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20세기 미국 문학의 전통을 세운 거장
셔우드 앤더슨의 대표작
아름답고 그로테스크한 미국적 이야기의 정수
★모던라이브러리 ‘20세기 최고의 영문소설 100선’ 선정
★“내 모든 작품의 아버지이며,
헤밍웨이와 피츠제럴드를 비롯한 다른 여러 작가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우리 모두 그의 영향을 받았다.
그가 우리에게 길을 보여주었다” _윌리엄 포크너
“미국은 이 책을 무릎 꿇은 채로 읽어야 한다.
미국 의식(意識)의 성경에서 중요한 한 장을 이루는 책이다.” _하트 크레인
미국의 가장 위대한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셔우드 앤더슨의 대표작 《와인즈버그 사람들(Winesburg, Ohio)》이 은행나무세계문학 에세 제28권으로 출간되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셔우드 앤더슨을 가리켜 “아주 위대한 작가”라고 칭했으며, F. 스콧 피츠제럴드는 “오늘날 영어권 작가 중 최고의 작가 중 한 사람”이라고 일컬은 바 있다. 윌리엄 포크너는 그를 두고, “내 모든 작품의 아버지이며, 헤밍웨이와 피츠제럴드를 비롯한 다른 여러 작가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우리 모두 그의 영향을 받았다. 그가 우리에게 길을 보여주었다”라고 말하며 존경을 표했다. 미국 현대문학 거장들의 찬사를 이끌어내며 앤더슨을 미국 모더니즘 문학과 현대 단편소설의 선구적 반열에 올려놓은 작품이 바로 《와인즈버그 사람들》이다.
스물다섯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집은 ‘와인즈버그’라는 오하이오주 가상의 소도시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이 겪는 소외와 좌절, 그리고 소통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려는 분투를 괴기하지만 아름답게 그려냈다. 모던라이브러리 선정 ‘20세기 최고의 영문소설 100선’에 이름을 올렸으며 《위대한 개츠비》와 더불어 미국 현대문학 강의에서 가장 많이 다뤄지는 이 작품을, 작가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여 김욱동 번역가의 번역과 작품에 대한 해설로 새로이 소개한다.
“평범한 보통 사람들, 특히 성공하지 못한 이들에게
삶이 무슨 짓을 하는지 보여주기 위해
나는 이 글을 썼다.” _셔우드 앤더슨
이야기는 1890년대, 남북전쟁 이후 산업화 시대에 접어들던 미국 중서부 오하이오주의 작은 도시 와인즈버그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다룬다. 와인즈버그는 셔우드 앤더슨이 소년 시절을 보낸 오하이오주의 소도시 클라이드를 모델로 삼아 창안한 가상의 공간으로, 농업 중심의 공동체적이고 목가적인 사회에서 산업화를 거치며 더 개인적이고 자본주의적인 사회로 격변하고 있던 당시 미국의 상황을 상징하는 하나의 소우주로 기능한다. 작가가 창조한 이 작은 세계 안에서 느슨하게 얽히고설키는 스물다섯 편의 이야기들은 의사, 목사, 기자, 교사, 농부, 상점 주인 등,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노인과 젊은이들, 남자와 여자들, 소년과 소녀들, 즉 보통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삼는다.
각각의 단편은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사람들의 일상 중 한 장면을 포착한 스냅숏과도 같다. 뚜렷한 줄거리도 인과관계도 없는 이야기들은 파편적이고 표면적인 묘사에 그치지 않고 작중인물들의 가장 내밀한 감정에 빛을 드리워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괴기함’을 드러내 보인다. 이 때문에 처음 출간되었을 당시 일반 독자들에게는 부도덕하고 불쾌하며 심지어 더러운 책이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 그러나 동시대 비평가들과 작가들에게 미국 문학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이라는 격찬을 받고 지금까지도 널리 읽히는 고전으로 남은 것 또한, 평범함 아래 숨겨진 기이한 욕망들과 이루어지지 못한 꿈들을 조명함으로써 삶의 추하지만 아름다운 본질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이 괴기함 때문이다.
