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유의 법칙

송병호 시인은 일상의 난관과 허무를 통해서 구체적인 희망의 공간, 나아가 신적 공간을 구축한다. 우리가 꿈꾸는 유토피아를 추구한다. 시는 곧 현실참여이고 그러므로 문학 안에서도 새로운 질서의 세계가 재편되는 것이다.

시인은 마음으로는 울음을 터뜨리지만 그 울음을 걸러서 이성적, 객관적 감정의 절제로 대상을 표출해 낸다. 감정이 고도에 이르더라도 안으로 열하고 겉으로 적절하게 시적 언어를 이미지로 표현하고 있다. 시의 유일한 매개인은 언어이다. 단어와 단어의 특이한 결합에 의하여 언어의 향기를 빚어내는 능력을 송병호 시인은 가지고 있다.

이번 송병호 시집 <환유의 법칙>은 다양한 소재를 통하여 오래전에 담근 술에서 나는 향기처럼 읽을거리가 가득하다. 한 편 한 편을 따로따로 읽거나 몇 편을 연결해서 읽어도 그 맛이 다르게 다가온다. 이번 시집을 통하여 시인은 시인으로서의 한 정점에 가닿았다고 본다. 문장의 감각과 사유의 깊이에서도 충분히 좋은 시집으로 평가될 것이라 여긴다. 송병호 시인의 다음 시집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 문정영(시인)  

1부

 눈떠보니 - 17
 12월의 기도 - 18
안 - 20
고양이개론학 - 21
자술서 - 22
나는 내가 나여서 더 좋은 - 24
쉬 - 26
화장하는 여자 - 27
해직근로자 - 28
한때로부터 한때까지의 동안 - 30
가을을 쓰다 - 32
여자는, 12월에 비가 내리면 - 33
척 - 34
비의 호 - 36
동백 - 38

 2부

 신의 은총 - 41
날마다 뛰어내는 것에 대하여 - 42
망 - 44
자객 - 45
유배지 - 46
조연 - 48
생각은 그냥 생각으로 - 50
도시의 자화상 - 51
시, 행간을 메꿔가는 필사 - 52
꿈틀거리는 것은 - 54
누구의 발꿈치는 마지막 남은 볕을 밟고 - 56
休, 잉여의 시간 - 58
느린 우체통 - 60
미필적 고의 - 62
한심하고 어설프고 - 64

 3부

 나비 - 69
어둠과 빛의 농도 - 70
견문발검 - 71
어머니 - 72
착각의 미학 - 74
치매 - 76
외문 - 78
변천사씨 - 80
내 친구 안병태 - 82
시인의 말 - 84
무대 밖 사람들 - 86
환유의 법칙 - 88
유년을 복기하다 - 90
가난한 시월 - 92

 4부

 연 - 97
애기봉에서 - 98
낮달 - 99
아버지의 고향 - 100
다이어트 - 102
길을 묻다 - 103
酒님의 호기 - 104
유폐 - 106
불법입주 - 108
바람꽃 눈물젖다 - 110
명퇴덕장 - 112
시인의 근황 - 114
그해 오월 - 116
덫 - 118

해설 / 문정영(시인) - 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