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박물관, 기념관 등 '기억 공간'은
누구의 기억과 시선으로 기록되는가?
기억 공간을 통해 '잊고자 하는 것'과
'기억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 책은 저자가 전쟁, 죽음, 사고, 도시개발, 재난 등의 이유로
소멸한 사람들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공간을 여행하며 기록한 기행문이다.
인류의 삶은 그가 살았던 장소, 사용했던 물건, 함께했던 사람 속에 존재한다.
독일과 일본 그리고 한국의 '기억 공간(박물관, 도서관, 문학관, 기념관, 기념비, 무덤 등
유물과 유적으로 인간의 과거를 기록 보존하는 공간)'에 보관되고 전시된 유물과 유적이
무엇을 어떻게 기억하려 하는 것인지 성찰하고 기록한 책이다.
박물관과 기록관에 보관된 유물과 유적은
사회 공동체의 구성원인 우리가 지금 절실하게 '무엇을 잊지 않으려 하는가'
그래서 '무엇을 꿈꾸는가?'에 대한 대답이다.
기억하고 기념하고 기록하는 우리의 모든 과거 이야기는
옛사람과 예전 그대로의 모습으로 만나려는 것이 아니라
지금 무언가를 하려는 시도다. 과거에서 온 유물과 유적들은
현재에 사는 관람객과 시공간을 넘어 소통하고자 그 자리에 있다.
기록물 사이의 맥락을 읽으며 그것을 창조한 사람들 간의
연결고리를 발견하는 기억 공간 여행을 통해 함께 살아가는 우리의
공유 기억이란 무엇이고,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되묻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또한, 저마다 기억 공간이 확장되어 내가 만드는 것은 적지만,
우리가 함께 만들 수 있는 것은 많고, 오래 지속된다는 것을 믿길 바란다.
당신은 기억을 어떻게 간직하나요?
우리는 일기장에 일기를 쓰고, 다이어리에 기록하고,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찍어 그 날의 기억을 남겨둡니다.
우리의 일상에서 기록은 언제나 함께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기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기록으로 남아있는 삶은 후대의 역사가 됩니다.
역사는 이전 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반드시 전달해야 할 기록으로
우리는 역사를 통해서 과거를 경험하고 현재 우리 삶의 해답을 얻게 됩니다.
책 속의 인물
독일이 사랑한 한국인 문학가 이미륵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을 하다가 독일로 망명하게 된 이미륵 선생은 1927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한 세계 피압박 민족 결의대회에 참가하여 조선의 독립을 위한 지원을 호소했습니다. 그의 자서전적 소설 <압록강은 흐른다>는 독일의 한 잡지사 여론 조사에서 '독일어로 쓰인 올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었고 독일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될 정도로 독일에서 사랑받는 작품입니다.
우리가 잊어버린 최초의 '위안부' 증언자 배봉기
1944년 배봉기 할머니는 오키나와현의 도카시키섬에 끌려가게 되었습니다. 미군정 체제 이후 조선으로 돌아가지 못한 할머니는 도카시키섬에 체류하게 되었고, 강제 퇴거 대상자가 되자 '위안부'임을 증언하여 특별체류허가를 받았습니다. 배봉기 할머니는 일본의 사죄도 받지 못하고, 조국 땅을 밟지 못한 채 1991년 생을 마감하셨습니다. 현재 도카시키섬에는 '위안부'였던 배봉기 할머니의 혼을 달래기 위한 아리랑 위령탑이 세워져 있으며, 많은 이들이 이 곳에서 애도를 표하고 있습니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사랑한 시인 윤동주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조선의 시인이자 독립운동가로 많은 시를 썼지만 살아 생전 시집을 한 편도 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그의 시는 세상에 나온 후로 한국인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대학을 다니던 시절, 사촌 송몽규와 함께 '재교토 조선인 학생 민족주의 그룹 사건'으로 체포되어 광복을 6개월 앞둔 1945년 2월, 29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큐슈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생을 마감하였습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기억 공간은 슬픔, 고통, 그리움 등 살아가면서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가슴 아픈 감정들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여러 감정이 담긴 발자취를 저자와 함께 여행하듯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작가 소개
안정희
이화여자대학교 법학과와
명지대학교 기록정보과학대학원을 졸업했다.
지금은 증평기록관 아카이빙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저서
<기록이 상처를 위로한다> (이야기나무/2015),
<종이약국> (공저/북바이북/2020),
<책 읽고 싶어지는 도서관 디스플레이> (경기도도서관총서/2015)
<도서관에서 책과 연애하다> (알마/2014)
번역
<나는 반대한다> (부키니스트/2021),
<에이프릴 풀스데이> (섬돌출판사/2007),
<가이와 언덕지기 라이> (섬돌출판사/2006)
목 차
여는 말
간절히 기억하려 하거나 통렬히 잊고자 할 때 … 4
독일의 기억 공간
#기념일 … 14
1장. 이민자의 기억법, 회상 … 16
독일 브레멘 항구의 이민박물관
#기억과 정체성 … 32
2장.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 34
독일 뮌헨의 이미륵 묘
#박물관, 기억의 신들이 거처하는 작은 언덕 … 48
3장. 쓰인 것들로부터 나를 발견하는 시간 … 50
독일 마인츠의 구텐베르크 박물관
일본의 기억 공간
#그림자 기억 … 74
4장.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유물과 유적 … 76
오키나와의 슈리성
#잊으려는 애도 … 95
5장. 애도할 수 없는 두 개의 무덤 … 97
오키나와의 아리랑 위령탑
#기록물의 주어 … 115
6장. 전쟁박물관의 문장에는 주어가 없다 … 117
오키나와의 히메유리 평화기념자료관
한국의 기억 공간
#깊고 두터운 서사(Description) … 132
7장. 평면의 사진이 말하는 입체적인 삶 … 134
전라북도 진안의 사진문화관
#문학의 서사와 기록의 설명책임성 … 149
8장. 시인의 삶을 증언하다 … 152
서울 종로구의 윤동주 문학관
#너와 나의 이야기는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 … 164
9장. 재현할 수 없는 사진 … 167
제주 서귀포시의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기록되지 않는 '노동' … 176
10장. 기념되지 않는 노동 … 178
인천 강화도의 심도직물 굴뚝
그리고, 남겨진 이야기
#소설의 언어와 기록의 언어 … 200
쓰고 싶은 이야기와 쓰여지지 않은 이야기 사이에
존재하는 것들 … 202
닫는 말 … 211
기록, 그 담대한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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