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안목 있는 독자를 위한, 경계에 도전하는 숨 막히는 이야기
‘판타지 소설’ ‘환상 문학’이 문학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때는 본격문학의 하위 장르로 여겨지던 분야가, 일부 마니아층이 향유하는 장르문학으로만 취급받던 분야가 순수문학에서도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이 현상은 청소년소설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판타지를 통해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구병모의『위저드 베이커리』『방주로 오세요』, 기발한아이디어가 돋보이는 SF 성격의 판타지 단편을 쓴 이현의 「영두의 우연한 현실」「로스웰주의보」등은 청소년 독자뿐 아니라 일반 독자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학교서사와 가족서사로 점철된 청소년문학에서 ‘판타지 소설’ ‘환상 소설’이라는 장르문학 성격의 작품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게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계절1318문고 76번째 책으로 나온 마고 래너건(Margo Lanagan)의『블랙 주스』(Black Juice)는 그동안 판타지 소설에 목말라했던 독자들의 갈증을 해소시켜 줄 반가운 작품이 될 것이다.
아직 한국 독자들에게는 낯선 이름인 마고 래너건은 호주 출신의 작가로 현대 SF / 판타지 문학계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세계적인 작가다. 2000년 발표한 첫 판타지 단편집 『White Time』으로 독창적인 상상력과 우아한 문장력을 인정받았다. 이어 2004년 발표한 두 번째 단편집 『블랙 주스』가 ‘세계 환상문학상’ 2관왕(‘최우수 단편집 부문’과 이 책에 실린 단편 「노래하며 누나를 내려보내다」는 ‘최우수 단편 부문’을 수상)을 동시에 석권하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 책은 낯설고 신선한 방식으로 인간성을 탐구하는 깊이 있는 판타지 소설이라는 격찬을 받으며 2005년과 2006년 미국과 영국에서도 출간되었으며, 미국도서관협회 최우수청소년도서상과 마이클 L. 프린츠 영예상을 받았다.
독창적이면서도 효과적인 은유와 상징, 긴장감과 우아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간결한 문장으로 독자를 작품 속으로 끌어들이는 『블랙 주스』에는 치밀하게 구성된 10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대부분 1인칭 화자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이 작품들은 낯설고 기묘한 세계를 극도로 절제하여 보여줌으로써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특히 삶의 전환점에 선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개인이 타인과 또 세상과 어떻게 교감하고 소통하는지 보여주는데, 신비로운 표층에 겹겹이 둘러싸인 작품의 심층에는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이 내재되어 있다.
낯설고 독특하고 경이롭고 무서운 블랙의 환상세계
「노래하며 누나를 내려보내다」는 마고 래너건의 대표작으로, 작가는 이 작품으로 세계 환상문학상, 디트마 상, 오리얼리스 상을 수상하고, 휴고 상, 네뷸러 상 등 세계적인 SF 문학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한 소녀가 타르 늪 한가운데에서 서서히 가라앉고 있다. 이런 여름날엔 “공기도 뜨겁고 냄새도 고약해서 타르 늪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지만” 사람들이 모두 모여 어린 소녀가 가라앉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소녀는 남편을 죽인 죄로 촌장과 남편 식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일종의 사형의식을 치르는 중이다. 소녀의 가족들만 타르 늪에 들어가 소녀와 마지막 순간을 함께한다. 타르 늪에 신체의 일부분이 서서히 가라앉으며 마지막 순간엔 타르 늪에 질식한 채 얼굴 윗부분만 보인 채로 죽어 버린 누나. 누나가 가라앉아 완전히 숨이 끊어질 때까지 노래를 부르고 음식을 나눠 먹으며, 작은 화환으로 누나의 자리를 장식하는 등 마치 축제처럼 즐기는 식구들의 모습이 어린 남동생의 시선으로 그려져 애잔함이 더 크게 다가온다. 소녀가 남편을 왜 죽였는지, 어느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건인지에 대한 설명은 하나 없고, 오로지 타르 늪에서 죽어가는 소녀와 가족들의 장례의식 하나만으로 충격적이고 강렬한 시각적 이미지를 제공하는 이 작품은 마고 래너건의 매력을 한껏 보여준다.