각자의 아름다운 진실에 매몰되어
동료 인간과 단절된 ‘기괴한 사람들’
동정(童貞)의 진실과 열정의 진실이 있었고, 부와 가난의 진실, 검약과 낭비의 진실도 있었으며, 부주의와 방종의 진실도 있었다. 그 진실들은 수백수천에 이르렀고 하나같이 아름다웠다. (……) 사람들을 괴기하게 만든 것은 바로 그 진실들이었다. 노작가는 그 문제에 대해 굉장히 정교한 이론을 세웠다. 한 사람이 여러 진실 중 하나를 독차지하여 그것을 자신의 진실이라고 부르고 그 진실에 따라 살아가려 한 순간 그는 괴기한 사람이 되고 그가 받아들인 진실은 거짓이 되었다는 것이다. _15-16쪽
소설집의 서론 역할을 하는 첫 단편 〈괴기한 사람들의 책〉에서 그 괴기함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작중인물들이 괴기해지는 이유는 모두 저마다 자신이 믿을 진실을 선택하여 그에 따라서만 살아가려 하기 때문이다. 비록 그 진실이 아름다운 것이라 해도, 동료 인간과의 소통을 단절한 채 자신의 내면에 갇혀 추상적인 가치만을 좇다 보면 결국 우스꽝스럽거나 불쾌한 괴기성을 가진 사람으로 고립되어버린다는 것이다. 예컨대, 돌아오지 않을 사랑을 오래도록 놓지 못하고 결국 자신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조차 희미해져 두려움과 변질된 욕망으로 기행을 저지르고 마는 〈모험〉의 앨리스 힌드먼, 또는 “여전히 충족되지 않은 막연하고 손에 잡히지 않는 자신의 갈증”을 남편에게 이해시키는 데 실패하고 “자신이 무얼 원하는지 알지 못”하는 갑갑한 상태에 갇혀 미쳐가는 〈항복 (경건함 3부)〉의 루이즈 벤틀리처럼, 이 책은 타인 또는 자기 자신과 언어적으로 의사소통을 할 능력을 상실함으로써 소외되고 좌절을 겪는 인물들로 가득하다. 이들은 들이닥치는 기계문명, 새롭게 등장한 사회 계급, 개개인이 익명의 존재가 되는 대도시의 삶, 급변하는 젠더 역학 등, 수많은 변화가 일어나던 격동의 시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신들이 선택한 진실에 매몰된 연약한 소도시 주민들이다.
고독과 좌절을 살아내기 위해 분투하는
가여운 보통 사람들의 경험에 대한 증언
시대와 국가를 초월하여 반복될 보편적 서사
그러나 작가는 와인즈버그 주민들에 대해 “삶이 그들을 상처 입히고 뒤틀었다. 욕망이 그들을 찾아왔다. 그럼에도 그들은 대체로 순수하고 선한 모습을 유지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 괴기한 사람들을 조롱의 대상이나 사회에서 추방해야 할 악한 타자들이 아닌, 고독과 좌절을 살아내기 위해 애쓰는 가여운 보통 사람들로 바라본 것이다. 소설의 일부 인물들은 오히려 자신의 괴기성을 동력 삼아 고립된 처지를 돌파하고, 자신의 의사소통 불능 상태를 깨닫고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며 동료 인간에 대한 동정과 이해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한다.
