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특정제도에 얽매인 삶은 불행하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그 끝없는 변화로 말미암아 세상 무엇이나 완결된 것일 수 없다. 그 무엇도 종결된 것일 수 없다. 아무것도 완성된 것이 아니다. 사람 역시 태어나 어떤 삶일지 모르지만 변화하는 삶을 산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변화하는 삶이란 무한한 가능성에 열려진 삶이다. 저 무한한 가능성으로서 삶은 어떤 특정 제도에 묶여 그것이 전부인 그런 삶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제껏 삶이란 어떤 특정 삶이어야 했다.
특정 삶이란 저 무한한 가능성에서 어떤 한 가능성에 묶이는 삶이다. 어떤 한 가능성에 묶임으로써 다른 무한한 가능성은 증발된다. 무한한 가능성이 사라지면 삶이란 특정 제도에 얽매이고야 만다. 특정 제도에 얽매여 삶은 단일한 질서로 평가될 뿐이다. 그 단일한 질서만이 올바른 것이어서, 다른 가능한 질서는 잘못된 것이 된다. 그러나 오로지 한 가능성에 얽매여 저 무한한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은 독단이 아닐 수 없다.
삶은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있다!
일찍이 고대 그리스인들은 인간이 무엇을 알 수 있는가라는 물음을 내놓았다. 그들은 인간이 무엇을 안다는 조건으로서, 인간이 모든 것을 이미 알고 있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을 전제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인간은 아무것도 모르는 처지여야 하는 것도 아니다. 아무것도 애당초 알지 못하는 사람이 자기가 무엇을 알 수 있는가를 물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무엇을 알 수 있는가를 물으려면, 자기가 뭘 알고 또 뭘 모르는가를 스스로 헤아릴 수 있어야 한다. 결국 인간은 완전하지도 그렇다고 불완전하지도 않은 터라, 무엇을 알 수 있는가를 물을 수 있다는 것이 결론이다.
같은 결론은 인간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도 해당된다. 인간이 이제껏 이룩했던 문명 역시 완벽하지도 그렇다고 전적으로 불완전하지도 않다. 분명히 인간 지식이든 인간 문명이든 그것은 이미 완결되거나, 종결된 것이 아니라, 지금도 변화하고 있을 따름이다. 곧 지금도 바뀌고 있고 또 만들어지고 있는 터라 어떻게 바뀔지 무엇으로 만들어질지를 도대체 헤아릴 수 없다.
인간의 삶은 ‘아포리아’aporia(정답 없는 상황)다.
어떻게 바뀔지 무엇으로 만들어질지를 알 수 없으니 어떤 가능성을 단 하나 가능성으로 못 박을 수 없다. 곧 ‘아포리아(aporia)’다. ‘아포리아’란 정답 없는 상황이다.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를 물음으로써 사람들은 아포리아에 부딪힌다. 정답이란 없으니 그렇다. 그러나 정답 없는 물음인 만큼 어떤 대답도 가능하다. 한 가지 대답만 가능한 건 결코 아니다. 애당초 금지된 대답이란 없다.
이제껏 인류가 살아온 길은 인류가 살아갈 여러 길 가운데 하나였다. 시작부터 어떤 한 길만 있었던 것은 결코 아니다. 애당초 정해진 길은 없었다. 그러니 이제껏 살아온 길을 앞으로 가야 할 길로 삼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길이든 무한한 가능성 중 어떤 하나일 따름이다. 다른 가능성이 있음을 통찰해야 한다. 정녕 어떤 길이어야 할까를 언제나 물어야 한다. 가지 않은 길은 무한히 펼쳐져 있다. 더욱이 이제껏 걸어온 길은 내가 만든 길도 아니고 또 내가 바라던 길이 아닐지도 모른다. 굳이 어떤 길이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길이라고 단정하지 말아야 한다. 어떤 길이어야 할까를 스스로 물어야 한다.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아포리아(aporia: 정답 없는 상황)에서 길찾기
여기서 다뤄지는 물음들은 하나같이 아포리아를 벗어날 새로운 가능성에 주목한다. 이 책은 아포리아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들춰내 앞으로 어떤 길이어야 할까를 묻는다. 다양한 답변들을 네 부분으로 나눠 엮었다.
