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해학과 골계로 구성한 충남 보령 지역의 삶!
시인 박경희의 산문집 『차라리 돈을 달랑께』는 충남 보령 지역의 언어로 가득 차 있다. 저자는 고향 언어로 고향 사람들의 삶을 짧은 산문으로 되살려내고 있는데, 그것도 해학과 골계를 통해서이다. 하지만 저자의 해학과 골계는 억지스럽지 않고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그것은 저자가 단순한 글재주(?)로 쓴 것이 아니라 가족과 이웃 사람들의 입말을 그대로 살려냈기 때문이다. 이러한 선례로는 소설가 고(故) 이문구의 작품들이 있지만, 박경희는 주로 여성의 언어를 내세우거나 또는 여성적 관점에서 사건들을 해석해낸다. 이것은 오늘날 농촌의 현실이 나이 든 여성을 중심으로 ‘어쩔 수 없이’ 재편되었음을 반영하기도 하지만, 등장하는 적잖은 남성 인물들의 이야기를 여지없이 여성의 관점으로 녹여내고 있다.
“한밤에 달빛으로 핀 소쩍새 울음소리가 서글프구나. 나는 어디에 있고, 너는 어디에 있느냐…. 보이는 것이 온통 어둠에 휩싸여 있
구나.”
“지랄허고 자빠졌네. 해가 중천인디 오디서 달빛 타령이여. 아, 그놈의 구신 씻나락 까묵는 소리 좀 고만 혀. 아주 맨날 염불만 하고 앉아 있으니… 가라는 장가는 물 건너가게 하고, 죙일 앉아서 그놈에 사랑 타령만 하고… 느놈은 엄니 귓구녕 걱정은 안 허는 겨?”
“하늘이 퍼런 바다맹키로 참말로 좋구만.”
“모가 좋아? 오째 하늘이 바다여? 그게 말이여? 똥이여? 오디서 그지 발싸개 같은 소리만 지껄이구 앉았나 모르겄네. 그라구 시방 느는 바다 얘기가 그리 쉽게 나오는 겨? 나는 진저리가 쳐지는구만.”
“바람이 철썩이는 게 참말로 좋구만.”
-「낭만도 모르는가베?」 중
낭만주의자 “재만이 아저씨”와 그의 어머니 사이의 대화인데, 어머니의 낭자한 지청구와 “재만이 아저씨”의 능글맞은 답변이 어우러져 골계미를 이루고 있다. 저자는 이를 “햇살을 궁글리는 대화”라고 부르고 있거니와, 이런 대화는 민중적 낙관주의 없이는 불가능하기도 하지만 그 상황을 포착해 재현해내는 저자의 날렵한 솜씨가 빚어낸 것이기도 하다.
‘근대화’라는 역사적 사기와 피폐해진 농촌의 현실
이런 대화와 에피소드의 향연은 이 책의 끝까지 그칠 줄 모르고 지속된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시시콜콜한 에피소드로만 채워진 것은 아니다. 몰락해 가는 농촌 현실 모습도 예리하게 잡아내고 있는데, 개발로 인해 ‘땅’이 부동산으로 되어가는 현실을 꼬집기도 하고 해체된 가족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할머니와 손주의 생활을 묘사함으로써 수행하기도 한다. 여기에 저자 자신의 이야기를 포개놓음으로써 짧은 이야기들의 모임인 이 책 전체에 유기적인 구조를 불어넣는다.
그런데 구돌이 아저씨네 선산 쪽으로 골프장이 들어선다는 소식을 접한 진대가 아저씨를 찾아와 계속 재촉했다. 현재 시세대로 따지면 다른 때보다 몇 배는 더 받는다며, 계속 산을 팔라고 했다. 그러나 구돌이 아저씨는 선산은 절대로 팔 수 없다며, 진대에게 몇 차례 얘기를 했다. 부동산업자들은 진대에게 붙어 아버지를 설득하라고 하고, 진대는 아버지에게 붙어 선산을 팔라고 설득했다. 이 기회가 아니면 다시는 이런 값을 못 받는다고, 재차 설명을 하고 또 설명을 해도 요지부동이었다.
-「꼬부랑 살구나무」 중
개발 업자들이 농촌의 땅을 부동산으로 다루는 방법은 그러나 위와 같이 땅의 후손들을 앞장세워서이다. “구돌이 아저씨”는 아들 “진대”를 결혼시키고 선산을 지키며 개 한 마리와 함께 살고 있는데, 결국 아들 진대가 선산의 땅문서를 훔쳐서 팔아버린다. 그런데 그 땅문서를 끝까지 지킨 것은 집을 지키던 개였다. 그렇다면 진대는 선산을 팔아 부자가 되었는가? 사실 진대도 부동산 사기꾼에게 속은 것이다. 땅문서를 훔쳐 달아나는 진대를 쫓아갔다가 패대기를 당한 개도 죽고, 선산은 사기꾼의 손에 넘어가고, 아들 진대는 종적을 감췄으며 “구돌이 아저씨”는 북망산천을 넘고 말았다.
