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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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정재찬
출판사항휴머니스트, 발행일:2018/03/19
형태사항p.255 A5판:21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60800333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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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1. 불통의 시대를 끝내는 시는 ‘소통의 언어’다
― 시와 삶을 잇는 정재찬의 목소리

긴 터널 속에 있는 듯한 날들이 오래였다. 우리 삶에 시는 없었다. 가난, 전쟁, 경쟁, 돈의 시대. 이런 시대에 시가 무슨 소용인가, 힘겨운 내 삶에 누가 관심이나 있을까. 서로의 말을 들어주지 않고 내 말만 쏟아내는 요즘, SNS ‘좋아요’ 클릭 속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깊은 소통이 오가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쉽게 편을 가르고, 오해의 골은 깊어진다.

시를 읽는다는 것은 매우 개인적인 행위이나, 시를 함께 읽고 서로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그 사이의 침묵까지 귀를 기울일 때 나의 삶은, 당신의 삶은, 마침내 우리의 삶은 조금 더 나아지지 않을까. 그것이 이 시대에 우리가 살아가는 태도이자 방식이었으면 싶다. 저자는 나아가 시를 잊지 않되, 시에 빠져 세상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힘주어 말한다. 시를 통해 맑아진 우리 눈으로 다시 시와 세상을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 책을 덮고 나면 삶을 위로하는 나직한 목소리가 남을 것이다. 힘들어도, 빠듯해도, 울고 싶어도 그래도 함께 살아가 보지 않겠냐는.

시를 읽는 마음으로 타인의 목소리를 읽고, 시인의 마음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읽는 것. 그리하여 서로의 목소리를 회복해 주는 것, 그것이 이 시대에 우리가 살아가는 태도이자 방식이었으면 싶다. 목소리가 살아야 사람이 산다. 목소리는 곧 그 사람이니까.
- 「그대를 듣는다」 중에서

2. 시는 총을 이긴다
― 시가 우리를 듣고 우리가 시를 듣는다

꽃은 총에 맞서 이긴다. 촛불은 먼저 떠난 사람을 잊지 않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언어적 수사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믿고 싶지만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리지 않을까. 터키 보드룸 해변 차가운 모래톱에 스러진 세 살배기 쿠르디, 피에 젖은 파리 테러의 희생자들, 꽃피지 못한 세월호의 아이들… 사람이 떠나간 자리에 사람은 남아서 꽃으로 촛불로 마음을 모은다. 야만의 시대는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담은 촛불은 우리 역사를 바꾸고 있다.

그렇다. 시에는 타인에 대한 연민이 있다. 사람에 대한 사랑이 있다. 그래서 시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힘이 세다. 그동안 파편화된 개인은 거대한 세상의 벽에서 홀로 아파하고 죽어 갔다. 이 책은 이제 각자도생을 버리고 함께 삶을, 어려운 현실을 노래하자고 손을 잡아끈다. ‘시로’ 세상을 향해 걸어가 보자. 아픈 자와 함께 아파하면 세상은 변한다. 이제는 오래, 함께 걸어갔으면 싶다.

총은 꽃을 이기지 못한다. 총이 이기면 사람이 죽는다. 더 큰 총은 더 많은 사람을 죽인다. 그래서 거친 남성, 어른의 폭력, 주류의 횡포에 맞서는 것은 늘 여성, 아이, 장애다. 아픈 자만이 아픔을 안다. 작은 것이 큰 것을 고치고,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 그러므로 꽃이 총을 이긴다. 그리고 그런 꽃을 시는 닮고자 한다. 시는 지배 언어의 자기도취를 일깨우는 변방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 「총, 꽃, 시」 중에서

3. 시, 몽상과 묵상
― 험한 세상에 우리 모두 시인이 되어

사람은 사람에게 상처 주고 상처받으며 살아간다. 지우고 싶었던, 거의 잊힌 듯싶었던, 앙금처럼 가라앉은 지난 기억들. 잊었다고 생각한 것들도 어쩌다 한번 휘저으면 흙탕물처럼 일어난다. 그래도 인생은 뒤를 돌아보고 후회하기보다 매번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러려면 내 잘못도 바로 보고,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것도 알아주어야 한다.