「나의 주인님」은 나리의 충성스러운 심복인 ‘나’의 입을 빌려 전개되는 이야기다. 고귀하고 품위 있는 나리의 아름답고 방종한 아내는 어느 새벽 집시를 따라가고, 나리는 미친 듯이 그 뒤를 쫓는다. 나리가 마님을 당장 해쳐 버릴 것이라는 ‘나’의 예상과 달리 나리는 집시 무리에 어울려 마님과 춤을 추고, 지금껏 마님을 이해하지 못하던 ‘나’는 어느 순간 마님의 존재를 새롭게 인식한다. 현재형의 문체가 주는 팽팽한 긴장감과 오직 충성스러운 하인의 목소리를 통해서만 전해지는 상황이 읽는 맛을 더한다.
비가 추척추적 내리는 거리, 잿빛 석조 건물, 가고일 석상이 달린 수녀원 등 뭔가 음산하고 음습한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빨간 코의 날」에서는 현실에서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광대가 역설적으로 공포의 지배 계급으로 등장한다. “수녀들이 모시던 ‘거룩한 이’ 대신 최고의 거물 광대 ‘훌쩍이는 에이주’”가 최고 권력자로 군림하는 세상이며, “무대 장치사와 청소부, 공연표 판매원과 물리치료사” 등 광대 공연과 관련 있는 직업이 “세계를 움직이는” 세상이다. ‘나’는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고아원 출신의 킬러로, 부르주아 계급에서 밀려난 ‘젤리’와 함께 광대들을 한명씩 처치해 나간다. 어떤 연유에서 킬러 일을 하는지 정확히는 나와 있지 않지만 작품에 파편적으로 드러난 정보들을 보면 어린 시절 고아원에서 인간으로서 견디기 힘든 공포와 고통을 당한 듯하다.
“난 끝까지 당한 적은 없어. 한 번 그럴 뻔했지만, 그게 다였어.”
이 정도면 됐어. 더 이상 이야기할 필요 없어.
“하지만 다른 애들은 아니었지. 매주 목요일, 토요일 밤마다 몇 년씩. 그 광대 놈들. 이제는 다 죽고 없는 ‘원로단’한테……. ‘보리 찰리’ 같은 놈들. ‘지미니 그린샤인’. 그 자식들을 족치기엔 너무 늦었지. 하지만 난 이때껏 그놈들이 망쳐논 애들이 지붕에서 뛰어내리거나 코끼리 발밑으로 몸을 던지는 걸 보며 살았어. 그런데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어.” (66쪽)
본능 깊숙이 상처가 각인된 주인공은 광대들을 처리하면서 죽어 간 고아원 형제들에 대한 복수를 하지만 여전히 원초적 공포에 갇혀 가까이 다가가지는 못하고 먼 거리에서 광대들을 저격할 뿐이다. 그런데 동료 젤리가 갑작스레 광대 분장을 하고 광대 공연을 펼치자 ‘나’의 공포는 분노로 변하고 마침내 젤리를 향해 방아쇠를 당기고 만다.
「사랑스러운 피핏」은 작가의 생략 기법이 잘 드러난 작품으로, ‘코끼리’라고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고도 코끼리의 내면세계와 그들의 눈으로 바라본 인간 세상을 섬세하게 그린 작품이다. 서로를 ‘부우루운두운’ ‘구울롤루움부운’ 같은 자기들만의 길고 신기한 이름으로 부르는 이 종족은 “사아람들이 가득 탄 가마를 등에 얹고 조련사를 머리에 태운 채” 정원을 빙빙 도는 일을 하는, 길들여진 동물들이다. 늘 정해져 있는 구획 안에서 갇혀 지내던 코끼리들은 자기들을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어린 조련사 ‘피핏’을 구하기 위해 난생 처음 세상 밖으로 나간다.
