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잘 있습니다

고객평점
저자이병률
출판사항문학과지성사, 발행일:2022/10/07
형태사항p.144 A5판:21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32030395 [소득공제]
판매가격 12,000원   10,800원  (인터넷할인가:10%)
포인트 540점
배송비결제주문시 결제
  • 주문수량 

총 금액 : 0원

책 소개

숱한 낙담 끝에 오는 다짐들,

그럴 수밖에 없는 최종의 마음들


설명할 수 없는 생의 절박함과 바닥없는 슬픔을 응시하는 깊고 저린 시편들로 우리 마음의 경계를 흔들어온 이병률 시인이 다섯번째 시집 『바다는 잘 있습니다』(문학과지성사, 2017)를 펴냈다. 온전히 혼자가 되는 일에 골몰하며, 자신을 확인하고 동시에 타인을 발견해가는 뜨겁고도 명확한 인식의 순간들로 주목받았던 『눈사람 여관』(2013) 이후 쓰고 발표한 시 60편을 묶고 있다.

감각과 감정의 날을 최대치로 벼려낸 언어들로 가득한 이번 시집에서 이병률은, 믿음에서 비롯한 사람의 자리를 묻고 또 묻는 일, 어쩌면 사랑과 가까워지는 일에 힘을 기울인다. “그의 시는 대단한 결기로 포장되어 있지도 않고 냉소나 환멸로 손쉽게 치환되어 있지도 않으며, 그래도 그럭저럭 살 만하지 않으냐 눙치려 들지도 않는다. 낙담의 자리에서 지탱하려고 힘을 모으는, 은은하고도 든든한 모습으로 그는 서 있다”(시인 김소연).


마음속 혼잣말이 질문이 되고

다시 안부를 묻다

시인은 “마음속 혼잣말을 그만두지 못해서 그 마음”에 내내 귀를 기울여온 중이다(시인의 말). “가만히 서랍에서 꺼내는 말/벗어 던진 옷 같은 말”, “던지는 곳이 어디인지 모르므로 도착하지도 않는 말”, “말할 수 없음이 그렇고 그런 말”, “들어도 들어도 저울에 올릴 수 없는 말”(「있지」), 모두 시인에게서 비롯된 혼잣말들이다.


왜 말은

마음에 남지 않으면

신체 부위 어디를 떠돌다

두고두고 딱지가 되려는 걸까요

왜 스스로에게 이토록 말을 베껴놓고는 뒤척이다

밤을 뒤집다 못해 스스로의 냄새나 오래 맡고 있는가요

―「왜 그렇게 말할까요」 부분


그의 혼잣말은 담장을 쌓아올리듯 겹침과 포개짐을 반복하며 거듭 질문을 낳고, 더는 “혼자가 아닌 말”(「있지」)이 되어 “열리지 않는 세계의 무한한 면”(「내시경」)을 살려내고 끝내 시로 완성되어간다. 그러한 사정으로 이병률에게 시는 “쓰려고 쓰는 것”이기보다 “쓸 수 없어서 시”(「내가 쓴 것」)일 때가 더 잦다. “쓰지 않으려 할 때도 걷잡을 수 없이 방향을 잡는” 이 시적 갈망 사이사이 그는 “제대로 된 절망 하나를 차지하고/놓지 않겠노라”(「무엇을 제일로」) 같은 서약과 다짐들을 화덕에 불씨를 댕기듯 부려놓기도 한다.

