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비늘은 허물을 덮는다

고객평점
저자황은경
출판사항지혜, 발행일:2019/11/11
형태사항p.118 국판:23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57283750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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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황은경의 시는 안개에 휩싸여 있다. 안개에 휩싸여 있다고 해서 그의 시가 투명하지 않다는 얘기는 아니다. 「생각의 비늘」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세 편의 시에 드러나는 대로, 그녀는 안개 속에서 안개를 넘어 시적 사유를 여는 광장으로 나아간다. 시인을 따르면 “안개는 강가의 수호신”(「생각의 비늘 1」)이다. 강을 수호하는 ‘안개’라는 시적 대상을 통해 시인은 어떤 시 세계에 이르려고 하는 것일까? 시 제목인 ‘생각의 비늘’이 암시하는바, 안개는 황은경 시로 들어가는 길목에 오롯이 놓여 있다. 강가에 낀 안개는 오늘 하루 물길이 해야 할 일을 알려준다. 물길이 해야 할 일은 바닥부터 물 위까지 첩첩이 쌓여 있다. 흐르는 것은 건져야 하고, 널려진 것은 한곳으로 모아야 한다. 죽은 것은 살려야 하고, 살아 있는 것은 먹여야 한다. 물길이 하루를 시작하면 안개는 스스로 알아서 잠들 준비를 한다.
빛나는 비늘 옷을 입은 물고기 한 마리가 바위를 탁탁 치며 하루를 시작하면서 안개는 서서히 뒷면으로 물러난다. ‘수호신’은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다. 그러기는커녕 수호신은 자기를 숨김으로써 타자를 지키는 숭고한 일에 매진한다. 「생각의 비늘 2」에서 시인은 “생각의 비늘은 허물을 덮는다”라고 쓰고 있다. 생각의 비늘이 벗겨지는 순간 시인은 또 다시 “허위의 나”로 돌아가야 한다. 허위의 나는 일상을 사는 존재를 가리킨다. 시인의 말마따나 일상은 “지치고 지쳐 외발로 서는/ 삶의 아릿함”으로 다가온다.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만큼 우리를 아릿하게 하는 게 어디에 있을까? 어제는 오늘로 반복되고, 오늘은 내일로 반복된다. 시간이 흐른다는 건 똑같은 일이 반복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각의 비늘’이 떨어져 나간 존재의 알몸이 바로 흐르는 시간과 닮은꼴이라고나 할까.
 
늘 애가 타던 세상
 처음이 마지막이 될까 봐
 돌아서는 등 뒤로
 스며들어오는 차가운 물고기
 
팔딱이던 물고기 힘을 다해
 
비늘이 다 떨어져 나갈 때까지
 뼈 시리게 온 힘으로 바다로 나갈 것이다
 눈물은 보이지 않게 물거품과 섞인다
 
등대의 붉은 눈빛과 타는 속은 무르익어
 갈빛처럼 물들어버린 저기, 저 물고기
 꼬리 없이 나에게 헤엄쳐 온다
 바다의 뼈가 부딪혀 요란하다.
- 「생각의 비늘 3」 전문
 
위 시에서 시인은 있는 힘을 다해 “늘 애가 타던 세상” 밖으로 나아가려는 “차가운 물고기”의 삶을 여실히 표현하고 있다. 물고기는 (생각의) 비늘이 다 떨어져 나갈 때까지 온 힘으로 팔딱이며 바다를 향해 나아간다. 비늘은 강가의 수호신이라고 했다. 강가에 사는 물고기에게는 생명과도 같은 것이 비늘이라는 말이겠다. 비늘을 떨어내는 고통을 감내하지 않으면 물고기는 바다로 나갈 수 없다. 바다로 나아갈수록 물거품과 섞이는 물고기의 눈물은 그래서 그만큼 더 많아진다. 시인은 “등대의 붉은 눈빛과 타는 속은 무르익어/ 갈빛처럼 물들어버린 저기, 저 물고기”라는 이미지로 물고기가 시간과 더불어 사는 방식을 표현하고 있다. 떨어져 나간 비늘이 물고기를 갈빛으로 물들인다. 그저 물드는 게 아니라 “무르익어” 물드는 것이다. 물고기 스스로 시간을 삭이지 않으면 무르익을 수 없는 것이 ‘갈빛’이라고 말해도 좋겠다.
수호신인 안개가 있어 물고기는 비로소 바위를 탁탁 치며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하루하루 시간이 흐르면서 물고기는 바다로 나아가는 꿈을 꾸었고, 그 꿈이 커질수록 물고기는 온몸이 부서지는 몸살(「생각의 비늘 2」)을 앓아야 했다. 몸살 난 몸을 풀려면 끊임없이 움직일 도리밖에는 없다. 생명의 젖줄인 안개에 묶인 채로 어떻게 바다로 나아가는 꿈을 꿀 수 있을까? 강에서 바다로 가는 길은 이렇게 자기를 낳은 뿌리와 떨어지는 극한의 고통을 몰고 온다. 시인은 갈빛으로 물든 저 물고기가 “꼬리 없이 나에게 헤엄쳐” 오는 상상에 빠져든다. 새로이 태어난 저 물고기를 맞으려면 시인 또한 갈빛으로 물든 삶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 온몸을 덮은 “생각의 비늘”을 떼어내고 저편 바다를 향해 묵묵히 가는 삶. 황은경의 시작(詩作)은 무엇보다 자기를 낳은 생명의 뿌리와 단절하는 지독한 고행 속에서 이루어지는 셈이다.

