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영롱하게 빛나는 3캐럿 다이아몬드에 비친
욕망에 미혹된 인간의 추악한 뒷모습을 그려내다.
『현란한 유리』는 3캐럿 다이아몬드 반지가 사람의 손에서 손으로 옮겨가며 반지의 소유주들을 둘러싸고 범죄가 발생한다는 설정의 연작 소설집이다. 작가는 열두 편의 이야기를 통해 욕망을 거스르지 않고 자신의 잇속을 챙기려 폭력과 사기, 살인도 주저하지 않는 인간들의 ‘비루한 일상’을 가감 없이 묘사한다.
부정을 저지른 자들만이 성공하는, 퇴폐와 부조리가 만연한 사회에서 인간의 마음은 쉽사리 범죄에 기운다. 군납 비리를 저지르고 달아나는 장교, 위자료를 주기 싫어 아내를 살해하는 암시장 상인, 빚 독촉에 오랜 친구를 죽이는 고물상 주인 등, 소설 속 인물들은 속된 욕망 앞에서 삶의 윤리는 하찮게 내팽개쳐지고, 인간의 목숨 역시 가볍게 여겨진다.
그중에서도 「백제의 풀」과 「도망」은 마쓰모토 세이초의 방대한 작품 중 드물게 ‘조선 경험’이 반영된 소설이다. 한국의 용산과 정읍에서 위생병으로 복무한 작가는 군대 생활에서 전쟁의 잔인함보다는 그런 잔인함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것은 비단 군대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통찰에 이른다.
지금껏 세이초가 추구해 온 테마는 나약한 인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사회의 시스템 때문에 궁지에 몰려 범죄자가 되어버리는 현실을 비판하는 것이었다. 『현란한 유리』에서는 세이초의 군대 경험이 사회악을 비판하는 또 하나의 원점이었다는 것을 알려 준다. 세이초 문학에서 등장하는 여성상을 만든 경험이라는 점에서도, 또 하나의 원점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마쓰모토 세이초
트릭이나 범죄 자체에 매달리기보다는 범죄의 사회적 동기를 드러내서 인간성의 문제를 파고드는 ‘사회파 추리소설’의 붐을 일으킨 마쓰모토 세이초는, 오늘날 일본 미스터리 소설 작가들의 문학적 뿌리이자 영원한 스승으로 존경받고 있다. 41세 늦은 나이로 데뷔해서 숨을 거둔 82세까지 그는 “내용은 시대를 반영하고, 사상의 빛을 받아 변모해간다”는 신념을 지니고 전력투구의 필치로 천여 편의 작품을 남겼다.
1909년 기타큐슈의 작은 도시 고쿠라에서 태어난 세이초는, 40세가 될 때까지 작가가 될 어떠한 희망도 보이지 않을 만큼 궁핍한 환경에서 열악한 세월을 보냈다. 작가 마쓰모토 세이초의 역사는 1950년부터 마침내 극적으로 펼쳐졌다. <주간 아사히> 공모전에 그의 데뷔작 '사이고사쓰'가 당선되었고, 이후 비록 재능은 있지만 고단한 인생을 보낼 수밖에 없는 비극적인 주인공을 그린 '어느 '고쿠라 일기' 전'으로, 대중적 인기를 반영하는 나오키 상에 후보로 올랐다가 도리어 아쿠타가와 상에 당선되는 행운을 거머쥔다. 대중문학과 순문학의 경계가 무너지는 실로 파천황 같은 대반전이었다.
이후 전업작가로 나선 세이초는 창작력에 불이 붙으면서 “공부하면서 쓰고, 쓰면서 공부한다”는 각오를 실천하기 시작했다. 1955년에 발표한 '잠복'부터 장편소설 <점과 선>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고, 연이어 <제로의 초점>, <눈동자의 벽>, <모래그릇> 등을 내면서 세이초는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부동의 지위를 쌓는다. 그는 마치 중년에 데뷔한 한을 풀기 위해 일분일초도 헛되이 낭비하지 않으려는 사람처럼, 그의 모든 생애를 창작활동에 쏟아 부었다. 작가 생활 40년 동안에 쓴 장편이 약 100편이고, 중단편 등을 포함한 편수로는 거의 1,000편, 단행본으로는 700여 권에 이른다. 많이 썼다는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엄청난 양이다.
소설가로 자리를 잡자마자, 세이초가 다음으로 파고든 것은 논픽션이었다. 1961년 51세에 문제작 <일본의 검은 안개>를 발표해서 일본 사회를 뒤흔들었다. 이때부터 일본에서는 사회나 조직의 불투명한 비리를 표현할 때 ‘검은 안개’라는 말이 대유행처럼 쓰였다. 이어서 1964년부터 7년간에 걸쳐 집필한 <쇼와사 발굴>은 그의 작품 가운데 혼신의 대작이라고 할 만한 것이다. 끊임없는 자기공부와 불굴의 정신력으로 자신을 채찍질했던 세이초였기 때문에 픽션, 논픽션, 평전, 고대사, 현대사 등으로 창작 세계를 무한히 확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세이초는 평생 온갖 규범을 넘어선 작가였고, 전쟁과 조직과 권력에 반대한 사람이었다. 그로 인해 문단과 학계에서는 한 번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1976년부터 실시한 전국 독서 여론조사(마이니치 신문 주최)에서 10년 동안 ‘좋아하는 작가’ 1위에 선정되면서 명실상부하게 국민작가의 지위를 얻었지만, 관에서 받은 훈장은 평생 동안 단 하나도 없었다.
옮긴이 : 이규원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일본어를 공부했다. 문학, 인문, 역사, 과학 등 여러 분야의 책을 기획하고 번역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괴수전』, 『나, 건축가 안도 다다오』, 『이유』, 『진상(상)(하)』, 『얼간이』, 『피리술사』, 『하루살이(상)(하)』, 『미인』, 『범죄자의 탄생』, 『어느 포수 이야기』, 『식스틴』, 『괜찮은 내일이 올 거야』, 『데블 인 헤븐』 등이 있다.
목 차
제2화 부인의 쓰즈미
제3화 백제의 풀
제4화 도망
제5화 비와 2층
제6화 석양에 물든 성
제7화 전등
제8화 티켓
제9화 대필
제10화 안전율
제11화 그림자
제12화 소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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