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우리가 과학에서 어떤 전체적인 양식을 기대한다면,
우리는 먼저 과학을 반드시 예술로 생각해야 한다.”
-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과학의 인간성과 예술성을 회복하기 위한 성찰
과학 없는 예술은 우스꽝스러운 것에 머무를 위험성이 많듯이, 예술 없는 과학은 비인간적일 위험이 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예술적 감성이 없는 과학은 인간을 소외시키며 우리는 그런 과학을 신뢰할 수 없다. 우리가 과학을 신뢰하게 되는 것은 과학도 예술 작품과 마찬가지로 감성을 가진 인간이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다. 그런데 이런 감성은 과학적 업적에 대해 상세한 설명, 예컨대 새로운 금속이 활용되는 방법이나 유전 메커니즘에서 DNA 조각들이 하는 구실에 대한 설명이 제시되는 순간 사라져 버린다.
만약 과학이 지금처럼 개별 현상들에 대한 세부적인 설명에만 집착해 대중이 이해할 수 없는 기괴한 형태를 띤다면, 과학은 결코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없을 것이다. 결국 대중의 과학 이해는 과학적 작업들이 서로 통일성을 이루면서 인간적 감성이 살아 있는 인류의 관심사와 관계를 맺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대중이 과학적 작업에 대해 상상할 수 있거나 그 연구에 대해 실감하기를 바란다면 예술적 요소를 가미해야만 한다. 이 책은 바로 이런 목표를 가지고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이 책에는 시인, 소설가, 철학자, 화가 등 과학자가 아닌 사람들의 이름이 많이 등장한다. 저자가 헤라클레이토스Heracleitos, 소크라테스Socrates, 플라톤Platon,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칸트Immanuel Kant, 괴테, 노발리스Novalis, 포Edgar Allan Poe,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 고흐Vincent van Gogh, 쇠라George Seurat, 만Thomas Mann, 릴케Rainer Maria Rilke, 보르헤스Jorge Luis Borges, 노터봄Cees Nooteboom 등 일일이 나열하기도 벅찰 만큼 많은 예술가들을 시공을 넘나들며 인용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예술가들이 보여 준 세상에 대한 통찰이 과학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창문으로서의 과학이 새겨야 할 연금술의 교훈
과학의 임무는 사물에 대한 통찰이다. 즉 우리가 사물을 꿰뚫어 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과학이다. 사물을 투시하는 시야를 획득한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바람이었다. 이런 바람을 일찍이 시인 릴케는 ‘거울이 아니라 창문’이고 싶다는 말로 표현했다. 물론 릴케가 생각한 것은 시의 예술이다. 하지만 그의 바람은 과학에도 적용된다. 사실 과학이 비추는 것은 자연이 아니다. 과학이 우리 눈에 보이는 것만 보여 주지는 않는다. 과학은 보이지 않는 것도 보여 준다. 과학은 우리가 보는 것(떨어지는 사과나 다양한 형태의 생명체들)을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지구의 중력이나 자연선택이나 분자 수준의 실체 등)을 통해 설명한다. 또 과학은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영역으로 가져다 놓는다. 그러므로 과학은 우리가 자연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 바로 창문의 구실을 하는 것이다.
19세기 화학에서 가장 뛰어난 학자였던 리비히Justus von Liebig가 한 말, 즉 연금술이 비록 과학으로 발전하지 못했지만 과학의 근저를 제공하는 데 지대하게 공헌했다는 말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데카르트Rene Descartes 시대 이후 우리에게는 육체와 정신의 분리가 아주 자명하다. 그러나 이런 사상이 연금술에서는 아주 낯선 것이었다. 연금술사들은 육체와 정신을 똑같이 중요하게 다루었으며, 정신은 육체의 내부에 있으면서 자유롭게 되기를 기다린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적합한 교육을 통해 정신이 육체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연금술사들에게 변환이란 새로운 어떤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는 것을 자유롭게 하는 행위다. 연금술사들은 이런 방법을 통해 자연을 완성하고, 그 자연을 통해 자유로워지기 위해 자연에 복종한다.
