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대문호가 남긴 유고, 한국어 ‘정본 완역’은 최초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1883~1924)는 체코 프라하에서 태어난 유대계 독일 작가다. 다언어 사회였던 프라하에서 살았는데, 그의 모국어는 독일어였다. 기괴하고 수수께끼 같은 작품 세계로 주목을 받으며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의 거장으로 떠올랐다. 그의 작품은 현대 사회 속 인간의 존재와 소외, 허무를 다뤘다. 그는 비현실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상황 설정 속에서 인간의 존재를 끊임없이 추구한 소설가다. 무력한 인물들과 그들에게 닥치는 기이한 사건들을 통해 20세기 세상 속의 불안과 소외를 폭넓게 암시하는 매혹적인 상징주의를 이룩했다는 평을 받는다.
카프카는 생전에 많은 양의 문건을 남겼다. 그중에는 생애 마지막 연인이었던 밀레나 예젠스카에게 보낸 편지들이 있다. 현재 확인되는 해당 편지는 1920~1923년치들이다. 카프카 말년의 일상을 알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책이다.
솔출판사가 이번에 카프카 전집 8권으로 내놓은 『밀레나에게 쓴 편지』의 원전은 독일 피셔출판사에서 나온 ‘정본’이다. 부친 지 거의 100년 된 편지이고, 1950년대 이래 우리나라에 많이 알려진 카프카이지만 사실은 ‘정본’ 아닌 판본들이 소개되곤 했다. 즉 1930~1950년대에 나온 막스 브로트(카프카의 친구) 판 카프카 저작물들이 세상에 널리 알려진 것이다. 이에 그 당시부터 독일 학자들은 브로트 판 카프카 저작물들이 임의 편집을 했다는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독일 학자들은 1980년대부터 카프카 전집의 결정본인 ‘역사 비평판Kritische Ausgabe’ 편찬에 나섰다. 이 역사 비평판은 1980~1990년대에 걸쳐 독일 피셔출판사에서 단계적으로 발간되었다. 이렇게 나온 역사 비평판 전집은 학계에서 카프카 연구의 ‘정본’으로 여겨진다.
『밀레나에게 쓴 편지』는 ‘결정본(역사 비평판) 카프카 전집’으로 유명한 피셔출판사의 『Franz Kafka, Briefe an Milena』 ‘확장신판擴張新版’ 즉 ‘Erweiterte Neuausgabe’를 원전으로 삼았다.
피셔출판사의 정본, ‘역사 비평판’
이 피셔출판사 판을 옮긴 솔출판사의 『밀레나에게 쓴 편지』는 결정본다운 면모를 보인다. 피셔출판사의 원전 자체가 카프카 시대의 면모를 이해할 수 있는 자료로 가득한 것이다. 『밀레나에게 쓴 편지』에는 카프카가 편지 속에 써 놓은 문장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도록 많은 주석이 첨부돼 있다. 또한 주석에서는 카프카가 편지에서 거론하는 인물들을 자세히 소개한다. 이로써 카프카 주변인, 카프카와 교류했던 그 시대의 문화인들의 면면을 알 수 있다. 단순히 ‘카프카와 주변인’이란 차원을 떠나 당대 체코 지역의 문화계를 살펴볼 수가 있다.
또한 밀레나가 막스 브로트에게 쓴 편지들도 첨부했다. 이 편지들은 제3자의 눈으로 카프카를 객관적으로 관찰한 문서라는 의의가 있다. 더구나 카프카 말년에 대한 언급들이어서 그 중요성이 배가된다.
카프카가 밀레나에게 쓴 편지는……
카프카는 생애 후반 3년여 동안 밀레나에게 여러 통의 편지를 보냈다. 카프카는 자신의 일기장(큰 노트 열다섯 권 분량)을 밀레나에게 넘길 정도로, 두 사람은 깊은 사이였다. 이런 깊은 사이의 증거가 바로 『밀레나에게 쓴 편지』다.
