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항쟁과 탈식민화의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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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김재용 외
출판사항소명출판, 발행일:2024/04/03
형태사항p.374 A5판:21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59058769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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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4·3담론의 새로운 장을 열다


제주4·3사건 제76주년, 2024년 현재 4·3사건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어떠한 성격 규정도, 역사적 평가도 없이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그 진압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제2조)으로 정의되는 ‘제주4·3’의 정명(正名)에 첫 걸음을 내딛다.

국가의 억압 속에서 4·3을 연구하기 시작했던 1980년대에는 4·3을 항쟁으로 보고 접근하려는 노력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6월항쟁 이후 4·3특별법이 제정되고 국가의 사과가 이루어지면서 국가폭력 문제가 전경화되자 항쟁으로서의 4·3은 물밑으로 가라앉아 가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이행기 정의의 한 양상으로 존중되어 마땅하지만, 거기에만 만족할 수는 없다. 다시 말해 4·3을 더 이상 수난과 희생에만 가두어 둘 수는 없는 것이다. 이 책은 시간이 훨씬 지난 후에 역사의 흐름을 되돌리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 판단하고 항쟁의 측면에 집중하여 담론화하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였다.


4·3을 항쟁의 관점에서 연구하는 작업은 그리 만만하지 않다. 냉전 반공주의 고착 이후 4·3항쟁의 주체를 남로당이라고 보는 견해가 주류화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필자들은 해방 직후 당시의 자료를 새로운 눈으로 들여다보는 일을 시작으로, 미국과 소련이라는 제국을 염두에 두면서 남북 좌우의 모든 방면을 고찰하는 작업을 수행하였다.

『제주신보』 이외에 새로 발굴된 다양한 자료와 4·3항쟁을 재현한 작품을 다시 고찰하면서 항쟁의 주체들이 내세웠던 단선 반대의 음직임이 남북협상을 통한 통일 독립운동의 큰 흐름 속에 놓여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는 바로 미국과 소련을 등에 업은 세력을 반대하고 일본의 식민지에서 벗어난 진정한 자주 독립국가를 만들려고 하였던 노력이었다. 더불어 그동안 항쟁의 주체로 널리 받아들여졌던 남로당은 그 저항의 흐름에 편승한 일부 세력에 지나지 않음을 확인하였다. 그러한 관점은 5·10단독선거 이후 상층부에서 자리잡기 시작하여 10월부터 전개된 제주도 초토화 작전 이후 굳어진 것에 불과했던 것이다.


통일 독립운동으로서의 4·3항쟁은 비단 한반도뿐만 아니라 세계사적 맥락에서도 큰 의미를 가진다. 1870년대 이후 전 지구가 제국주의 억압으로부터 심한 고통을 받았는데 그 중에서도 한국은 가장 저항이 강했던 지역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로 새로 등장한 미국과 소련이라는 제국 국가들의 탐욕 아래, 가장 선도적으로 통일 독립국가의 열망을 갖고 저항에 나섰던 곳이 바로 제주도였다. 그런 점에서 4·3항쟁은 탈식민화운동의 최전선에 선 세계사적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오키나와, 타이완, 베트남 등등 여러 지역과 나라들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면서 시론적 성격의 글을 발표하였던 것 또한 4·3항쟁의 세계사적 의의를 밝히는 문학 연구 작업의 일환이다. 필자들이 접한 많은 국내외의 문학 작품들은 수난에서 항쟁으로 4·3 인식의 전환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다른 회고들과 함께, 많은 상상력을 제공하였다. 항쟁의 시각을 견지한 김석범, 김시종, 현기영의 문학이 주된 연구 대상이었음은 당연한 것이었으며, 밀항자들을 정치적 난민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연구도 동일한 차원의 작업이었음은 물론이다.

작가 소개

김재용

1960년 통영 출생. 원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이자 지구적세계문학연구소 대표, 아시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문학포럼 대표, 『지구적 세계문학』 발행인 및 편집인. 저서로 『분단구조와 북한문학』, 『협력과 저항』, 『풍화와 기억』, 『세계문학으로서의 아시아문학』 등이 있다.


김동윤

입도조가 제주섬에 정착한 지 600년 넘은 집안에서 1964년 태어난 후 군복무와 장기국외연수를 포함한 약 4년의 기간을 제외하고는 줄곧 제주에서만 지낸 토박이다. 제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현대소설을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2005년부터 모교의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제주대학교 인문대학장·탐라문화연구원장·신문방송사 주간 등을 역임하였고, 류큐대학 인문사회학부 객원연구원 신분으로 1년 동안 오키나와에서 지내기도 했다. 문학평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작은 섬, 큰 문학』(2017), 『소통을 꿈꾸는 말들』(2010), 『제주문학론』(2008), 『기억의 현장과 재현의 언어』(2006), 『우리 소설의 통속성과 진지성』(2004), 『4·3의 진실과 문학』(2003), 『신문소설의 재조명』(2001) 등이 있으며, 『김석범 한글소설집-혼백』(2021)을 엮어내었다.

목 차

서문_ 항쟁의 상상력


제1부 4·3항쟁은 남북협상의 통일 독립운동이다


제1장 남북협상의 단선 반대운동과 4·3 인식의 전환-항쟁 주체 규명을 위한 시론

제2장 4·3의 통일 독립과 비남로당계 항쟁 주체

제3장 남북협상파 문인으로서의 김기림

제4장 세계문학으로서의 재일조선인 문학-김석범과 김시종

제5장 폭력과 권력 그리고 민중-4·3문학, 그 안팎의 저항적 목소리


제2부 김동윤 4·3문학과 동아시아의 탈식민화


제1장 역동하는 섬의 상상력-오키나와·타이완·제주 소설에 나타난 폭력과 반(反)폭력의 양상

제2장 정치적 난민의 실천과 월경(越境)의 상상력-김시종 문학의 분투

제3장 김석범 한글소설의 양상과 의의-단편 3편과 미완의 『화산도』

제4장 재일 4·3 난민의 좌절과 재생-김석범 장편소설 『바다 밑에서』

제5장 환대 공동체에서 제외된 장소상실의 존재-제주소설의 4·3 난민 형상화 방식

제6장 자주적 평화공동체로 가는 제주섬의 혁명과 사랑-현기영 장편 『제주도우다』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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