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영광도서 0 18765

- <나는 옷이 아니에요>를 읽고 - 

 

                                                                                                                                             사직여자중학교 1학년 임현진

 

옷은 인간의 사치품이다. 입은 지 얼마 채 되지 않은 새 옷도 유행이 지났다싶으면 얼른 갖다 버리고 새 옷을 사기 일쑤다. 자신이 비싸 보이려 일부러 명품백화점에 가 털이 복슬복슬한 가죽 옷을 산다. 홈쇼핑마저도 가장 비싼 제품은 다름 아닌 동물의 가죽으로 만든 옷들이다. 인간의 옷 유행이 신호등처럼 시도 때도 없이 변화할 때마다 옷 공장들은 너도나도 좋은 가죽을 구하기 바쁘다. 당연하다는 듯 사치품을 챙기기 바쁜 인간들이지만, 그들의 사치품의 원산지에 대한 생각을 조금이라도 해 보았을까? 동물은 인간의 사치를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 눈을 감을 때까지 열심히 살듯, 동물도 분명 자신의 삶을 갖고 태어나 죽을 때 까지 최선을 다하며 산다. 하지만 그 아까운 삶을 인간의 사치를 위해 바친다는 것은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 아닐까? 

 

이 책의 주인공 지효와 지효의 집은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유기동물을 키워준다. 아직까지 애완동물을 키워보지 않은 나지만 누군가에 의해 상처를 받은 동물을 보살핀다는 게 선뜻 나서서 하기는 힘든 것 같다. 혹여나 내가 오히려 상처를 더 깊게 만들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다. 게다가 누가 잃어버린 동물일수도 있기에 주인이 찾아온다면 정든 동물을 떠나보내는 것도 정신적으로 정말 힘든 일인것 같다. 동물을 사랑하는 지효네 가족도 얼마 전 길고양이를 줍는다. 지효 네는 이미 유기동물로 꽉 차 있었다. 하지만 동물 모두 어디론가 가버리거나 토끼 릴리처럼 잃어버렸다. 지효도 고양이가 그렇게 자신의 품을 떠날것 같다는 생각에 고양이에게 정을 주지 않았다. 그리고 잃어버린 토끼 릴리를 찾으러 전단지를 붙이러 떠난다. 우리 아빠가 출장을 갑자기 떠나실 때도 느끼지만 한 며칠간 같이 지내던 사람이 떠나면 공허함을 느끼듯, 항상 곁에 있던 토끼가 사라진 지효는 아무 생각없이 터덜터덜 전단지를 붙이다 뒷산의 한 허름한 컨테이너박스까지 간다. 컨테이너 박스에는 인간에게 자신의 털을 내어주러 태어난 밍크들이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한 채 산다. 가죽을 벗기기 전까지 굶어죽지 않은 밍크는 살아있는 채로 가죽을 모조리 벗긴다. 책 속의 기자언니의 말에 따르면 이러한 사람들이 토끼, 고양이, 밍크의 가죽을 벗기면 온통 피범벅이 되어 누가 누군지 알아보기 조차 힘들다고 한다. 운동장에 넘어져 살만 조금 까져도 고통스러운데 온몸이 피투성이로 살이 다 벗겨진다면 산 채로 고문을 주는 거나 다름없다. 인간은 자신이 행복할 권리처럼 자신에게 주어진 권리를 조금이라도 못 누린다고 생각하면 당연 하다는 듯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고, 어떤 일이 있어도 자신의 권리를 누리려 한다. 동물에게도 권리가 있다. 인간중심사회가 된 세상 때문에 인간이 누리고 있는 까지는 아니지만, 나는 적어도 자신의 일생을 자기 나름의 최선을 다하여 살아볼 수 있을 권리는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만약 애완동물이라면 내 삶을 조종하는 주인이 있다는 그 자체가 살기 역겨울 것 같다. 거기에 내 하나뿐인 삶을 고작 인간의 사치품 중 하나를 위해 바치면 더 더욱 삶이 역겨울것 같다. 책을 읽다보면 정말 그 우리 속 밍크들은 어떤 정신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을까하는 궁금증이 든다. 얼마 안 되는 우리 속에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움직이지도 못하는 곳에서 무엇을 원동력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을 까? 인간은 자신이 조금이라고 좁은 공간에서 생활하면 불평불만을 늘어놓는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듯, 하나의 권리를 주면 더 큰 권리를 요구하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그저 살아가며 삶의 의욕을 가질수 있는 거 그 자체만으로 다행이고 인간의 특권이라 생각한다.

 

인간의 권리를 존중하듯, 동물도 그들의 최소한의 권리는 존중받아야 된다. 아직까지도 동물의 가죽만이 가장 따뜻하고 사치품으로 쓸 수 있는 물건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현대 사회의 유행을 따라잡지 못한 것이다. 진정한 유행을 따르고 싶다면, 동물의 권리를 처참히 무시한 채 만든 동물의 가죽으로 된 옷 보다 더 비싸고 단열 효과가 좋은 천연 솜을 이용하는 것이 옳다. 천연 솜은 사치로 생각한다면 가죽보다 훨씬 구하기 힘든 소재이며, 환경을 생각한다면 피해 없이 계속해서 자라는 소재, 효율성을 따지자면 가죽보다 훨씬 높은 단열 효과를 지니는 친환경 소재이다. 인간에게 길들여져 하루하루를 옷이 되기 위해 살아가는 동물들을 위해 지금부터라도 신소재 솜을 많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사용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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