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독서 - 바람구두 인생 서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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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전성원
출판사항뜨란, 발행일:2018/01/20
형태사항p.399 국판:22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90840400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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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읽는 삶 쓰는 존재의 뜨거운 자기 증명
책과 책이 아닌 모든 것에 대한 사유의 길을 걷다

다가와 삶이 된 책, 열 번 읽은 책, 숨죽이며 오랫동안 운 책,
뼈에 사무치는 느낌으로 읽은 책, 위로 받은 책, 스승이 되어준 책

세상에는 전성원보다 굴곡진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많지만 그의 생애도 조금은 신산한 축에 속한다. 상실, 각성, 분투, 절망, 상처, 환멸, 통증, 사랑, 희망, 연대, 진보, 문화, 망명, 자유, 성찰, 꿈 등의 단어들이 때로는 나직하게 때로는 난만하게 피고 지기를 거듭한다.
그가 걸어오고 걸어가는 길은 크게 네 갈래이다. 자기성장의 길,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길, 시대와 공명하는 길, 다른 삶의 가능성을 꿈꾸는 길이다. 병행하고 교차하는 이 길들을 걷는 동안 그는 엄청난 양의 독서를 했고, 그 가운데 뭉근하게 혹은 강렬하게 다가와 바람구두의 삶이 된 34권의 책이 『길 위의 독서』에 소개된다.

제1부 「자기성장의 길」에서는, 상처 많은 영혼이 어떻게 자기 삶을 사랑하는 존재로 성장해왔는지 진솔하게 고백한다.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와 『떠돌이 개』, 『헝겊 토끼의 눈물』, 『아버지와 함께한 마지막 날들』에 기대어 전성원은 부모가 부재했던 어린 시절의 쓸쓸한 풍경을 아프게 그린다. 그가 마주한 아픔을 통해 눈물 없이는 진짜가 되지 못하며, 자아의 무게를 견뎌낼 때 진정한 사랑이 가능하다는 것을 배운다.
『초콜릿 전쟁』과 『요절』, 『절망의 끝에서』, 『데미안』 등은 고등학생 운동과 87년 민주항쟁의 경험을 떠올리게 한다. 지독한 상처와 환멸 속에서 아무 희망도 없이 20대의 초반을 살았지만 결국 눈을 감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며, 의심하지 않으면 인생은 절대 자기 것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사무치게 깨닫는다. 그리고 뒤늦게 대학에 들어가 매일 읽고 쓰는 글쟁이로 살아가게 된 이야기, 아버지 없이 자랐으나 이제 한 아이의 아버지로 살아가고 있는 내밀한 소회를 들려준다.

제2부 「타인의 고통」에서는, 망각하는 자와 기억하는 자의 치열한 투쟁이 펼쳐진다. 『침묵의 뿌리』, 『1995년 서울, 삼풍』, 『밤의 눈』, 『지금 내리실 역은 용산참사역입니다』 등은 조작된 기억과 망각을 통해 유지되는 권력의 속성을 파헤치고, 역사가 기록하지 않는 불편한 죽음에 대해 우리는 끊임없이 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신체적 접촉에 관한 짧은 회상』, 『말해요, 찬드라』, 『‘그’와의 짧은 동거』는 한국 주류 사회에서 배제당한 존재들, 즉 여성, 이주노동자,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전성원은 우리에게, 스스로에게 반복하여 묻는다. 타인을 배제할 것인가, 타인과 연대할 것인가. 그의 답은 한 아이를 위해 온 세상이 움직이는 아름다운 이야기인 『크리스마스 선물』에서 찾을 수 있다.

“자기 주변의 눈물 흘리는 사람을 소외시키고서는 한 걸음의 진보도 가능하지 않다. 작고 소박한 이 원칙에서 세상의 모든 진보가 꽃핀다. 꿈꾸고 사랑하라! 크리스마스의 의미는 어쩌면 그것이다.” -190쪽

제3부 「시대와의 공명」에서는, 다른 사람들을 죽지 않고 살게 하고자 폭압적인 국가권력에 맞서 스스로 목숨을 던진 한국의 청춘들(『열사, 분노와 슬픔의 정치학』), 상처받고, 굶주리면서도 이상과 희망을 좇아 광활한 대륙을 가로질렀던 중국의 청춘들(『중국의 붉은 별』), 침묵의 공모에 동참하지 않기 위해 자기 아버지의 과오부터 단죄하는 아들의 이야기(『나치의 자식들』) 등이 묵직한 감동을 전해준다. 일본인의 눈으로 한국 사회 오열의 현장을 기록한 『촬영금지』, 희생의 시스템이 작동하는 원리를 심도 있게 다룬 『후쿠시마 이후의 삶』,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의 욕망의 근원을 성찰한 『욕망, 광고, 소비의 문화사』, 리스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세월호 사건을 대비하며 인간의 무지와 탐욕, 금력과 권력의 통제되지 않는 질주를 질타한 『반걸음을 위한 현존의 요구』에 대한 서평 역시 쉽게 책장을 넘기지 못할 대목이다. 전성원은 이들 책을 소개하며 평범한 삶을 지탱하기 위한 우리의 책무는 과연 무엇인지 진지하게 성찰한다.

