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의미 있는 언어를 더하기 위한 우리들의 필리버스터
정체와 고착에 저항하는 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를 통한 법안 폐기를 목표로 하는 정치적 용어인 필리버스터는, 우리나라의 경우 무제한 토론이라는 의미에 근접한다. 의제와 관련되지 않은 발언을 금지하기 때문이다. 글쓴이들은 여전히 언어가 부족한 우리의 학교를 위해 의미 있는 말들을 더하고자 한다.
“이 책은 우리들의 ‘필리버스터’다. 학교에는 여전히 언어가 부족하다. 물론 교육에 관한 담론과 사례는 무성하다. 쌓이는 책의 속도를 따라잡기 어려울 만큼 교육에 관한 사유는 차고 넘친다. 물론 누군가는 이를 그저 말잔치일 뿐이라 말한다. 지체되는 실천 앞에서 언어의 공허함을 지적하는 것일 게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 말의 과잉에 다시 하나의 말을 덧대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때로 우리의 말들이 교사로서의 공적인 책무만을 묻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부정할 수 없는 이상과 실패하지 않은 사례로 무장한 채 ‘가르치려 드는 설교’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기꺼이 ‘공약의 부담’을 지려 한다. 우리의 언어가 무수히 반복되어 이미 죽은 언어라 해도 오늘 학교에는 여전히 이견과 논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책이 그 논란을 여는 한 도구로, 전술로 사용되기를 바란다.”
교육은 심연에서 시작된다
1부는 학교와 교육에 관한 글들이다. 「갈등과 상처」, 「수다를 넘어 학습 공간으로」는 각각 교사학습공동체와 수업 협의회에 관한 글로 개인과 공동체 사이의 ‘갈등과 상처’를 넘어, 학교를 ‘학습 공간’으로 재조직하기 위한 제언을 담고 있다. 이에 관한 아산 거산초등학교의 구체적 사례인 「나의 청학동」과 함께 읽으면 좋을 것이다. 「존경 없는 학교」와 「사탕과 수행평가」, 「오래된 파트너」도 학교공동체 간의 관계와 교류, 체온과 존중, 우정의 정치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그 맥락을 같이한다.
“아이들의 예측할 수 없는 불안정한 행동,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무질서, 이해할 수 없는 배반을 매일같이 지켜보며 절망과 좌절을 수도 없이 경험한다. 아이들은 교사들이 원하는 대로 말하고 행동하지 않는다. 그러나 아이들에게는 그와 같은 모습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교육은 그와 같은 심연(abyss) 위에 구축되는 것이다.”(「교육은 심연에서 시작된다」에서)
가르치지 않는 교사
2부는 교사상 혹은 교사론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스승이란 이름의 선물」, 「쿵푸 팬더와 스승 찾기」가 영화를 빌려 ‘스승’의 참모습을 묻고 있다면, 「좋은 교사로 산다는 것」과 「아이들을 떠나보내며」는 자기 고백을 통해 담담히 교사의 삶을 성찰하고 있다. 또한 「주연에서 조연으로」와 「노교사를 위한 학교는 없다」, 「다시, 매혹의 시간으로」는 모두 교사로서 부끄럽지 않게 늙어가는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질문하고 있다. 「그 많던 선배들은 어디로 갔을까?」, 「젊은 날에 젊음을 잃다」와 대비해 읽으면 재밌을 것이다.
