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환기

일본 근대문학의 거목 고다 로한 만년의 걸작

선량함의 상징 야스타네와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
이 소설은 가모노 야스타네(慶滋保胤)와 오에노 사다모토(大江定基) 등 대부분 실존 인물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역사소설이기도 하며, 두 주인공과 그 주변 인물들이 대부분 스님이라는 점에서 일종의 불교 소설이기도 하다. 그리고 사다모토의 출가에 애인 리키주(力壽)가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는 점에서는 일종의 연애소설이 될 수도 있다.
‘연환기’란 ‘이어지는 고리의 기록’이란 뜻이다. 이 ‘고리’란 잇닿아 연결되는 미묘한 ‘인연’의 고리, 특히 선한 인성과 진리를 매개로 한 사람과 사람의 인연을 가리킨다.
이 『연환기』에는 그런 인연이 노련한 문학적 터치로 그려진다. 근간은 가모노 야스타네와 오에노 사다모토라는 두 주인공의 인연이다. 야스타네는 출가해 자쿠신(寂心) 스님이 되고 사다모토는 출가해 자쿠쇼(寂照) 스님이 된다. 이 둘은 판이한 성격으로 각각의 인생을 살아가지만 사다모토가 자쿠신을 찾아가 그 밑에서 출가함으로써 승려로서의 제2의 삶을 살아간다.

추천사

“도심을 잊을 수 없어 출가한 인자한 가모노 야스타네. 그에게, 사랑하는 여인의 죽음으로 이 세상의 무상함을 깨우친 오에노 사다모토가 몸을 의지한다. 그리고 이 두 사람과 이어지는 성스러운 세계와 속세 사람들의 인연. 인생의 명암, 음양이 서로 연결되며 로한만이 도달할 수 있었던 광대한 문학 공간이 펼쳐진다.” -가와무라 지로(川村二郎)

“가모노 야스타네(자쿠신)의 출가에서부터 사랑하는 여인의 죽음으로 이 세상의 무상함을 깨우친 오에노 사타모토(자쿠쇼)가 자쿠신의 제자가 되는 경위와 스승의 사후에 송나라로 가서 입멸하기까지, 자유자재로 격조 높은 문체로 묘사되고 있다. 그 사이에서 스가와라노 후미토키, 아카조메에몬, 정위 들에 이르는 관계를 마치 고리가 이어지는 듯한 수법으로 묘사하며 인간이 펼치는 그윽하고 신묘한 삶의 모습과 그 삶을 넘어 한없이 넓게 흐르는 역사의 거대한 시간을 생생히 떠오르게 하고 있다. 로한 만년의 걸작이며, 동양철학을 기반으로 일본 근대에 대한 예리한 비평을 담은 작품이다.” -미요시 유키오(三好行雄)  

지은이 : 고다 로한
본명은 고다 시게유키(幸田成行), 별호는 ‘집이 없는 달팽이’라는 뜻의 가규안(蝸牛庵)이다. 에도 막부 가신(家臣) 가문에서 태어난 로한은 어린 시절부터 형인 시게쓰네의 영향으로 시 짓기를 익히며 한문과 한시를 배웠다. 1883년 관립 전신수기학교에 입학하여 졸업 후 전신 기사로 홋카이도에 부임하지만 1887년 돌연 기사직을 사임, 쓰보우치 쇼요(坪内逍遥)의 평론과 소설을 읽은 뒤 깊은 감명을 받아 스스로 로한(露伴)이란 필명을 짓고 문학에 뜻을 두게 된다. 1889년 「이슬방울(露団団)」을 발표하며 문단에 데뷔하고 뒤이어 1889년 「풍류불(風流佛)」, 1893년 「오층탑(五重塔)」을 발표하여 20대의 나이에 작가로서 지위를 확립한다. 문학 작품 외에도 「일국의 수도」, 「물의 도쿄」 등의 도시론과 「유선굴(遊仙窟)」, 「바쇼 하이쿠 연구」 등의 문학연구평론, 「바쇼 칠부집(芭蕉七部集)」 주해, 「난소사토미핫겐덴(南総里見八犬傳)」 평론 해석 등을 발표하며 오자키 고요(尾崎紅葬), 쓰보우치 쇼요, 모리 오가이(森鴎外) 등과 함께 고로쇼오(紅露逍鴎) 시대를 주도하고 이상주의 작가로서 이름을 떨친다. 1908년 교토제국대학 문과대 강사로 취임하나 같은 해 강사직을 사임하고 도쿄로 돌아와 중국 고전을 토대로 한 소설 「운명」을 발표, 큰 호평을 받는다. 그 뒤 중국 고전과 도가 철학에 몰두하여 동양 사상 연구서와 역사 고증 소설을 여럿 남겼다. 1937년 제1회 문화훈장을 수여하고 예술회 회원이 된 그는 1947년, 79세에 폐렴과 협심증으로 사망하기 전까지 다양한 장르의 방대한 작품을 남긴 메이지 시대 대표 작가다.

옮긴이 : 이상경
일본 릿쇼대학과 대학원에서 학사와 석사과정을 마치고, 다이쇼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마친 후 「『源氏物語』の人物造形」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덕성여자대학교 인문대 학장을 역임했고, 현재 일어일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ㆍ역서로는 『源氏物語の人物世界』(제이앤씨), 『겐지모노가타리의 사랑과 자연』(제이앤씨), 『종교를 알아야 일본을 안다: 일본 종교의 100가지 상식』(철학과현실사), 『키재기』(생각의나무) 등이 있으며, 연구 논문으로는 「『源氏物語』 硏究」, 「『伊勢物語』 硏究」, 「『落窪物語』 硏究」, 幸田露伴의 「『五重塔』 硏究」, 「『連環記』 硏究」 외 다수가 있다.

역자의 말

 연환기(連環記)

작품 해설: 선량한 본성을 근원으로 한 인연의 세계
 작가 연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