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이해한 적 없는 누군가를 이해하게 된다
공유는 새로운 커런시,
번역의 시작은 좋은 걸 나누고 싶은 마음
좋은 걸 나누는 일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능이고 그 일은 인간을 행복하게 한다. “내가 재밌었던 걸 번역해 나누고, 그걸 누군가 보고 즐거워하면 귓등이 뜨거워질 정도로 기쁘다”라는 역자 이윤지의 말. 과장을 조금 보태 말하자면 이 속에 어쩌면 ‘번역’의 모든 것이 있다. ‘내가 재미있고’ ‘남과 나눈다’ ‘남이 즐기는 일은 나를 기쁘게 한다’―번역의 처음과 끝이 여기에 있는데,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재미있고 감동적인 정보를 공유하고 퍼나르는 일은 구술로 전해지던 옛이야기에서부터 현대 SNS까지 형태를 달리하며 계속되어온 인간의 본능인 것이다. 『처음, 옮기다』는 그렇게 좋은 것을 나누고 싶고, 나의 감동을 남에게 전달하고 싶은 사람들의 번역의 기록이다. 출판문화공간 엑스플렉스에서 김선형 문학번역가와 함께 한 8주간의 영문학 번역워크숍, 그리고 10개월간의 번역과 퇴고 작업을 통해 번역워크숍 수강생들의 번역 ‘과제’가 번역 ‘작품’이 되었다. 코넌 도일, D.H. 로렌스, 버지니아 울프, 브램 스토커 등의 국내 미번역 작품들을 포함해 컬러풀한 고전읽기 리스트가 꾸려졌고, 이 번역원고를 읽은 출판사는 “이렇게 좋은 걸 독자와 나눠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마음으로 출간을 결정했다. 번역도, 출간도 좋은 걸 나누고 싶은 마음은 동일하다.
“제가 고등학생일 때 취미가 번역이었어요. 해외연예인을 좋아했는데 아무도 번역을 안 해줘서 자급자족을 하느라 번역을 했는데요. 읽고 싶은 칼럼이 번역이 안 되어 있으면 영어로는 잘 안 읽히니까 차라리 한국어로 번역을 해서 다른 사람들도 읽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시작했는데, 그걸 아는 친구들이 번역 워크숍을 소개해 줬어요.” -이민정, 좌담회 중에서
“다른 사람들도 읽었으면 좋겠다는 마음”, 번역을 시작한 사람들의 마음은 모두 이러했다. “이 부분은 이게 재밌었어요!를 전달할 수 있는가, 이게 웃기는 포인트였는데! 이걸 살리는 걸 고민하는 게 힘들었다”는 역자 이윤지의 말처럼, 내가 재밌었던 것, 내가 웃었던 것, 내가 슬펐던 것, 내가 놀랐던 것, 내가 신났던 것… 그것을 전달하는 것이 모든 작가, 모든 번역하는 이의 공통된 마음일 것이다.
번역에 대한 환상
번역이 주는 환상적인 세계
그러나 번역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2010년 유영번역문학상을 수상한 대한민국 대표 영문학 번역가 김선형이 하는 말이다. “번역은 좋아서 하는 막노동”이라고.
“조용한 카페에 앉아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노트북을 앞에 두고 번역 작업을 하는 그림 같은 장면”(198쪽)을 꿈꾸곤 했다는 역자 송혜민, 그녀의 직업은 약사다. 약국에서 매일 만나는 아픈 사람들에 지쳤을 때 그녀가 떠올린 건 자유로운 프리랜서의 삶의 장면. 많은 사람들이 번역가와 프리랜서라는 것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가 바로 이런 자유로운 삶의 방식에 대한 환상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는 어떨까. 번역가들은 어떤 때는 하루 종일 단어 하나와 싸우고 문장 두어 줄과 싸운다. 몇 시간이고 앉아서 텍스트와 씨름하고, 모르는 게 있을 때 결코 그냥 넘어가지 못한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넘기고 건너뛰던 독자의 특권을 반납하는 것이 번역가가 된다는 것이고, 긴긴 시간 남이 대신해 줄 수 없는 일을 혼자서 해낸다는 것이 번역가가 된다는 것이다. 막연히 번역에 대한 낭만적인 환상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도 아닐뿐더러 설령 하더라도 지속할 수 없다. 김선형 번역가가 하는 말은 그래서 결국은 ‘작품’ ‘작가’ ‘텍스트’로 돌아온다.―“번역가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그 일이 즐겁지 않으면 결코 할 수 없다는 거예요.”