“내 꿈은 좋은 교사가 되는 것입니다. 교사의 일에 대해 토론을 하던 중 한 교사가 선언처럼 던진 말이다. 그때 잠깐 동안 무거운 침묵이 흘렀던 것 같다. 늘 품고 있지만 스스로 쳐놓은 그물망에 걸리는 것들이 많아 쉽게 뱉을 수 없는 말이라서 그랬을까? 교사라면 누구나 좋은 교사가 되길 꿈꾼다. 하지만 당당하게 말하는 것은 쉽지 않다. 지금 자신이 살고 있는 삶에 대한 가치와 신념이 단단하지 못하면 용기를 내기 힘든 말이기 때문이다. 좋은 교사의 모습에 대한 자기 대답을 가지고 일관성 있게 실천해갈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은 모든 교사의 숙제가 아닐까?”(「좋은 교사로 산다는 것」에서)
수업을 배우다
3부는 부제 아래 수업 사례와 담론에 관한 글이 고르게 실려 있다. 학년 통합 수업 「또래의 배움을 넘어」, 인권 수업 「‘나와 우리’의 인권 수업」, 역사 수업 「국정 교과서 시대의 역사 수업」, 답사 수업 「학교, 담장을 넘는 배움」은 실천 사례와 함께 제시되어 있어 유용한 참고가 될 것이다. 「배움에 관한 소고」와 「학습과 배움에 대한 단상」은 최근 번성하고 있는 ‘배움’에 관해 서로 다른 시각을 보여준다. 「수업, 나눔과 대화」, 「수업 나눔의 포맷과 원칙」은 수업을 나누는 과정에서 특권적인 시선을 경계하고, 수업 나눔의 일반 원칙을 돌아보고 있는 글로 주의 깊게 살펴보았으면 좋겠다.
“교과서에는 선배 세대가 후배 세대에 전해주고 싶은 세상을 담는다. 하지만 그 지면에 다 담지 못하는 세상이 있다. 사회과가 대표적이다. 그래서 사회과에서는 현장학습을 권장한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그에 대한 우려로 사회를 교과서로만 배우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우리는 과감하게 교문을 나서 세상을 만났다. ‘스스로 주인 되고, 더불어 살아가는’ 더 큰 배움을 얻었다.”(「학교, 담장을 넘는 배움」에서)
응답하라! 교육 주체
4부 ‘응답하라! 교육 주체’는 또 하나의 교육 당사자인 학생과 학부모에 집중한 글이라 할 수 있다. 「학생들도 상처 받는다」, 「교사의 두려움」, 「전학생의 몸살」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학생의 상처를 들여다보고 있는 글이라면, 「교사와 학부모 사이에서」, 「학부모, 교육의 주체로 서다」, 「교육 당사자의 새로운 상」은 학부모와 교사 간의 협력과 상생의 관계를 돌아보고 있다. 「텃밭 놀이」와 「이별하는 법」, 「어린이날과 가족주의」는 기존의 관념적 사유를 넘어서는 새로운 실천의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리라 기대한다.
“학생은 배움으로 나누어야 할 것이다. 배움으로 나눈다는 것은 자신과 친구와 세계와 대화함을 뜻한다. 학부모는 신뢰로 참여해야 할 것이다. 신뢰로 참여한다는 것은 학교를 동반자로 여기는 것이다. 교사는 소통으로 성장해야 할 것이다. 소통으로 성장한다는 것은 침묵과 권태와 냉소를 이기는 것이다. 또한 이 상들은 상호 교환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학생의 ‘신뢰와 참여’, 학부모의 ‘소통과 성장’, 교사의 ‘배움과 나눔’을 상상하지 말란 법은 없지 않은가?”(「교육 당사자의 새로운 상」에서)
수업 나눔은 자기혁신과 공동의 성장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매우 정치적인 활동이다. 낡은 관행과 습속에 맞서 새로운 문법과 감수성을 생산하고 발명하는 구성적인 활동이기 때문이다. 이를 ‘수업의 정치’라고 표현해도 좋을 것이다. 이처럼 수업 나눔은 자기만의 고유성이나 친숙한 방식을 고수하고 보호하려는 태도와는 거리가 멀다. 차이와 변이를 긍정한다면 ‘외부’와 적극적으로 접속할 필요가 있다. 타자를 비롯하여 다양한 외부와 접속하며, 구성적인 활동으로 변화와 성장을 도모하는 잠재성의 장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_윤양수
