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서 새빌 경의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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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오스카 와일드
출판사항민음사, 발행일:2022/04/29
형태사항p.127 46판:19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37429866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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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이 얼마나 기막히고 어처구니없는 일인가! 내 손에, 스스로 읽지 못하지만 다른 사람은 판독할 수 있는 문자로 어떤 죄의 무시무시한 비밀, 피처럼 붉은 범죄의 표식이 적혀 있단 말인가? 거기서 빠져나갈 방도는 없단 말인가? 보이지 않는 힘에 조종당하는 체스의 말보다, 명예를 얻든 창피를 당하든 도기장 마음대로 만들어지는 그릇보다 하등 나을 게 없단 말인가? 그의 이성은 반항했다. 그럼에도 자기 머리 위에 어떤 비극이 도사리고 있는 느낌, 갑자기 감당할 수 없는 짐을 짊어지라고 요구받은 듯한 느낌은 사라지지 않았다. 배우들은 운이 좋다. 비극에 나올지 희극에 나올지, 괴로워할지 즐거워할지, 웃을지 울지 선택할 수 있으니.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가 않다. 대부분의 경우, 어울리지도 않는 역할을 연기할 수밖에 없다. -「아서 새빌 경의 범죄」에서


“그래, 죽음. 죽음은 정말 아름답지. 부드러운 갈색 흙 속에 누워 있노라면 머리 위에서는 풀이 물결치고 정적이 귀를 가득 채우지. 어제도 없고, 내일도 없어. 시간을 잊고 삶을 잊고 평화를 누리는 것. 네가 나를 도와줄 수 있겠구나. 네가 나를 위해서 죽음의 집의 문을 열어 줄 수 있겠다. 너에게는 늘 사랑이 함께하니까.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니까.” -「캔터빌의 유령」에서


부자가 아니라면 매력적이어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로맨스는 실업자의 일이 아니라 부자의 특권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실질적이고 재미없는 생활을 해야 한다. 매력적이기보다 안정된 수입이 있는 편이 더 낫기 때문이다. 휴기 어스킨은 이런 근대적 삶의 위대한 진리를 전혀 깨닫지 못한 사람이었다. -「모범적인 백만장자」에서


‘코믹 미스터리’라고 불리는 「아서 새빌 경의 범죄」는 일견 범죄 혹은 추리물처럼 보이지만 결국 가혹한 운명에 맞서 싸우는 한 인간의 (비록 엉뚱할지언정) 승리를 절절히 들려준다. 마찬가지로 「캔터빌의 유령」 또한 얼핏 고딕 호러나 초자연적 심령물 같은, 어딘가 음산한 분위기를 풍기지만 실상 가슴 따뜻한 화해와 상처투성이 영혼의 정화를 (유쾌하게) 다룬다. 그리고 전형적인 오스카 와일드 스타일의 ‘우화’라고 할 수 있는 「모범적인 백만장자」는 인생의 아이러니와 진심에 응답하는 다정한 유대를 (냉소적일 만큼) 촌철살인의 문장으로 그려 낸다. 평소 와일드는 자신의 인생 자체가 훌륭한 작품이므로 정작 문학에는 열정을 다 쏟을 수 없었노라 너스레를 부렸지만, 참신하고 기괴한 발상으로 가득한 그의 이야기들, 위선적인 교훈을 거부하며 낡은 통념과 타협하지 않고 진정한 인간성의 회복을 부르짖는 그의 온기 가득한 우화들은 여전히 우리 곁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각박한 현실 탓에 마음속 깊이 메마르고 삶의 의미를 잃어 가고 있다면, 바로 그 순간이야말로 오스카 와일드의 노긋한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할 때가 아닐까.

작가 소개

​지은이 : 오스카 와일드 Oscar Wilde

1854년 10월 16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났다. 일찍이 벨벳 재킷과 검은 실크 스타킹을 화려하게 차려입고, ‘예술을 위한 예술’을 기치로 삼는 유미주의의 사도를 자처하며 사교계의 총아로 이름을 날렸다. 옥스퍼드 대학교 시절에 발표한 시 「라벤나」(1878)로 뉴디게이트 문학상을 받고, 시집과 희곡을 집필했다. 1882년, 일 년 동안 미국을 순회하며 자신의 미학을 설파했고, 동화집 『행복한 왕자』(1888)를 출간하며 작가로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1890년에 유일한 장편 소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월간 리핀콧≫에 게재하며 커다란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이듬해 ‘동성애적 암시’를 대폭 걷어 낸 다음 새로이 단행본으로 펴냈다. 그러나 오스카 와일드는 “모든 예술은 정말이지 쓸모없다.”라고 선언하며 끝까지 자신의 문학과 예술을 옹호했다. 1891년, 단편집 『아서 새빌 경의 범죄』와 『석류나무 집』을 출간하고, 1892년 「윈더미어 부인의 부채」, 1894년 또 다른 문제작 「살로메」, 1895년 「이상적인 남편」과 「진지함의 중요성」 등 여러 희곡 작품을 연달아 무대에 올리며 커다란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이때 동성애 혐의로 고소당하면서 파산과 함께 명성을 잃었고, ‘강제 노역형’을 선고받은 뒤 수감됐다. 출소 후에 시집 『레딩 감옥의 노래』(1898)를 자신의 수인 번호로 발표했고, 교도소에서 쓴 『심연으로부터』(1905)는 사후에 출간됐다. 그 뒤로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떠돌다가 1900년 11월 30일, 파리의 한 호텔에서 쓸쓸히 세상을 떠났다.


옮긴이 : 정영목

서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며 현재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완전한 번역에서 완전한 언어로』, 『소설이 국경을 건너는 방법』이 있고, 옮긴 책으로 『카탈로니아 찬가』, 『오스카 와일드 작품선』, 『바르도의 링컨』, 『로드』, 『말 한 마리가 술집에 들어왔다』, 『새버스의 극장』, 『미국의 목가』, 『에브리맨』, 『울분』, 『포트노이의 불평』, 『바다』, 『하느님 이 아이를 도우소서』, 『달려라, 토끼』 등이 있다. 『로드』로 3회 유영번역상을, 『유럽 문화사』로 53회 한국출판문화상(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목 차

아서 새빌 경의 범죄

캔터빌의 유령

모범적인 백만장자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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