그 사내아이의 이름은 ‘피핏’ 비슷한 것이었다. 사아람들의 이름이 다 그렇듯, 그 이름도 너무 짧아서 우리 귀로는 알아듣기 힘들었다. 나뭇가지가 똑 부러지거나 새가 삐릿 하고 우는 소리처럼, 사아람들의 이름은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끝나 버린다. 하지만 피핏의 냄새는, 피핏의 손길은 오래도록 남았다. 그 많은 사아람들 가운데 피핏만은 우리처럼 무엇이 좋고 나쁜지 구별할 줄 알았다. (83쪽)
커다랗고 우아한 이 동물들이 어떤 식으로 사고하고 다른 동물이나 인간과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 진정으로 자기를 이해하는 소년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깊고 큰지가 놀랍도록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여럿의 집」은 ‘시인’이라는 종교적 우두머리가 절대 권력을 누리는, 작고 닫힌 사회에 환멸을 느껴 큰 도시로 떠났다 돌아온 소년 도트의 이야기이다. 시인은 ‘셋의 집’이라 부르는 낡은 악기를 연주하며 설교하고, 마을의 모든 여자들을 자신의 아내로 삼으면서도 도덕적으로 완벽하고 검소함을 강조하는 존재다.
이따금 남자들이 약이나 땔나무 같은 것을 사거나 친척 장례식에 가려고 도시에 다녀오곤 했다. 윈섬이 아빠한테 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남자들은 조그만 플라스틱 집에서 묵고 커피 저택에서 텔레비전을 본다고 했다. 텔레비전이라는 것은 불안한 음악이 잔뜩 흘러나오고 얼굴이 달처럼 하얀 사람들이 입 맞추는 장면이 가득한 상자로, 가끔은 축구가 나오기도 했다. 남자들이 도시에서 이틀쯤 보내다가 지친 모습으로 말없이 돌아오면, 시인은 늘 머리끝까지 화를 냈다. 그러다 자기만 들어갈 수 있는 강에서 헤엄을 치고, 모든 아이들과 아내들의 포옹을 받고 나서야 기분이 풀렸다. (121쪽)
도트는 중간기가 되어 도시로 나갔다가 악기점에서 ‘여럿의 집’(아코디언)을 발견하고, ‘셋의 집’은 그저 망가진 작은 아코디언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근사한 ‘여럿의 집’을 들고 고향을 찾은 도트는 황폐해진 고향에서 아무도 돌봐주지 않는 늙은 노인으로 전락해버린 시인과 여전히 아무것도 설교하지 않으면서도 자식을 위해 헌신하고, 절제된 삶을 살아가는 자신의 어머니를 발견한다.