“각혈만 멈춰준다면……”이라며 속내를 밝힌 구절, 죽마고우 막스와 연인 밀레나를 동시에 생각하다가 편지지 위에 두 사람의 이름을 오기誤記한 부분, 1917년 처음 결핵에 걸렸을 때의 일화를 밝히는 대목, 멀리 떨어져 있는 밀레나와 한시바삐 만나고자 기차 시간표를 정밀히 연구하는 내용 등에서 독자들은 폐질환과 투쟁하면서 말년을 보내는 카프카의 일상을 떠올려볼 수도 있을 것이다.
카프카의 문학(혹은 문장)은 어려운 편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밀레나에게 쓴 편지』에서는 비교적 평이한 문장을 쓰고 있다. 편지 작성자가 카프카임을 알 수 있는 개성적 분위기, 아주 가까운 연인에게만 밝힐 수 있는 은밀한 속내, 차가우면서도 밀레나에게 애착을 갖는 분위기 등이 흥미를 끈다. 이런 요소들에 몰입해 책을 읽다보면 어느덧 카프카와 밀레나가 살았던 시대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부록에 있는 밀레나가 브로트에게 쓴 편지를 보면 ‘카프카는 외환센터나 타자기조차도 신비스럽게 여긴다’고 하여, 카프카의 새로운 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편지 읽어보기
『밀레나에게 쓴 편지』는 카프카의 마지막 연애 생활을 보여준다.
『밀레나에게 쓴 편지』에 등장하는 첫 편지는 1920년 4월치이다. 구체적인 날짜를 알 수 없는 편지가 많다. 따라서 주석 페이지에서는 불가피하게 “[1920년 4월] [세 번째 편지]” 하는 식으로 설명을 풀어나가고 있다.
초기에 쓴 편지에서 카프카는 “친애하는 밀레나 부인”이라는 식으로 서두를 뗀다. 말투도 “~~해줍니다. / ~~느껴지십니까?” 등 깍듯한 모습이다. 그러나 후반으로 가면 예의 바른 서두가 사라진다. 말투는 “~~가란 말이오? / ~~되는 거요?”로 바뀐다.
가족에게도 못할 말을 나누는 마당이자, 집안 내부 사정까지 이야기 나누는 공간이었던 이 편지는 공식 기록으로는 알 수 없었던 카프카의 말년 정보를 제공한다. 그만큼 카프카의 인생 막바지를 궁금해 하던 독자에게는 많은 이목을 끌 책이다.
한편 카프카는 “그대의 편지와 내 편지 사이에 이 크나큰 불안정성 속에서도 그나마 가능한 데까지 명료하고 아름다운, 안도의 숨이 내쉬어지는 합일이 이루어지고 있소”라고 하여 스스로 편지의 의의를 규정했다.
2017년 새해, 이제부터 한국인은 진실하고 새로운 카프카를 만난다.
“한국에서는 1950년대 이래 여러 형태로 카프카 작품이 소개되었다. 독일어를 모르는 한국 독자는 우리말로 번역된 카프카의 일부 작품을 읽을 수밖에 없고, 그 일부 작품에 담겨 있는 카프카의 현실에 대한 이해를 카프카가 그의 문학(혹은 문학적인 것) 전체를 통해 독자에게 전달하려고 하는 메시지로 착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카프카의 작품들 전체(그중에서도 결정본)가 한국어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 독자는 ‘참된’ 카프카 문학을 만날 수 없었다. 그런데 1980년대부터 독일에서 나오기 시작한 피셔출판사의 역사 비평판은 한국의 카프카 연구자들을 자극했다. 이리하여 1997년부터 이 역사 비평판을 번역 발간하기 시작, 이번에 드디어 ‘한국어판 카프카 결정본’의 완간을 보게 됐다.”
―편영수(전주대 명예교수, 한국카프카학회 자문위원)
2017년 새해, 이제부터 한국인은 진실하고 새로운 카프카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밀레나는 누구?