첫째 제도란 무엇인가, 국가란 무엇인가, 국가가 필요할까 등을 묻는다.
둘째, 왜 인간은 불평등한가, 왜 지배자가 있어야 하는가, 도대체 왜 왕이 있어야 하고, 또 왕은 왜 세습되어야 할까, 또 오늘날 ‘파워 엘리트’들이 그 옛날 귀족들과 얼마나 다를까, 오늘날 정녕 전문가는 필요할까 등을 묻는다.
셋째, 왜 인간은 존엄한가, 존엄하면 얼마나 존엄한가, 삶에는 어떤 목적이 있을까, 우리가 행복하다고 여기면 정녕 행복한 걸까 등을 묻는다.
넷째, 인간 문명은 과연 지금처럼 지속되어야 할까, 정녕 자동차는 편리한 걸까, 에너지 고갈에도 자동차를 계속 타야 할까, 로봇을 이용하면 그 결과는 무얼까 등을 묻는다.
이 책의 구성과 특징
이 책은 네 가지 주제로 나누어
제도란 무엇인가, 국가란 무엇인가 등 사회제도와 국가에 대하여
인간은 왜 불평등한가 등 지배와 피지배 관계에 대하여
인간은 존엄한가, 존엄하다면 삶에는 어떤 목적이 있을까
인간 문명은 과연 지금처럼 지속되어야 할까 등등 다양한 질문들과 답변들은 정리해 보았다.
아포리아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들춰내 앞으로 어떤 길이어야 할까를 묻고 있는 이 책은 책의 순서에 얽매이지 많고 자기 관심이 가는대로 묻고 성찰하길 바란다.
작가 소개
고려대학교 철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동안 인간 행위와 인간 본성 및 인간 삶을 다루는 윤리학을 연구하여 여러 논문과 책을 펴냈다.
대표적인 논문으로는 「윤리적 이기주의 연구」, 「조건과 능력」 등이 있고, 저서로는 『사피엔스 에티쿠스 : 윤리란 무엇인가 묻고 생각하다』『철학, 물음이 답이다』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인간행위론』 『인간본성에 대한 철학적 논쟁』 등이 있다.
현재 전북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이다.
목 차
■ 책을 펴내며
‘아포리아’aporia에서 길찾기
바보들의 결탁
1. 바보들의 결탁
2. 인간 불평등 기원론
3. 아나키스트
4. 월든 호수
5. 아나키즘
6. 국가 없는 사회
7. 숲속의 평등
8.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
9. 페다고지
10. 빵의 쟁취
똑똑함의 숭배
1. 전체주의
2. 민주주의
3. 전문가 사회
4. 상식
5. 자유는 누구의 것인가
6. 시적 정의
7. 도덕적 불감증
8. 어려운 시절
9. 똑똑함의 숭배
10. 화이트 타이거
눈먼 시계공
1. 눈먼 시계공
2. 호모라피엔스
3. 완벽한 호모사피엔스가 되는 법:
왜 ‘진정한 사람’이어야 하는가
4. 왜 로봇인가
5. 외로워지는 사람들
6. 가장 멍청한 세대
7. 삶의 격
8. 걷기, 두발로 사유하는 철학
9. 에레혼
10. 인생의 끈
11. 무신론자를 위한 인생 안내서
자동차 바이러스
1. 잃어버린 밤에 대하여
2. 불편한 인터넷
3. 쓰레기가 되는 삶
4. 새로운 빈곤
5. 청부과학
6. 계속 자동차를 타야 할까
7. 자동차 바이러스
8. 자동차의 사회적 비용
9. 사피엔스
10. 배반하는 채식
11. 개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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