혼자 견뎌야 하는 시간은 생각보다 고통스럽다. 그러니 좋아서 하지 않으면 과정 자체가 지난하고 괴로운 노동이 된다. 하지만, “좋고 몰입하게 되면 그 과정은 그 어떤 일보다 쉬운 일이 된다”는 것은 번역으로 먹고사는 사람이 하는 말이니 믿어도 좋겠다.
“확실히 예전에 비해 어떤 텍스트든 더 깊게 읽을 수 있는 힘이 생긴 것 같아요.”(이민정)
“번역을 직접 경험하기 전에는 아무런 의심 없이 한글 문장을 받아들였다면, 번역을 하게 되면서 번역된 결과물 이외에 또 얼마나 많은 다른 의미가 있을지 생각해 보게 됐어요.”(최지원)
“저는 번역을 하려고 오긴 왔는데 문학 텍스트를 읽는 방법에 대해 더 많이 배운 것 같아요.”(송혜민)
“이전엔 사람들한테 아무 관심이 없었는데 번역 후에는 갑자기 모든 사람들이 궁금해졌어요. 일상이 좀 더 재미있어졌달까? 평소에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이 없어서 몰랐던 부분을, 소설을 번역하면서 많이 알게 된 측면이 있겠다 싶었어요.”(조현)
저마다 번역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 ‘다른 세계’가 있다. 수십 시간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텍스트와의 씨름을 해본 자들만이 느낄 수 있는 희열이 있고, 아마 그 세계는 가본 사람만 아는 환상적인 곳일 게다.
읽기의 기적, 일상의 기적
딸에게 예쁜 동화를 직접 번역해주고 싶어서, 엉망인 번역을 보다가 내가 더 잘할 것 같아서, 반복되는 일상이 지겨워서… 저마다의 이유로 문학번역을 하게 된 사람들. 도무지 끝날 것 같지 않던 번역원고가 끝이 나고 그 원고가 책으로 나온다. 그리고 사람들은 말했다. 읽는 게 달라지고 듣는 게 달라졌다고. 친구들의 말도 더 열심히 듣고 타인을 이해하게 되었다고. 재미있는 게 더 많아지고 하고 싶은 게 더 많아졌다고. 아니, 번역과 일상이 무슨 상관이기에?
결국 번역이란 읽어내고 해석하고 글로 써내는 일들을 종합하는 일이다. 원작에 맞는 화자의 목소리와 톤을 찾아야 하고 인물의 말과 표정과 행동을 옮겨야 한다. 내가 고르는 말에 따라 전혀 다른 인물로 재창조된다.
같은 문장을 두고도 “그는 그러거나 말거나 하등 상관없다는 태도로”로 옮길 수도 있고, “그는 아랑곳 않고”로 옮길 수도 있다. 이건 전적으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이다. 내가 어떤 사람의 성격을 만드는 중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있을까? 소소하지만 한편으로는 몹시 중요한, 이런 재미가 있으니까 작품을 끝까지 옮겨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조현, 「옮기고 나서」 중에서
번역가가 되고 싶어서가 아니더라도 이렇게 어떤 책을 낱낱이 읽어보는 경험은 중요하다. 단어를 뒤집어보고 들어도 보고 내려도 놨다가 다시 제자리에 돌려두는 그 경험. 이 인물은, 이 상황은 어떤 모습일까 머릿속에 생생하게 그려내 보는 경험. 이는 우리를 다른 사람으로 만든다. 지금까지 결코 이해한 적 없는 누군가를 이해하게 되고 지금까지 결코 해본 적 없는 일을 시도하게 한다. 번역은 단순히 책상물림의 것이 아니다. 우리의 읽기와 일상에 가히 혁명을 가져오는 일인 것이다.
지금껏 아무리 “책을 읽으세요, 글을 쓰세요”라고 해도 움직이지 않던 사람들이 번역을 하면서 문학계간지를 구독하고 화자의 보이스를 찾기 위해 책을 찾아 읽게 되었다. 글을 쓰고 고치고 문법과 표현을 고르게 되었다. 일상을 즐기고 삶을 향유하게 되었다. ― 이보다 더 큰 기적이 있을까? 우리 삶에 이보다 더 필요한 게 있을까?