카프카의 마지막 연인 밀레나 예젠스카Milena Jesenska(1896~1944)는 프라하의 의사 집안에서 태어났다. 프라하의 명문 인문계 여자 김나지움 ‘미네르바’를 나왔다. 그 후 대학에서 두 학기 동안 의학 공부를 하다가, 나중에는 문학과 저널리즘 쪽으로 진로를 돌렸다.
밀레나는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에른스트 폴락과 결혼했다. 하지만 카페에서 문인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던 폴락 때문에 둘의 사이는 점점 멀어졌고, 결혼 생활이 와해되어 갈 때쯤 밀레나는 카프카를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때는 1919년이었는데, 그 자리에는 폴락도 있었다. 밀레나는 카프카와 이야기하던 중 그의 단편소설들을 체코어로 번역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처음에는 번역 때문에 의사소통의 도구로써 편지를 주고받기 시작하고 결국 편지는 두 사람이 연인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발판이 되었다.
▣ 작가 소개
저 : 프란츠 카프카
유대계 독일 작가. 현대 사회 속 인간의 존재와 소외, 허무를 다룬 소설가이다. 그는 비현실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상황 설정 속에서 인간의 존재를 끊임없이 추구한 실존주의 소설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무력한 인물들과 그들에게 닥치는 기이한 사건들을 통해 20세기 세상 속의 불안과 소외를 폭넓게 암시하는 매혹적인 상징주의를 이룩했다는 평을 받는다.
프란츠 카프카는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 프라하의 독일어를 쓰는 중간계급의 유태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는 자수성가한 상인으로 기골이 크고 독선적이었던 아버지와 관계가 좋지 못했다. 현실적이고 빈틈없는 아버지의 눈에는 아들의 모습이 몽상가에 불과했으며, 어린 카프카의 눈에 아버지는 지독한 일벌레에 가족은 안중에도 없이 사업의 성공에만 몰입하는 사람으로 보였다. 신분상승을 위해 어머니조차 아버지의 사업을 도와야 했기 때문에 그는 줄곧 남의 손에 의해 키워졌고, 그의 나이 두 살 때, 그리고 네 살 때 동생인 게오르크와 하인리히가 태어났지만 곧 죽고 마는 일을 목격하게 된다. 이후 그의 나이 여섯 살 때인 1889년 여동생 엘리가, 또 1년 뒤에는 발리가, 그리고 그 2년 뒤에는 오틀라가 태어나지만, 이 세 자매 역시 제2차 세계 대전의 광기에 희생당하고 만다. 아버지와의 불화와 동생들의 잇단 죽음을 목격하면서 그는 불안정한 유년기를 보낸다.
그의 아버지는 카프카에게 상인의 기질이 보이지 않자 독일계 인문 중고등학교에 입학시킨다. 이곳에서 카프카는 ''루돌프 일로비, 시오니스트 후고 베르크만, 에발트 펠릭스 프리브람, 오스카 폴락 등 평생을 두고 교유하는 몇 명의 중요한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1901년 프라하의 카를 페르디난트 대학에 진학한 카프카는 주로 문학과 예술사 강의에 흥미를 보였으나, 아버지의 바람대로 법학을 전공으로 선택한다. 하지만 법관이나 변호사가 될 생각은 추호도 없었으므로, 1906년 법학 박사 학위를 받고 법원에서 1년간의 수습 기간을 마친 뒤 일반 보험 회사에 입사한다. 1908년 보헤미아 왕국 노동자 상해 보험 회사로 자리를 옮긴 후로는 죽기 2년 전인 1922년까지 그곳에서 법률고문으로 근무하는 한편, 오후 2시에 퇴근하여 밤늦도록 글을 썼다.