“이런 세상을 만든 것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우리들 자신이다. 그것이 세월호 참사 앞에 선 우리의 원죄이다. 우리의 양심은 결코 성스럽지 않으며 매순간 시험대에 오른다. 누군가 착한 대표선수에게 위임할 수도 없다. 세상의 타락과 불의에 대해 부단히 시비 걸고, 진실과 정의를 위해 반걸음이라도 나아가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이다.” -284쪽

제4부 「다른 삶의 가능성」에서는, 우리를 에워싼 체제의 외부를 상상하기 위해 기존의 익숙한 문화와 결별하는 길을 선택하고(『감옥에서 보낸 편지』), 무엇에도 구속당하지 않는 당당한 자유인으로 살기 위한 방법을 사유하며(『첼리스트 카잘스, 나의 기쁨과 슬픔』), 우리를 노예로 만드는 은밀한 유혹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소한 것에 목숨걸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자발적 복종』). 그리고 힘 있는 자들이 보여주는 대로 보고, 말하는 대로 믿을 게 아니라 스스로 성찰하고 공부하는 힘을 기를 것을 주문한다(『금서, 세상을 바꾼 책들』, 『희망의 인문학』).
전성원의 지향점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글은 맨 끝에 소개된 『다른 곳을 사유하라』이다. 현재와 다른 문화를 꿈꾸고 사유하며 실천하자는 니콜 라피에르의 주장이 전성원이 생각하는 문화망명과 서로 닮은꼴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사회, 아니 전 세계적으로 맞닥뜨리고 있는 위기는 표면적으로는 경제의 문제이지만 동시에 담론의 위기이기도 하다. 이 위기 속에 길을 만들고, 다리를 놓을 자가 누구인가? 이 마지막 질문에 답을 구해본다. “지식인은 지도하지 않는다. 그는 방향을 잡고, 길을 내고, 다리를 놓는다. 그대 길을 내는 자여, 길은 없으나 걸어가면 만들어지리.”” -389쪽


서평쓰기의 전범이 될 전성원식 독후감

전성원에게 글쓰기란 ‘세상 모든 이에게 절망하면서도 동시에 그들에게 희망을 거는 일’이다. 그는 누군가의 삶에 가닿고 싶은 욕망으로, 자기 존재에 의미를 부여하는 행위로 매일 책을 읽고 글을 쓴다. 자신과 화해하고, 타인의 삶에 귀 기울이며 살고자 하는 그만의 생존양식으로 글쓰기를 택한 것이다. 그래서 전성원의 서평은 다분히 자전적이다. 『길 위의 독서』에 ‘바람구두 인생 서평’이라는 부제가 달린 이유이다.

전성원의 서평은 쉽게 쓰인 글이 아니다. 자기 자신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작업이며, 한 권의 책이 온몸을 관통하며 내면에서 변환하는 과정을 담은 힘겨운 기록이다. 그래서 이 책을 준비하는 동안 그는 많이 아팠고, 자주 흔들렸고, 괴로워했다. 다 지나간 옛일을 도로 들추어 햇빛 아래 널어놓고 대면하는 작업이었으니 당연한 일이다. 전성원은 여기에 실린 글들을 ‘반추’라는 단어로 요약했다. 소가 한번 삼킨 먹이를 다시 게워내어 씹는 것이다.
덕분에 독자는 그의 서평을 읽으며 눈물 흘리고, 연대하고, 사랑하고, 감동한다. 책장을 덮은 뒤에는, 누군가 대신 살아줄 수 없는 인생처럼 읽기 역시 아무도 대신 읽어줄 수 없는 고독하고 고유한 자기만의 노동임을 자각한다. 그러한 노동의 과정을 거친 뒤에 쓰여지는 독후감이야말로 읽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진짜 서평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제는 영락없는 주류세대가 되어버린 ‘공인 운동권’의 일원인 나는, 똑같이 절망했다 해도, 똑같이 허무하다 해도, 전성원과 같은 변경의 비공인 비주류 운동권 출신들의 그야말로 어떤 보상도 어떤 영광도 없는 춥고 쓸쓸한 삶의 궤적이 남긴 쓰라림에 진정으로 가닿는 것이 불가능하다. … 그러므로 나는 그를 위로하지 못한다, 위로할 수 없다. 대신 진짜가 따로 있음을 아는 모든 가짜, 혹은 에피고넨의 운명이 그러하듯 나는 그의 존재 자체를 나에 대한 의심이고 추궁이며 질타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사실은, 나의 경원의 대상이다. -문학평론가 김명인