베이컨Francis Bacon의 영향을 받은 현대 자연과학은 이와 정반대의 모습을 보인다. 현대의 자연과학은 자연을 지배하기 위해서 자연을 따른다. 바로 이 점에서 유전자조작을 통해 변이를 만들어 내는 현대 생물학과 연금술이 달라진다. 연금술은 내면을 자유롭게 하려는 노력인 반면, 생명공학은 (유전자 같은) 내면을 지배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이 두 방법 중에서 어떤 것이 인간에게 적합한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은 아직 없는 것 같지만, 우리는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객관적으로 탐구하는 과학이 놓친 전체성
우리가 과학적 방법이라고 부르는 것이 있다. 과학적 방법에는 항상 실험과 측정이 포함된다. 실험과 측정을 정확하게 수행하기 위해 근현대 과학은 탄생 이래 개별적인 전문 영역으로 분화되어 왔다. 그런데 이런 분화 과정에서 오랫동안 간과된 점이 있다. 나누고 헤쳐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문제를 연구 영역에 따라 나누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중심으로 연구 영역이 재편되어야 한다는 사실이 간과된 것이다.
과학이 그토록 많은 작은 분야들로 나뉜 이유는 ‘객관성’이라는 사고와 깊이 관련되어 있다. 각 과학 분야는 고유한 연구 대상이나 객체가 있다. 천문학의 연구 대상은 별이고, 화학의 연구 대상은 물질, 생물학의 연구 대상은 유기체다. 이 학문 분야들은 아주 깔끔하게 나뉜다. 이렇게 명확한 대상이 존재하고 그 대상에 관한 질문이 제기될 수만 있다면 과학은 객관적으로 기능한다. 예컨대 우리는 행성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물질들이 어떻게 결합되는지, 유기체가 어떻게 증식되는지에 관해 물을 수 있다. 하지만 개별 학문 분야와 무관한 질문이 제기되면 객관성이라는 관념이 매우 취약하다는 사실이 바로 드러난다. 어떻게 자연 파괴를 막을지, 어떻게 인간의 건강을 증진할지에 관한 질문을 받으면 과학자들은 그 질문이 객관성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우리 인간을 낳은 것은 자연이다. 그리고 인간을 순수하게 객관적으로, 즉 객체로 보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에 위배되는 일이다.
과학과 예술의 상보적 관계
양자역학의 기초를 닦은 보어Niels Bohr는 ‘상보성’이라는 대단히 풍부한 개념을 제안했다. 영어의 상보성complementarity이라는 말은 라틴어 ‘콤플레툼completum’에서 왔는데, 이것은 모든 지성이 알려고 하는 전체를 가리킨다. 상보성이라는 단어가 일반적으로 말해 주는 것은 우리가 어떤 현상(예컨대 빛 같은 것)을 포괄적으로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한 동아리에 속하는 동시에 서로 모순인 두 가지 측면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점이다. 모든 현상에 대해, 상반되는 듯이 보이지만 똑같이 타당한 설명들이 있다. 한 가지 사실에 대한 상보적 이론들은 각각 올바르지만, 그중 어느 하나도 혼자서는 진리를 잡아내지 못하며 모든 상보적 이론이 모여야만 진리를 포착할 수 있다.
예컨대 자연은 ‘대지의 어머니’로 숭배할 수 있고, 이와 상보적으로 천연자원의 원천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그리고 색깔이란 무엇인가를 논의할 때, 괴테와 뉴턴Sir Isaac Newton을 이간질하고 중간에서 어부지리를 얻으려고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이 두 사람은 한 대상을 저마다 상보적인 면에서 다루기 때문이다. 그들은 각기 상보성이 되는 심리의 기능을 사용하기 때문에 접근 방법이 서로 다르다.
과학이 진정한 깨달음을 얻으려면 세상의 다른 부분, 예컨대 예술과 상보적 관계 속에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과학과 사회의 이상적인 관계를 보여 준 예로는 오펜하이머Julius Robert Oppenheimer가 있다. 그는 나치 독일에 대항한 정치적·군사적 활동과 1950년 이후 평화적 활동으로 명성을 얻은 과학자다. 원자폭탄 개발의 일등 공신인 그는 원자폭탄의 실제 사용에서 근대과학의 위험성을 분명히 목격했다. 전쟁이 끝난 뒤 그는 유럽의 문명에서 과학이 차지한 위치를 엘리엇Thomas Stearns Eliot 같은 문학가들과 대화를 통해 밝히려고 했으며 예술가들과 과학 연구자들의 협력과 회합에 전력했다. 즉 사회와 동떨어진 과학이 아니라 사회 속 과학을 연구한 것이다.