한 편의 비극적인 단편소설 같은 이야기를 통해서 저자인 박경희는 농촌의 몰락은 ‘근대화’라는 역사의 사기에 당했다고 말하려는 것일까? 아들 진대가 종적을 감춘 것은 곧 또 하나의 가정이 파괴되었다는 것을 의미할 터, 그 이야기는 「두말허믄 잔소리여」에서 이어진다. 물론 “구돌이 아저씨”와 “닭집 할머니”의 이야기는 연속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두 작품 다 어떤 전형성을 획득하는 바람에 마치 연작처럼 읽히는 것도 사실이다.
상처 받은 영혼들을 위해서
「두말허믄 잔소리여」는 아빠와 이혼한 엄마의 손을 잡고 외할머니 댁에 내려와 살고 있는 “솔이”가 중학생이 되어서 친구를 폭행한 사건을 중심으로 한 짧은 글인데, 외할머니인 “닭집 할머니”는 어디까지나 외손주인 “솔이”의 역성을 들고 반대로 딸을 타박한다. 친정 엄마에게 아들 “솔이”를 맡기고 대처로 나가자 “솔이는 혼자 우울했고, 혼자 슬펐으며, 혼자 엄마, 아빠를 기다렸다. 솔이는 한동안 집 밖으로 나오지 않고, 집 안에 있는 물앵두만 따 먹으며, 닭처럼 구구구 다녔다. 우리가 나오라고 해도 대문으로 빠끔히 쳐다보고는 다시 집 안으로 쪼르르 들어가버렸다. 그 예쁜 짓도 얼마 지나지 않아서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하지 않았다. 그렇게 솔이는 어린 시절을 혼자서 때로는 우리와 함께 보내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 “솔이”가 그만 엄마 욕을 하는 친구를 때린 것이다. 외할머니인 “닭집 할머니” 앞에서 꺼이꺼이 내막을 고백하며 외할머니에게 용서를 구하자, 도리어 외할머니가 “솔이”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죽어라 돈 벌어서리 핵교 보내놨더니 한다는 짓거리가 넘의 부모 욕을 혀? 이건 선생 잘못이여. 승질이 썩었는디 뭘 가르치겠다고 지랄이여? 아녀. 이건 부모 새끼들 잘못이여. 그따구로 오냐오냐 키우다가는 절단 나는 건 금방이여. 그니께 솔이 느는 아무 잘못이 읎는 겨. 나가 느 어미를 잘못 키워서 그런 겨. 다 내 탓이여. 나 내 탓이니께 넌 아무 잘못이 읎어. 암만.”
이 대목은 “닭집 할머니”가 외손주인 “솔이”에게 한 세대를 다 짊어지고 사죄를 하는 장면으로도 읽힌다. 당연히 “닭집 할머니”에게는 그러한 의식(?)이 없었을 것이다. 의식은 삶에서 파생되어 나오기도 하지만, 삶을 왜곡하기도 한다. 하지만 “닭집 할머니”의 언어는 의식 이전에서 발화된 것이며, 상처 받은 존재들을 사랑하는 영혼이 없으면 불가능한 언어이기도 하다.
저자가 산문을 소설 형식으로 쓴(쓰려고 한) 것은, 어쩌면 저자의 어떤 문학적 노림수가 있어서일 것이다. ‘산문 같은 소설’이라는 겸양이 밴 글이 두 편이나 실린 것을 봐도 그것은 명확해 보인다. 노림수가 있건 없건 중요한 것은, 저자 자신도 모르게 우리 시대의 자화상을 예리하게 소묘해냈다는 점이다. 충남 보령 지역이라는 변방의 생활을 통해서 이 시대의 본질을 캐묻고 있다는 것이다. 중심이란 낡은 세계를 뒤흔들면서 말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박경희
충남 보령 출생. 2001년 《시안》 신인상 수상. 시집 『벚꽃 문신』, 동시집 『도둑괭이 앞발 권법』, 산문집 『꽃 피는 것들은 죄다 년이여』, 『쌀 씻어서 밥 짓거라 했더니』가 있음. 제3회 조영관 창작기금 수혜. 현재 시골 아이들과 함께 글을 쓰고 있음.
목 차
1부
아주 드럽게 더워 죽겄네–참죽나무∙8
알랑가 몰라!–대추나무∙13
욕쟁이 할머니의 호떡–엄나무∙18
짝꿍–감나무∙24
차라리 돈을 달랑께–화살나무∙29
2부
구신헌티 홀린 겨–느티나무∙36
나이야가라 클럽?–상수리나무∙42
낭만도 모르는가베–딱총나무(접골목)∙47
내 마음이 그랬어, 암만–흰 무궁화꽃∙52
내가 말여, 왕년에는–등나무∙57
3부
봄날은 그렇게 가고–살구나무1∙64
대나뭇집 할머니–살구나무2∙72
꼬부랑 살구나무–살구나무3∙77
4부
별을 헤는 아부지–개나리∙90
불빛만 반짝거렸다–벚나무∙94
아카시아 마른 꽃잎–아카시아∙98
물난리–버드나무∙103
두말허믄 잔소리여–앵두나무∙107
문턱에 걸리다–오동나무∙113
5부(산문 같은 소설)
이봐 총각, 나 집으로 보내줘–팽나무1∙120
흔적도 없이 사라진–팽나무2∙129
뒷모습–팽나무3∙135
산다는 건 정말–팽나무4∙142
6부(산문 같은 소설)
말복∙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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