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어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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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구효서
출판사항문학사상, 발행일:2022/07/20
형태사항p.330 46판:19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70125381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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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세상을 다섯 가지 감각만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말・생각・감각에 갇히지 않기 위해

‘오감’에게 펜을 쥐어 주기로 했다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고 잡을 수 없는 것이 궁금해

오감의 이야기를 듣다

묵직하고 깊은 필체, 서정성과 탄탄한 주제 의식을 겸비한 구효서의 소설집 『웅어의 맛』이 출간되었다. 등단 이후 큰 공백 없이 꾸준히, 다양한 실험으로 작품의 세계를 넓혀 온 구효서는 이상문학상, 대산문학상, 동인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우리 시대 대표 소설가로 자리 잡았다. 사유하는 힘을 지닌 소설을 써온 구효서가 이번엔 반야심경의 ‘색色・성聲・향香・미味・촉觸’을 소재로 한 오감소설을 내놓았다. 독특한 주제와 서술 기법을 선보인 이번 소설집은 보고 듣고 느끼는 감각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감각에 무조건적으로 의존하고 있지는 않은지 의심하고 경계하게 만든다.

오감소설의 씨앗은 그가 대학생 시절에 얻은 깨달음에서 나왔다. 이 씨앗이 「풍경 소리」로 발아하여 향, 색, 촉, 미 그리고 법(의식)을 거쳐 『웅어의 맛』으로 뻗어 나왔다. 「풍경 소리」에서 미와는 자신의 노트에 주지스님의 목탁 소리는 ‘똑똑똑똑’이라 쓰고, 수봉스님의 목탁 소리는 ‘뜩뜩뜩뜩’이라 적는다. 같은 목탁 소리인데도 다르다. 그도 그랬다. 혼란한 시절, 시위를 마치고 절에 모여 무용담을 나누고 있을 그때, 지도 법사인 철환 스님이 와서 목탁 소리를 적어 보라며 빈 종이를 내민다. 종이에 적힌 목탁 소리는 제각각이다. 철환 스님은 여기서 잘못된 점 두 가지를 지적한다. 하나는 목탁 소리를 잘못 들었고, 하나는 목탁 소리를 잘못 적은 것이다. 귀는 세상의 소리를 제대로 다 들을 수 없어 목탁 소리가 한 차례 훼손됐으며, 적을 수 없는 소리를 글자로 욱여넣어 왜곡됐다는 것이 철환 스님의 이야기다. 이 알 수 없는 말은 그를, 그리고 우리를 감각에 대해 끊임없이 사유하게 만든다. 우리가 학교 종이 ‘땡땡땡’이라고 하는 순간 종은 ‘땡땡땡’이 된다. 임의의 약속이 사물의 본질로 정착하고 만 것이다. 우리가 듣기에 정말 종이 ‘땡땡땡’하고 울리던가?

말과 글자를 따라 일어나고 꺼지는 소리에 속고 그런 빛깔에 속고 그런 냄새에 속고 그런 맛에 속고 그런 감촉에 속아서 결국은 너희들의 확신이 너희들을 속이게 되는 거야. 대음희성大音希聲이라고 하지 않던? 큰 소리는 없는 게 아니라 들으려 해도 들을 수 없고(廳之不聞) 적을 수 없고 말할 수 없다는 걸 받아들여야 해, 까불지 좀 말고. 보려 해도 볼 수 없고(視之不見), 잡으려 해도 잡을 수 없다(搏之不得)는 게 있다는 걸 알아야 우리가 간신히 우리의 말과 생각과 감각에 붙들려 갇히지 않을 수 있어. 자기 생각에 속지 않을 수 있다고.

「작가의 말」 중에서

그렇게 시간이 지난 어느 날 문득 수유리 화계사의 대적광전 현판을 지나며 커다란 적막이라는 대적의 뜻을 알 것 같았다고 말한다. 얼마나 크고 귀하기에 빛이 난다고 써놓았을까. 들을 수 없는 큰 소리(대음)가 사실 커다란 적막(대적)은 아니었을까? 하도 궁금해 대음의 말을 들어보기로 했다. 그러다 이왕 듣는 김에 소리, 색, 향기, 맛, 감촉에도 동일한 역할을 맡기기로 했다. 오감이 작동하며 불러일으키는 의식에게도.


