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2023년 페미나상
★ 2023년 고등학생 공쿠르상
★ 2024년 스트레가 유럽 문학상
★ 2023년『르 몽드』 문학상·『레 앵로큅티블르』 문학상·『엘르』독자 문학상
★ 공쿠르 문학상 - 한국, 벨기에, 스위스, 슬로바키아, 오스트리아, 인도, 영국, 튀르키예, 미국, 튀니지, 네덜란드, 핀란드, 모로코, 캐나다, 세르비아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기 위한
완전히 새로운 형식의 발명
획기적인 형식과 강렬한 서사로 출간 직후 문학계를 뒤흔든 네주 시노의 『슬픈 호랑이』가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프랑스 4대 문학상인 페미나상과 고등학생이 직접 선정하는 공쿠르상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도 수많은 문학상을 휩쓴 이 작품은, 어릴 적 의붓아버지에게 지속적으로 성적 학대를 당한 저자가 쓴 자전 소설이자, 에세이, 회고록이다. 저자는 증언 문학이 지닌 기존의 문법을 파괴하고, 여러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기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읽는 이를 단숨에 몰입시키는 서술과 첨예한 지적 통찰이 함께 소용돌이치는 독보적인 작품이다.
이 책은 개인의 서사를 중심으로 바깥으로 뻗어 나가는 동시에 심원 깊은 곳으로 파고들며, 범죄자와 피해자, 인간의 선과 악, 그리고 문학과 예술에 대한 섬세하고 반짝이는 사유를 담아낸다. 여러 언어와 문학에 통달한 번역가이며 소설가인 네주 시노는,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고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기 위한 도구로서 문학을 사용한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롤리타』, 버지니아 울프, 아니 에르노, 토니 모리슨, 질 들뢰즈, 클로드 퐁티를 비롯한 많은 작가와 작품뿐만 아니라 예로부터 전해지는 동화와 전설 등에 이르기까지 텍스트로 구현된 모든 사상과 대화하며 자신의 경험과 사유를 전개해 나간다. 이러한 참신하고도 독창적인 글쓰기 방식이 이 책의 가장 특별한 점이며 빛나는 문학적 성취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
문학을 손에 쥐고 심원으로 파고들기
책의 제목인 『슬픈 호랑이』는 블레이크의 시 「호랑이」에서 비롯했다. 저자는 〈그분은 어린양을 만들고도 그대를 만들었는가?〉라는 시구를 강박적으로 떠올리면서 강간범과 자기 자신이 정녕 같은 흙으로 빚어졌는지를 곱씹고 악의 근원에 대해 파고든다. 〈어린 소녀를 능욕하는 강간범의 머릿속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책을 열면서부터 독자는 이 질문에 답을 찾는 여정에 동참하게 되며, 동시에 저자가 피어 내는 새로운 문학의 형체를 목도하게 될 것이다.
자신을 학대한 의붓아버지의 초상화를 객관적인 시선에서 그리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저자는 아동 성범죄자의 관점을 취하는 나보코프의 『롤리타』를 매개로 자기를 훼손한 강간범의 머릿속으로 들어가고자 시도한다. 『롤리타』의 화자가 주장하는 〈사랑〉과 자기 의붓아버지가 했던 말을 비교하고 롤리타의 처지를 자신에게 대입하며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조각조각 뜯어본다.
책의 1부는 알프스산맥 속 작은 마을에 있던 집의 풍경과 가족들의 모습을 묘사하고, 아이가 성인이 되어 어머니와 함께 의붓아버지를 고소하기까지의 과정 등을 신문과 편지 스크랩과 함께 파편적으로 재구성한다. 재판과 형벌로 사건은 끝을 맺으나, 삶은 이어지고 이야기는 계속된다. 책의 2부에서는 학대 이후의 시간들과 그것이 남기는 흔적들에 주목한다. 저자는 문학에서 피해자를 묘사하는 평면적인 방식과 피해자들에게 사람들이 갖는 뒤틀린 기대를 날카롭게 꼬집기도 하고, 문학과 예술의 역할과 이야기의 전달 방식에 대해 깊이 숙고하며, 독자를 사색의 모험으로 능숙하게 이끌어간다.
그리고 마침내 모든 걸 밖으로
저자는 책 전반에 걸쳐 끊임없이 자문한다. 나는 왜 이 이야기를 써야 하는가? 『슬픈 호랑이』는 그렇게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는 과정이자 그 결과물이다. 이 책은 어린아이가 침묵에서 벗어나는 이야기다.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을 설명할 언어의 부재로 인해, 가족의 일상과 평화를 지키기 위해, 오랜 시간 침묵하던 아이는 성인이 된 후 과거의 일들을 폭로하고 공개 재판을 열었다. 그리고 자라서 소설가가 된 그녀는 또다시 그 일에 대한 글쓰기를 거부한다.
네주 시노는 결국 어떻게 이 책을 쓰게 되었을까? 가정을 꾸린 40대 여성이 된 저자는 자신의 어릴 적과 똑 닮은 딸아이를 보며, 세상을 보는 자신의 눈이 달라졌다고 고백한다. 〈과거에 나는 연약한 소녀였지만, 이제는 그런 소녀가 아니다. 이제는 내가 보호를 맡을 차례다.〉 저자에게 이 책은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해독하는 과정이며, 자신은 받지 못했던 보호라는 책임을 다하는 일, 그리고 예술과 문학이라는 형태로 마침내 의지를 발현하는 것이다.
