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뒤를 돌아보는 시선視線, 혹은 시선詩線
모두가 ‘앞’을 향해 질주하는 지금, 한국 문학은 그 어느 때보다도 ‘뒤를 돌아보는 시선’이 필요하다. 뒤를 돌아본다는 것은 단순히 ‘힐링’을 하거나 자기위안이 필요하다는 뜻은 아니다. 문학평론가 하상일의 신간 <뒤를 돌아보는 시선>은 돌아보고 성찰하며 곱씹음으로써 바로 그 문학의 역할을 다시 일깨우는 평론집으로 문학이 잊혀져 가는 오늘날 다시 문학을 돌아보고자 한다.
평론집의 제1부는 최근까지 우리 시단의 뜨거운 논쟁과 화두였던 ‘시와 정치’의 문제로 시작해 윤리와 생명으로 나아간다. 관념과 수사의 한계를 넘어 저자의 조심스러우면서도 차분한 성찰로써 ‘비평’이 갖추어야 할 윤리를 진지하게 고민한 글을 담았다.
제2부는 시집을 중심으로 지금 여기 놓인 시인의 운명을 논한다. 작금의 시대를 ‘죽은 시인의 사회’라고 상징적으로 명명하는 토대 위에서, 이러한 세상을 살아가는 시인의 운명이 어떠한 시세계를 펼쳐가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제3부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시인들의 시세계에 특별히 주목했다. 모두가 새로운 언어, 새로운 구조에 열광하는 언어 과잉의 시대에 별말 없이도 웃을 수 있는, 그저 평범한 일상의 한 가운데에서 따뜻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발견하는 시적 힘은 과연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를 진지하게 묻는다.
제4부는 문학과 역사의 관계 속에서 비평이 실천해야 할 올바른 방향과 주제에 대해서 논의했다. 이 또한 결국은 ‘뒤’를 돌아보는 시선의 문제와 무관할 수 없다. 식민과 분단 그리고 민주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 문학은 온통 아프고 상처 입은 흔적들로 가득하다. 이제 문학은 이러한 상처와 고통의 자리를 감싸고 위무해주는 차원을 넘어서 잘못된 역사를 바로 잡는 비평적 실천에도 매진해야 함을 보인다.
엄중한 코로나 시대는 개인성에서 공공성으로, ‘앞’을 향해 달리는 시선에서 ‘뒤’를 돌아 멈추는 시선으로 우리의 행동 양식을 바꿀 것을 촉구한다. 그렇다면 이 시대 문학은 어때야 하는가. 공동체성의 실현을 과제로 해야 할 우리 문학의 미래를 밝히기 위해, 이 책은 우선 소외된 이들, 그동안 외면당해온 이들을 돌아볼 것을 제안한다.
작가 소개
하상일
부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1960년대 현실주의 문학비평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7년 <오늘의 문예비평>으로 비평 활동을 시작했으며, <타락한 중심을 향한 반역>, <1960년대 현실주의 문학비평과 매체의 비평전략>, <한국문학과 역사의 그늘>, <재일 디아스포라 시문학의 역사적 이해>, <상하이 노스텔지어>, <한국 근대문학과 동아시아적 시각> 외 다수의 저서 및 편서를 출간하였다. <오늘의 문예비평> 편집주간, <비평과 전망> 편집위원, <작가와 사회> 편집주간을 역임했고, 현재 <신생>, <내일을여는작가> 편집위원을 맡고 있다. 2014년 2월부터 2015년 1월까지 중국 상하이 상해상학원 한국어학과 초빙교수를 지냈고, 2020년 현재 동의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고석규비평문학상(2003), 애지문학상(2007), 설송문학상(2014)을 수상하였다.
목 차
책을 내면서
제1부 시와 정치 그리고 서정과 생명
‘시와 정치’ 사이에서 ‘윤리’를 생각하다
‘시와 정치적 상상력’의 혼란을 넘어서
분단 현실 비판과 종전(終戰)의 상상력-박봉우, 신동엽, 김남주를 중심으로
비판적 현실 인식과 민족 정체성의 회복-재일디아스포라 시문학의 역사와 현재
뒤를 돌아보는 시선(視線/詩線)
젊은 서정의 새로운 길 찾기-80년대 생 시인들의 시를 중심으로
소멸과 생성, 부재와 존재-‘을숙도’ 시의 생명성
제2부 죽은 시인의 사회와 시인의 운명
노장시학(老莊詩學)의 정립과 실천-박제천의 시론
산복도로 위에서 시를 노래하다-강영환의 신작시에 부쳐
제국주의 비판과 제3세계적 연대의 리얼리티-김태수의 베트남 시편에 부쳐
정곡(正鵠)의 언어-김경훈, <우아한 막창>
실존의 감각과 감각의 실존-서규정, <그러니까 비는, 객지에서 먼저 젖는다>, 김종미, <가만히 먹던 밥을 버리네>
근원으로 돌아가려는 노년의 시적 여정-신진, <석기시대>
‘죽은 시인의 사회’를 살아가는 시적 주체에 대한 성찰-양왕용, <백두산에서 해운대 바라본다>
절정과 쇠락 사이에서의 시적 긴장-최정란, <장미키스>
제3부 따뜻하고 아름다운 시선으로 보는 세상
근원에 이르는 고통과 자기성찰의 길-송유미의 시세계
늙은 상수리나무의 따뜻한 동화처럼-박진규의 시세계
“별말 없이”도 따뜻하고 아름다운-박성우의 시세계
원초적 세계와 사랑에 대한 성찰-권경업의 시세계
서정의 시선으로 보는 세상-강달수의 시세계
제4부 문학과 역사 그리고 비평적 실천
식민지 모순에 맞서는 문학적 실천으로의 시적 여정-심훈의 시세계
김석범의 <火山島>와 제주 4·3
일제 말 친일 이데올로기와 친일시의 양상-김재용의 <풍화와 기억>에 기대어
자주적 근대화와 민족 해방의 정론직필(正論直筆)-신채호의 수필 세계
주체적 전통, 한국적 리얼리즘 그리고 문학의 현실참여-1960년대 조동일의 문학비평
지역을 통한 문학적 성찰과 비평적 소통의 가능성-김동윤의 비평 세계
‘비평의 위기’를 넘어서는 비평적 실천의 가능성 찾기-비평공동체 ‘해석과 판단’에 대한 생각
일상의 모순에 맞서는 고통의 알레고리-김종은의 소설 세계
부산 지역 소설의 현재와 미래-배길남, 이미욱, 이정임, 김가경, 서정아의 소설 세계
초출일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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