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속 작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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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진상록
출판사항문학의전당, 발행일:2017/07/17
형태사항p.134 A5판:21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58963279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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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진상록의 이번 시집『내 마음속 작란』은 ‘작란(作亂)’이라는 시어가 거느리고 있는 인식적 의미의 폭과 깊이가 주는 현대적 뉘앙스보다 그의 시작 태도로 의 담담함’, 즉 담담하고 진솔한 어휘 구사와 구성’이 보다 큰 특징으로 확연하게 눈에 들어온다. 사실 모든 시는 선배, 즉 앞선 시들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고, 심지어는 의도하지 않은 구속(拘束)을 받게 마련이다. 표제가 들어 있는「집착에 대하여」만 봐도‘작란’이라는 어휘의 상징성 때문에 현대적 난해시로 오해할 소지가 충분하다. 주지의 사실이지만, 김수영의 초기시「孔子의 生活難」의 유명한 구절, “꽃이 열매의 上部에 피었을 때/너는 줄넘기 作亂을 한다.” 때문에 ‘작란’이란 어휘는 한국 현대시에서 매우 강한 상징성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강한 선배의 영향이란 뒤집어 말하면 후배 시인들에게 새로운 시어의 영역을 확장해주는 것 또한 사실이다. 김수영의 ‘작란’은 김수영의 의미이고, 진상록의 ‘작란’은 진상록적인 의미를 함축하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또, 두 발 가지런히 모아 돌 건너다가는
물속에 내비친 그림자를
눈동자 안에 가둔다
가만히 서서 바라보는
그림자 하나는
물속에서 흔들리고 있다
눈에서 일렁이고 있다
가야 할 길 서둘러 가는 물처럼
바삐 가는 세월 속에서
온몸 출렁 출렁이며
한 점에
나는 멈춰 서 있다
-「징검다리」부분

우리는 흔히 인생을 ‘길’에 비유하지만, 일반화된 추상 개념으로서의 ‘생’이 아니라 구체적 실제로서 계기(繼起)로 작동하는 ‘생’을 비유하자면 ‘징검다리’만큼 적확한 어휘도 찾아보기 어렵다. 인용 작품은 전반부에서 징검다리를 건너는 방법을 기술하면서 시인이 건너왔던 과거의 형상이 아니라 자세를 암시하고 있다.

슬픈 일 보아도
이제는 눈물이 나지 않는
어른이 되어 있었다
검은 눈동자에
하얀 사막의 밭 넓혀 가는
-「자화상」부분

진상록 시인의 ‘담담함’이 서늘하게 빛나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분노나 회한을 탈색(奪色)해 담담한 빛깔의 무늬로 재생하고 있는데, 여기서는 ‘그늘’마저도 차갑지 않고, 햇살마저 뜨겁지 않다. 그렇게 시인만의 ‘소우주’를 빚어내게 된 것이다.

추천사

진상록 시인의 시집 『내 마음속 작란』은 ‘작란(作亂)’이라는 시어가 거느리고 있는 인식적 의미의 폭과 깊이가 주는 현대적 뉘앙스보다 그의 시작 태도로서의 ‘담담함’, 즉 ‘담담하고 진솔한 어휘 구사와 구성’이 보다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진상록 시인이 형상화하고 있는 ‘담담함의 미학’, 나는 그 사이에 ‘미학’의 수식어로 ‘서늘한’이라는 형용사를 끼워 넣고 그의 시를 읽었다. 서늘하다는 것은 ‘담담함’을 이어받는 어휘다. 그것은 지나치게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상태를 말한다. 그늘이 더 강렬해지는 지점은 유난히 햇살이 따가운 곳의 경계다. 다시 말해 ‘서늘하다’는 것은 서서히 식어버린 열정의 상태가 아니라, 여기 - 지금 펄펄 끓고 있는 열정에서 단 한 발짝 물러선 지점이라는 의미다. 바로 그곳에서 일어나는 작은 변화가 개인이라는 ‘소우주’의 구성과 운행을 바꾸고, 그 변화가 세계를 재구(再構)하는 힘으로 성장하도록 노래하는 이가 바로 진상록 시인이다. 그의 이런 유마(維摩)적 태도가 앞으로 더 활발하게 형상화되어 우리 시단을 풍부하게 하는 데 일조(一助)하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 백인덕(시인)

시인의 말

햇살이 좋다
따스한 햇살이
언제부터 좋았는지는 모르겠다
나이 탓일까
최근 들어서 더 좋아지는 느낌이다
한적한 곳에 앉아
햇살을 수혈 받고 있으면
몸도
마음도
따듯, 따듯해진다

몸 안에 햇살이 돌고 돌아 써 보는

참, 좋다

2017년 6월
진상록

 

작가 소개

저자 : 진상록

1971년 경남 창녕에서 태어나 2003년 [현대시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흔들의자』 『삶, 그리고 모노그라피』가 있으며, 2004년 제2회 [국제문학교류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목 차

시인의 말

제1부
억새풀 13 / 거울 14 / 풀잎의 상처는 아름다웠다 16 / 낙서 한 토막 17 / 길, 내가 가고자 하는 18 / 그루터기 20 / 맨가슴을 꼬집히다 22 / 곡예의 시간 24 / 집착에 대하여 26 / 열쇠 27 / 삶 28 / 바람에게 30 / 낡은 활자 32 / 넝쿨장미 34 / 시간을 지우는 지우개 36

제2부
자화상 39 / 무엇이 될 수 있을까 40 / 눈을 감고 42 / 소나기 46 / 불빛 48 / 징검다리 50 / 그림자 52 / 꽃망울 53 / 낙숫물 소리 54 / 빗방울이 마음을 노크하다 56 / 떨어진 마음을 밟고 길을 간다 58 / 햇살을 건져 올리다 60 / 익명인 62 / 조각배 64 / 폭우 내린 후 66

제3부
아름다운 슬픔 69 / 시간의 파피루스 70 / 밑줄 72 / 늦은 일기 74 / 눈물샘에 그리움이 찰랑거리다 76 / 만선 78 / 햇살을 수혈 받다 80 / 초록의 대화 82 /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날 84 / 나의 고독 86 / 그늘의 숨결 88 / 생을 그리는 동그라미 90 / 뽀드득, 뽀드득 92 / 눈 속의 샛강 94 / 고독의 잎사귀 96

제4부
빗방울 이야기 99 / 초록의 복병 100 / 눈부터 젖는다면 102 / 매미 103 / 편지 104 / 안부 106 / 바람의 편지 108 / 내 마음 안에서 110 / 아카시아 112 / 어떤 초대 114 / 詩가 돋는다 115 / 북소리 116 / 세월 118 / 하나의 낱말 120

해설 ‘담담함’의 서늘한 미학 121
백인덕(시인) 펼처보기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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