▣ 작가 소개
저 : 에른스트 페터 피셔
Ernst Peter Fischer
독일 부퍼탈에서 1947년에 태어났다. 쾰른 대학에서 수학과 물리학을 전공하고, 미국의 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생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과학사 연구로 교수 자격시험을 통과한 다채로운 이력을 가지고 있다. 현재는 콘스탄츠 대학에서 과학사를 가르친다. 피셔는 출간하는 책마다 베스트셀러를 기록해 유럽출판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초대형 저술가이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밀리언셀러인 『또 다른 교양: 교양인이 알아야 할 과학의 모든 것Die andere Bildung: Was man von der Naturwissenschaft wissen sollte』(2001), 『태초에 이중나선이 있었다Am Anfang war die Doppelhelix』(2003), 『인간: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Die Bildung des Menschen: Was die Naturwissenschaft uber uns wissen』(2004), 『아인슈타인과 피카소가 함께 극장에 가다Einstein trifft Piccaso und geht mit ihm ins Kino』(2005) 『막스 플랑크 평전』,『별밤의 산책자들』등이 있다.
피셔는 이와 같은 집필활동으로 여러 차례 상을 받았다. 과학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인 괴팅겐 과학아카데미의 자토리우스Sartorius 상도 수상했다. 세계 3대 신문인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으로부터 ‘생동적인 묘사에 천부적 재능을 타고난 과학사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는 해박한 인문학 지식으로 자연과학과 인문과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활발한 저술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는 두 딸과 아내와 함께 콘스탄츠에서 살고 있다.
▣ 주요 목차
한국 독자를 위한 머리말
감사의 말
1장 단상: 과학이라는 창으로 생각하기
2장 이중 교양
3장 유럽 근대과학의 탄생
4장 연금술의 실제와 점성술의 끈질김
5장 우주와 그 경계
6장 ‘얽힌’ 세계: 원자가 전하는 가르침
7장 생명이란 무엇인가
8장 생명의 근원
9장 생물학적 진화에 대해
10장 진화론의 응용과 그 한계
11장 자연과학의 혁명
12장 20세기 과학의 특수성
13장 전망: 예술로서 과학
옮긴이의 말
“우리가 과학에서 어떤 전체적인 양식을 기대한다면,
우리는 먼저 과학을 반드시 예술로 생각해야 한다.”
-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과학의 인간성과 예술성을 회복하기 위한 성찰
과학 없는 예술은 우스꽝스러운 것에 머무를 위험성이 많듯이, 예술 없는 과학은 비인간적일 위험이 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예술적 감성이 없는 과학은 인간을 소외시키며 우리는 그런 과학을 신뢰할 수 없다. 우리가 과학을 신뢰하게 되는 것은 과학도 예술 작품과 마찬가지로 감성을 가진 인간이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다. 그런데 이런 감성은 과학적 업적에 대해 상세한 설명, 예컨대 새로운 금속이 활용되는 방법이나 유전 메커니즘에서 DNA 조각들이 하는 구실에 대한 설명이 제시되는 순간 사라져 버린다.
만약 과학이 지금처럼 개별 현상들에 대한 세부적인 설명에만 집착해 대중이 이해할 수 없는 기괴한 형태를 띤다면, 과학은 결코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없을 것이다. 결국 대중의 과학 이해는 과학적 작업들이 서로 통일성을 이루면서 인간적 감성이 살아 있는 인류의 관심사와 관계를 맺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대중이 과학적 작업에 대해 상상할 수 있거나 그 연구에 대해 실감하기를 바란다면 예술적 요소를 가미해야만 한다. 이 책은 바로 이런 목표를 가지고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이 책에는 시인, 소설가, 철학자, 화가 등 과학자가 아닌 사람들의 이름이 많이 등장한다. 저자가 헤라클레이토스Heracleitos, 소크라테스Socrates, 플라톤Platon,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칸트Immanuel Kant, 괴테, 노발리스Novalis, 포Edgar Allan Poe,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 고흐Vincent van Gogh, 쇠라George Seurat, 만Thomas Mann, 릴케Rainer Maria Rilke, 보르헤스Jorge Luis Borges, 노터봄Cees Nooteboom 등 일일이 나열하기도 벅찰 만큼 많은 예술가들을 시공을 넘나들며 인용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예술가들이 보여 준 세상에 대한 통찰이 과학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창문으로서의 과학이 새겨야 할 연금술의 교훈
과학의 임무는 사물에 대한 통찰이다. 즉 우리가 사물을 꿰뚫어 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과학이다. 사물을 투시하는 시야를 획득한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바람이었다. 이런 바람을 일찍이 시인 릴케는 ‘거울이 아니라 창문’이고 싶다는 말로 표현했다. 물론 릴케가 생각한 것은 시의 예술이다. 하지만 그의 바람은 과학에도 적용된다. 사실 과학이 비추는 것은 자연이 아니다. 과학이 우리 눈에 보이는 것만 보여 주지는 않는다. 과학은 보이지 않는 것도 보여 준다. 과학은 우리가 보는 것(떨어지는 사과나 다양한 형태의 생명체들)을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지구의 중력이나 자연선택이나 분자 수준의 실체 등)을 통해 설명한다. 또 과학은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영역으로 가져다 놓는다. 그러므로 과학은 우리가 자연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 바로 창문의 구실을 하는 것이다.