이 무렵 유럽의 노동 환경은 무척 열악했다. 카프카는 공무 출장과 노동자들과의 접촉 등 이곳에서의 업무를 통해 관료기구의 무자비성, 노동자들에 대한 가혹한 대우와 이들의 비참한 생활상을 직접 체험하고 자본주의 사회의 내면을 속속들이 꿰뚫어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카프카가 자신의 작품에서 개인의 소외와 무력감에 대해 보여주는 깊은 통찰은 여기에서 나온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1919년 각혈을 했으나 의사의 진찰을 거부하다 증세가 악화되어 결국 요양소와 여동생들의 집을 전전한다. 하지만 이 시기에 그는 죽을 때까지 함께한 도라 디만트의 헌신적인 사랑으로 비로소 일찍이 맛보지 못한 삶의 애착과 행복을 경험한다. 도라는 그의 곁을 밤낮으로 지키며 간호했지만 1924년, 병약하고 내향적이었던 그는 자신에게 부과되는 출세,결혼 등의 중압감에 쫓기며 글을 쓰다가 폐결핵에 영양부족까지 겹쳐 41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하기에 이른다.
카프카는 평생 불행하게 지냈다. 프라하의 상층부를 장악하고 있던 독일인에게는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같은 유대인들로부터는 시온주의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배척받았다. 생전에 카프카는 출판업자들의 요청으로 마지못해 발표하기 전까지는 자신의 작품을 세상에 내놓기를 꺼렸으며, 발표된 작품들도 대중의 몰이해 속에 거의 팔리지도 않았다. 그는 죽음을 앞두고 친구에게 보낸 유서에서 자신의 모든 글을 불태워줄 것을 부탁했을 만큼 쓰는 것 외의 다른 것을 바라지 않았지만, 세계의 불확실성과 인간의 불안한 내면을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그려낸 그의 작품은 타계후 전 세계에 알려졌다.
1912년에 『실종자』(후에 『아메리카』로 개제), 『변신』을 쓰기 시작했고, 1914년에는 『유형지에서』와 『심판』 집필에 들어갔다. 1916년에는 단편집 『시골 의사』를 탈고했다. 1917년에 폐결핵이 발병하여 여러 곳으로 정양을 다니게 되고, 1922년에 『성』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결국 폐결핵으로 1924년에 빈 교외의 키어링 요양원에서 사망했다. 『변신』 외에 대표작으로 『심판』 『성城』 『실종자』 『유형지에서』 『시골의사』 『시골에서의 결혼 준비』 등 다수가 있다.
역자 : 오화영
서강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본 대학에서 독문학을 전공하였다. 스위스 바젤 대학에서 「프란츠 카프카의 소명의식」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강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강사를 지냈다.
▣ 주요 목차
일러두기 / 4
밀레나에 대하여 / 9
밀레나에게 쓴 편지 / 15
???
원주 / 370
부록 / 413
밀레나가 막스 브로트에게 보낸 편지 / 415
밀레나의 카프카에 대한 애도사 / 436
밀레나가 잡지나 신문에 게재했던 수필들 / 439
나의 친구 / 439
비 오는 날의 우울함 / 447
부뚜막의 악마 / 452
연대표(1919~1924) / 460
이번 판본에 대하여 / 467
대문호가 남긴 유고, 한국어 ‘정본 완역’은 최초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1883~1924)는 체코 프라하에서 태어난 유대계 독일 작가다. 다언어 사회였던 프라하에서 살았는데, 그의 모국어는 독일어였다. 기괴하고 수수께끼 같은 작품 세계로 주목을 받으며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의 거장으로 떠올랐다. 그의 작품은 현대 사회 속 인간의 존재와 소외, 허무를 다뤘다. 그는 비현실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상황 설정 속에서 인간의 존재를 끊임없이 추구한 소설가다. 무력한 인물들과 그들에게 닥치는 기이한 사건들을 통해 20세기 세상 속의 불안과 소외를 폭넓게 암시하는 매혹적인 상징주의를 이룩했다는 평을 받는다.
카프카는 생전에 많은 양의 문건을 남겼다. 그중에는 생애 마지막 연인이었던 밀레나 예젠스카에게 보낸 편지들이 있다. 현재 확인되는 해당 편지는 1920~1923년치들이다. 카프카 말년의 일상을 알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책이다.