1890년대 미국 중서부 소도시의 이야기에 담겨 있는 단절, 변화하는 사회적 가치에 따른 세대와 젠더 간 갈등, 그로 인해 개인이 겪는 소외와 아픔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과도 긴밀히 맞닿아 있다. 이웃에게 찾아가 말을 거는 대신 혼자 방 안이나 거리를 서성거리며 혼잣말하고 중얼거리고 속삭이는 와인즈버그 주민들의 모습은, SNS나 영상 플랫폼을 떠돌며 일방향적인 발화를 하거나 수용하는 일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회가 정의하는 이상적인 ‘보통 사람’에 부합하지 못해 고립되는 괴기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보편적인 인간 경험에 대한 깊은 증언이자, 당대 동료 작가 시어도어 드라이저의 평처럼 “모든 것과 모든 이의 행복과 안녕을 비는 시적인 기도”로 오래도록 읽힐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셔우드 앤더슨
1876년 미국 오하이오 주의 작은 마을 캠든에서 마구제작자의 일곱 아이 중 셋째로 태어났다.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인해 열네 살 때 정규교육을 그만두고 신문배달부, 심부름꾼, 마구간지기 등 여러 잡일을 하다 스무 살 무렵 형의 도움으로 야간학교를 다니며 독학으로 문학에 눈을 떴다. 졸업 후 광고회사에 취직해 카피와 칼럼을 썼고, 부유한 사업가의 딸과 결혼해 책임감 있는 남편이자 아버지, 성공한 사업가로서 평탄한 삶을 살았다. 그러나 서른여섯이던 1912년 “발이 점점 더 축축하게 젖고 있다”는 수수께끼 같은 말을 남기고 사무실에서 나간 뒤 나흘 만에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는 채로 발견되었다(이 나흘간의 기억은 평생 돌아오지 않았다). 이 일을 계기로 사업을 접고 전업작가의 길을 선택, 가족도 뒤로한 채 시카고로 혼자 이사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첫 소설 《윈디 맥퍼슨의 아들》(1916)을 출간한 뒤 1919년 훗날 그의 대표작이 되는 연작단편집 《와인즈버그, 오하이오》를 발표했다. 산업화가 시작된 마을을 배경으로 현대인의 고독과 소외의 정서를 그로테스크하지만 아름답게 포착한 이 작품을 통해 “우리 세대 미국 작가들과 후계자들이 이어갈 미국문학의 전통을 낳은 아버지”(윌리엄 포크너), “현대 소설을 만든 인물”(존 스타인벡), “영어로 글을 쓰는 가장 훌륭하고 섬세한 작가”(스콧 피츠제럴드)라는 후배 작가들의 찬사를 받았다. 모던라이브러리에서 선정한 ‘20세기 최고의 영문소설 100선’에 들었으며 미국 대학에서 《위대한 개츠비》와 함께 가장 많이 수업 교재로 쓰이는 작품이다.
이 외에도 《달걀의 승리》(1921), 《수많은 결혼들》(1923), 《어두운 웃음소리》(1925) 같은 소설을 비롯해 시집과 여러 에세이 등 많은 작품을 썼다. 1941년 남미 크루즈 여행을 떠났다가 실수로 이쑤시개를 삼켜 장에 천공이 생기는 바람에 65세에 복막염으로 사망했다.
옮긴이 : 김욱동
한국외국어대학교 영문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한 뒤 미국 미시시피대학교에서 영문학 문학석사 학위를, 뉴욕주립대학교에서 영문학 문학박사를 받았다. 포스트모더니즘을 비롯한 서구 이론을 국내 학계와 문단에 소개하는 한편, 이러한 방법론을 바탕으로 한국문학과 문화 현상을 새롭게 해석하여 주목을 받았다. 하버드대학교, 듀크대학교,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 등에서 교환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서강대학교 명예교수이다.
목 차
괴기한 사람들의 책 · 11
손 · 17
종이 알약 · 29
어머니 · 35
철학자 · 50
아무도 모른다 · 63
경건함 1부 · 70
경건함 2부 · 86
항복 (경건함 3부) · 105
공포 (경건함 4부) · 120
기발한 생각이 많은 사내 · 129
모험 · 144
체면 · 157
사색가 · 168
탠디 · 191
하나님의 힘 · 197
교사 · 211
외로움 · 226
깨달음 · 243
‘괴짜’ · 259
말하지 않은 거짓말 · 277
음주 · 289
죽음 · 304
순진함의 상실 · 323
출발 · 339
부록 이야기꾼의 이야기―셔우드 앤더슨 · 345
부록 셔우드 앤더슨―윌리엄 포크너 · 353
옮긴이의 말 그로테스크 인간상 · 357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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