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이성은 부조리를 타파하고 혁명은 역사를 바꾼다
17세기로부터 18세기에 이르는 기간은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변화의 시기였다. 계급과 신분의 주도 아래 불합리하고 비이성적인 것에 의존하던 봉건사회로부터 개개인의 자유와 평등을 기치로 삼는 시민사회로 넘어가는 혁명의 시기였기 때문이다. 볼테르와 루소가 활동했던 시대는 혁명 전야였다. 두 사람은 당시 진보적인 학문의 전파에 앞장섰던 『백과전서』 저술에 동참하였으며, 숱한 저작을 통해 당대의 사회적 모순을 비판하고 개혁하는 데 선구자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그리고 볼테르와 루소가 눈을 감은 지 십여 년 뒤 마침내 프랑스에서 시민혁명이 발발한다. 인류 역사를 봉건사회와 시민사회로 양분하는 프랑스혁명이 일어난 것이다. 볼테르와 루소는 비이성적인 종교, 그에 의존하는 봉건제도, 비과학적인 자연관 등에 반발하여 전통적인 권위와 편견을 이성적인 사고를 통해 무너뜨리고자 했던 진보적 지식인으로서 프랑스혁명에 도화선을 놓은 주요 인물들이다. 볼테르는 특히 칼라스 사건의 예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당대 광신 사회의 부조리함에 “파렴치를 분쇄하라!”는 말로 경각심을 울렸으며, 루소는 『사회계약론』을 중심으로 민중이 중심이 되는 사회의 적극적인 실현을 주장했다. 봉건 잔재인 절대군주제를 청산하고 완전한 시민사회로 나아가는 데 꼭 필요한 시민의 연대에 불을 댕긴 것이다. 신앙과 세습 권력 대신 자본으로 이루어진 새로운 권력이 인류를 양분하는 현 시점에서 저자가 볼테르와 루소를 소환한 배경이다.
방랑의 아이콘 루소 vs. 도전의 아이콘 볼테르
볼테르와 루소는 둘 다 봉건제도 및 정치적·사회적·종교적·철학적 이념에 대한 투쟁을 전개했다는 점에서 일치한다. 하지만 다른 점이 더 많다. 루소는 원시 자연 상태를 인간의 낙원으로 보고 문명의 발전과 더불어 인류가 점점 더 타락했다는 비관론에 빠졌고, 볼테르는 문명이 발전함에 따라 인류의 진보와 행복이 가중된다는 낙천적인 신념에 젖어 있었다. 인간의 이성과 학교 교육을 신뢰하지 않았던 루소는 인간의 평등을 부르짖으면서 민중의 힘을 강조했지만, 볼테르는 대중을 과소평가하면서 계몽화된 군주가 민중을 이성적으로 이끌 수 있다고 생각했다. 뿐만 아니다. 루소는 사유재산권을 자연권으로부터 배제하면서 철저하게 민중의 자유를 구가했지만, 볼테르는 사유재산의 소유권을 포함한 인간의 이성적인 자유와 질서를 강조했다. 또한 루소가 ‘일반의지’에 전권을 부여함으로써 그의 사후 전개될 혁명의 정당성을 마련해주었다면, 볼테르는 제도의 변혁 자체는 아무런 효과도 이룰 수 없다는 신념 아래 급진적인 사회제도의 변혁보다 계몽을 통한 인간 본성의 개조를 부르짖었다. 루소는 불행한 인민들을 억압하는 압박과 억압자들을 증오했지만, 볼테르는 종교라는 이름으로 불의와 비이성적인 행위를 서슴지 않는 광신자들을 더욱더 증오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행복한 사회의 실현을 위해 일생을 바쳤다는 데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이렇듯 비슷해 보이면서 다르고, 전혀 다른 것 같지만 종국에 추구했던 바는 같았던 두 사상가의 삶과 사상을 토론의 형식을 빌려 흥미진진하게 소개한다.
