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게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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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박영호
출판사항문학세계사, 발행일:2016/11/10
형태사항p.134 A5판:21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70758299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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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1. ‘경주’를 바라보는 각별한 시선

각별해 보이는 시인의 경주 깃들기와 끌어안기는 사라졌거나 모습이 바뀌어 가는 불교 문화 유산들과 그 유산들이 거느리는 정신적 높이와 깊이에 대한 그리움과 우러름, 애틋한 연민을 동반한다. 연작시 경주에 가다는 그런 마음의 밝음과 어둠의 무늬와 빛깔들을 다채롭게 떠올린다.
경주에 가다 1에서는 경주로 가는 길이 붐벼 닿기도 전에 지치고, 닿아서도 고분들과 사라진 왕궁이나 절터, 잊힌 시간을 파는 사람들이 길을 막으며, 진정 보고자 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다며 가지 않으려고 마음먹기까지 한다. 이 대목은 본질이 왜곡되거나 관광 상품화로 기우는 세태와 자신을 향한 성찰로서의 역설적 발언으로 보인다.

어디서나 땅을 파면 왕궁이나 사원의 흔적이 있다
부서진 기왓장이나 돌기둥,
장신구들이 검은 재와 함께 있다
사람들은 감미로운 옛 노래나 비단의 기억을 떠올리며
알 수 없는 비애에 마음 헝클어뜨린다
영화는 허물어진 돌탑에 붙은 이끼이거나
돌무덤 사이에 피어오르는 작은 꽃,
바람 불면 깨어나는 아우성에는
사라진 왕조의 슬픔이 스며 있다
가늠하지 못할 슬픔이
무덤으로 남아 있다
핏빛 노을이 무덤을 덮는다
-「고도에서」 전문

구체적인 장소를 적시하지 않은 이 시 역시 고도에 깃들이면서 사라진 왕조에 대한 연민을 형상화한다. 땅을 파면 곳곳에서 발굴되는 왕궁이나 사원의 흔적들과 부서진 기왓장, 돌기둥, 장신구들 앞에서 비애를 느끼는 건 당연하기도 하다. 하지만 돌탑의 이끼나 돌무덤 사이의 꽃 등 하잘것없이 작은 것에서 그 옛날 왕조의 영화와 아우성을 함께 떠올리는 상상력과 그 슬픔이 무덤으로 남아 핏빛 노을에 덮인다는 표현은 신선하다.


2. 섬세하고 따스한 시인의 감각

시인의 감각은 섬세하고 예민하다는 느낌을 안겨 주기도 한다. 특히 비교적 짧은 시에 그런 특성이 두드러져 있다. 이른 봄에서 시인은 봄이 오는 기미를 잔설 남은 먼 산이 푸르른 곳으로 조금씩 자리를 옮겨 앉는다거나 새순들이 실바람에 가볍게 떠는 모습에서 감지한다. 「꽃모종을 옮겨 심다」에서는 화분에 남아 있던 구근에서 돋은 연둣빛 싹이 눈을 반짝인다고 표현하거나 스스로를 희망의 싹 한번 틔워 본 적 없는 가슴이라며 마치 자신을 옮겨 심듯 구근을 조심스럽게 옮겨 심는다는 대목 역시 그다운 면모를 보여 준다.
그런가 하면, 창밖의 정원에서 봉우리를 벌리는 목련을 보고 내려가는 사이에 이미 지고 있다고 표현하는 이면에는 꽃이 피고 지는 게 한 해를 기다린 데 비해 그야말로 잠깐 사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민감한 계절 감각은 봄날에도 잘 드러나 있다.

