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프롤로그
때가 있습니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습니다.
누군가를 만났다면 그것은 그와 만날 때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책을 접하게 되었다면 그 책과 만날 인연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굳이 불교에서 말하는 인연설(因緣說)을 말하지 않더라도 살아보니, 때라는 것이 존재함을 인생을 어느 정도 살아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그러기에 지금 이 순간 누군가로 즐겁고 또 누군가로 힘들다면 그것은 그 때가 되었다 생각하면 됩니다. 내가 똑똑해서 이 사람을 만난 것이 아니고, 내가 부족해서 이 험한 인연을 만난 것도 아님을 알게 될 때, 비로소 우리의 마음은 가벼워질 수 있습니다.
종교에서 말하는 모든 것이 그 분의 뜻에 따라 움직인다고 하듯이, 그 뜻이 신의 뜻이든, 우주의 섭리이든 그 때가 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크게 없습니다.
다만 좋은 때가 다가올 것을 기대하며 더 열심히 사는 것, 힘들 때를 대비하여 오늘을 후회 없이 사는 것이 전부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기에 당신의 탓이 아닌 것입니다. 당신과 오늘 인연을 맺은 나뭇잎에 맺힌 이슬은 실은 당신이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는데, 그 인연의 고리가
이제서야 눈에 보인 것뿐이지요.
조금 더 한 발자국 뒤에서 오늘을 바라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내가 내 그림자를 밟고서는 전체를 바라볼 수 없습니다.
지금 다가온 그 기쁨을 더 오래 유지하고 싶다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슬픔을 더 빨리 보내고 싶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척이나 간단합니다.
따스한 커피 한 잔을 타놓고,
느긋하게 나의 오늘을 조금은 멀리서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 안에 답이 있습니다.
때가 왔다는 것은 우리 인간이 막을 수 없는 영역입니다.
그러니 오늘 하루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2021년 12월
최경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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