작가 소개

저 : 전성원

全盛源
 계간 『황해문화』 편집장. 전태일이 세상을 떠난 1970년 통일로 연변 구파발에서 태어나 특전사 사령부 인근 거여동에서 성장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연이어 세상을 떠난 1979년 12월, 특전사 사령부에서 갑자기 울린 총소리를 들었다. 1980년 입원한 담임교사를 병문안하러 간 대학병원에서 중무장한 계엄군과 맞닥뜨린 뒤 ‘5월 광주’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되었고 중학교 3학년이던 1985년 11월 민정당 중앙정치연수원 농성 사건을 학교 옥상에서 바라보았다. 1986년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인근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건국대 근처 사회과학서점 인에 들락거리다 우연찮게 건국대 사태를 목격했고, 이후 시위 현장을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1987년 서울지역고등학생운동연합(서고련)을 결성해 그해 겨울 공정한 대통령선거와 교육민주화를 주장하며 명동성당에서 벌어진 농성시위에 참여했다. 이후 3년간 막노동자로 전국을 떠돌았다. 1991년 고교 2년 후배 천세용의 분신사건을 보았고 이듬해 서울예대 문예창작과에 진학했다. 졸업 후에 광고기획사에서 한보그룹 등의 브로슈어나 관련 책자들을 만들다가 수서비리사건으로 그간의 삶에 회의를 느껴 퇴사한 뒤 새얼문화재단에 입사해 2012년 현재까지 『황해문화』에서 일하며, 평화박물관?space99 운영위원, ‘사람으로 본 20세기 문화예술사 - 바람구두연방의 문화망명지’의 운영자로 살아가고 있다. 지금까지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다』, 『아뿔사, 난 성공하고 말았다』를 다른 사람들과 펴냈다. 

 

목 차

머리말 _ 읽고 쓰고 나는 산다

01 자기성장의 길

눈물 없이는 진짜가 되지 못한다 _ 헝겊 토끼의 눈물, 마저리 윌리엄즈
사랑하라, 희망도 없이 _ 떠돌이 개, 가브리엘 뱅상
홀로 남겨진 자의 낯익은 고독 _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 로버트 브라우닝
아버지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_ 아버지와 함께한 마지막 날들, 필립 톨레다노
눈을 감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_ 초콜릿 전쟁, 로버트 코마이어
오늘을 어떻게 견뎌낼 것인가 _ 절망의 끝에서, 에밀 시오랑
존재가 끝나는 순간 불멸이 시작되었다 _ 요절, 조용훈
읽는 존재 쓰는 삶 _ 한국 근대 작가 12인의 초상, 이상진
사랑만이 삶을 구원하리라 _ D에게 보낸 편지, 앙드레 고르
하나의 세계를 깨뜨린다는 것 _ 데미안, 헤르만 헤세

02 타인의 고통

우리는 너무 많이 죽었다 _ 침묵의 뿌리, 조세희
기억하는 자와 망각하는 자의 투쟁 _ 1995년 서울, 삼풍, 메모리[人]서울프로젝트 기억수집가
너무나 개인적인 우리 모두의 이야기 _ 신체적 접촉에 관한 짧은 회상, 정송희
배제할 것인가 연대할 것인가 _ 말해요, 찬드라, 이란주
나는 타인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 _ ‘그’와의 짧은 동거, 장경섭
여기에 사람이 있다 _ 밤의 눈, 조갑상
부정당한 존재를 위한 진혼곡 _ 지금 내리실 역은 용산참사역입니다, 작가선언 6·9
한 아이를 위해 온 세상이 움직인다 _ 크리스마스 선물, 존 버닝햄

03 시대와의 공명

죽지 않고 살게 만드는 저항 _ 열사, 분노와 슬픔의 정치학, 임미리
어떤 일상은 역사가 된다 _ 나의 문화편력기, 김창남
나의 욕망으로부터 나를 지켜줘 _ 욕망, 광고, 소비의 문화사, 제임스 트위첼
아버지의 이름으로 아버지를 단죄하라 _ 나치의 자식들, 노르베르트 레버르트·슈테판 레버르트
오열의 현장에서 역사를 기록하다 _ 촬영금지, 구와바라 시세이
희생의 시스템은 누구를 위해 작동하는가 _ 후쿠시마 이후의 삶, 한홍구·서경식·다카하시 데쓰야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인민의 숨결들 _ 중국의 붉은 별, 에드거 스노
지옥에 이르지 않기 위하여 _ 반걸음을 위한 현존의 요구, 염무웅

04 다른 삶의 가능성

고독한 전사의 위대한 유산 _ 감옥에서 보낸 편지, 안토니오 그람시
민중의 기쁨과 슬픔을 연주하다 _ 첼리스트 카잘스, 나의 기쁨과 슬픔, 앨버트 칸
우리를 노예로 만드는 은밀한 유혹 _ 자발적 복종, 에티엔느 드 라 보에티
어느 조선인 혁명가의 못다 부른 아리랑 _ 아리랑, 김산·님 웨일스
금서를 금지하라 _ 금서, 세상을 바꾼 책, 한상범
개천에는 더 이상 용이 살지 않는다 _ 학교와 계급재생산, 폴 윌리스
자기해방을 위한 인문학 공부 _ 희망의 인문학, 얼 쇼리스
길은 없으나 걸어가면 만들어지리 _ 다른 곳을 사유하자, 니콜 라피에르

발문 _ 희망 없는 세상을 견뎌 이기는 방법 │ 김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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