언제부턴가 ‘존경’이란 말이 사라졌다. 사회에서, 학교에서 ‘존경’이란 말의 자리는 한없이 누추하다. 존경은 시간의 역사가 쌓이고 쌓인 관계 속에서 만들어진다. 가르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보여줌으로써 배우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존경이 사라진 사회, 존경 없는 학교에서 지금 필요한 것은 먼저 존중의 관계를 회복하는 일이 아닐까? 우리의 삶 곳곳에 파고들어 관계에 구멍을 내고 있는 시장논리와 극단적 개인주의에서 벗어나 함께 지향해야 할 공공의 가치를 세우고, 실천으로 보여주는 일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_원종희
경제성, 생산성과는 거리가 먼 우공들의 ‘텃밭 놀이’가 또 시작되었다. 일이 있을 때는 미리 농기구를 챙겨야 하고, 풀이 무성할 때는 홀로 예초기를 돌려가며 땀 흘려야 할지 모른다. 그래도 이 일을 그만두지 못하는 것은 이것이 재미있고 의미 있는 ‘놀이’이기 때문이다. 나를 살리고, 우리를 살리고, 땅을 살리는 곧 우리 아이들을 살리는 놀이이기 때문이다. 산을 옮기는 것은 계산 빠른 잘난 이들이 아니라 우공들의 몫이다. 이 ‘텃밭 놀이’ 또한 그 산을 옮기는 한 줌의 노력이 될 것을 믿는다. _조경삼
▣ 작가 소개
윤양수
배움과 나눔의 공간 ‘다온’에서 공부하고 있지만, 지행의 미로를 헤매다 넘어지곤 한다. ‘월급쟁이’지만, 퇴직할 때까지 팔팔하게 살고 싶다. 지금은 잠깐 충남교육정책연구센터에 와 있지만, 곧 학교로 돌아갈 것이다. 쓴 책으로는 『수업 비평』, 『수업의 정치』(공저)가 있다.
원종희
삶이 곧 배움의 과정임을 깨닫게 해주는 벗들과 함께 배움과 나눔의 공간 ‘다온’에서 공부하고 있다. 아산 거산초등학교에서 근무하며 내일이 아닌 오늘을 사는 아이들과 지금, 이 순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날마다 고민 중이다. 쓴 책으로는 『수업의 정치』(공저)가 있다.
장군
천안차암초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다. 좋은 교사와 학교를 만난 덕분에 요즘은 ‘다온’에서 배우는 만큼 학교에서도 배우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 모두에게 기대어 사는 건 변함없다. 그렇게 모두에게 기대어 쓴 책으로 『수업의 정치』(공저)가 있다.
조경삼
‘나의 청학동’ 거산초등학교에서 시즌 2를 보내고 있다. 텃밭 활동과 이야기, 아이들과 함께하는 것들에 관심이 있고, 아이들과 함께한 흔적들을 잘 모았다가 박물관을 여는 꿈을 꾸고 있다. 그렇게 찾아도 보이... 지 않던 선배들을 ‘다온’에서 만났다.
▣ 주요 목차
여는 글
1부 교육은 심연에서 시작된다
교육은 심연에서 시작된다/갈등과 상처/수다를 넘어 학습 공간으로/핵심 역량, 성공의 열쇠인가?/존경 없는 학교/창의성 교육의 아이러니/나의 청학동/사탕과 수행평가/업무 유감/업무 정상화의 난맥/오래된 파트너/
2부 가르치지 않는 교사
좋은 교사로 산다는 것/다시, 매혹의 시간으로/아이들을 떠나보내며/스승이란 이름의 선물/쿵푸 팬더와 스승 찾기/그 많던 선배들은어디로 갔을까?/노교사를 위한 학교는 없다/젊은 날에 젊음을 잃다/가르치지 않는 교사/혁신학교에 적을 두기까지/교육의 질은 교사의 수준을 넘어설 수 없는 것일까/주연에서 조연으로/
3부 수업을 배우다
여우와 두루미가 함께 먹는 수업/‘나와 우리’의 인권 수업/학교, 담장을 넘는 배움/역사 답사를 마치고/배움에 관한 소고/학습과 배움에 대한 단상/수업 비평과 글쓰기/수업, 나눔과 대화/수업 나눔의 포맷과 원칙/국정 교과서 시대의 역사 수업/듣는다는 것/또래의 배움을 넘어/
4부 응답하라! 교육 주체
이별하는 법/교육 당사자의 새로운 상/교사의 두려움/어린이날과 가족주의/학생들도 상처 받는다/교사와 학부모 사이에서/다모임, 다 모였을까?/학부모, 교육의 주체로 서다/열정의 창고, 프리휴셋/전학생의 몸살/학생 참여 학교 문화 만들기/텃밭 놀이
의미 있는 언어를 더하기 위한 우리들의 필리버스터
정체와 고착에 저항하는 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를 통한 법안 폐기를 목표로 하는 정치적 용어인 필리버스터는, 우리나라의 경우 무제한 토론이라는 의미에 근접한다. 의제와 관련되지 않은 발언을 금지하기 때문이다. 글쓴이들은 여전히 언어가 부족한 우리의 학교를 위해 의미 있는 말들을 더하고자 한다.
