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영광도서 0 19124

나는 그동안 왜 미적지근한 사람이었는가

- <교황 프란치스코 가슴 속에서 우러나온 말들>을 읽고 - 

 

                                                                                                                                       부산성모여자고등학교 2학년 이은지

 

나는 그동안 괴로운 이를 위해 어떠한 희생을 하였는가, 소외받는 이를 위해 어떠한 사랑을 주었는가, 지쳐 있는 이를 위해 어떠한 말들을 하였는가? 부끄럽지만 나는 타인을 향한 희생, 사랑, 따뜻한 말들이 어색한 미적지근한 사람이었다. 내가 말하는 미적지근한 사람이란 남을 위해 흘린 눈물의 흔적이 굳어져 가고 삶의 열정이 식어져 가는 사람인데, 요즘시대의 사회는 나와 같은 미적지근한 삶을 사는 이들이 북적이는 곳이 되어버린 것 같다. 이런 사회에서 아이들은 결코 손해 보지 않는 법만을 배우며 그런 삶이 곧 행복인줄로 안다. 사람들은 이런 과정을 흔히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부르고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은 고달픈 일이라고 생각한다. 자, 깨어나자. 이제는 깨어나자! 만나는 이들의 머리에 따뜻한 손을 올려 축복하시는, 오직 사랑과 평화만을 생각하시는 교황님의 얼굴에서 세상 가장 아름다운 미소가 머금어 진다는 것을. 이 책은 교황님의 연설문, 강연문을 엮은 책으로 당신과 나와 같은 미적지근한 사람들의 마음을 이따금 보듬어 줄 것이며 또 내가 앞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혜들을 가르쳐 줄 것이다. 종교가 무엇이든 중요하지 않다. 나는 천주교신자이긴 하지만 그 이유로 이 책을 선택하지 않았다. 단지 인격자인 교황님께 배우고 싶은 부분이 많았고 나의 삶을 반성할 기회를 얻고 싶어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고 실제로 많은 부분을 배웠고 반성할 시간을 가졌다. 나는 덕목들 중에서 용서와 용기에 대해서 인상 깊게 읽었기에 그 이야기를 하려 한다. 

 

-서로 용서하라

신을 찾는다는 건 내면 속 나의 나약함을 인지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동물은 훈련을 받으며 묘기를 익히고 사람은 시련을 맞으며 절대자를 찾는다. 그렇기에 우리가 신을 찾는 때는 대체로 힘든 시기 일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용서하는 데 결코 싫증을 내지 않으십니다. 절대 짜증을 내지 맙시다. 싫증을 내지 맙시다.’라는 말이 책에 있다. 생각해보면 나는 살면서 내 양심이 부족했던 많은 죄를 범했었고 때마다 용서를 빌었다. 내가 믿는 신에게도 빌었고, 나 자신에게도 빌었고, 내가 죄를 범한 타인에게도 빌었다. 그제야 비로소 나는 죄책감에서 한걸음 물러나 책임감으로 한걸음 발전할 수 있었다. 나의 주변사람들이 언제나 좋은 사람들이여서가 이유였는지, 나는 늘 용서를 받고 살았던 것 같다. 그래서 용서가 얼마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지 나는 안다. 그리고 당신이 나를 용서한 건 바로 당신이 나를 용서 한 것과 같이 나 역시 남을 용서 하라는 것 인줄로 안다. 용서를 해줌으로서 내가 그 사람을 더 이해 할 수 있고 용서를 받음으로서 내가 그 사람을 더 사랑하게 될 수 있다. 따라서 용서란 남과 나를 단단히 동여 매어주는 매개체쯤 될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더 더욱이 서로를 용서하고 용서에 대해 관대하게 생각 할 줄 알아야 한다. 앞으로 나는 내가 받은 용서들을 생각하며 남을 쉽게 용서할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시류에 거스르다 

나는 안일함에 무너져서 도전하는 것에 무뎌진 사람인지도 모른다. ‘젊은이들이여, 잘 들으시오! 시류에 거슬러 가시오! 마음이 든든해집니다. 하지만 시류에 거슬러 가려면 용기가 필요합니다!’ 책 속 한 구절을 읽고 생각해보았다. 나는 그동안 어떤 사람이었는가. 생각해보면 나는 앞에서도 말했듯이 시류를 거슬러 갈 만한 용기가 없는 사람이었다. 사회에서 정한 틀은 어떠한가를 판단하지 못한 채 무조건 내 삶의 규칙이 되는 수동적인 사람이었고 도전으로 얻을 수 있는 행복보다 잃을 수 있는 슬픔을 더 크게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곤란이나 시련은 결코 나를 흔들 수 없다는 것이 이 책이 시사해주는 점이다. 시류에 거스를 수 있는 건 젊은이의 특권이라고 정의한다. 또 교황님은 결정을 내릴 용기를 지니는 것이야 말로 곧 자유라고 말씀하신다. 용기가 곧 자유라니. 언제나 용기를 내고 후회하는 것에 익숙했던 나였기에 용기가 곧 자유라는 말은 이색적으로 들린다. 생각해보니 결과만 중시하고 목표를 이루는 것에만 의미를 둔 나의 도전이 나를 겁쟁이로 만든 것 같다. 앞으로는 틀에서 벗어나 도전을 하는 젊은이가 늘어나 세상이 더 자유로워지길 바란다. 시류에 거슬러 올라가라! 

 

‘내가 정말 타인을 섬길 준비, 타인을 도울 자세가 되어 있는가?’ 책 속 한 마디이다. 나는 늘 내 중심의 삶이었다. 그렇기에 그런 준비와 자세가 없었던 내 삶을 이 자리에서 반성하고 싶다. 앞으로는 교황님과 같은 삶이 나의 원동력이 되었으면 한다. 교황님이 걸으신 그 길을 따라 걷기란 쉽지 않다. 발걸음을 뗄 때마다 많은 절제와 인내가 필요하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그런 절제와 인내로 이루어진 삶이 우리가 찾지 못한 행복한 삶 중 하나라는 것이다. 종교의 여부를 떠나서 말이다. 가슴속에서 우러나온 말을 하기란 쉽지 않다. 피상적이고 가식적인 관계가 보편화 된 요즘은 더 그럴 것이다. 하지만 가슴속에서 우러나온 말들은 듣는 이로 하여금 큰 울림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나 역시 가슴속에서 우러나온 말로 당신을 축복한다. 당신에게 그리스도가 두고 가신 평화와 교황님이 나누신 평화가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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