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그 너머 하늘 끝

조영희 시인은 남명 조식 선생의 14대 손이다. 선생이 후학을 가르친 덕천서원이 있는 지리산 자락, 산청군 삼장면 산골이 고향이다. 시인의 어머니는 사씨남정기, 구운몽을 모필로 실사하여 혼수로 가져오고, 부탁받은 제문을 지어 삼동네를 울렸다. 저녁마다 마을 사람들이 어머니의 낭송을 듣기 위해 몰려들었다. 시인은 자연스럽게 어린 시절부터 책을 필사하라는 과제를 받아 수행하였다.

진주여중 시절부터 학교대표로 개천예술제의 백일장을 비롯하여 학원사의 전국 시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시인으로서 자질을 보였다. 그러던 그녀가 운명의 자석에 끌리듯 호스피스 간호사의 길을 걷기로 결심하고 의료의 사각지대였던 오지와 섬에서 섬으로 36년간 근무하였다.

충청도 논산 사람인 아버지가 병자호란 때 순국하면서 강화도를 떠나 남하하는 피난길 배 위에서 유복자로 태어나 남해군 노도에서 생을 마감한 김만중의 운명처럼, 그녀는 바다와 섬을 떠도는 백의의 천사가 된 것이다. 시인의 삶은 휴일 안개 낀 날 우도로 왕진 가다가 바닷물에 빠지고, 기생청 검사 차 낙도인 동두로 가정방문을 갔다가 풍랑을 만나 고군분투하는 등, 세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긴 결코 안락한 삶이었다고 볼 수 없다. 그러면서 바다와 섬 그리고 그곳 사람들의 이야기를 시로 형상화하기 시작하여 <임종 곁에서>등 이번이 11번째 기론이다.

이 시집에는 바다 사람들의 순응과 꿈, 그리고 눈물이 묻어 있다. 낙도의 천사로 살아온 그녀의 반평생이, 응축된 언어와 절재 된 은유의 정서로 표현되어 있다.

- 양왕용(시인, 부산대 명예교수) 

조영희

시인은 인제대학교 대학원을 졸업, 호스피스 해외연수를 거쳐 부산대학교와 인제대학교 외래교수, 오지, 낙도의 보건진료소에 36년간 자원 근무하였다.

1993년 <시문학> 우수작품상, 시낭송가

2011년 <자유문학> 민조시로 등단하였으며

국제펜클럽 한국본부(이사)

한국문인협회(문협진흥재단 설립위원)

부산문인협회, 한국시문학회 회원,

부산강서문인협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 <가덕도 대구 잡으로 간다> 등 11권

수상으로는 전국 시공모전 최우수상, 영남여성백일장 금상, 간호문학상,

해양문학상, 부산펜문학상, 낙동강문학상, 현대시인상 등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