“이 책은 우리들의 ‘필리버스터’다. 학교에는 여전히 언어가 부족하다. 물론 교육에 관한 담론과 사례는 무성하다. 쌓이는 책의 속도를 따라잡기 어려울 만큼 교육에 관한 사유는 차고 넘친다. 물론 누군가는 이를 그저 말잔치일 뿐이라 말한다. 지체되는 실천 앞에서 언어의 공허함을 지적하는 것일 게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 말의 과잉에 다시 하나의 말을 덧대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때로 우리의 말들이 교사로서의 공적인 책무만을 묻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부정할 수 없는 이상과 실패하지 않은 사례로 무장한 채 ‘가르치려 드는 설교’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기꺼이 ‘공약의 부담’을 지려 한다. 우리의 언어가 무수히 반복되어 이미 죽은 언어라 해도 오늘 학교에는 여전히 이견과 논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책이 그 논란을 여는 한 도구로, 전술로 사용되기를 바란다.”
교육은 심연에서 시작된다
1부는 학교와 교육에 관한 글들이다. 「갈등과 상처」, 「수다를 넘어 학습 공간으로」는 각각 교사학습공동체와 수업 협의회에 관한 글로 개인과 공동체 사이의 ‘갈등과 상처’를 넘어, 학교를 ‘학습 공간’으로 재조직하기 위한 제언을 담고 있다. 이에 관한 아산 거산초등학교의 구체적 사례인 「나의 청학동」과 함께 읽으면 좋을 것이다. 「존경 없는 학교」와 「사탕과 수행평가」, 「오래된 파트너」도 학교공동체 간의 관계와 교류, 체온과 존중, 우정의 정치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그 맥락을 같이한다.
“아이들의 예측할 수 없는 불안정한 행동,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무질서, 이해할 수 없는 배반을 매일같이 지켜보며 절망과 좌절을 수도 없이 경험한다. 아이들은 교사들이 원하는 대로 말하고 행동하지 않는다. 그러나 아이들에게는 그와 같은 모습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교육은 그와 같은 심연(abyss) 위에 구축되는 것이다.”(「교육은 심연에서 시작된다」에서)
가르치지 않는 교사
2부는 교사상 혹은 교사론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스승이란 이름의 선물」, 「쿵푸 팬더와 스승 찾기」가 영화를 빌려 ‘스승’의 참모습을 묻고 있다면, 「좋은 교사로 산다는 것」과 「아이들을 떠나보내며」는 자기 고백을 통해 담담히 교사의 삶을 성찰하고 있다. 또한 「주연에서 조연으로」와 「노교사를 위한 학교는 없다」, 「다시, 매혹의 시간으로」는 모두 교사로서 부끄럽지 않게 늙어가는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질문하고 있다. 「그 많던 선배들은 어디로 갔을까?」, 「젊은 날에 젊음을 잃다」와 대비해 읽으면 재밌을 것이다.
