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주명숙의 시의 자리는 이쪽에서 저쪽으로 마음 길을 건너는 암행이다. 직선의 직유와 곡선의 은유를 잘 버물려 만날 수 없는 것을 만나게 하고, 사랑할 수 없는 것을 사랑하게 하는 길이다. 하루 중 가장 순한 새벽길이고 햇살 한 줌 쥔 아이들의 웃음소리 들리는 길, 물결에 꽃의 지문을 찍는 봄의 길이다. 그런가 하면 백일을 죽어라 견디면서 한 번 묻고 여러 번 답을 한 흔적이면서, 제 안을 들여다보는 속 깊은 성찰로 허투루 보지 않고 허투루 발설하지 않은 언어의 풍경이다. 작고 짧은 이야기를 통해 긴 공명의 숨결에 젖어들게 하는 시, 그래서 이번 디카시집이 지닌 함의는 간절하면서도 놀라운 재발견이다. 새소리 물소리 바람 소리의 원형을 듣고, 익숙한 것들의 문화적 편견을 깨는 행복한 폭소노미(forksonomy)다. ‘진심 닿다’는 말과 ‘마음이 움직인다’는 말의 사이에서 사람을 이해하고 자연을 바라보는 공감으로 아이덴티티를 찾게 해주는 체험적 은유, 의미를 시의 가슴에 꽂아 의미심장하게 하는 주명숙의 시는 이제 우리가 기꺼이 건너야 할 즐거운 암행이다.
- 신병은(시인)
작가 소개
주명숙
전남 여수에서 태어나 전남대 평생교육원 문예창작과정을 수료했다. 2005년 《문학춘추》 신인상, 2013년 《창조문학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참, 붉다』가 있으며, 2013년 〈북촌갤러리〉에서 개인 시화전을 개최한 바 있다. 현재 장애인복지관에서 시창작 강의를 하고 있다.
목 차
제1부 슴베의 꿈
동행•12/길•15/공양•16/독백•19/멍, 이라는 말은•20/문•23/봄•24/사리•27/산사의 발효법•28/슴베의 꿈•31/썰물•32/쉼표가 필요해•35/염화미소•36/응시•38/퇴근길•40/집착•43/푸른 날•44/해빙•47/기도•48/회한•51
제2부 조금 뒤쳐져도 괜찮아
가시장미•55/가족•56/간절•59/골다공증•60/그리움•63/사랑의 습성•64/늙은 큰애기 유치원 가다•67/마음의 두레박•68/비 그친 오후에•71/비양도 돌탑•72/사위 사랑•75/쌈짓돈•76/안부•79/짝사랑•80/팔불출•83/망부석•85/지독한 사랑•87/길냥이 급식소•88/성혼선언문•91/자식농사•92
제3부 아직은 꽃인 줄 알았어요
거리 두기•97/권태기•98/비상구•101/마스크 전성시대•102/반칙의 주체•105/사춘기와 갱년기•106/실직 1•109/실직 2•110/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퇴직했다•113/어느 별에서 왔니•114/우화 1•117/우화 2•118/이정표•121/청년주택에 입주하다•122/취업준비생•125/코로나 통치•126/희한한 갑질•129
제4부 당신의 하루를 기억합니다
가을 이야기•132/꽃 선물•135/노숙•136/뒤란•139/마루다리•140/무지개•143/바다를 타는 그네•144/산수유 시목지•147/설국•148/스며든다•151/여수•152/여행과 기억•155/여행의 정의•156/유월, 보리수•159/채송화•160/해바라기•163/휴(休)•164/물 위의 아이들•167/사람이 살고 있었네•168/세컨하우스•171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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