솔출판사가 이번에 카프카 전집 8권으로 내놓은 『밀레나에게 쓴 편지』의 원전은 독일 피셔출판사에서 나온 ‘정본’이다. 부친 지 거의 100년 된 편지이고, 1950년대 이래 우리나라에 많이 알려진 카프카이지만 사실은 ‘정본’ 아닌 판본들이 소개되곤 했다. 즉 1930~1950년대에 나온 막스 브로트(카프카의 친구) 판 카프카 저작물들이 세상에 널리 알려진 것이다. 이에 그 당시부터 독일 학자들은 브로트 판 카프카 저작물들이 임의 편집을 했다는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독일 학자들은 1980년대부터 카프카 전집의 결정본인 ‘역사 비평판Kritische Ausgabe’ 편찬에 나섰다. 이 역사 비평판은 1980~1990년대에 걸쳐 독일 피셔출판사에서 단계적으로 발간되었다. 이렇게 나온 역사 비평판 전집은 학계에서 카프카 연구의 ‘정본’으로 여겨진다.
『밀레나에게 쓴 편지』는 ‘결정본(역사 비평판) 카프카 전집’으로 유명한 피셔출판사의 『Franz Kafka, Briefe an Milena』 ‘확장신판擴張新版’ 즉 ‘Erweiterte Neuausgabe’를 원전으로 삼았다.
피셔출판사의 정본, ‘역사 비평판’
이 피셔출판사 판을 옮긴 솔출판사의 『밀레나에게 쓴 편지』는 결정본다운 면모를 보인다. 피셔출판사의 원전 자체가 카프카 시대의 면모를 이해할 수 있는 자료로 가득한 것이다. 『밀레나에게 쓴 편지』에는 카프카가 편지 속에 써 놓은 문장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도록 많은 주석이 첨부돼 있다. 또한 주석에서는 카프카가 편지에서 거론하는 인물들을 자세히 소개한다. 이로써 카프카 주변인, 카프카와 교류했던 그 시대의 문화인들의 면면을 알 수 있다. 단순히 ‘카프카와 주변인’이란 차원을 떠나 당대 체코 지역의 문화계를 살펴볼 수가 있다.
또한 밀레나가 막스 브로트에게 쓴 편지들도 첨부했다. 이 편지들은 제3자의 눈으로 카프카를 객관적으로 관찰한 문서라는 의의가 있다. 더구나 카프카 말년에 대한 언급들이어서 그 중요성이 배가된다.
카프카가 밀레나에게 쓴 편지는……
카프카는 생애 후반 3년여 동안 밀레나에게 여러 통의 편지를 보냈다. 카프카는 자신의 일기장(큰 노트 열다섯 권 분량)을 밀레나에게 넘길 정도로, 두 사람은 깊은 사이였다. 이런 깊은 사이의 증거가 바로 『밀레나에게 쓴 편지』다.
“각혈만 멈춰준다면……”이라며 속내를 밝힌 구절, 죽마고우 막스와 연인 밀레나를 동시에 생각하다가 편지지 위에 두 사람의 이름을 오기誤記한 부분, 1917년 처음 결핵에 걸렸을 때의 일화를 밝히는 대목, 멀리 떨어져 있는 밀레나와 한시바삐 만나고자 기차 시간표를 정밀히 연구하는 내용 등에서 독자들은 폐질환과 투쟁하면서 말년을 보내는 카프카의 일상을 떠올려볼 수도 있을 것이다.
카프카의 문학(혹은 문장)은 어려운 편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밀레나에게 쓴 편지』에서는 비교적 평이한 문장을 쓰고 있다. 편지 작성자가 카프카임을 알 수 있는 개성적 분위기, 아주 가까운 연인에게만 밝힐 수 있는 은밀한 속내, 차가우면서도 밀레나에게 애착을 갖는 분위기 등이 흥미를 끈다. 이런 요소들에 몰입해 책을 읽다보면 어느덧 카프카와 밀레나가 살았던 시대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부록에 있는 밀레나가 브로트에게 쓴 편지를 보면 ‘카프카는 외환센터나 타자기조차도 신비스럽게 여긴다’고 하여, 카프카의 새로운 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편지 읽어보기
『밀레나에게 쓴 편지』는 카프카의 마지막 연애 생활을 보여준다.