작가 소개
등저 : 아서 코난 도일
Arthur Conan Doyle
추리 소설 역사상 가장 매력적인 인물 〈셜록 홈즈〉를 창조하여 전 세계의 독자들을 열광시킨 영국의 소설가. 1859년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에서 태어나서 에든버러 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했다. 1880년 포경선인 호프 호에 의사자격으로 승선하여 북극해 항해에 나서기도 했으며, 의대 졸업 후서부 아프리카 해안을 항해하는 등 광활한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자주 선보였다. 이런 경험은 작가의 소설에 폭넓은 소재와 주제를 제공했다.
1879년 첫 번째 단편 「사사싸 계곡의 미스터리The Mystery of Sasassa Valley」를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소설 쓰기를 시작하여, 졸업 후 1887년 최초의 셜록 홈즈 이야기 『주홍색 연구A Study in Scarlet』를 발표하며 추리소설가로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아홉 편의 셜록 홈즈 이야기를 비롯하여 역사 소설, 모험 소설 등 총 20여 편의 작품을 출간했고, 의사로서 각지에서 의료 활동을 벌이며 30편이 넘는 의학서와 르포를 남기기도 했다. 1900년에는 당시 영국과 트란스발 공화국이 벌인 보어 전쟁에 군의관으로 참여하여 기사Sir 작위를 받았고, 1900년과 1906년에는 지방 의회 선거에서 후보로 나서며 정치에 참여하고자 하는 뜻을 품었으나 낙선하였다. 이후 신문과 잡지 등에 꾸준히 연재물을 발표하며 소설가로서 인기를 누리고 1930년 사망하였다.
코넌 도일이 에드거 앨런 포와 에밀 가보리오의 영향을 받아 창조한 인물 셜록 홈즈는 도일의 장편과 단편 총 60여 편에서 활약하며 세계 각국에 소개되었다. 괴팍한 성격과 탁월한 재능으로 카리스마를 만들어 내는 홈즈의 모습에, 독자들은 그를 명탐정의 대명사로 일컬었고 심지어는 실제 인물이라고 믿게 되기까지 했다. 홈즈 연재물은 몇 번이나 중단되고 그때마다 독자들의 성화에 못 이겨 계속 이어지기를 반복했는데, 특히 『스트랜드Strand』지에 연재되었던 『바스커빌가의 개The Hound of the Baskervilles』는 소름 끼치는 고가(古家)의 분위기와 황량한 황무지 등, 뛰어난 묘사와 숨 막히는 전개로 셜록 홈즈가 등장하는 장편 4부작 중 가장 뛰어난 작품이라는 평을 받는다.
도일의 다른 작품으로는 『네 개의 서명The Sign of Four』(1890), 『셜록 홈즈의 모험The Adventures of Sherlock Holmes』(1892), 『셜록 홈즈의 회상The Memoirs of Sherlock Holmes』(1893) 등 홈즈 추리물을 비롯하여 영화 「쥐라기 공원Jurassic Park」의 원작 격인 모험 소설 『잃어버린 세계The Lost World』와 보어 전쟁에 관한 르포『위대한 보어 전쟁The Great Boer War』, 『J. 하버쿡 젭슨의 진술』 등 다수가 있다.
목 차
김선형
분해되었습니다 _ 11
아서 코넌 도일 지음, 이윤지 옮김
어떤 학회 _ 39
버지니아 울프 지음, 이민정 옮김
괴이의 천사- 우연, 그 남용에 대하여 _ 69
에드거 앨런 포 지음, 정호수 옮김
쓰지 않은 소설 _ 91
버지니아 울프 지음, 노현정 옮김
드라큘라의 손님 _ 121
브램 스토커 지음, 김부민 옮김
마술가게 _ 147
H. G. 웰스 지음, 최지원 옮김
아무도 죽지 않는다 _ 171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송혜민 옮김
원고 안의 악마 _ 203
너새니얼 호손 지음, 김충호 옮김
싸늘한 겨울 공작 _ 221
D. H. 로렌스 지음, 조현 옮김
좌담회: 옮기고 나서 보이는 것들 _ 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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