또「나무로 만든 신부」에서는 소녀들을 교육시켜 완벽한 ‘신부’로 만드는 신부 학교에서 6학기 동안 엄격한 자기 절제의 교육을 받은 소녀, 마티 위어가 모두의 걱정을 뒤로 한 채, 비록 예식에는 늦었지만 완벽한 모습으로 ‘결혼식’에 참석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세상 어딘가에 쓸모 있는」은 할아버지의 학대에 시달리던 소년이 ‘천사’라는 불가사의한 존재를 만나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고 혼자 일어서는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런데 작품 속의 ‘천사’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미지와 달리 붉고 뜨거운 몸뚱아리에 박쥐 같은 날개가 달려 있고, 썩은 감자 냄새를 풍기며 사람들이 주는 공물을 받아 먹고 황금을 토해 내는 무섭고도 경이로운 존재로 그려져 있다.「영원한 빛」은 근미래 디스토피아를 다룬 작품으로, 생태계가 파괴된 지구의 가까운 미래의 모습을 래너건 특유의 독창적 시선으로 그려냈다. 새도 고양이도, 고양이가 물어오는 작은 동물들도 모두 진짜 생물이 아닌 로봇이고, 인간들은 유독한 공기를 피해 돔 안에서 생활한다. 「야울리닌」에서는 괴물과 싸워 이기고 가슴 아픈 실연을 겪으며 더 강인하고 고독하게 성장하는 소녀의 이야기가 한 편의 영화처럼 극적으로 펼쳐진다. 괴물 ‘야울리닌’의 몸에 닿았다 극적으로 살아난 소녀는 마을의 천덕꾸러기 같은 존재다. 소녀가 괴물이 나타날 거라 경고하지만 아무도 소녀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소녀가 짝사랑하는 소년마저도 괴물의 피해를 입어 결국엔 소녀와 같은 신세가 되지만 그럼에도 소녀를 끝까지 배척하고 만다.「봄을 부르는 의식」에서는 별볼일 없는 소년이 얼떨결에 ‘깊은 이’라는 선택 받은 자가 되어 눈보라가 몰아치는 겨울 산 위에서 자신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한층 성장한 모습으로 돌아오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깊이 있는 세계관, 간결하면서도 서정적인 문장, 신선하고 시적인 언어가 돋보이는 보기 드문 걸작으로 인정받는 『블랙 주스』는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의 이면, 너무나도 자연스레 받아들여 왔던 현상과 질서의 뒷면을 보여준다. 세계적인 환상소설 작가 이탈로 칼비노에 따르면, 환상 소설은 “개인의 내면과 총체적인 상징에 대해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이야기해 준다는 면에서 아주 의미 있는 장르”이다.『블랙 주스』는 읽는 사람들의 마음에 각기 다른 무늬를 새겨 넣으며, 매번 읽을 때마다 다른 이야기로 새롭게 태어나는 매혹적인 서사의 힘을 보여줄 것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마고 래너건 Margo Lanagan
1960년 오스트레일리아의 뉴사우스웨일스 주에서 태어났다. 주방 보조, 백과사전 판매원, 사무원을 거쳐 프리랜서 편집자로 일했으며, 출판사의 권유로 십대 로맨스 소설을 쓰면서 작가가 되었다. 래너건은 첫 판타지 단편집 ''White Time''(2000)을 출간하면서 독창적인 상상력과 우아한 언어를 갖춘 작가로 주목받았다. 이어 2004년 발표한 두 번째 단편집 ''블랙 주스''가 세계 환상문학상 2관왕을 차지하며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낯설고 신선한 방식으로 인간성을 탐구하는 깊이 있는 판타지소설이라는 격찬을 받은 ''블랙 주스''는 이듬해 미국에서도 출간되어 마이클 L. 프린츠 영예상을 수상했고, ?노래하며 누나를 내려보내다?는 휴고 상과 네뷸러 상 후보에 올랐다. 래너건은 이후로도 ''Red Spikes''(2006), ''Yellow Cake''(2011) 같은 색깔을 제목으로 내세운 단편집을 발표하며 호평을 받았고, 2008년에는 특유의 상상력과 강렬한 정서를 유감없이 발휘한 장편 ''Tender Morsels''을 발표하며 다시 한 번 세계의 이목을 받았다.
역자 : 햇살과나무꾼
세계 곳곳에 묻혀 있는 좋은 작품들을 찾아 우리말로 소개하고 어린이의 정신에 지식의 씨앗을 뿌리는 책을 집필하는 어린이/청소년책 전문 기획실이다. 지금까지 ''그리운 메이 아줌마'' ''워터십 다운의 열한 마리 토끼'' ''침묵의 카드 게임'' 등을 우리말로 옮겼고, ?마법의 두루마리? 시리즈, ?이야기로 쌓는 교양? 시리즈, ''위대한 발명품이 나를 울려요'' 들을 썼다.