19세기 화학에서 가장 뛰어난 학자였던 리비히Justus von Liebig가 한 말, 즉 연금술이 비록 과학으로 발전하지 못했지만 과학의 근저를 제공하는 데 지대하게 공헌했다는 말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데카르트Rene Descartes 시대 이후 우리에게는 육체와 정신의 분리가 아주 자명하다. 그러나 이런 사상이 연금술에서는 아주 낯선 것이었다. 연금술사들은 육체와 정신을 똑같이 중요하게 다루었으며, 정신은 육체의 내부에 있으면서 자유롭게 되기를 기다린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적합한 교육을 통해 정신이 육체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연금술사들에게 변환이란 새로운 어떤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는 것을 자유롭게 하는 행위다. 연금술사들은 이런 방법을 통해 자연을 완성하고, 그 자연을 통해 자유로워지기 위해 자연에 복종한다.
베이컨Francis Bacon의 영향을 받은 현대 자연과학은 이와 정반대의 모습을 보인다. 현대의 자연과학은 자연을 지배하기 위해서 자연을 따른다. 바로 이 점에서 유전자조작을 통해 변이를 만들어 내는 현대 생물학과 연금술이 달라진다. 연금술은 내면을 자유롭게 하려는 노력인 반면, 생명공학은 (유전자 같은) 내면을 지배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이 두 방법 중에서 어떤 것이 인간에게 적합한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은 아직 없는 것 같지만, 우리는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객관적으로 탐구하는 과학이 놓친 전체성
우리가 과학적 방법이라고 부르는 것이 있다. 과학적 방법에는 항상 실험과 측정이 포함된다. 실험과 측정을 정확하게 수행하기 위해 근현대 과학은 탄생 이래 개별적인 전문 영역으로 분화되어 왔다. 그런데 이런 분화 과정에서 오랫동안 간과된 점이 있다. 나누고 헤쳐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문제를 연구 영역에 따라 나누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중심으로 연구 영역이 재편되어야 한다는 사실이 간과된 것이다.
과학이 그토록 많은 작은 분야들로 나뉜 이유는 ‘객관성’이라는 사고와 깊이 관련되어 있다. 각 과학 분야는 고유한 연구 대상이나 객체가 있다. 천문학의 연구 대상은 별이고, 화학의 연구 대상은 물질, 생물학의 연구 대상은 유기체다. 이 학문 분야들은 아주 깔끔하게 나뉜다. 이렇게 명확한 대상이 존재하고 그 대상에 관한 질문이 제기될 수만 있다면 과학은 객관적으로 기능한다. 예컨대 우리는 행성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물질들이 어떻게 결합되는지, 유기체가 어떻게 증식되는지에 관해 물을 수 있다. 하지만 개별 학문 분야와 무관한 질문이 제기되면 객관성이라는 관념이 매우 취약하다는 사실이 바로 드러난다. 어떻게 자연 파괴를 막을지, 어떻게 인간의 건강을 증진할지에 관한 질문을 받으면 과학자들은 그 질문이 객관성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우리 인간을 낳은 것은 자연이다. 그리고 인간을 순수하게 객관적으로, 즉 객체로 보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에 위배되는 일이다.
