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게 늙은 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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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심인보
출판사항담앤북스, 발행일:2026/06/08
형태사항p.472p. 46판:20cm
매장위치취미예술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62015759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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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곱게 늙은 절집』의 개정증보판

20년의 세월, 그 변화의 기록까지 담아내 완결판


곱게 늙은 것만이 줄 수 있는 쉼을 다시 묻다

우리는 무언가를 잃어버릴 새도 없이 잃어버리는 시대를 살고 있다. 도시는 끊임없이 새것으로 채워지고, 낡은 것은 부끄러운 듯 사라진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지쳐 있고, 그 어느 때보다 쉼을 갈망한다. 더 좋은 것, 더 새로운 것을 향해 달려왔는데 정작 마음이 머물 곳을 잃어버린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속도가 아니라, 곱게 늙은 것들이 주는 위안이기 때문이다.

쉼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가 아니다. 휘면 휜 대로, 굽으면 굽은 대로 천 년을 버텨온 것들 앞에 서서, 비로소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는 경험이다. 즉, 우리는 낡은 것 앞에서 비로소 쉰다. “절로 가는 길은 가난해야 제격이다. 상점도, 술집도, 모텔도 없고, 하다못해 가로등도 중앙선도 없는 가난한 길. 그래야 가는 사람도 가슴에 품었던 세간의 옭매듭을 풀어 버리고 갈 수 있다.”(본문 p.17)


사진가의 렌즈로 포착한 절집의 미학

곱게 늙지 못하는 사찰을 바라보는 안타까움의 기록


사진가 심인보의 『곱게 늙은 절집』은 이 조용한 역설에서 출발한다. 기업 CI 분야 아트디렉터로 오랫동안 이미지와 상징을 다뤄온 그는, 난치병을 얻은 뒤 무작정 찾아든 개암사에서 잘 늙은 절이 주는 푸근함에 눈을 떴다. 그 경험이 전국의 숨은 사찰을 10여 년간 발품 팔아 찾아다니게 했고, 세월이 흐르는 동안 그는 디자이너에서 사진가로, 시선은 더욱 깊어졌다. 렌즈를 통해 세상을 읽어온 그의 눈은 보통 사람이 그냥 지나치는 것들에서 멈춘다. 개심사 심검당의 휘고 굽은 기둥, 화엄사 구층암의 모과나무 통째로 서까래가 된 기둥, 선암사의 묵은 욕심을 씻어 내는 공기. 찰나를 포착하는 사진가의 감각으로 절집의 가장 깊은 표정을 건져낸다.

저자는 단지 절집의 풍경을 설명하지 않는다. 각 공간을 현실과 충돌시키며 낯설고 예리한 각도로 우리 삶을 읽어낸다. 불사라는 이름으로 콘크리트가 들어서고 날 선 새것들이 고풍을 밀어내는 현실이 왜 우리의 쉼을 빼앗는지, 스님들에게서 직접 들은 전설과 유래가 절집의 공간과 맞닿으며 예상치 못한 깊이로 전개된다. 추사의 편액, 이규보와 안도현의 시구가 풍경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문화적 층위도 이 책만의 결이다.


이번 개정증보판에 이르러 저자는 다시 그 절집들을 찾아갔다. 20년의 세월은 그의 심미안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고, 구판에서 미처 담지 못했던 절집의 세밀한 표정과 변화된 풍경을 사진가 특유의 섬세한 미장센으로 다시 담아냈다. 어떤 절은 여전히 곱게 늙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어떤 절은 세월의 상처를 입고 있었다. 글과 사진이 완벽한 앙상블을 이루는, 20년의 변화까지 온전히 담아낸 완결판이다.

『곱게 늙은 절집』은 쉼을 장소가 아닌 존재의 감각으로 재정의한 책이다. 잘 늙은 절집 앞에 서는 경험은 기계가 도달할 수 없는 영역이다. 인공지능이 유창한 문장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는 시대일수록,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정보가 아니다. 바로 곱게 늙은 것들 앞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몸으로 느끼는 위안이다. 이 책을 읽는 시간은 묵은 근심을 비워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가장 조용한 쉼의 순간이 될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심인보

1982년 중앙대학교 공예과를 졸업한 후 디자인과 사진 작업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산업디자인전 추천작가, 심사위원, 문화재 자문위원을 거쳐, 현재는 ‘사진공간 위로’를 운영하고 있다. 그의 사진작품은 파리 그랑팔레에 초대 전시되었고, 델피르 사진전 대상을 받았으며, 다섯 번의 사진 개인전을 열었다.

저서로 자신의 사랑 타령을 엮은 『지금 우리는 키스하러 간다』(1997), 캄보디아 앙코르 유적을 다룬 『앙코르 기행』(2002), 『곱게 늙은 절집』(2007)과 『얼굴 MYANMAR FACE』(2021) 등 세 권의 사진집을 냈다.

목 차

곱게 늙은 절

하늘이 천장이고 천장이 하늘이다 _ 불명산 화암사

눈으로 보는 천상의 소리 _ 팔공산 은해사 백흥암

구름 위에 절을 짓고 _ 팔공산 은해사 운부암

외롭고 또 외로우면 여기에 묻고 가자 _ 지리산 화엄사 구층암

마음이 풍경 되는 천 년의 곰삭음 _ 천등산 봉정사

가슴에 사무치는 첫사랑 _ 봉황산 부석사


해우하시지요

마음을 여니 꽃사태가 일어난다 _ 상왕산 개심사

담아 오고 싶은 달빛 _ 비봉산 대곡사

똥이나 꽃이나 _ 조계산 선암사

묵은 근심 마저 비우시지요 _ 운달산 김룡사

오는 이는 주인, 가는 이는 손님 _ 월출산 무위사


풍경 속의 풍경

노을 속 숨은 노을 _ 달마산 미황사

빈 손바닥에 긴긴 봄날 _ 무릉산 장춘사

돌구멍 속에 숨은 절 _ 팔공산 은해사 중암암

구름 언덕에 바람꽃 _ 청량산 청량사

너는 똥, 나는 물고기 _ 운제산 오어사

소나무 숲에 딱따구리 법문 _ 봉수산 봉곡사

바람 소리면 어떻고 빗소리면 어떤가 _ 능가산 내소사


이야기가 그리우면

천 년의 전설을 숨긴 비밀의 사원 _ 영귀산 운주사

마음을 널고 세상을 잊고 _ 만수산 무량사

깍깍이 동자, 보리도령 그리고 계룡산신 _ 계룡산 신원사

기생 매창을 아시나요? _ 능가산 개암사

게으르게 걷는 아름다운 명상 길 _ 선운산 선운사

용은 물고기를 먹지 않는다 _ 교룡산 선국사

대웅전이 탑 안에 있어요? _ 사자산 쌍봉사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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