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평범한 미혼 직장 여성이 가짜 임신부가 되기까지
지관 제조 회사에 다니는 시바타는 여자라는 이유로 잡무를 떠맡고 상사에게서 성희롱 같은 부당한 대우까지 받는다. 그러던 어느 날 시바타는 임신했다는 우연한 거짓말을 계기로 가짜 임신을 연기하는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가짜 임신부가 되면서 벌어지는 일상은 생각보다 괜찮았고 특별한 것 없이 흘러가던 삶에 새롭고 다양한 이벤트가 생겨난다. 그녀는 임신 주 수가 늘면서부터 임신부 에어로빅까지 다니는 엉뚱한 열의를 보이는데, 그곳에서 만난 진짜 임신부들은 시바타로 하여금 임신하고 출산하는 성별로서의 여자라는 성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한다. 표면적인 제도나 배려만으로 적당히 묻어가는 회사, 일방적인 육아와 산후 우울증으로 힘겨워하는 여성들……. 아이를 낳아도 지옥, 낳지 않아도 지옥인 현실에서 시바타는 자그마한 거짓말을 낳고 키우는 것으로 자신만의 공간을 지켜내자고 다짐한다.
이 소설은 임신 5주 차부터 40주 차까지의 시간을 일주일 간격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나가는 산모 수첩 형식으로 전개되며, 기발하고 환상적인 에피소드와 결말의 신선한 반전이 돋보인다. 비록 작품의 배경은 일본이지만 우리나라 여성들의 직장 생활과 임신, 출산, 육아의 현실은 작품 속 등장인물들이 처한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따라서 국내 독자들 역시 주인공 시바타를 위장 임신이라는 극적인 선택까지 하게 만든 미혼, 기혼 직장 여성들의 현주소와 문제의식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 가짜 임신부의 시선으로 바라본 부조리한 현실
주인공 시바타는 미혼 직장 여성으로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이라면 한 번쯤은 겪어 봤을 법한 성차별과 성희롱을 묵묵히 견뎌 왔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대부분의 여성들이 그러하듯 처음에는 그녀도 이와 같은 부적절한 대우에 저항하지 않고 이직 같은 소극적인, 어찌 보면 현실적인 방법으로 상황을 모면했다. 그러다가 담배꽁초 가득한 접대용 커피 잔을 치우다 말고 덜컥 임신했다는 거짓말을 하면서, 이후 그녀의 일상은 미혼 여성의 위장 임신이라는 비현실적인 판타지로 바뀌게 된다. 그녀는 남이 보든 말든 상관없이 최선을 다해 임신부 역할을 해내고, 이 과정에서 진짜 임신한 여성들이 처한 현실을 간접 체험한다. 시바타의 시선에서 바라본 현실은 안타깝게도 모두의 예상을 크게 비껴가지 않았다. 아무리 시대가 변했다 하지만 고된 임신과 출산 기간 끝에는 독박 육아라는 더 큰 산이 있었다. 생물학적으로 어쩔 수 없는 임신과 출산은 그렇다 쳐도 육아 스트레스마저 여전히 여자들의 몫이었던 것이다.
소설 속 거짓말은 순간적인 빡침에서 비롯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시대가 바뀌어도 고쳐지지 않은 여성 차별이라는 고질적인 사회 문제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다. 다시 말해, 부부의 사랑의 결실인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이 왜 여자에게만 할당되어 여자를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치고 허탈하고 분노하게 만드는 것인지에 대해서 돌아보게 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야기 에미 八木詠美
1988년 나가노현에서 태어났다. 와세다대학교 문화구상학부를 졸업하고, 현재 도쿄에서 직장인으로 살고 있다.
옮긴이 : 윤지나
덕성여자대학교 일어일문학과와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일과를 졸업했다. 현재 통번역사로 활동하며 코리아헤럴드학원에서 일본어 통번역대학원 입시반을 맡고 있다.
‘닥터 고토의 진료소’, ‘소년 탐정 김전일’, ‘러브 제너레이션’, ‘히어로’, ‘호타루의 빛’, ‘춤추는 대수사선’, ‘기묘한 이야기’ 등 200여 편의 일본 드라마와 영화를 번역했다. 옮긴 책으로 《나는 왜 생각이 많을까?》, 《가진 돈은 몽땅 써라》, 《자녀 교육 베스트 100》 등이 있고, 지은 책으로는 《초보 번역사들이 꼭 알아야 할 7가지》, 《처음부터 실패 없는 일본어 번역》이 있다.
목 차
가짜산모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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