안목 있는 독자를 위한, 경계에 도전하는 숨 막히는 이야기
‘판타지 소설’ ‘환상 문학’이 문학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때는 본격문학의 하위 장르로 여겨지던 분야가, 일부 마니아층이 향유하는 장르문학으로만 취급받던 분야가 순수문학에서도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이 현상은 청소년소설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판타지를 통해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구병모의『위저드 베이커리』『방주로 오세요』, 기발한아이디어가 돋보이는 SF 성격의 판타지 단편을 쓴 이현의 「영두의 우연한 현실」「로스웰주의보」등은 청소년 독자뿐 아니라 일반 독자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학교서사와 가족서사로 점철된 청소년문학에서 ‘판타지 소설’ ‘환상 소설’이라는 장르문학 성격의 작품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게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계절1318문고 76번째 책으로 나온 마고 래너건(Margo Lanagan)의『블랙 주스』(Black Juice)는 그동안 판타지 소설에 목말라했던 독자들의 갈증을 해소시켜 줄 반가운 작품이 될 것이다.
아직 한국 독자들에게는 낯선 이름인 마고 래너건은 호주 출신의 작가로 현대 SF / 판타지 문학계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세계적인 작가다. 2000년 발표한 첫 판타지 단편집 『White Time』으로 독창적인 상상력과 우아한 문장력을 인정받았다. 이어 2004년 발표한 두 번째 단편집 『블랙 주스』가 ‘세계 환상문학상’ 2관왕(‘최우수 단편집 부문’과 이 책에 실린 단편 「노래하며 누나를 내려보내다」는 ‘최우수 단편 부문’을 수상)을 동시에 석권하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 책은 낯설고 신선한 방식으로 인간성을 탐구하는 깊이 있는 판타지 소설이라는 격찬을 받으며 2005년과 2006년 미국과 영국에서도 출간되었으며, 미국도서관협회 최우수청소년도서상과 마이클 L. 프린츠 영예상을 받았다.
독창적이면서도 효과적인 은유와 상징, 긴장감과 우아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간결한 문장으로 독자를 작품 속으로 끌어들이는 『블랙 주스』에는 치밀하게 구성된 10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대부분 1인칭 화자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이 작품들은 낯설고 기묘한 세계를 극도로 절제하여 보여줌으로써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특히 삶의 전환점에 선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개인이 타인과 또 세상과 어떻게 교감하고 소통하는지 보여주는데, 신비로운 표층에 겹겹이 둘러싸인 작품의 심층에는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이 내재되어 있다.
낯설고 독특하고 경이롭고 무서운 블랙의 환상세계
「노래하며 누나를 내려보내다」는 마고 래너건의 대표작으로, 작가는 이 작품으로 세계 환상문학상, 디트마 상, 오리얼리스 상을 수상하고, 휴고 상, 네뷸러 상 등 세계적인 SF 문학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한 소녀가 타르 늪 한가운데에서 서서히 가라앉고 있다. 이런 여름날엔 “공기도 뜨겁고 냄새도 고약해서 타르 늪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지만” 사람들이 모두 모여 어린 소녀가 가라앉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소녀는 남편을 죽인 죄로 촌장과 남편 식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일종의 사형의식을 치르는 중이다. 소녀의 가족들만 타르 늪에 들어가 소녀와 마지막 순간을 함께한다. 타르 늪에 신체의 일부분이 서서히 가라앉으며 마지막 순간엔 타르 늪에 질식한 채 얼굴 윗부분만 보인 채로 죽어 버린 누나. 누나가 가라앉아 완전히 숨이 끊어질 때까지 노래를 부르고 음식을 나눠 먹으며, 작은 화환으로 누나의 자리를 장식하는 등 마치 축제처럼 즐기는 식구들의 모습이 어린 남동생의 시선으로 그려져 애잔함이 더 크게 다가온다. 소녀가 남편을 왜 죽였는지, 어느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건인지에 대한 설명은 하나 없고, 오로지 타르 늪에서 죽어가는 소녀와 가족들의 장례의식 하나만으로 충격적이고 강렬한 시각적 이미지를 제공하는 이 작품은 마고 래너건의 매력을 한껏 보여준다.