작가 소개

황은경
2015년 시집 『겨울에는 꽃이 피지 못한다』로 작품활동을 시작했고, 시집으로는 『겨울에는 꽃이 피지 못한다』와 『마른 꽃이 피었습니다』가 있다. 2017년 다온예술인협회 문학상 본상, 2018년 한국 여성문학100주년 기념 문학상, 2019년 작가와문학상 등을 수상했고, 2019년 호남문학상 수상, 대전 서구문학회, 시대읽기작가회 사무국장, 어린왕자문학관 사무국장을 역임했으며, 인터넷신문 학부모뉴스24 문화예술부장, 작가와 문학, 인향문단 편집위원, 2019년 문체부산하 상주작가 공모 어린왕자문학관 상주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2019년 대전문화재단 창작기금을 받았다.
황은경 시집 {생각의 비늘은 허물을 덮는다}는 ‘진실의 나’와 ‘허위의 나’의 싸움의 기록이자 그 성찰의 결과라고 할 수가 있다. 생각의 비늘이 돋아나고 생각의 비늘이 떼어지는 과정 속에서 “몸살이 나도/ 비늘은 꼿꼿하게 은빛을 자랑하고”([생각의 비늘 2]) 더욱더 아름답고 역동적인 삶의 진경이 펼쳐지게 된다.

 

목 차

차례

 시인의 말 5

 1부 생각의 비늘은 허물을 덮는다

 생각의 비늘 1 12
생각의 비늘 2 13
생각의 비늘 3 14
부표 15
박제를 꿈꾸며 16
고사목의 아침 17
사람이 있다 18
가끔 19
실종 20
나이테 21
껍질 22
간이역 23
연적 25
어떤 사람 26
꽃길을 바라보며 27

 2부 클릭

 클릭 1 ―마지막 인사 30
클릭 2 32
클릭 3 33
클릭 4 34
고독 35
사진 36
속 37
흔들의자 38
화인 39
해바라기 40
장마 1 41
장마 2 42
꽃이 진다면 43
일생 44
불면증 45
상사화 사연 46

 3부 우울한 나라

 우울한 나라 48
감기 50
그릇 51
위자료 52
비워지고, 비울 수밖에 53
상처 54
꽃 55
도마뱀 꼬리를 자르다 56
마리아 57
이별 ―조숙경 시인을 그리며 58
가시 선인장 59
꺾인 자유가 날아간다. 60
가출 61
사랑한다는 말을 돌려놓고 62

 4부 바람의 춤

 바람은 말라버린 꽃 64
바람의 춤 65
백야 66
파랑새는 떠났다 67
애수 70
옥탑방 71
배달의 민족 72
가로수 73
인연 1 74
참선 75
무너진 집 76
연꽃 77
치매 78
바다를 품은 섬 79

 5부 외발로 서기

 여물어 가는 82
검은 천둥 84
업 85
기다림, 그후 86
길 87
백숙 88
하얀 꽃대 89
창가 91
창세에 밤이 잉태되었고 92
안개꽃 93
인연 2 94
섬의 귀향 95
미장원 미스 김 96
기와 97
추락 98

해설 스스로 죽어 다시 피는 꽃 오홍진 100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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