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과도한 몰입은 편견을 만든다
몰입은 효과를 극대화 한다. 반면 시야를 극도로 좁히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집중의 효과이자 폐해이기도 하다.
수필가 이전의 작가는 생태 활동가였다. 산야에 자생하는 야생화 한 송이와 눈맞춤하기 위해 불원천리하며 보낸 세월이 이십여 년이었다. 그러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제풀로 자라는 푸새’가 아니면 거들떠보지도 않는 편향된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자연에서는 모든 게 평등하다. 생명의 무게는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는다고 말로만 떠들어 대었지, 내면에서는 생태교란종이라거나 귀화종은 토종을 못살게 구니 몰아내어야 할 대상으로 점찍어 놓고 있었다. 그것이 생태 질서를 바로잡는 최선이라고 여기면서.
생태에 원래 주인이란 없다
글을 쓰면서부터 사고의 폭이 다양해지자, 자신이 어디론가 정상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처음부터 우리 것이라는 개념 자체가 잘못된 생각이었다. 이 터전의 주인이라고 자처하는 대부분의 것들도 사실은 외지에서 들어와 오랫동안 적응하며 살아온 생물들이다. 사람도 동물도 식물도 모두 삶터를 넓혀가는 와중에 정착한 것이니 딱히 원래 주인이라고 할 만한 게 없다는 것이다.
세상의 교류가 더욱 빈번해지다 보니 듣도 보도 못한 온갖 동식물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이 땅에 발을 디딘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기보다 사람의 왕래로 기인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중에는 국내 생태에 심각한 영향을 끼쳐 눈총을 받거나 아예 절멸시켜 버려야 할 대상으로 지정된 경우도 있다. 그 원인 제공자는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본의 아니게 이끌려 들어온 동식물 탓인 양 해코지한다. ‘굴러온 돌’ 운운하며 부리는 텃세다.
자연은 자연이다
자연은 말 그대로 자연이다. 스스로 그렇게 된다. 인위적인 간섭만 배제한다면 세월이 해결해 준다는 말이다. 적응하지 못하여 도태될 것들은 소멸하고, 비비적거리며 붙어살 것들은 어떻게든 맞추어 살아간다. 《창, 나의 만다라》는 자연을 자연스럽게 바라보는 방법을 깨우쳐가는 작가의 마음이 녹아 있다.
작가 소개
베이비부머 세대 말기, 여느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갑남이다. 삼십 대 후반에 우연히 디지털카메라를 접하게 되었다. 그 후로 풀꽃들의 동무가 되었다. 한 송이 들꽃을 만나기 위하여 산과 들을 쏘다니며 외곬으로 살았다. 푸새 하나하나마다 제 나름의 의미가 있음을 공부하면서 문학을 만났다. 2010년 《수필과비평》에서 수필 <상림에서>로 등단했으며, 2020년 아르코 문학창작기금 수필 부문에 선정되었다. 수필집 『고마리처럼』(2016, 수필과비평사), 『창, 나의 만다라』(2021, 수우당)가 있다.
목 차
작가의 말 5
1부. 연두의 시간
매화 한 송이 피었으면 좋겠다 12
단골손님 16
나는 누구일까 20
연두의 시간 24
마, 치아뿌라 27
슬픈 진달래 31
백태 35
염치라는 게 있어야제 38
까치 42
탈각 46
너거가 내보다 낫다 51
창, 나의 만다라 55
2부. 자미화 피는 날
버찌 60
멀어져 보니 알겠다 63
메꽃 67
패자에게 71
참나리의 속내 76
매미소리 80
물벼락 85
자미화 피는 날 88
어렵다 어려워 92
그림자 없애기 96
여름나기 100
3부. 네놈이 나이테를 알겠느냐
가을은 104
네놈이 나이테를 알겠느냐 107
낙엽을 위하여 111
내 머리가 어때서 116
보내야할 것들 120
그 사람도 그렇다 123
이제는 126
척, 척, 척 130
겨울나기 133
봄 바라기 137
겨울은 부끄럼쟁이 141
4부. 빗살, 그리고 빛살
빗살, 그리고 빛살 144
새똥철학 149
잡초론 153
천사와 악마 157
파리와 포리 160
향기로 남기 165
제법 비싼 모니터 169
회색 지대 173
천원의 꿈 178
코로노믹스 183
데이지를 위한 기도 188
향수 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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