한 소년의 슬픔과 미래 사이라든가

잦음과 무작정의 폭이라든가


고심되는 거리 사이에

감정을 놓고 싶다든가

한 얼굴을 옮겨다 놓고 싶다든가


세상 모든 진실한 배치란

점으로부터 점까지의 평행이면서

엄청난 일이 벌어지기 직전

손 닿으면 금이 갈 것 같은 팽팽한 의도

―「좋은 배치」 부분


나는 마음의 2층에다 그 소리를 들인다

어제도 그제도 그런 소리들을 모아 놓느라

나의 2층은 무겁다


내 옆을 흘러가는 사람의 귀한 말들을 모으되

마음의 1층에 흘러들지 않게 하는 일


그 마음의 1층과 2층을 합쳐

나 어떻게든 사람이 되려는 것

사람의 집을 지으려는 것

―「지구 서랍」 부분


바깥의 일은 어쩔 수 있어도 내부는 그럴 수 없어서

나는 계속해서 감당하기로 합니다

나는 계속해서 아이슬란드에 남습니다


눈보라가 칩니다

바다는 잘 있습니다

우리는 혼자만이 혼자만큼의 서로를 잊게 될 것입니다

―「이별의 원심력」 부분


세상 가장 육중하고 정밀한 조직 아래

사람―사랑 속을 잇다

이 시인은 온전한 혼자가 되어 자주 감각이 없어질 때까지, 때로는 불안을 잔뜩 껴안은 채로, 바깥을 걷고 들여다보는 일에 골몰한다. 그 바깥은 깊은 밤 집으로 가는 골목길에 마주한 한 사내에서 대못이 놓인 창틀로, 오지 않을 사람을 기다리는 터미널로, 거미줄 쳐진 도서관 사물함으로, 다시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는 새벽과 마주한 책상에 놓인 백지 위로 수시로 옮겨간다. “흐르는 것에 이유 없고/스미는 것에 어쩔 수 없어서”(「새」), “감정을 시작하고 있는지/마친 것인지를 모르는”(「이토록 투박하고 묵직한 사랑」) 채로 시인은 허공에 둔 시선만큼이나 오래 손을 뻗어 비밀한 삶의 자리, 곧 사람의 자리를 이어가며 통과한다.


몸 하나를 이루는 피와 살

강물을 바라봐야 하는 평생 동안의 부피


사람들에게는 저마다 용량이 있다

그것은 제한적이다

생각보다 무시무시한 사실이다

[……]

바깥과 이 안의 단절

이 칸에서 저 칸으로의 횡단


삶도 대륙을 횡단하는 긴 열차일 거라고 마음을 정하는 동안

―「횡단열차의 저편」 부분


그 가지 손끝에서 줄을 그어 나에게 잇고

다시 나로부터 줄을 그어 위층의 사내에게 잇다가

더 이을 곳을 찾고 찾아서 별자리가 되는 밤


척척 선을 이을 때마다

척척 허공에 자국이 남으면서

서로 놓치지 말고 자자는 듯

사람 자리 하나가 생기는 밤이다

―「사람의 자리」 부분


그의 소관은 물론이려니와 그의 소관 바깥의 사람과 감정이 머물렀던 자리에 정지 화면처럼 오래 붙박여 마음을 잇대어보는 시인은 “모든 것에 과하게 속하지 않”(「얼음」)으려 애쓰면서도 무언가를 기꺼이 겪으려는 사람이고 만다. “옮겨놓은 것으로부터/이토록 나를 옮겨놓을 수 있다”(「여행」)는 이병률 시작(詩作)의 비밀은 결국 “거기 사람이 있기 때문”(「사람이 온다」)으로, “누군가를 스스로에게 연결 짓지 않으면 안 될 거라는” 걸 매순간 깨우치며 “지탱하려고 지탱하려고 감정은 한 방향으로 돌고 도는 것으로 스스로의 힘을 모은다”(「생활이라는 감정의 궤도」).


우리가 살아 있는 세계는

우리가 살아가야 할 세계와 다를 테니

그때는 사랑이 많은 사람이 되어 만나자


무심함을

단순함을

오래 바라보는 사람이 되어 만나자


저녁빛이 마음의 내벽

사방에 펼쳐지는 사이

가득 도착할 것을 기다리자


과연 우리는 점 하나로 온 것이 맞는지

그러면 산 것인지 버틴 것인지

그 의문마저 쓸쓸해 문득 멈추는 일이 많았으니

서로를 부둥켜안고 지내지 않으면 안 되게 살자

―「이 넉넉한 쓸쓸함」 부분


시인의 절제란, 시의 품위를 지키기 위하여 작동되는 것이 아니라, 경험한 바를 가장 잘 건사하기 위해서 시인이 반드시 취해야 할 도리라는 것을 이병률은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심장을 다독이고 다독여서/빨래 마르는 동안만큼은 말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할 때, 이병률의 삶은 이 다짐에서부터 다시 시작되는 걸로 읽힌다. “병에 걸리”는 것일지도 모르고 “이렇게 미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이 마음으로 시작을 하게 될지 마치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사람이 되어 사람답게 살려면 그래야 한다는 것은 어렴풋이 알 수 있다. 다짐이라고 했지만, 숱한 낙담 끝에 오는 다짐인 만큼, 그럴 수밖에 없는 마음이라고 표현해야 정확할 것 같다. 이 다짐은 선택지가 아니라 어쩔 수 없어서 그럴 수밖에 없는 최종의 마음이다. ―김소연, 시집 발문「그때는 사랑이 많은 사람이 되어 만나자」에서

작가 소개

이볍률

1967년 충북 제천에서 태어났다.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199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 「좋은 사람들」, 「그날엔」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시힘’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 <당신은 어딘가로 가려 한다> <바람의 사생활> <찬란> <눈사람 여관> <바다는 잘 있습니다> <이별이 만나자고 한다>가 있고 여행산문집 <끌림>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내 옆에 있는 사람>과 산문집 <혼자가 혼자에게>를 펴냈다. 현대시학작품상, 발견문학상, 박재삼문학상을 수상했다. 

