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작가와 비평가, 두 존재의 언어와 욕망이 만들어낸 춤사위
“사랑을 모방할 순 없지만, 사랑은 결국 닮아간다”
비평은 단순히 작품을 해설하거나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작품을 충분히 해석해 그 속에 담긴 의미를 독자에게 전달하는 작업이다. 작품을 창작한다는 건 자신만의 세계와 언어를 구축한다는 의미이며, 작품을 읽는다는 건 작가가 짜 넣은 세계와 언어의 공간에 관여하는 일이다. 여기서 비평가의 욕망구조가 작동한다. 비평행위는 비평가의 욕망구조가 은밀하게 침투하며, 작가의 욕망구조를 교란하고 작가의 욕망구조와 충돌하는 곳에서 생산되는 춤사위다.
그렇다고 칼춤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이는 작품 해석과 평가를 넘어서 텍스트를 난도질하고, 그래서 비평가가 애초에 구상한 ‘사유의 침대’ 에 작품을 욱여넣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를 자처하는 일이 되고 만다. 지금의 비평이 지금까지 독자들에게 외면 받은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일지도 모른다. 펜대에 힘을 주고 과잉된 자의식으로 텍스트를 움켜쥔 데서 비롯하는 비평적 권위는 정작 텍스트의 결을 일그러뜨린다. 더 나아가 텍스트의 목소리를 틀어막아 비평가의 입맛에 맞게 변형된 텍스트 해석을 독자 앞에 내놓는다. 독자들이 대개 텍스트만을 선호하고, 그 텍스트에 대한 비평은 소홀히 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성가시기 때문이다. 비평이 난해한 까닭도 있지만, 독자의 텍스트 독법에 사사건건 간섭하고 금을 긋는 듯한 비평언어에 독자들이 기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떻게 생각해보면 모든 비평언어가 태생적으로 지니는 숙명이 바로 메타담론의 형식을 가장한, 작품에 대한 훈수가 아닐까 하는 의구심도 드는 게 사실이다. 작가를 두고 비평가가 한 마디 던질 수는 있지만, 텍스트의 신비한 물결을 두고 창백하면서도 날 선 언어로 말의 윤슬에 돌팔매질을 해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작가는 표현의 욕망에 결국 굴복한, 나약하지만 고귀한 존재다. 비평가는 그 작가의 운명을 수긍하고, 그럼으로써 고독한 작가의 운명에 동참하는 동반자가 아닐까. 이 두 존재가 손을 맞잡고 함께 걸어가는 길은 험난하고도 가파르다. 그럼에도 저자는 이들이 행복하다고 확신한다. 맞잡은 두 손에 송글송글 맺혀 피부를 적시는 땀방울은 이 세계와 힘겹게 싸우고 겨룬 흔적이자 자국에 가깝다. 작가의 눈길과 비평가의 눈길이 교차하는 좌표에서 둘은 부둥켜안고 아이처럼 환호성을 지를 것이다. 해답이 묘연한 이 세계에서 글쓰기로 함께 하는 짧은 시공간의 터가 바로 천국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각자의 포즈와 마음으로, 또한 제각각 다양한 곡절로 ‘천국의 전장’ 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결코 증오의 짝패가 되어서는 안 되겠다. 그렇다면 사랑? 분명히 말하자면 우리에게 사랑은 필요하되, 완전히 제거될 길이 요원한, 증오와 시기와 원한을 야기하는 욕망의 시스템을 스스로 멈출 각오가 되어 있어야만 한다.
• 한국문학공간에 펼쳐진
언어와 재현 구조를 분석하다
작가의 언어는 반드시 무엇을 매개로 해서, 혹은 모상을 관념적으로 재현하는 방식으로 표현되거나 형상화된다. 이 과정에서 끼어드는 것이 바로 욕망이다. 아니, 욕망이 먼저 존재하고 언어의 모상 재현이 이루어진다고도 할 수 있다. 비평은 이러한 미메시스의 메커니즘에 들앉은 작가의 욕망구조와, 그것이 어느 정도 응축되거나 해소되었을 때 작가가 선택하는 미학적 기대지평의 속살을 들춰내야 한다.