나는 감각이되,

어떤 것으로도 정의될 수 없는 감각이다

『웅어의 맛』이 그간의 소설과 다른 점은 감각에 화자의 역할을 부여했다는 것이다. 응당 소설가라면 죽어 있는 것에도 펜을 쥐어줄 수 있어야 한다는 그의 말처럼 ‘나’는 그야 말로 각 단편에서 주제가 되는 감각이다. 그런 ‘나’를 사람들은 각기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 하지만 뭐라고 불러도 상관없다고. 이미 이름이란 사물을 일컫는 수단에 지나지 않음으로 본질을 제대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냄새를 일컬어 누구는 기미라고 하고 누구는 후齅라고 하고 누구는 태초의 향취라고 했다. 그러나 일컫는 말은 일컫는 대상과도 뜻과도 하나일 수 없으니 나를 무어라 일컫든 제대로 일컫는 게 아니고 마는 시절이 되어 버렸다. 이름이 해당 만물을 잃고 만물이 해당 이름을 잃어 이제는 임의의 약속과 간주로만 겨우 만물의 이름을 대신하는 시절이 되었잖은가.

「육두구 향」 중에서

각 단편은 감각인 ‘나’가 이야기를 이끌지만 화자를 바꾸어 등장인물에 입장에서 서술되기도 한다. 화자의 서술과 주인공의 독백이 서로 교차하는 새로운 서사 기법을 보여 준다. ‘나’를 통해 이야기를 관망함과 동시에 세밀한 부분까지 들어가 상황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색성향미촉 그리고 법

감각이 전하는 이야기

오감소설의 첫 번째 감각인 색을 주제로 한 「은결-길편지」는 포구의 민박집을 중심으로 인물들이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건져 올리는 이야기다. 길편지는 길 잃은 편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배달도 반송도 불가능한 우편물이다. 수신자도 발신자도 없는 편지를 보내는 건 미가의 민박에서 지내는 요다. 포구 사람들은 요를 걱정하며 끝까지 가지 말고 바다를 위해 남겨 두라고 말한다.

그래서 포구 사람들은 어디든 끝까지 가지는 말라고 말합니다. 끝까지 가게 하지 않기 위해 삼성은 팽총을 쏘며 그들에게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광석은 손재주를 부려 평상을 만듭니다. 키미는 늘 재미난 이야기를 쏟아 내며 반짝이는 바다를 바라보게 합니다. 저는 기껏 도다리쑥국이지요. 있는 힘을 다해 누군가를 도우라는 당신의 말씀에 저는 부끄럽기만 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고작 편지를 읽고 그들 곁에 있어 주는 것뿐입니다.

「은결-길편지」 중에서

고즈넉한 가을의 사찰과 청량한 풍경 소리가 잔잔한 평화를 안겨 준다. 그러나 그 안엔 인간의 삶과 운명의 의미를 불교적인 인연의 끝에 연결된 이야기가 있다. 주인공 미와는 달라지고 싶으면 성불사에 가서 풍경 소리를 들으라는 친구의 말을 듣고 성불사로 향한다. 과거의 기억에 붙들려 고양이 울음소리를 환청으로 듣는 미와는 성불사에서 영혼이 청정해지는 것을 경험한다.

객실 창호지 문에 어린 푸른 달빛. 달빛과 함께 떨어져 내린 풍경의 둥근 몸체와 물고기 모양의 추가 푸른 창호지에 검은 윤곽으로 또렷이 박혔다. 바람 없는 한밤중이었으므로 그림자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꼼짝도 하지 않았으나 풍경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풍경 소리」 중에서


민물게장의 향으로 열어 끈적끈적하고 짠 내 가득했던 이야기는 어느새 풋풋한 풀 향내와 향신료의 향으로 가득 찬다. 카페기도 하고 식당이기도 한 외딴집을 방문하는 많은 단골손님이 있다. 우쿠렐레 악사는 21년 째 행방불명된 딸을 찾기 위해 떠돌아다니고 편자쟁이는 자신의 돈을 가지고 다른 남자와 도망간 여자를 찾고 있다. 외딴집의 여인은 육두구의 인연으로 쓸쓸하게 태어나 외딴집의 주인이 됐고 다른 이들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각자의 향에 이끌려 세상을 떠돌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향이 숨 쉬는 외딴집으로 돌아온다.