「나의 주인님」은 나리의 충성스러운 심복인 ‘나’의 입을 빌려 전개되는 이야기다. 고귀하고 품위 있는 나리의 아름답고 방종한 아내는 어느 새벽 집시를 따라가고, 나리는 미친 듯이 그 뒤를 쫓는다. 나리가 마님을 당장 해쳐 버릴 것이라는 ‘나’의 예상과 달리 나리는 집시 무리에 어울려 마님과 춤을 추고, 지금껏 마님을 이해하지 못하던 ‘나’는 어느 순간 마님의 존재를 새롭게 인식한다. 현재형의 문체가 주는 팽팽한 긴장감과 오직 충성스러운 하인의 목소리를 통해서만 전해지는 상황이 읽는 맛을 더한다.
비가 추척추적 내리는 거리, 잿빛 석조 건물, 가고일 석상이 달린 수녀원 등 뭔가 음산하고 음습한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빨간 코의 날」에서는 현실에서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광대가 역설적으로 공포의 지배 계급으로 등장한다. “수녀들이 모시던 ‘거룩한 이’ 대신 최고의 거물 광대 ‘훌쩍이는 에이주’”가 최고 권력자로 군림하는 세상이며, “무대 장치사와 청소부, 공연표 판매원과 물리치료사” 등 광대 공연과 관련 있는 직업이 “세계를 움직이는” 세상이다. ‘나’는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고아원 출신의 킬러로, 부르주아 계급에서 밀려난 ‘젤리’와 함께 광대들을 한명씩 처치해 나간다. 어떤 연유에서 킬러 일을 하는지 정확히는 나와 있지 않지만 작품에 파편적으로 드러난 정보들을 보면 어린 시절 고아원에서 인간으로서 견디기 힘든 공포와 고통을 당한 듯하다.
“난 끝까지 당한 적은 없어. 한 번 그럴 뻔했지만, 그게 다였어.”
이 정도면 됐어. 더 이상 이야기할 필요 없어.
“하지만 다른 애들은 아니었지. 매주 목요일, 토요일 밤마다 몇 년씩. 그 광대 놈들. 이제는 다 죽고 없는 ‘원로단’한테……. ‘보리 찰리’ 같은 놈들. ‘지미니 그린샤인’. 그 자식들을 족치기엔 너무 늦었지. 하지만 난 이때껏 그놈들이 망쳐논 애들이 지붕에서 뛰어내리거나 코끼리 발밑으로 몸을 던지는 걸 보며 살았어. 그런데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어.” (66쪽)
본능 깊숙이 상처가 각인된 주인공은 광대들을 처리하면서 죽어 간 고아원 형제들에 대한 복수를 하지만 여전히 원초적 공포에 갇혀 가까이 다가가지는 못하고 먼 거리에서 광대들을 저격할 뿐이다. 그런데 동료 젤리가 갑작스레 광대 분장을 하고 광대 공연을 펼치자 ‘나’의 공포는 분노로 변하고 마침내 젤리를 향해 방아쇠를 당기고 만다.
「사랑스러운 피핏」은 작가의 생략 기법이 잘 드러난 작품으로, ‘코끼리’라고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고도 코끼리의 내면세계와 그들의 눈으로 바라본 인간 세상을 섬세하게 그린 작품이다. 서로를 ‘부우루운두운’ ‘구울롤루움부운’ 같은 자기들만의 길고 신기한 이름으로 부르는 이 종족은 “사아람들이 가득 탄 가마를 등에 얹고 조련사를 머리에 태운 채” 정원을 빙빙 도는 일을 하는, 길들여진 동물들이다. 늘 정해져 있는 구획 안에서 갇혀 지내던 코끼리들은 자기들을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어린 조련사 ‘피핏’을 구하기 위해 난생 처음 세상 밖으로 나간다.