루소와 볼테르는 인류의 발전과 행복에 이바지했을까?
루소와 볼테르를 비롯한 프랑스 계몽주의 철학자들은 이성적인 시민사회를 염원하여 투쟁했다. 그들의 이념이 바탕이 되었던 혁명이 아니었다면 인류는 여전히 봉건주의의 모순 속에서 헤매고 있을 것이다. 독일철학은 이들이 시작한 시민혁명을 완성하는 임무를 담당했지만 그 과정은 순탄하지 못했다. 기득권을 획득한 시민계급이 노동자와 민중의 고통을 외면하고 시민혁명의 열매를 독차지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식인들 역시 이런 분위기에 편승하여 이성을 비판하고 비합리적인 것을 강조하면서 사회의 변혁보다 현상 유지에 눈을 돌렸다. 하지만 칸트에서 헤겔에 이르는 독일철학은 관념론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계몽철학의 성과를 계승하여 발전시켰다. 이성적인 사회를 실현하는 데 기여한 것이다. 이는 독일관념론 이후의 철학이 인류가 쌓아올린 이성을 파괴하는 데 앞장섰다는 점에서 여실히 드러나는데, 키르케고르, 베르그송, 쇼펜하우어, 니체의 철학은 특히 이 같은 발전 과정을 잘 보여준다. 즉, 인류사 변혁의 단초를 제공한 볼테르와 루소의 사상이 결과적으로 철학의 다양성과 철학사의 발전을 이끈 셈이다. 이 점이야말로 두 사상가를 18세기에만 묶어둘 수 없다고 강조하는 이유가 아닐까? 볼테르와 루소는 과거가 아니다. 오늘 우리가 당면한 현재이자 곧 다가올 미래이기도 하다. 두 사상가의 실천적인 철학 논쟁은 이론적인 연구만 수행하는 우리의 학문 풍토에 참다운 지식인의 모습이란 어떤 것인가와 더불어 우리가 준비해야 할 미래 의제에 대해 많은 시사를 던져줄 것이다.
작가 소개
저 : 강대석
姜大石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교육과 및 같은 대학원 철학과를 졸업했다. DAAD 장학생으로 독일에 유학하여 HEIDELBERG대학에서 철학, 독문학, 독일사를 공부하였고 스위스 BASEL대학에서 철학, 독문학, 미학 연구하였다. 귀국 후 광주 조선대학교 사범대학 독어과 및 대구 효성여자대학교(현 대구 가톨릭대학교) 철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국제헤겔학회’ 회원, ‘국제포이어바흐학회’ 창립 회원이다. “진정한 철학은 현실로 돌아온다”는 신념 아래 인문 초보자와 청년들이 철학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까다로운 철학 쉽게 풀기’와 ‘지금 내 자리에서 철학의 쓸모 찾기’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목 차
프롤로그_포럼의 문을 열며
제1부 철학자, 삶을 말하다
이성의 횃불을 들어라_혁명 전야의 프랑스
사랑과 모험의 시절_철학자들의 청년기
영광의 박수를 보내다_철학자들의 후반기
인터미션
축시 낭독 | 첫 번째 공연_볼테르의 비극 「오이디푸스」 | 두 번째 공연_루소의 가극 「마을의 점쟁이」
제2부 철학자, 사상을 논하다
영국 철학_중세 철학에 종지부를 고하다
학문의 발전_무엇이 인류의 행복을 증진할까?
인간의 불평등_자유냐 소유냐 그것이 문제로다
종교 이야기_참된 신앙과 광신 사이
교육의 본질_교사의 역할과 교육의 목표는 무엇일까?
역사 철학_인류의 역사 연구에 철학이 필요한 까닭
현대 철학자들의 평가_왜 루소와 볼테르인가?
에필로그_미래의 철학
더 읽어보기
프랑스혁명 | 루소의 『고백록』 맛보기 | 볼테르의 『철학사전』 맛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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