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나를 설레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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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이연주
출판사항문학의전당, 발행일:2017/06/23
형태사항p.122 A5판:21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58963248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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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문학의전당 시인선 261
‘온몸으로 그리는 풍경화의 세계’

대구에서 태어나 2008년 계간 《문장》 으로 등단한 이연주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따뜻하고 온온한 풍경에 언어라는 채색을 더해가는 시인의 풍성한 시들을 엮었다. 자연과 인간 사이의 매듭을 이끌고 주변 곳곳을 서성이는 시인은 마치, 오래된 붓처럼 온몸을 밀고 나가며 새로운 풍경을 그리고 있다. 그 풍경 속에 고여 있는 가족사, 자연 풍경 그리고 투명한 색깔로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시인이 시편마다 데리고 가는 곳엔 촘촘한 묘사와 따스한 시선으로 잠시 지친 마음을 녹일 수 있다. 색깔이 계절을 베끼듯, 계절이 색깔을 입어 비로소 계절이 되듯 아름다운 회화 속에서 힘껏 돋아나는 시인의 이야기가 귀하게 느껴지는 시절이기도 하다. 추억의 곳간에서 꺼내온, 아직은 세상에 내놓지 않은 색깔이 남아 있기에 시인은 계속 쓴다. 언제 어디에 놓여도 채색할 수 있는 시인의 시선 속에 우리가 만나보지 못한 세계가 태어나고 있다.

시적 ‘그리기’의 힘

 이연주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아직도 나를 설레게 하는』을 보며, ‘사람이 입이 하나고 귀가 두 개인 이유는 제 말하기보다 남의 말 잘 들으라는 뜻이다’라는 격언이 떠올랐습니다. 이연주의 시를 읽으며, 세상의 격언을 새삼 확인하게 된 것은 그의 시가 우리가 사는 세상의 기쁨과 슬픔, 성공과 실패, 희망과 절망, 또는 미련과 체념을 오롯이 담아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관념의 머리가 아닌 몸으로 체득한 소리가 가볍고 부드러운 터치의 스케치처럼, 아니 수채화처럼 갈피를 이루고 있습니다. 아마도 시인은 노래하기보다 먼저 그림을 그리고 싶었나 봅니다.

돌아가신 스님의 어머니를 그 나무 밑에 수목장하였다
 땅속에 잠들었던 뿌리가 안쓰러워 안아주었을까 나무는
 들려오는 불경 소리에 귀 기울이며 무엇을 생각하고 있
 는지
 가을이면 단풍나무에게 색깔 옷을 입힌다 자기 몸이
 흙으로 돌아가 그림자 속에 잠드는 것을 나무는 모른다
 흙으로 돌아간 나무와 사람 말 맞춘 듯 침묵 길다
-「나무는 나무의 몸을 모르고」 부분

 이번 시집의 출발은 단연 ‘봄’입니다. 그것은 잠이 아니라 깨어남이고, 침묵이 아니라 대화이고,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스스로 즐기는 춤입니다. 봄의 이 세 가지 속성, ‘깨어남, 대화, 춤’이 씨줄이 되어 시인의 섬세한 감성과 맑은 언어를 한 대상에게 깃들게 해 날줄 삼아 시편들을 완성하고 있습니다. 강하고 억세게 주장하지 않으면서 시작(詩作) 태도를 흩뜨리지 않는 데서 시인의 또 다른 면모가 드러나는 듯합니다. 일관(一貫)한다는 것은 그만큼 진정하다는 것의 다른 말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양수 속에 앉아 있는 태아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는지
 아기는 세상 밖으로 나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릴까
 달항아리 뱃속 태아는 물거울을 깨고
 봄바람 타고 태어났다
 당신은 당신을 비추고 세월은 세월을 비추려나
-「물거울」 부분

 시인은 봄에 태어나는 것이 “시간을 묶어/도자기에 앉아 있는 봄꽃/불멸이다” (「도자기 봄꽃」) 했으니, 새 생명에 대한 격한 쏠림이 이해될 듯도 싶습니다. 겨울이 지나야 봄이 오고, 봄이 무르익자 여름이라는 말은 말 그대로 비유일 뿐이고, 겨울이 혹독하게 추워야 봄에 가뭄이 들지 않고, 젖은 봄이라야 여름 녹음이 싱싱하고, 여름이 무더워야 가을 수확이 풍성하다는 것이 옳은 말일 겁니다. 생명도 이처럼 이어지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우리가 어떤 세대에 놓여 있든 그래서 부모는 늘 안타까운(혹독한 겨울 같은 시절이므로) 존재이고 자식은 늘 푸르게 기대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은데, 시인도 이런 마음을 시집 속에 풀어놓았습니다.

 

작가 소개

저자 : 이연주

대구에서 태어나 2007년 [문학미디어] 수필 등단, 2008년 계간 [문장] 시 등단했다. 시집 『어느 곳에나 있고 아무 데도 없는』, 수필집 『지구 반바퀴를 돌아서』가 있다. 한국문인협회, 경북문인협회, 칠곡문인협회, 대구수필가협회 회원. 구상문학관 [언령] 시 동인. 문학미디어, 문장 작가회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5년 경북문인협회작가상(수필 부문)을 수상했다.  

 

목 차

시인의 말

제1부
격자무늬 창 17 / 일승원음(一乘圓音) 18 / 나부끼는 가을날 19 / 봄날의 변신 20 / 도자기 봄꽃 22 / 나무는 나무의 몸을 모르고 23 / 몸의 소리 24 / 풀이 무기 26 / 어스름에 젖다 27 / 저무는 설렘 28 / 갈피리 29 / 따뜻한 침묵 30 / 물소리를 그리다 31 / 가을 물소리 32 / 떠도는 것은 넘어지지 않는다 33 / 고양이 34 / 겨울 산 36

제2부
버선꽃 41 / 웃음꽃 42 / 방울토마토를 디자인하다 44 / 꽃과 봄의 사이 46 / 봄비 47 / 봄에 자유를 만나다 48 / 초록에 춤추다 50 / 안개비 51 / 띠띠미 52 / 초록의 음률 53 / 물내 54 / 파꽃 56 / 유월 57 / 풀잎의 집 58 / 예천사과 60 / 아직도 나를 설레게 하는 61 / 낮달맞이꽃 62

제3부
물거울 67 / 봄볕에는 68 / 구천(九天)을 걷다 69 / 출렁거리는 70 / 어머니의 집 71 / 장맛비 내리는 날이면 72 / 오래된 우물 73 / 수세미 74 / 어미와 딸 75 / 모종 76 / 동그라미를 그리다 78 / 주역 서문을 읽다 79 / 봄 숨 80 / 말을 반죽하다 81 / 깨어라 새벽 강 82

제4부
하현달과 가로등 87 / 솔기 88 / 초록은 슬픔의 빛깔 89 / 창문을 열고 당신을 맞다 90 / 익숙한 풍경들 91 / 깃털도 무겁다 92 / 구름 요리 93 / 마음의 기울기 94 / 모서리를 돌아가는 새벽 96 / 빈 페트병 97 / 방석 세탁 98 / 잎은 지고, 꽃은 피고 100 / 조용한 신호 102 / 가을 103 / 중환자실 104 / 오월의 창 105 / 물웅덩이 106

해설 | 시적 ‘그리기’의 힘 107
고영(시인)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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