증언은 분석의 도구다. 날을 잘 갈아 놓은 도구는 살을 헤집고 뼈에까지 다다른다. 우리가 뼈에 다다르면, 예술은 결코 먼 곳에 있지 않다. (……) 그래서 경험은 다른 이야기 속에서 다른 목소리로 다시 전해질 것이고, 이리저리로 돌고 돌 것이다. 그리고 호랑이, 우리에 갇혀 있던 다른 호랑이가 마침내 나오게 만들 것이다. 증언이 그렇게 하듯, 문학의 목적 역시 그게 아닐까? 프레베르의 시에서 아버지는 〈이 모든 게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해〉라고 소리치지만, 문학은 이 모든 걸 마침내 밖으로 내보내는 일을 목표로 삼고 있지 않을까? ― 본문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네주 시노
1977년 프랑스 알프스산맥의 바르스 숲, 히피족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부모의 이별로 어머니를 따라 의붓아버지와 함께 살게 된 그녀는, 그에게 지속적으로 학대를 받으며 고독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친아버지의 문학적 취향을 물려받아 수많은 책을 읽으며 성장했다. 마르세유, 미국, 멕시코의 대학교에서 문학을 공부하고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멕시코에서 대학 강사와 번역가로 일하며 창작 활동을 이어 왔다. 단편 소설집 『쥐들의 삶La Vie des rats』(2007), 장편 소설 『트럭Le Camion』(2018), 『라 레알리다드La Realidad』(2025)를 출간했다.
네주 시노는 자기 딸아이를 보며 자신의 어린 시절을 다시금 떠올린다. 악에서 벗어나고자 멀리 도망쳐 왔지만, 그 악은 여전히 그녀 세계의 어두운 중심에 자리하고 있었다. 블레이크의 시 「호랑이The Tyger」 속 〈그분은 어린양을 만들고도 그대를 만들었는가?〉라는 시구를 강박적으로 떠올리며, 강간범과 자기 자신이 같은 흙으로 빚어졌는가 하는 화두를 끊임없이 사유한다. 여성에 대한 폭력을 주제로 한 집회를 계기로, 네주 시노는 자신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려주리라 마음먹는다. 그녀는 조금씩 쓴 글을 멕시코의 문학 동인들과 나눈 후 프랑스어로 다시 쓰는 특별한 방식으로 글을 써나간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버지니아 울프, 아니 에르노, 토니 모리슨, 질 들뢰즈, 클로드 퐁티, 디디에 에리봉 등 장르와 언어를 넘나드는 문학 작품들과 대화하며 깊이 사유하는 신선하고 격조 높은 방식으로 쓴, 자전 소설이자 에세이, 회고록인 『슬픈 호랑이』를 2023년 마침내 출간한다.
장르를 초월하는 형식의 독창성과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은 『슬픈 호랑이』는 2023년 페미나상, 고등학생 공쿠르상, 『르 몽드』 문학상, 『레 앵로큅티블르Les Inrockuptibles』 문학상, 『엘르』 독자 문학상, 2024년 스트레가 유럽 문학상, 퀘벡 서적상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또한 〈제2회 공쿠르 문학상-한국〉 수상을 비롯해 벨기에, 스위스, 오스트리아, 인도, 영국, 튀르키예, 미국, 튀니지, 네덜란드, 핀란드, 모로코, 캐나다 등 수많은 나라에서 공쿠르상으로 선정되는 기적 같은 호응을 얻으며 전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옮긴이 : 이세욱
1962년에 태어나 서울대학교 불어교육과를 졸업하였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 『웃음』, 『신』(공역), 『인간』, 『나무』,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공역), 『뇌』, 『타나토노트』, 『아버지들의 아버지』, 『천사들의 제국』, 『여행의 책』, 움베르토 에코의 『프라하의 묘지』, 『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세상 사람들에게 보내는 편지』(카를로 마리아 마르티니 공저), 장클로드 카리에르의 『바야돌리드 논쟁』, 미셸 우엘벡의 『소립자』, 미셸 투르니에의 『황금 구슬』, 카롤린 봉그랑의 『밑줄 긋는 남자』,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 파트리크 모디아노의 『우리 아빠는 엉뚱해』, 장자크 상페의 『속 깊은 이성 친구』, 에릭 오르세나의 『오래오래』, 『두 해 여름』, 마르셀 에메의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 장크리스토프 그랑제의 『늑대의 제국』, 『검은 선』, 『미세레레』, 드니 게즈의 『머리털자리』 등이 있다.
목 차
1부 초상화들
내 강간범의 초상화
그의 초상화
그래서 다시 그리는 초상화
〈혀끝이 세 발짝을 떼고〉
희미한 불빛 속, 어느 방
그에게 좋은 면도 있잖아
님펫의 초상화
이상하다는 말
성적인 자유
매혹
친아버지 사미의 초상화
잇단 사회면 보도 기사로 읽는 나의 삶
공포 영화 같은 나의 삶
미국 멜로드라마 같은 나의 삶
하나의 해피엔드
진실을, 모든 진실을, 오로지 진실만을 말하세요
내가 이 책을 쓰고 싶지 않은 이유
흔적을 안고 있는 여자
비밀과 거짓말
〈어찌할까? 오 도둑맞은 마음아〉
심연을 탐색하기
회색 지대
모범수
2부 유령
30년 뒤, 그 트라우마에 대한 몇 가지 고찰
내가 강간을 당했기 때문이다
호랑이의 발자취
궁지에서 벗어나기
신기루
내가 딸에게 말한 방법
수치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
삶을 다시 꾸리기
몇 가지 미학적 고찰
사람들이 우리를 가지고 만들어 놓은 것을 우리 자신이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 하는 것
정상 세계와 딴 곳
어둠의 나라
미주
인용 자료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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