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는 숭고하다 -소멸되는 것들의 모든 아름다움-

고객평점
저자리처드 클라인
출판사항페이퍼로드, 발행일:2015/03/13
형태사항p.323 A5판:21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86256022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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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금연 열풍에 시무룩한 애연가들
카페, 주점, 식당에서 담배 연기가 사라지다!

루이 14세, 나폴레옹, 히틀러.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흡연을 경멸하고 담배를 악마로 취급했다는 것이다. 특히 히틀러는 전쟁 기간 동안 모든 곳에 “독일 여성들은 담배를 피우지 말 것”이라는 표지판을 내걸 정도였는데, 단 한 사람 무솔리니를 제외하고는 자신의 앞에서 어느 누구도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그러나 실상 독일 여성을 포함한 많은 흡연가들은 담배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역사적으로 벌어진 해방 운동과 정치, 문화 혁명의 과정에서 정치적 요구의 중심에는 언제나 담배가 있었고, 폭군에 대한 투쟁의 역사는 종종 흡연의 자유를 옹호하는 투쟁의 역사와 분리할 수 없는 경향이 있다. 담배 무역을 생업으로 했던 영국의 이주자들이 미국 버지니아에 정착하면서 영국의 관세에 저항한 것처럼, 미국의 초창기 정치적 역사는 담배의 재배와 사용에 대한 권리에 대한 투쟁으로 점철되었다.
이제 한층 와닿는 풍경으로 시선을 돌려 보자. 2015년 1월 1일을 기점으로 담뱃값이 무려 80퍼센트나 인상된다는 소식에, 지난해 말부터 흡연자들이 쌈짓돈을 털어 편의점과 슈퍼를 돌며 몇 갑씩 담배를 사재기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상대적으로 인상 시기가 늦었던 외국산 담배는 매출이 급증해 귀하신 몸이 되는가 하면, 쟁여 둔 담배가 동이 나기 시작한 2~3월부터는 전자 담배와 말아서 피는 봉초 담배, 파이프 담배 같은 대안 상품에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거기에 더해 카페와 주점이 전면 금연 구역으로 지정되면서 번화가의 골목마다 어정쩡하게 서서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들의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게 됐다. 내 집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다세대 주택이나 아파트에서도 실내 흡연을 금지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한마디로 흡연자들이 궁지에 몰려 쥐구멍으로 내쫓기는 시대가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겁 없이, 또는 뜬구름이라도 잡는 것처럼 담배는 ‘숭고하다’라고 단언하는 책이 있다. 바로 리처드 클라인의 『담배는 숭고하다』이다.

천박한 건강주의의 위선,
담배는 건강에 해롭기 때문에 숭고하다

미국 코넬 대학교 불문과 교수인 저자가 무려 20년 전에 쓴 이 책이 지금까지도 가치가 있는 까닭은 『담배는 숭고하다』가 담배에 관한 최초의 종합적인 비평서이기 때문이다. 이 책이 쓰여진 당시 미국을 중심으로 ‘건강’에 호소하는 담배 반대 운동의 물결이 퍼져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저자는 섣불리 흡연의 종말이 도래할 것이라고 보지 않고 “우리는 지금 미국이 20세기에 들어서 이미 여러 차례 반복해 온 흡연의 장려와 금지라는 주기적인 사이클 중 한쪽의 최고점에 도달해 있다”고 단언한다. 담배에 관한 다른 저서들이 대부분 담배의 기원과 역사, 인체에 미치는 영향 정도만을 다루고 있는 반면에 이 책은 문학과 철학, 정신분석학 등의 광범위한 분야의 학문과 지식을 접목시켜서 담배와 흡연 습관을 해부하고 있다. 저자는 무턱대고 흡연을 장려하지도, 그렇다고 단호히 금연을 권장하지도 않는다. 담배에 대한 저자의 가장 큰 발견은 바로 담배의 숭고미에 있다.