나는 그렇다. 종종 그녀의 넋을 빼앗아 울음에 빠뜨리고 외딴집에 들어서는 그의 걸음을 문득 멈추게 하며, 우쿨렐레 소리 속에 ‘무릎 꿇는 나무’의 향으로 숨어 있다가 돌연 늙은 남자의 슬픈 노래가 되고, 편자쟁이로 하여금 하염없이 세상을 돌고 돌고 또 돌게 하는 것이다.

「육두구 향」 중에서

표제작인 「웅어의 맛」은 이런 날이 있었나 싶게 맑고 밝은 아침에 시작한다. 전에 없던 날씨, 그래서 생각나는 어디에도 없던 튜브 치약의 싸한 맛 그리고 웅어. K는 웅어의 맛을 떠올렸지만 떠오르지 않았다. 먹을 때도 맛을 알 수 없었다. K는 지인에게 부고를 듣고 공원묘지를 방문했다가 웅어집에 들렸다. 묘지의 주인은 다름 아닌 K가 사랑했던 여인이다. 그러나 그는 이미 38년 전 그녀의 부고를 들었다. 두 번의 부고라는 충격으로 웅어의 맛을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전에 없던 빛의 범람, 맛보다는 충만감으로만 기억되던 웅어. 그는 그러니까 없던 빛, 없던 맛, 없던 충만으로 인해 자신이 뭔가 막연히 다른 차원의 시간 속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만 받을 뿐이었다.

「웅어의 맛」 중에서

『웅어의 맛』에서는 ‘집’이라는 건물이 자주 등장한다. 포구의 미가, 육두구 향이 가득한 외딴집, 그리고 「Cafuné」의 장미집이다. 찬이 사는 장미집의 주인인 마희는 앞을 보지 못한다. 마희는 장미집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일부러 건물 틈새에 제 몸을 끼워놓는다. 혼자 빠져나오지 못해 누군가가 구해 줘야 하지만, 오롯이 온몸으로 건물을 느끼고 싶은 마희의 괴상한 습관이다.

앞을 못 보는 마희에게는 청각도 촉각이었다. 소리 입자가 모래알이나 참깨 알처럼 그녀의 귀청에 날아와 박혔다. 강력하고 섬세한 터치일 거라는 걸 내가 모를 리 없다.

「Cafuné」 중에서

마지막 단편인 「밤춤」은 감각 대신 감각으로 인해 생기는 의식을 주제로 했기 때문에 앞서 언급된 기법과 다르게 전개된다. 앓아누운 아버지를 위해 땀을 비처럼 흘리며 들보에 머리가 닿을 정도로 뛰어올랐던 어머니. 어머니의 모습에 큰무당마저 입을 벌릴 수밖에 없었다. 팔십여 년 전 밤춤을 추던 어머니와 그 밤의 눌메기와 부엉이의 기억을 눌러 놓는 희님에게 동생인 옥님은 비밀스럽게 그녀를 그 장소로 데려간다. 긴긴 벚꽃 길, 밤, 달, 반짝이는 물빛 그리고 어머니. 나쁠 거라곤 하나도 없는데 왜 기억을 덮어 버렸을까.

하지만 눈을 뗄 수 없었다던 장면을 옥님은 어머니가 몸을 흔들던 ‘거기’와 관련해 미혜한테 이야기한 것처럼 보였다. 미혜의 반응으로 짐작하건대 옥님은 그 광경이 자신의 생애를 줄곧 지배해 왔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밤춤」 중에서

작가 소개

구효서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마디」가 당선되며 등단했다. 소설집 『확성기가 있었고 저격병이 있었다』, 『깡통따개가 없는 마을』, 『시계가 걸렸던 자리』, 『저녁이 아름다운 집』, 『별명의 달인』, 『아닌 계절』 등, 장편소설 『늪을 건너는 법』, 『라디오 라디오』, 『비밀의 문』, 『내 목련 한 그루』, 『나가사키 파파』, 『랩소디 인 베를린』, 『동주』, 『타락』, 『새벽별이 이마에 닿을 때』, 『옆에 앉아서 좀 울어도 돼요?』 등, 산문집 『인생은 지나간다』, 『인생은 깊어간다』 등을 펴냈다. 한국일보문학상, 이효석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대산문학상,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등을 받았다. 

목 차

色 · 은결-길편지

聲 · 풍경 소리

香 · 육두구 향

味 · 웅어의 맛

觸 · Cafune

法 · 밤춤


작가의 말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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