『밀레나에게 쓴 편지』에 등장하는 첫 편지는 1920년 4월치이다. 구체적인 날짜를 알 수 없는 편지가 많다. 따라서 주석 페이지에서는 불가피하게 “[1920년 4월] [세 번째 편지]” 하는 식으로 설명을 풀어나가고 있다.
초기에 쓴 편지에서 카프카는 “친애하는 밀레나 부인”이라는 식으로 서두를 뗀다. 말투도 “~~해줍니다. / ~~느껴지십니까?” 등 깍듯한 모습이다. 그러나 후반으로 가면 예의 바른 서두가 사라진다. 말투는 “~~가란 말이오? / ~~되는 거요?”로 바뀐다.
가족에게도 못할 말을 나누는 마당이자, 집안 내부 사정까지 이야기 나누는 공간이었던 이 편지는 공식 기록으로는 알 수 없었던 카프카의 말년 정보를 제공한다. 그만큼 카프카의 인생 막바지를 궁금해 하던 독자에게는 많은 이목을 끌 책이다.
한편 카프카는 “그대의 편지와 내 편지 사이에 이 크나큰 불안정성 속에서도 그나마 가능한 데까지 명료하고 아름다운, 안도의 숨이 내쉬어지는 합일이 이루어지고 있소”라고 하여 스스로 편지의 의의를 규정했다.
2017년 새해, 이제부터 한국인은 진실하고 새로운 카프카를 만난다.
“한국에서는 1950년대 이래 여러 형태로 카프카 작품이 소개되었다. 독일어를 모르는 한국 독자는 우리말로 번역된 카프카의 일부 작품을 읽을 수밖에 없고, 그 일부 작품에 담겨 있는 카프카의 현실에 대한 이해를 카프카가 그의 문학(혹은 문학적인 것) 전체를 통해 독자에게 전달하려고 하는 메시지로 착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카프카의 작품들 전체(그중에서도 결정본)가 한국어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 독자는 ‘참된’ 카프카 문학을 만날 수 없었다. 그런데 1980년대부터 독일에서 나오기 시작한 피셔출판사의 역사 비평판은 한국의 카프카 연구자들을 자극했다. 이리하여 1997년부터 이 역사 비평판을 번역 발간하기 시작, 이번에 드디어 ‘한국어판 카프카 결정본’의 완간을 보게 됐다.”
―편영수(전주대 명예교수, 한국카프카학회 자문위원)
2017년 새해, 이제부터 한국인은 진실하고 새로운 카프카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밀레나는 누구?
카프카의 마지막 연인 밀레나 예젠스카Milena Jesenska(1896~1944)는 프라하의 의사 집안에서 태어났다. 프라하의 명문 인문계 여자 김나지움 ‘미네르바’를 나왔다. 그 후 대학에서 두 학기 동안 의학 공부를 하다가, 나중에는 문학과 저널리즘 쪽으로 진로를 돌렸다.
밀레나는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에른스트 폴락과 결혼했다. 하지만 카페에서 문인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던 폴락 때문에 둘의 사이는 점점 멀어졌고, 결혼 생활이 와해되어 갈 때쯤 밀레나는 카프카를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때는 1919년이었는데, 그 자리에는 폴락도 있었다. 밀레나는 카프카와 이야기하던 중 그의 단편소설들을 체코어로 번역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처음에는 번역 때문에 의사소통의 도구로써 편지를 주고받기 시작하고 결국 편지는 두 사람이 연인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발판이 되었다.
▣ 작가 소개
저 : 프란츠 카프카
유대계 독일 작가. 현대 사회 속 인간의 존재와 소외, 허무를 다룬 소설가이다. 그는 비현실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상황 설정 속에서 인간의 존재를 끊임없이 추구한 실존주의 소설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무력한 인물들과 그들에게 닥치는 기이한 사건들을 통해 20세기 세상 속의 불안과 소외를 폭넓게 암시하는 매혹적인 상징주의를 이룩했다는 평을 받는다.