애연가라면 누구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자신의 육체가 보내는 신호를 인식한다. 사실상 모든 흡연가들은 담배에 불을 붙이는 순간, 그리고 눈만 뜨면 날마다 피워대는 첫 담배의 연기를 빨아들이는 순간, 담배에 독이 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안다. 그러나 이처럼 담배의 독성을 안다는 것은 흡연가들이 담배를 끊거나 처음 담배를 배우는 사람들의 의지를 꺾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담배가 몸에 나쁘다는 것을 아는 것이 흡연 습관을 들이고 지속시키는 절대적인 전제조건이 되는 것 같다. 만약에 예를 들어―이것이 가능하다고 전제를 해놓고 말하자면― 담배가 건강에 정말로 좋다고 한다면, 담배를 피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담배가 건강에 유익하다면 담배는 더 이상 숭고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서문 중에서)

‘숭고하다’는 표현은 독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가 쓴 『판단력 비판』의 「숭고의 장」에서 빌려온 것이다. 칸트는 부정적인 경험, 충격, 봉쇄, 죽음과 협박의 순간들을 통해 심리적 만족을 느끼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어두운 미(美)를 ‘숭고’과 연관짓고 있다. ‘건강에 좋다고 한다면 담배를 피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저자의 통찰은 ‘건강’이라는 가치로 흡연을 만류하려는 정책들이 왜 허무한 결과를 낳는지를 설명해 준다. 담배는 남녀 모든 세대에게 고통의 순간에 불안을 조정하고 완화시키는 완벽한 도구로서 역할을 해 왔다. 저자는 담배의 복합적인 유익성과 부정할 수 없는 미적인 속성에도 불구하고 담배의 가치가 오로지 그것의 좋지 못한 효과만으로 판단되는 것에 의문을 제기한다. 담배는 물론 건강에 해롭다. 그런데 왜 도덕적으로 선하고 미적으로 아름다운 것의 가치 판단 기준으로 ‘건강’만을 내세우는 것일까. 생물학적인 건강 상태라는 가치만으로 금연을 강요하면서 흡연하는 존재의 생존과 삶을 왜곡하고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 저자는 더 나아가 이러한 ‘건강주의’가 산업화의 약탈을 감추고 경제적인 측면에서 어느 한쪽의 이익을 조장하는 역할을 해 왔다고 말한다. 미국 정부가 담배 재배상들에게 보조금과 장려금을 주면서 담배 생산을 장려하는 한편, 엄청난 예산을 들여 반 흡연 캠페인을 벌이고 제3세계를 비롯한 전 세계에 자국산 담배의 수입을 강요하는 것은 웃지 못할 아이러니다.
저자의 분석에 따르면 금연 구역이 늘어난다고 해서 흡연이 줄어들리 없다는 것이 자명하다. 실제로 연초에 대폭 줄었던 담배 판매량이 다시 증가세를 보여 작년과 비슷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른다. ‘그 돈 주고는 못 피운다’며 다부지게 금연을 결심했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담배를 사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는 마치 저자가 소개하는 이탈로 스베보의 소설 『제노의 고백』 중 마지막 담배에 관한 독백을 떠올리게 한다.

담배는 내게 해롭다. 그러므로 나는 담배를 끊을 것이라고 할 때 담배를 끊겠다고 약속하는 것은 엄청난 불안을 조성한다. 나는 마치 내가 맹세를 실행에 옮기는 것처럼 마지막 담배를 피운다. 그러므로 그 맹세는 이행이 된다. 그리고 그것이 야기하는 불안은 사라진다. 따라서 마지막 담배는 나로 하여금 그 다음에 또 다른 많은 담배를 피우도록 허용한다. (……) 이 병은 내게 두 번째 혼란을 가져다주었다. 내 생애는 담배와 담배를 안 피우겠다는 결심으로 충만한 채 끝나버리고 말았다. 내가 스무살 때 시작했던 ‘마지막 담배’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157p, ‘제노의 역설’ 중에서)


이 소설은 평생 담배를 끊으려는 시도를 하는 데에만 세월을 보내다 결국 노년기에 이르러서야 금연에 성공하게 되는 사람의 회고록이다. 저자는 화자의 독백을 통해 끝없이 금연을 하고자 하는 것, 그 자체가 일종의 삶의 형식이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또한 이런 반복적이고 무익한 흡연 습관을 포기하려는 시도가 번번이 실패로 이어지는 존재 양식의 매력에 감동을 받고, 담배를 둘러싸고 있으며 담배가 만들어내는 문화에 주목하게 된다. 총 6개의 장으로 이루어진 『담배는 숭고하다』에서는 담배가 오늘날 왜 악마처럼 인식되는가를 고찰하기 위해 담배의 문화사를 살펴본 후 위대한 철학과 시, 소설, 그리고 영화와 사진에서 각각 담배가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가를 다룬다. 특히 제4장 「카르멘의 악마」에서 마녀 혹은 집시처럼 비유되는 여성의 흡연과 제5장 「군인의 친구」에서 드러난 군인들의 흡연이 대조적이다.

