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평균 해수면이 육지를 측량하던 기준에서
지구 온난화의 상징으로 자리 잡게 된 과정을 추적한다
기후 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을 경고한 지는 오래다. 어느 섬나라는 곧 가라앉을 거라는 두려움 앞에 놓여 있다. 바닷물은 서서히 높아져 생태계를 교란하고 섬과 해안 공동체를 위협한다. 하지만 해안가가 아닌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폭염, 폭우, 혹한, 폭설처럼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아 위기감을 느끼지 못한다. 측정의 기준선인 해수면은 오랫동안 익숙한 고도 측정의 영점일 뿐 별것 아닌 것처럼 여기기 십상이다. 그러나 하르덴베르크가 밝히듯 해수면을 정의하고 측정해온 역사는 국가적 야망, 상업적 이해관계, 인간과 바다 사이의 변화하는 관계와 밀접하게 얽혀 있다.
이 책은 평균 해수면 역사의 중요한 세 가지 단계, 즉 평균 해수면이 어떻게·언제·왜 처음으로 설정되었는지, 그리고 평균 해수면이 어떻게 고도 측정의 주요 기준점이 되었는지, 마지막으로 최근 들어서 평균 해수면이 어떻게 인간이 기후와 환경 변화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강력한 상징이 되었는지를 상세하면서도 참신하게 설명한다. 하르덴베르크의 안내에 따라 우리는 베네치아와 암스테르담의 갯벌, 발트해 연안, 파나마와 수에즈 운하, 히말라야 산기슭을 가로지른다. 계몽주의 시대의 물리학 및 정량화 연구에서 탄생한 해수면이라는 개념은 국가 주도 공공사업, 식민지 확장, 냉전 시대 위성 기술 개발, 기후 위기 인식 등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 하르덴베르크는 평균 해수면이 인간·지역·정치·기술 발전의 산물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 아니라고 밝힌다. 그가 이 프로젝트를 구상하기 시작한 2011년 8월 이후 해수면 상승 문제와 그 역사적 배경을 이해해야 할 필요성은 더욱 절박해졌다. 그때부터 2022년 말까지 전 세계 평균 해수면은 약 5센티미터 상승했으며, 이는 1993년 이후 위성이 기록한 전체 상승량의 약 절반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고도 측정은 일반적으로 평균 해수면을 기준선으로 사용하고, 대부분의 국가에서 공식적인 높이 기준 체계로 이를 참조한다. 해수면을 고도의 기준으로 삼는다는 개념은 너무나 오래되어 그 의미를 깊이 생각하지 않고, 이 개념에 역사가 있다는 사실조차 쉽게 간과한다. 해수면이 자연스러운 지표가 아니라, 기술적·문화적으로 결정된 가정(假定)의 산물이라는 사실 역시 잊어버리곤 한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가정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바다의 수위를 정하는 것은 근대 초기부터 기준점과 측정 단위를 개혁하고 통일하기 위해 진행해온 노력의 일환이다. 미터의 정의, 본초 자오선의 선택, 시간의 표준화 역시 이러한 과정의 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빌코 그라프 폰 하르덴베르크 Wilko Graf von Hardenberg
과학·환경 역사학자로, 현재 베를린 훔볼트 대학교 문화학연구소 연구원이다. 2022년 2월부터 2025년 7월까지 훔볼트 대학교에서 ‘자연의 소리(The Sound of Nature: Soundcapes and Environmental Awareness, 1750-1950)’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미국 위스콘신-매디슨 대학교 환경사 DAAD 방문 조교수, 독일 뮌헨 레이첼 카슨 센터 디지털 인문학 연구 전문가, 베를린 막스 플랑크 과학사 연구소 선임 연구원을 지냈다. 지은 책으로 《아이벡스를 위한 수도원(A Monastery for the Ibex : Conservation, State, and Conflict on the Gran Paradiso, 1919-1949)》이 있으며, 《무솔리니의 자연(Mussolini’s Nature: An Environmental History of Italian Fascism)》의 공동 저자이고 《자연 국가(The Nature State: Rethinking the History of Conservation)》의 공동 편집자이기도 하다.
옮긴이 : 강현주
한국외국어대학교 프랑스어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프랑스어와 영어 전문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문득, 낯선 길에서》 《개미 건축》 《우아한 분자》 《아름다운 정원》 《오늘의 교양》 《붕괴의 사회정치학》 《우리는 왜 기후 위기에 대비해야 할까?》 《우리는 왜 젠더를 이해해야 할까?》 《초콜릿》 《지도로 보는 세계정세》 《왜 그렇게 말해 주지 못했을까》 《나는 성차별에 반대합니다》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알랭 바디우, 오늘의 포르노그래피》 《덴마크 사람들처럼》 《나는 왜 이유 없이 아픈 걸까》 《종이가 만든 길》 《철학자의 여행법》 등이 있다.
목 차
서문: 깊은 바다
서론: 고도에서 갯벌까지
1 해수면을 찾아서
2 측정의 인프라
3 고도의 기준
4 변화 이론
5 세계화로 나아가다
6 상승하는 조수
감사의 글
주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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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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