작품에 대한 언어적 반응이 넓은 의미에서 비평의 기능이라고 한다면, 비평은 일종의 미메시스적 메커니즘에 작품과 동참하는 일이 된다. 모든 해석과 평가는 환상의 그물에 걸려드는 일이다. 어떻게 해서 작품이 스스로 그려 놓은 언어의 무늬에 메스를 가할 수 있겠는가. 그러니 ‘비평’ 이라는 자의식을 잠시 옷걸이에 걸어두고 알몸의 피부로 작품을 어루만지고 킁킁 냄새를 맡고, 그리하여 작품의 촉감을 온 뇌세포를 통해 향수하는 일이 우선시 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런 물음은 저자로 하여금 이루 말할 수 없는 사유의 질량과 부담을 안겨다 주었다. 마치 미로를 헤매듯, 분명 눈앞에 있는 말들인데 다가갈수록 뿌예지거나 저만치 물러서는 언어의 표정에 쉽사리 절망해서가 아닐까. 물구나무서서 춤을 추는 듯 현란하면서도 난해한 언어였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소박한 옷차림과 정연한 걸음걸이로 숲으로 난 길을 걷고 있었다고 저자는 고백한다. 이는 무엇을 말함인가. 저자는 작가의 작품이나 비평가의 해석에는 정답이 없다는 식의 빤한 통념을 말하는 게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한국문학공간에 펼쳐진 언어와 재현의 구조를 다양한 텍스트를 분석하는 중에 더러 발생한 시각의 편차와, 때로는 제동장치 없는 비평적 글쓰기에 빠져 나 자신조차 이성을 추스르기 힘든 글들이 있었음을 밝힌다. 그러므로 여기에 실린 글들은 오로지 이 저서의 부제에 통일되어 있는 ‘질서화된’ 텍스트는 아니다. 기도하듯 글을 쓰고 싶었지만 애초의 마음은 온데간데없고 지치고 헤진 정신의 깃발만이 누추하게 바닥에 뉘어 있음을 확인하곤 절망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절망 뒤에 찾아오는 무언가가 있기에 또다시 글을 쓸 수가 있었다. (...) 폐허에 엎디어 메마른 흙과 돌멩이, 그리고 누군가 흘리고 갔을 몹쓸 그리움을 온몸으로 감싸 안은 채 낮은 포복을 하듯 앞으로만 나아가야 한다. 그 모양이 실존의 잔혹한 몸부림이 되었건 황폐해진 정신을 스스로 치유하는 괴벽이 되었건 상관하지 않겠다. 가다 보면 목이 마를 테고 허기도 질 것이다. 이미 떠난 사람들이 미처 잣지 못한 옷감을 요리조리 매만지다 보면 희한하게도 엇비슷한 무늬를 새기고 있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니까 나도 별수 없이, 새기다 만 무늬에 선을 보태거나 시침질을 해댈 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이 평범한 진실을 알기까지 겪었던 숱한 방황과 고민들은 이제 털어버리기로 한다.”
- 머리말 中
• ‘비평의 바다’를 항해하는 두두 비평선
인간과 삶의, 예술과 사회의 새로운 가능성을 꿈꾸며
비평(criticism)은 가치 판단이다. 비평적 사고와 글쓰기는 우리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타격하는 언어적 불화를 통해 인간 삶의 새로운 가능성을 정초하고자 하는 가치 투쟁이다. 두두출판사의 비평문 시리즈는 한국 사회의 이념적 금기를 부수며 건강한 공동체의 가치를 직조하고자 하는 사회학적 실천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비평의 바다’란 기득권의 견고한 상징체계를 ‘범람’하는 사유의 파고이다.
- 두두 편집부
작가 소개
문학평론가. 1971년 마산에서 태어났다. 2003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약시와 투시, 그 황홀한 눈의 운명 - 기형도론」으로 등단했다. 부산외국어대학교와 부산대학교 대학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김지하 미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부산외국어대학교, 부산대학교, 한국해양대학교 등에서 문학과 교양을 가르쳤다. 저서로는 평론집『시의 역설과 비평의 진실』과 공저『지역이라는 이름의 아포리아』외 다수가 있다. 이밖에 문화공간 ‘수이재’와 부산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계간《주변인과 문학》,《사이펀》과 인문무크지《ARCH》편집위원으로 있다.
목 차
머리말 - 사랑과 절망을 넘어서
제1부
업둥이 비평의 운명 - 고현철 비평이 남긴 숙제를 생각하며
시가 무엇인지 묻는 일, 혹은 ‘고쳐 쓰기’의 시론
말과 몽상 - 비평에 대한 또 다른 생각
종교와 문학, 혹은 ‘기도’와 ‘글쓰기’에 대하여
제2부
아무것도 아니면서 그 모든 것, 김수영의 ‘사랑의 시학’에 관한 소고(小考) - 사랑의 미메시스
성스러움의 그늘 - 구상의 종교시에 나타난 미메시스의 한 양상
김지하의 시론과 생명사상
우울과 순수 - 김민부 시의 두 측면
산조(散調)의 시와 투명한 정신의 삶을 위한 엘러지(elegy) - 임수생 시의 세계
무중력 시학의 무늬와 빛깔 - 이린 시의 세계
제3부
시의 상처와 언어의 ‘거스름’ - 사회적 트라우마의 시적 재현의 극복을 위한 방식 하나
재현의 한 양상 - 박남철의 시 「왼쪽 삼각형 정원의 나무」 의 경우
생이 소진하는 어귀, 혹은 다시 부풀어 오르려는 고요의 잠 - ‘독거’ 라는 이름의 존재방식
로컬리티, 삶 - 생명으로서의 축전 현장 - 생명축전은 지역생명운동의 일환이어야 한다
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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