그 사내아이의 이름은 ‘피핏’ 비슷한 것이었다. 사아람들의 이름이 다 그렇듯, 그 이름도 너무 짧아서 우리 귀로는 알아듣기 힘들었다. 나뭇가지가 똑 부러지거나 새가 삐릿 하고 우는 소리처럼, 사아람들의 이름은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끝나 버린다. 하지만 피핏의 냄새는, 피핏의 손길은 오래도록 남았다. 그 많은 사아람들 가운데 피핏만은 우리처럼 무엇이 좋고 나쁜지 구별할 줄 알았다. (83쪽)
커다랗고 우아한 이 동물들이 어떤 식으로 사고하고 다른 동물이나 인간과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 진정으로 자기를 이해하는 소년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깊고 큰지가 놀랍도록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여럿의 집」은 ‘시인’이라는 종교적 우두머리가 절대 권력을 누리는, 작고 닫힌 사회에 환멸을 느껴 큰 도시로 떠났다 돌아온 소년 도트의 이야기이다. 시인은 ‘셋의 집’이라 부르는 낡은 악기를 연주하며 설교하고, 마을의 모든 여자들을 자신의 아내로 삼으면서도 도덕적으로 완벽하고 검소함을 강조하는 존재다.
이따금 남자들이 약이나 땔나무 같은 것을 사거나 친척 장례식에 가려고 도시에 다녀오곤 했다. 윈섬이 아빠한테 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남자들은 조그만 플라스틱 집에서 묵고 커피 저택에서 텔레비전을 본다고 했다. 텔레비전이라는 것은 불안한 음악이 잔뜩 흘러나오고 얼굴이 달처럼 하얀 사람들이 입 맞추는 장면이 가득한 상자로, 가끔은 축구가 나오기도 했다. 남자들이 도시에서 이틀쯤 보내다가 지친 모습으로 말없이 돌아오면, 시인은 늘 머리끝까지 화를 냈다. 그러다 자기만 들어갈 수 있는 강에서 헤엄을 치고, 모든 아이들과 아내들의 포옹을 받고 나서야 기분이 풀렸다. (121쪽)
도트는 중간기가 되어 도시로 나갔다가 악기점에서 ‘여럿의 집’(아코디언)을 발견하고, ‘셋의 집’은 그저 망가진 작은 아코디언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근사한 ‘여럿의 집’을 들고 고향을 찾은 도트는 황폐해진 고향에서 아무도 돌봐주지 않는 늙은 노인으로 전락해버린 시인과 여전히 아무것도 설교하지 않으면서도 자식을 위해 헌신하고, 절제된 삶을 살아가는 자신의 어머니를 발견한다.