과학과 예술의 상보적 관계
양자역학의 기초를 닦은 보어Niels Bohr는 ‘상보성’이라는 대단히 풍부한 개념을 제안했다. 영어의 상보성complementarity이라는 말은 라틴어 ‘콤플레툼completum’에서 왔는데, 이것은 모든 지성이 알려고 하는 전체를 가리킨다. 상보성이라는 단어가 일반적으로 말해 주는 것은 우리가 어떤 현상(예컨대 빛 같은 것)을 포괄적으로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한 동아리에 속하는 동시에 서로 모순인 두 가지 측면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점이다. 모든 현상에 대해, 상반되는 듯이 보이지만 똑같이 타당한 설명들이 있다. 한 가지 사실에 대한 상보적 이론들은 각각 올바르지만, 그중 어느 하나도 혼자서는 진리를 잡아내지 못하며 모든 상보적 이론이 모여야만 진리를 포착할 수 있다.
예컨대 자연은 ‘대지의 어머니’로 숭배할 수 있고, 이와 상보적으로 천연자원의 원천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그리고 색깔이란 무엇인가를 논의할 때, 괴테와 뉴턴Sir Isaac Newton을 이간질하고 중간에서 어부지리를 얻으려고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이 두 사람은 한 대상을 저마다 상보적인 면에서 다루기 때문이다. 그들은 각기 상보성이 되는 심리의 기능을 사용하기 때문에 접근 방법이 서로 다르다.
과학이 진정한 깨달음을 얻으려면 세상의 다른 부분, 예컨대 예술과 상보적 관계 속에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과학과 사회의 이상적인 관계를 보여 준 예로는 오펜하이머Julius Robert Oppenheimer가 있다. 그는 나치 독일에 대항한 정치적·군사적 활동과 1950년 이후 평화적 활동으로 명성을 얻은 과학자다. 원자폭탄 개발의 일등 공신인 그는 원자폭탄의 실제 사용에서 근대과학의 위험성을 분명히 목격했다. 전쟁이 끝난 뒤 그는 유럽의 문명에서 과학이 차지한 위치를 엘리엇Thomas Stearns Eliot 같은 문학가들과 대화를 통해 밝히려고 했으며 예술가들과 과학 연구자들의 협력과 회합에 전력했다. 즉 사회와 동떨어진 과학이 아니라 사회 속 과학을 연구한 것이다.
▣ 작가 소개
저 : 에른스트 페터 피셔
Ernst Peter Fischer
독일 부퍼탈에서 1947년에 태어났다. 쾰른 대학에서 수학과 물리학을 전공하고, 미국의 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생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과학사 연구로 교수 자격시험을 통과한 다채로운 이력을 가지고 있다. 현재는 콘스탄츠 대학에서 과학사를 가르친다. 피셔는 출간하는 책마다 베스트셀러를 기록해 유럽출판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초대형 저술가이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밀리언셀러인 『또 다른 교양: 교양인이 알아야 할 과학의 모든 것Die andere Bildung: Was man von der Naturwissenschaft wissen sollte』(2001), 『태초에 이중나선이 있었다Am Anfang war die Doppelhelix』(2003), 『인간: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Die Bildung des Menschen: Was die Naturwissenschaft uber uns wissen』(2004), 『아인슈타인과 피카소가 함께 극장에 가다Einstein trifft Piccaso und geht mit ihm ins Kino』(2005) 『막스 플랑크 평전』,『별밤의 산책자들』등이 있다.
피셔는 이와 같은 집필활동으로 여러 차례 상을 받았다. 과학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인 괴팅겐 과학아카데미의 자토리우스Sartorius 상도 수상했다. 세계 3대 신문인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으로부터 ‘생동적인 묘사에 천부적 재능을 타고난 과학사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는 해박한 인문학 지식으로 자연과학과 인문과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활발한 저술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는 두 딸과 아내와 함께 콘스탄츠에서 살고 있다.
▣ 주요 목차
한국 독자를 위한 머리말
감사의 말
1장 단상: 과학이라는 창으로 생각하기
2장 이중 교양
3장 유럽 근대과학의 탄생
4장 연금술의 실제와 점성술의 끈질김
5장 우주와 그 경계
6장 ‘얽힌’ 세계: 원자가 전하는 가르침
7장 생명이란 무엇인가
8장 생명의 근원
9장 생물학적 진화에 대해
10장 진화론의 응용과 그 한계
11장 자연과학의 혁명
12장 20세기 과학의 특수성
13장 전망: 예술로서 과학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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