“내 꿈은 좋은 교사가 되는 것입니다. 교사의 일에 대해 토론을 하던 중 한 교사가 선언처럼 던진 말이다. 그때 잠깐 동안 무거운 침묵이 흘렀던 것 같다. 늘 품고 있지만 스스로 쳐놓은 그물망에 걸리는 것들이 많아 쉽게 뱉을 수 없는 말이라서 그랬을까? 교사라면 누구나 좋은 교사가 되길 꿈꾼다. 하지만 당당하게 말하는 것은 쉽지 않다. 지금 자신이 살고 있는 삶에 대한 가치와 신념이 단단하지 못하면 용기를 내기 힘든 말이기 때문이다. 좋은 교사의 모습에 대한 자기 대답을 가지고 일관성 있게 실천해갈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은 모든 교사의 숙제가 아닐까?”(「좋은 교사로 산다는 것」에서)
수업을 배우다
3부는 부제 아래 수업 사례와 담론에 관한 글이 고르게 실려 있다. 학년 통합 수업 「또래의 배움을 넘어」, 인권 수업 「‘나와 우리’의 인권 수업」, 역사 수업 「국정 교과서 시대의 역사 수업」, 답사 수업 「학교, 담장을 넘는 배움」은 실천 사례와 함께 제시되어 있어 유용한 참고가 될 것이다. 「배움에 관한 소고」와 「학습과 배움에 대한 단상」은 최근 번성하고 있는 ‘배움’에 관해 서로 다른 시각을 보여준다. 「수업, 나눔과 대화」, 「수업 나눔의 포맷과 원칙」은 수업을 나누는 과정에서 특권적인 시선을 경계하고, 수업 나눔의 일반 원칙을 돌아보고 있는 글로 주의 깊게 살펴보았으면 좋겠다.
“교과서에는 선배 세대가 후배 세대에 전해주고 싶은 세상을 담는다. 하지만 그 지면에 다 담지 못하는 세상이 있다. 사회과가 대표적이다. 그래서 사회과에서는 현장학습을 권장한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그에 대한 우려로 사회를 교과서로만 배우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우리는 과감하게 교문을 나서 세상을 만났다. ‘스스로 주인 되고, 더불어 살아가는’ 더 큰 배움을 얻었다.”(「학교, 담장을 넘는 배움」에서)
응답하라! 교육 주체
4부 ‘응답하라! 교육 주체’는 또 하나의 교육 당사자인 학생과 학부모에 집중한 글이라 할 수 있다. 「학생들도 상처 받는다」, 「교사의 두려움」, 「전학생의 몸살」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학생의 상처를 들여다보고 있는 글이라면, 「교사와 학부모 사이에서」, 「학부모, 교육의 주체로 서다」, 「교육 당사자의 새로운 상」은 학부모와 교사 간의 협력과 상생의 관계를 돌아보고 있다. 「텃밭 놀이」와 「이별하는 법」, 「어린이날과 가족주의」는 기존의 관념적 사유를 넘어서는 새로운 실천의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리라 기대한다.
“학생은 배움으로 나누어야 할 것이다. 배움으로 나눈다는 것은 자신과 친구와 세계와 대화함을 뜻한다. 학부모는 신뢰로 참여해야 할 것이다. 신뢰로 참여한다는 것은 학교를 동반자로 여기는 것이다. 교사는 소통으로 성장해야 할 것이다. 소통으로 성장한다는 것은 침묵과 권태와 냉소를 이기는 것이다. 또한 이 상들은 상호 교환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학생의 ‘신뢰와 참여’, 학부모의 ‘소통과 성장’, 교사의 ‘배움과 나눔’을 상상하지 말란 법은 없지 않은가?”(「교육 당사자의 새로운 상」에서)
수업 나눔은 자기혁신과 공동의 성장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매우 정치적인 활동이다. 낡은 관행과 습속에 맞서 새로운 문법과 감수성을 생산하고 발명하는 구성적인 활동이기 때문이다. 이를 ‘수업의 정치’라고 표현해도 좋을 것이다. 이처럼 수업 나눔은 자기만의 고유성이나 친숙한 방식을 고수하고 보호하려는 태도와는 거리가 멀다. 차이와 변이를 긍정한다면 ‘외부’와 적극적으로 접속할 필요가 있다. 타자를 비롯하여 다양한 외부와 접속하며, 구성적인 활동으로 변화와 성장을 도모하는 잠재성의 장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_윤양수