위로와 소통, 한데 두기 쉽지 않은 단어지만 그것을 시가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 책에는 시를 통한 ‘몽상’과 ‘묵상’이 고루 녹아 있다. 몽상은 경쾌하며, 발산적이고 원심력을 지니기에 미지의 세계를 찾아 나선다. 묵상은 심오하며, 수렴적이고 구심력을 지니기에 내적 성찰에 제격이다. 몽상과 묵상, 어느 하나 버릴 게 없다. 저자는 그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며 시인의 말을 찾아 엮고 꿰어 전한다. 시인은 타인 대신 아파하고 신음하다 침묵을 깨고 마침내 그들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대신 들려주는 자이기 때문이다. 시인의 목소리를 찾아 우리에게 들려주는 저자의 글쓰기 가운데 오직 일관된 것이 있다면, 아마도 시와 인간에 대한 사랑일 것이다.

별들은 게서 걸음을 멈췄다. 정착할 만한 곳을 드디어 찾았으니까. 오순도순 착하게 사는 사람들, 그들이 모인 마을에 별이 많은 까닭이 거기에 있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을 돌아보고 이웃을 돌보고 밤하늘을 본다. 그래서 도종환 시인은 단언하는 것이다. 별이 많이 뜨는 이유는 착하게 살아서라고, 사람들이 순하게 살면 별이 많이 뜬다고.
꼭 시인이 모여 살지 않아도 그런 사람들이 많이 모인 마을이 시인의 마을일 것이다. 시인이 간절히 노래하고 그리고 싶었던 그런 마을이었을 것이다. 정태춘이 노래하고, 곽재구가 기다리고, 이철수가 별을 그리고, 도종환이 시를 짓는 마을이 아마도 그러할 것이다.
- 「시인의 마을」 중에서

 

작가 소개

저 : 정재찬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및 동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와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한양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문학교육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현대시의 이념과 논리』, 『문학교육의 사회학을 위하여』, 『문학교육의 현상과 인식』, 『문학교육개론 1』(공저), 『문학교육원론』(공저) 등이 있다.
중·고등학교 교과서를 수차례 집필하고 미래의 국어교사들을 가르쳐온 그의 수업 방식은 특별하다. 흘러간 유행가와 가곡, 오래된 그림과 사진, 추억의 영화나 광고 등을 넘나들며 마치 한 편의 토크콘서트를 보는 것 같다. 그는 시를 사랑하는 법보다 한 가지 답을 말하는 법을 먼저 배워온 학생들에게 시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돌려주고 싶었다. 매 강의마다 한양대학교 학생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최우수 교양 과목으로 선정된 ‘문화혼융의 시 읽기’ 강의는 그렇게 탄생했다. 그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키팅 교수의 말을 빌려 이렇게 말한다. “의술, 법률, 사업, 기술이 모두 고귀한 일이고 생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것이지만, 시, 아름다움, 낭만, 사랑, 이런 것들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목적이란다.” 오늘도 그는 키팅 교수가 되기를 꿈꾸며 시를 읽는다.

 

목 차

머리말

1 두근두근, 그 설렘과 떨림
운명이 가슴을 두드리는 소리

2 총, 꽃, 시
시는 변방의 언어다

3 그대를 듣는다
목소리가 사람이다

4 서른에서 마흔까지
인생은 오래 지속된다

5 하루 또 하루
일상과 일생

6 행복한 고독
강은 흐르고 산은 높다

7 거울아 거울아
지금, 다시 동주

8 서울 가는 길
물동이 호메 자루 나도 몰라 내던지고

9 시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밥벌이와 시 쓰기

10 순한 마을에 별은 내리고
험한 세상에 시인이 되어

11 죽은 시인의 사회와 그 적敵들
시를 꿈꾸는 그대를 위해

수록 작품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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