마지막 담배를 피우는 애연가를 위한
담배에 관한 최초의 종합적 비평서

저자는 담배를 찬양하는 듯한 글을 쓰는 것이 금연을 목적으로 고안해 낸 전략이라고 고백한다. “나는 사실상 완전히 금연을 해냈으므로, 이 책은 어떻게 보면 담배에 대한 송시(頌詩)이면서, 동시에 담배에 대한 비가(悲歌)이기도 하다”라는 대목에서 저자의 금연 비결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저자는 무엇보다 ‘흡연을 못하게 할 목적으로 금연을 장려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 대신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담배의 사회적·문화적 유익, 일과 자유에 기여하는 점, 담배가 제공하는 위안, 담배가 증진시키는 능률, 그리고 흡연가들의 삶에 가져다주는 어둠의 미를 깨달음으로서 자신들의 흡연 습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저자는 담배를 사랑하기 시작할 때에야 비로소 사람들이 흡연을 중단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담배의 매력과 담배의 유익성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면, 마침내 담배를 포기함으로써 얼마나 많은 것들을 잃어버릴 것인가를 실감하고 담배가 지닌 마력을 대신할 대체물을 찾는 일이 얼마나 시급한 일인가를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바보 천치나 학자, 이 둘만이 담배에 관한 논문이나 책을 쓸 것’이라는 저자의 말에서 암시하듯이 『담배는 숭고하다』는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책은 아니다. 이 책은 담배에 관한 귀중하고 이색적인 비평서이며, 담배를 단순히 ‘질병’이나 ‘중독’이라는 용어로 해석하는 고정관념에 신선한 충격을 던진다. 이 책을 덮는 순간 독자들은 저마다 담배와의 관계를 재설정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 담배에 불을 붙일 것인가, 아니면 사르트르처럼 ‘담배가 없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라고 단언할 것인가. 쟁여 둔 담배가 다 떨어져가는 모든 애연가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 작가 소개

저자 : 리처드 클라인(Richard Klein)
리처드 클라인은 1941년에 태어났으며, 미국 코넬 대학교 불문학과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담배는 숭고하다』를 통해 담배의 미(美)를 다각도로 고찰하고 있다. 이 책은 담배에 관한 최초의 종합적 비평서라고 할 수 있는데, 담배를 다룬 기존의 책들이 역사적 기원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 정도를 단순히 분석하는 데 그쳤다면 리처드 클라인은 이 책을 통해 문학과 철학, 정신분석학 등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서 담배와 흡연을 해부하고 있다.
이 책의 제목 『담배는 숭고하다』에서 ‘숭고하다’는 표현은 독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에게서 빌려온 것이다. 칸트는 부정적인 경험, 충격, 봉쇄, 죽음 등 순간순간의 형태들을 포함하는 심미적인 만족을 일컬어 ‘숭고’라고 부르고 있다. ‘왜 사람들은 맛도 씁쓸하고 결국에는 병이 나게 하는 그런 물질을 사랑하는가’라는 질문에 리처드 클라인은 ‘담배는 숭고하기 때문이다’라고 답한다.

역자 : 허창수
건국대학교 영문학과 및 동 대학원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텍사스 주립대 영문학과 석사 과정을 수료했으며 텍사스 교육 주립대학 영문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주요 번역으로는 『멋진 신세계』『통조림 공장마을』 『일본의 밤문화』등이 있다.

▣ 주요 목차

머리말 5
감사의 글 12
서문 17

제1장 | 담배란 무엇인가? 51
제2장 | 담배는 숭고하다 95
제3장 | 제노의 역설 133
제4장 | 카르멘의 악마 177
제5장 | 군인의 친구 225
제6장 | 시간의 공기 261

논박의 여지가 있는 결론 300
역자 후기 317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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