목 차

시인의 말

살림 9
사람 10
사람의 자리 12
여행 14
이구아수 폭포 가는 방법 16
이토록 투박하고 묵직한 사랑 18
사랑의 출처 20
그 사람은 여기 없습니다 22
있지 24
내시경 26
11월의 마지막에는 27
노년 28
반반 30
사람의 재료 32
파문 34
목마들 36
담장의 역사 38
설산 40
정착 42
사람이 온다 44

몇 번째 봄 49
청춘의 기습 50
마음 한편 52
지구 서랍 54
두 사람 56
호수 58
새 60
밤의 골짜기는 무엇으로 채워지나 62
염려 64
불화덕 66
미신 68
가방 70
시를 어떨 때 쓰느냐 물으시면 72
여름은 중요하다 74
소금의 중력 76
수색역 78
어제까지의 풍경 79
고독의 작란 80
왜 그렇게 말할까요 82
무엇을 제일로 84

탄생석 89
인명구조 수업 90
생활이라는 감정의 궤도 92
동백에 새 떼가 날아와서는 94
내가 쓴 것 96
후계자 98
사는 게 미안하고 잘못뿐인 것 같아서 100
이별의 원심력 102
이 넉넉한 쓸쓸함 104
직면 106
당신은 사라지지 말아라 108
새벽의 단편 110
얼음 112
집게 113
해변의 마지막 집 116
다시 내어나거든 117
횡단열차의 저편 118
비를 피하려고 121
좋은 배치 122
착지 124

발문| 그때는 사랑이 많은 사람이 되어 만나자_김소연 126

역자 소개

상품요약정보 : 의류
상품정보고시
거래조건에 관한 정보
거래조건
재화 등의 배송방법에 관한 정보 상품 상세설명페이지 참고
주문 이후 예상되는 배송기간 상품 상세설명페이지 참고
제품하자가 아닌 소비자의 단순변심, 착오구매에 따른 청약철회 시 소비자가 부담하는 반품비용 등에 관한 정보 배송ㆍ교환ㆍ반품 상세설명페이지 참고
제품하자가 아닌 소비자의 단순변심, 착오구매에 따른 청약철회가 불가능한 경우 그 구체적 사유와 근거 배송ㆍ교환ㆍ반품 상세설명페이지 참고
재화등의 교환ㆍ반품ㆍ보증 조건 및 품질보증 기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 및 관계법령에 따릅니다.
재화등의 A/S 관련 전화번호 상품 상세설명페이지 참고
대금을 환불받기 위한 방법과 환불이 지연될 경우 지연에 따른 배상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는 사실 및 배상금 지급의 구체적 조건 및 절차 배송ㆍ교환ㆍ반품 상세설명페이지 참고
소비자피해보상의 처리, 재화등에 대한 불만처리 및 소비자와 사업자 사이의 분쟁처리에 관한 사항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 및 관계법령에 따릅니다.
거래에 관한 약관의 내용 또는 확인할 수 있는 방법 상품 상세설명페이지 및 페이지 하단의 이용약관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01. 반품기한
  • 단순 변심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신청
  • 상품 불량/오배송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3개월 이내, 혹은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30일 이내 반품 신청 가능
02. 반품 배송비
반품 배송비
반품사유 반품 배송비 부담자
단순변심 고객 부담이며, 최초 배송비를 포함해 왕복 배송비가 발생합니다. 또한, 도서/산간지역이거나 설치 상품을 반품하는 경우에는 배송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상품의 불량 또는 오배송 고객 부담이 아닙니다.
03. 배송상태에 따른 환불안내
환불안내
진행 상태 결제완료 상품준비중 배송지시/배송중/배송완료
어떤 상태 주문 내역 확인 전 상품 발송 준비 중 상품이 택배사로 이미 발송 됨
환불 즉시환불 구매취소 의사전달 → 발송중지 → 환불 반품회수 → 반품상품 확인 → 환불
04. 취소방법
  • 결제완료 또는 배송상품은 1:1 문의에 취소신청해 주셔야 합니다.
  • 특정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05. 환불시점
환불시점
결제수단 환불시점 환불방법
신용카드 취소완료 후, 3~5일 내 카드사 승인취소(영업일 기준) 신용카드 승인취소
계좌이체 실시간 계좌이체 또는 무통장입금
취소완료 후, 입력하신 환불계좌로 1~2일 내 환불금액 입금(영업일 기준)
계좌입금
휴대폰 결제 당일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6시간 이내 승인취소
전월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1~2일 내 환불계좌로 입금(영업일 기준)
당일취소 : 휴대폰 결제 승인취소
익월취소 : 계좌입금
포인트 취소 완료 후, 당일 포인트 적립 환불 포인트 적립
06. 취소반품 불가 사유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환불불가
상품군 취소/반품 불가사유
의류/잡화/수입명품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계절상품/식품/화장품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가전/설치상품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자동차용품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CD/DVD/GAME/BOOK등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내비게이션, OS시리얼이 적힌 PMP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