언제부턴가 ‘존경’이란 말이 사라졌다. 사회에서, 학교에서 ‘존경’이란 말의 자리는 한없이 누추하다. 존경은 시간의 역사가 쌓이고 쌓인 관계 속에서 만들어진다. 가르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보여줌으로써 배우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존경이 사라진 사회, 존경 없는 학교에서 지금 필요한 것은 먼저 존중의 관계를 회복하는 일이 아닐까? 우리의 삶 곳곳에 파고들어 관계에 구멍을 내고 있는 시장논리와 극단적 개인주의에서 벗어나 함께 지향해야 할 공공의 가치를 세우고, 실천으로 보여주는 일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_원종희
경제성, 생산성과는 거리가 먼 우공들의 ‘텃밭 놀이’가 또 시작되었다. 일이 있을 때는 미리 농기구를 챙겨야 하고, 풀이 무성할 때는 홀로 예초기를 돌려가며 땀 흘려야 할지 모른다. 그래도 이 일을 그만두지 못하는 것은 이것이 재미있고 의미 있는 ‘놀이’이기 때문이다. 나를 살리고, 우리를 살리고, 땅을 살리는 곧 우리 아이들을 살리는 놀이이기 때문이다. 산을 옮기는 것은 계산 빠른 잘난 이들이 아니라 우공들의 몫이다. 이 ‘텃밭 놀이’ 또한 그 산을 옮기는 한 줌의 노력이 될 것을 믿는다. _조경삼
▣ 작가 소개
윤양수
배움과 나눔의 공간 ‘다온’에서 공부하고 있지만, 지행의 미로를 헤매다 넘어지곤 한다. ‘월급쟁이’지만, 퇴직할 때까지 팔팔하게 살고 싶다. 지금은 잠깐 충남교육정책연구센터에 와 있지만, 곧 학교로 돌아갈 것이다. 쓴 책으로는 『수업 비평』, 『수업의 정치』(공저)가 있다.
원종희
삶이 곧 배움의 과정임을 깨닫게 해주는 벗들과 함께 배움과 나눔의 공간 ‘다온’에서 공부하고 있다. 아산 거산초등학교에서 근무하며 내일이 아닌 오늘을 사는 아이들과 지금, 이 순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날마다 고민 중이다. 쓴 책으로는 『수업의 정치』(공저)가 있다.
장군
천안차암초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다. 좋은 교사와 학교를 만난 덕분에 요즘은 ‘다온’에서 배우는 만큼 학교에서도 배우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 모두에게 기대어 사는 건 변함없다. 그렇게 모두에게 기대어 쓴 책으로 『수업의 정치』(공저)가 있다.
조경삼
‘나의 청학동’ 거산초등학교에서 시즌 2를 보내고 있다. 텃밭 활동과 이야기, 아이들과 함께하는 것들에 관심이 있고, 아이들과 함께한 흔적들을 잘 모았다가 박물관을 여는 꿈을 꾸고 있다. 그렇게 찾아도 보이... 지 않던 선배들을 ‘다온’에서 만났다.
▣ 주요 목차
여는 글
1부 교육은 심연에서 시작된다
교육은 심연에서 시작된다/갈등과 상처/수다를 넘어 학습 공간으로/핵심 역량, 성공의 열쇠인가?/존경 없는 학교/창의성 교육의 아이러니/나의 청학동/사탕과 수행평가/업무 유감/업무 정상화의 난맥/오래된 파트너/
2부 가르치지 않는 교사
좋은 교사로 산다는 것/다시, 매혹의 시간으로/아이들을 떠나보내며/스승이란 이름의 선물/쿵푸 팬더와 스승 찾기/그 많던 선배들은어디로 갔을까?/노교사를 위한 학교는 없다/젊은 날에 젊음을 잃다/가르치지 않는 교사/혁신학교에 적을 두기까지/교육의 질은 교사의 수준을 넘어설 수 없는 것일까/주연에서 조연으로/
3부 수업을 배우다
여우와 두루미가 함께 먹는 수업/‘나와 우리’의 인권 수업/학교, 담장을 넘는 배움/역사 답사를 마치고/배움에 관한 소고/학습과 배움에 대한 단상/수업 비평과 글쓰기/수업, 나눔과 대화/수업 나눔의 포맷과 원칙/국정 교과서 시대의 역사 수업/듣는다는 것/또래의 배움을 넘어/
4부 응답하라! 교육 주체
이별하는 법/교육 당사자의 새로운 상/교사의 두려움/어린이날과 가족주의/학생들도 상처 받는다/교사와 학부모 사이에서/다모임, 다 모였을까?/학부모, 교육의 주체로 서다/열정의 창고, 프리휴셋/전학생의 몸살/학생 참여 학교 문화 만들기/텃밭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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