또「나무로 만든 신부」에서는 소녀들을 교육시켜 완벽한 ‘신부’로 만드는 신부 학교에서 6학기 동안 엄격한 자기 절제의 교육을 받은 소녀, 마티 위어가 모두의 걱정을 뒤로 한 채, 비록 예식에는 늦었지만 완벽한 모습으로 ‘결혼식’에 참석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세상 어딘가에 쓸모 있는」은 할아버지의 학대에 시달리던 소년이 ‘천사’라는 불가사의한 존재를 만나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고 혼자 일어서는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런데 작품 속의 ‘천사’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미지와 달리 붉고 뜨거운 몸뚱아리에 박쥐 같은 날개가 달려 있고, 썩은 감자 냄새를 풍기며 사람들이 주는 공물을 받아 먹고 황금을 토해 내는 무섭고도 경이로운 존재로 그려져 있다.「영원한 빛」은 근미래 디스토피아를 다룬 작품으로, 생태계가 파괴된 지구의 가까운 미래의 모습을 래너건 특유의 독창적 시선으로 그려냈다. 새도 고양이도, 고양이가 물어오는 작은 동물들도 모두 진짜 생물이 아닌 로봇이고, 인간들은 유독한 공기를 피해 돔 안에서 생활한다. 「야울리닌」에서는 괴물과 싸워 이기고 가슴 아픈 실연을 겪으며 더 강인하고 고독하게 성장하는 소녀의 이야기가 한 편의 영화처럼 극적으로 펼쳐진다. 괴물 ‘야울리닌’의 몸에 닿았다 극적으로 살아난 소녀는 마을의 천덕꾸러기 같은 존재다. 소녀가 괴물이 나타날 거라 경고하지만 아무도 소녀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소녀가 짝사랑하는 소년마저도 괴물의 피해를 입어 결국엔 소녀와 같은 신세가 되지만 그럼에도 소녀를 끝까지 배척하고 만다.「봄을 부르는 의식」에서는 별볼일 없는 소년이 얼떨결에 ‘깊은 이’라는 선택 받은 자가 되어 눈보라가 몰아치는 겨울 산 위에서 자신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한층 성장한 모습으로 돌아오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깊이 있는 세계관, 간결하면서도 서정적인 문장, 신선하고 시적인 언어가 돋보이는 보기 드문 걸작으로 인정받는 『블랙 주스』는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의 이면, 너무나도 자연스레 받아들여 왔던 현상과 질서의 뒷면을 보여준다. 세계적인 환상소설 작가 이탈로 칼비노에 따르면, 환상 소설은 “개인의 내면과 총체적인 상징에 대해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이야기해 준다는 면에서 아주 의미 있는 장르”이다.『블랙 주스』는 읽는 사람들의 마음에 각기 다른 무늬를 새겨 넣으며, 매번 읽을 때마다 다른 이야기로 새롭게 태어나는 매혹적인 서사의 힘을 보여줄 것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마고 래너건 Margo Lanagan
1960년 오스트레일리아의 뉴사우스웨일스 주에서 태어났다. 주방 보조, 백과사전 판매원, 사무원을 거쳐 프리랜서 편집자로 일했으며, 출판사의 권유로 십대 로맨스 소설을 쓰면서 작가가 되었다. 래너건은 첫 판타지 단편집 ''White Time''(2000)을 출간하면서 독창적인 상상력과 우아한 언어를 갖춘 작가로 주목받았다. 이어 2004년 발표한 두 번째 단편집 ''블랙 주스''가 세계 환상문학상 2관왕을 차지하며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낯설고 신선한 방식으로 인간성을 탐구하는 깊이 있는 판타지소설이라는 격찬을 받은 ''블랙 주스''는 이듬해 미국에서도 출간되어 마이클 L. 프린츠 영예상을 수상했고, ?노래하며 누나를 내려보내다?는 휴고 상과 네뷸러 상 후보에 올랐다. 래너건은 이후로도 ''Red Spikes''(2006), ''Yellow Cake''(2011) 같은 색깔을 제목으로 내세운 단편집을 발표하며 호평을 받았고, 2008년에는 특유의 상상력과 강렬한 정서를 유감없이 발휘한 장편 ''Tender Morsels''을 발표하며 다시 한 번 세계의 이목을 받았다.
역자 : 햇살과나무꾼
세계 곳곳에 묻혀 있는 좋은 작품들을 찾아 우리말로 소개하고 어린이의 정신에 지식의 씨앗을 뿌리는 책을 집필하는 어린이/청소년책 전문 기획실이다. 지금까지 ''그리운 메이 아줌마'' ''워터십 다운의 열한 마리 토끼'' ''침묵의 카드 게임'' 등을 우리말로 옮겼고, ?마법의 두루마리? 시리즈, ?이야기로 쌓는 교양? 시리즈, ''위대한 발명품이 나를 울려요'' 들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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