기억 바깥세상을 벗어날 수 없음을
바늘에 찔려 상처 없는 날 없었던 손으로
그녀가 일생 박음질하고 다림질한 것은
결국 자기의 운명이었음을

평등 세상이 아니었음을 나는 읽는다
그녀의 편안한 얼굴에서
떠나간 사내가 꿈꾸었던 평등 세상의 뭉게구름이
그녀의 주름진 얼굴 위를 지나는 것을
-「평등 세상」 부분

어둡고 그늘진 곳은 도처에 자리 잡고 있다. ‘평생 입고 다니던 남루한 외투 하나 남긴 채 죽은 젊은이를 목도하면서 남은 가족들은 미친 듯/ 차디찬 육신을 흔들고 울부짖으며/ 딱딱한 옷장 속에 그 낡은 외투를 구겨 넣는’ 장면 묘사나 이 세상의 거짓된 모습을 장례식장 풍경을 통해,

검은 옷 단정하게 입고
거짓 울음으로 조문을 받는 상주
슬픈 모습을 보이며 흘리는 눈물은
거짓을 버무려 만든 아이스크림 같은 것
그의 죽음이 정말 애석하다고
그의 생애가 위대했다고 혀를 날름거리는
문상객의 조문은 거짓으로 얼려 만든
아이스크림 같은 것이 아니면 무엇일까
철없는 아이들의 손에 쥔
아이스크림이 흘러내리는 줄도 모르고
화환에서 꽃을 따며 놀고 있다
-「아이스크림」부분

고 세태를 희화화하며 풍자하고 야유한다. 가식과 위선이 넘쳐나는 오늘의 사회에서이런 비판과 질타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철없는 아이들뿐이다. 망자도 예외가 아니며 상주도 문상객도 거짓으로 빚은 아이스크림 같은 거짓 눈물을 흘리고 조문 하며, 아이들만 진짜 아이스크림이 흘러내리는 줄도 모르고 거짓의 꽃을 따며 놀고 있다는 건 분명 블랙 코미디에 다름 아니다.
영상 화면으로 한 치매 할머니의 시신 발견 뉴스를 보면서 아무 말도 믿지 않고 그 할머니가 스스로 숲으로 찾아 들어갔을지도 모르며, 너무 오래 버려진 자신을 버리고 싶었을지 모른다고 보는 시각도 오늘의 노인 문제에 대한 심각한 물음이 아닐 수 없다. 이 같은 시선은 길거리 곳곳에 ‘내걸린 사람 찾는/ 현수막 속의 무표정한 주름진 얼굴’들을 보면 역시 짠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시인은 캄보디아 어느 도시의 허름한 판잣집에서 잠자는 맨몸의 아이들을 보면서 ‘눈물이 날 것 같아 먼 곳으로 눈을 돌리자 자신을 향해 시커먼 손을 내밀며 파리 떼처럼/ 달라붙는 또 다른 아이들,/ 오래전 우리들 모습을 닮아 있다’고, 그 모습을 지난날 남루했던 자신의 현실로 들여다보기도 한다.

저 남루를 벗기 위해
얼마나 많은 생을 윤회해야 할는지
나는 윤회를 벗어나기보다
이 흙먼지 이는 길을 먼저 벗어나고 싶다
-「어떤 윤회」부분


그런 윤회는 일단 차치하더라도 그런 상황을 먼저 벗어나고 싶다는 심경 역시 가슴 짠하게 한다. 이런 비감 속에서는 투명한 햇살이 위안이 되기도 한다.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햇살은 꽃무늬 양산을 쓰고 있는 아내의 양산 꽃무늬들을 꽃비가 되게 하고 아내는 그 꽃비를 맞고 있다는 환상은 시인이 그래도 애써 붙들고 있는 따스한 희망이자 사랑의 전언의 등가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시인은 ‘길도 마을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내 사랑 찾아 헤매고 있으며, 뜨거운 사막도 거센 모래바람도/ 갈라놓지 못할 우리 사랑/ 땅에 묻힌 우리를/ 흙으로 돌려놓지는 못할 거예요’라고 한다. 이 대목이 자꾸만 메아리 되어 다가오는 것만 같다. 이 같은 사랑에의 발길과 믿음이 그를 가슴 따뜻한 시인으로 살아가게 추동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박영호
시인 박영호는 1947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경북대학교 의과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외과전문의와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2년 《시와시학》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시집 『산길에서 중얼거리다』(시와시학사, 1996)를 냈으며 대구시인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외과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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