무게’이다.

 

한비야는 유명인이다. 국제구호 전문가로 세계의 재난현장을 누비는 여장부이다. 자신의 육체적 만족만을 위해 이기적으로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타인과 함께 사는 삶의 중요성을 알려주었다. 나, 내 가족, 우리나라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인간’과 ‘생명’의 소중함을 깨우쳐 주었다. 나는 중학생 때 한비야가 쓴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라는 책을 읽었다. 눈앞에 펼쳐 지는듯한 생생한 묘사 때문에 읽는 재미에 푹 빠졌다. 전에는 특목고, 일류대, 의사, 판사처럼 거대한 꿈들이 나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작가의 현장구호 활동 이야기를 읽고 ‘진정으로 행복하게 사는 것은 무엇일까?’하고 고민했다. 진정한 행복은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것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일까? 작가의 새로운 책이 나왔다는 소식에 마음이 두근거렸다.

 

명불허전. ‘1그램의 용기’를 읽고 제일 먼저 생각난 단어였다. 역시 기대했던 대로 작가는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담은 보따리를 펼쳐 놓았다. 잔잔한 바다와 같은 일상적인 이야기들로부터 격정적인 파도가 몰아치는 구호현장의 긴박한 상황까지 책을 읽는 동안 지루할 틈이 없었다. 마지막 책장을 덮고 눈을 감았다. 내 마음 속에는 열정, 긍정, 감사라는 세 개의 단어가 떠올랐다. 

 

첫째는 ‘불같은 열정’이다. 작가는 자기가 좋아하고, 가치 있는 일이라고 믿는 분야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에 열정적으로 살아간다. 등산도, 공부도, 글쓰기도, 자원봉사 활동도 모두 지치지 않는 열정의 결과이다. 끊임없이 도전하고, 새로운 일을 추구하는 지은이의 모습을 보고 나는 부끄러움을 느꼈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한 것처럼 나도 무기력에 빠져있는 청소년이었다. 쉽게 포기하고, 남의 탓만 하는 철부지였다. 그런 내 눈에 작가는 철의 여인처럼 자신의 삶을 조종하고 있었다. 자신이 맡은 다양한 일들을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조화를 이루어 연주한다. 때로는 파도와 맞서 싸워 배를 무사히 항구로 안내하는 선장처럼 최선을 다한다. 모두 열정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이 책은 자꾸만 게을러지려는 내 마음을 추스르게 해주었다.

 

둘째는 ‘긍정의 힘’이다. 작가는 본인 스스로를 무한긍정이라고 했다. 온갖 악조건 속에서도 솟아날 구멍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 배짱에 나는 감탄했다. 작가는 힘든 일이 닥쳐와도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믿음으로 버텨내고, 좋은 결과가 있을 때는 긍정의 힘을 더욱 증가시켰다. 모든 청소년들처럼 나도 시험을 앞두면 초조하고 불안해진다. ‘왜 하필 시험지옥 헬조선에서 태어나 이 고생일까?’하는 생각에 짜증이 나고, 성적이 떨어질까 봐 초조해지기도 한다. 그러한 마음상태 때문에 성적이 엉망이 되기도 했다. 이제는 작가의 긍정의 힘을 배워야겠다. 이 책의 곳곳에 담긴 긍정의 에너지를 듬뿍 받아 내 마음을 채워야겠다. 에디슨은 1000번째 실험에서 전구 발명에 성공했다. 인터뷰를 할 때 기자가 에디슨에게 축하인사를 했다.

“에디슨 씨, 그동안 실패를 무수히 했는데 마침내 이렇게 성공하셔서 기쁘시겠습니다.”

에디슨은 기자에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실패라뇨? 저는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습니다. 저는 999번의 서로 다른 방법을 시도해 보았을 뿐입니다.”

위대한 사람은 긍정의 힘을 통해 스스로를 강하게 만든다. 내 삶에도 긍정의 씨앗을 심어 행복이라는 꽃이 활짝 피도록 만들어야겠다.

 

셋째는 ‘감사하는 마음’이다. 현대인들은 점점 독불장군이 되어 이기적이고 거만해졌다. 자기 자신만이 소중하고 대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갑질’이나 ‘금수저’ 같은 단어들이 사람들의 마음에 상처를 준다. 가진 사람들은 감사의 마음을 잃고 가지지 못한 사람들을 무시한다. 그러한 모습을 보고 자란 청소년들이 집단따돌림이나 학교폭력에 빠지게 된다. 감사의 마음을 잃고 사는 우리사회는 짐승들이 사는 정글과 다르지 않다. 작가는 국제구호 전문가로서 세계에서 가장 비참한 현장을 제일 먼저 방문했다. 구호를 하면서 생명의의 소중함을 느끼고, 인간으로서 서로에게 감사하는 정신을 배웠다. 서아프리카, 남수단, 필리핀 등 모든 곳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 베풀어진 정성과 배려를 보고 있으면 우리 마음은 따뜻해진다.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때 우리는 겸손해지고 상대를 존중하게 된다. 그러면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진 차별과 무시도 사라질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고개를 숙이고 감사의 인사를 할 때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워질 수 있는지 이 책은 보여주고 있다.

 

세상에는 아름다운 것이 많다. 다이아몬드와 같은 보석, 에베레스트 같은 우뚝 솟은 산, 잔잔하고 거대한 바다. 그러나 그 어떤 것도 사람만큼 아름답지는 못하다. 사람의 얼굴에 피어있는 흐뭇한 미소만큼 예쁜 것은 없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사람들이 점점 미소를 잃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간의 욕심이 전쟁, 불평등, 차별, 죽음을 만들고 있다. 이 세상이 지옥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인간에 대한 강한 믿음을 가지고 희망의 씨앗을 심으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작가와 같은 영웅들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간절한 목소리로 호소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함께 동참하자. 함께 하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다. 용기를 내면된다. 아주 작은 용기, 그러니까 1그램의 용기만 있어도 충분하다. 아직도 망설이는가? 그렇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 1그램이 아니라 백만 톤, 아니 일억 톤의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 그 용기가 우리가 사는 이 별을 푸른빛으로 더욱 영롱하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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