프란츠 카프카는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 프라하의 독일어를 쓰는 중간계급의 유태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는 자수성가한 상인으로 기골이 크고 독선적이었던 아버지와 관계가 좋지 못했다. 현실적이고 빈틈없는 아버지의 눈에는 아들의 모습이 몽상가에 불과했으며, 어린 카프카의 눈에 아버지는 지독한 일벌레에 가족은 안중에도 없이 사업의 성공에만 몰입하는 사람으로 보였다. 신분상승을 위해 어머니조차 아버지의 사업을 도와야 했기 때문에 그는 줄곧 남의 손에 의해 키워졌고, 그의 나이 두 살 때, 그리고 네 살 때 동생인 게오르크와 하인리히가 태어났지만 곧 죽고 마는 일을 목격하게 된다. 이후 그의 나이 여섯 살 때인 1889년 여동생 엘리가, 또 1년 뒤에는 발리가, 그리고 그 2년 뒤에는 오틀라가 태어나지만, 이 세 자매 역시 제2차 세계 대전의 광기에 희생당하고 만다. 아버지와의 불화와 동생들의 잇단 죽음을 목격하면서 그는 불안정한 유년기를 보낸다.
그의 아버지는 카프카에게 상인의 기질이 보이지 않자 독일계 인문 중고등학교에 입학시킨다. 이곳에서 카프카는 ''루돌프 일로비, 시오니스트 후고 베르크만, 에발트 펠릭스 프리브람, 오스카 폴락 등 평생을 두고 교유하는 몇 명의 중요한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1901년 프라하의 카를 페르디난트 대학에 진학한 카프카는 주로 문학과 예술사 강의에 흥미를 보였으나, 아버지의 바람대로 법학을 전공으로 선택한다. 하지만 법관이나 변호사가 될 생각은 추호도 없었으므로, 1906년 법학 박사 학위를 받고 법원에서 1년간의 수습 기간을 마친 뒤 일반 보험 회사에 입사한다. 1908년 보헤미아 왕국 노동자 상해 보험 회사로 자리를 옮긴 후로는 죽기 2년 전인 1922년까지 그곳에서 법률고문으로 근무하는 한편, 오후 2시에 퇴근하여 밤늦도록 글을 썼다.
이 무렵 유럽의 노동 환경은 무척 열악했다. 카프카는 공무 출장과 노동자들과의 접촉 등 이곳에서의 업무를 통해 관료기구의 무자비성, 노동자들에 대한 가혹한 대우와 이들의 비참한 생활상을 직접 체험하고 자본주의 사회의 내면을 속속들이 꿰뚫어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카프카가 자신의 작품에서 개인의 소외와 무력감에 대해 보여주는 깊은 통찰은 여기에서 나온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1919년 각혈을 했으나 의사의 진찰을 거부하다 증세가 악화되어 결국 요양소와 여동생들의 집을 전전한다. 하지만 이 시기에 그는 죽을 때까지 함께한 도라 디만트의 헌신적인 사랑으로 비로소 일찍이 맛보지 못한 삶의 애착과 행복을 경험한다. 도라는 그의 곁을 밤낮으로 지키며 간호했지만 1924년, 병약하고 내향적이었던 그는 자신에게 부과되는 출세,결혼 등의 중압감에 쫓기며 글을 쓰다가 폐결핵에 영양부족까지 겹쳐 41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하기에 이른다.
카프카는 평생 불행하게 지냈다. 프라하의 상층부를 장악하고 있던 독일인에게는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같은 유대인들로부터는 시온주의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배척받았다. 생전에 카프카는 출판업자들의 요청으로 마지못해 발표하기 전까지는 자신의 작품을 세상에 내놓기를 꺼렸으며, 발표된 작품들도 대중의 몰이해 속에 거의 팔리지도 않았다. 그는 죽음을 앞두고 친구에게 보낸 유서에서 자신의 모든 글을 불태워줄 것을 부탁했을 만큼 쓰는 것 외의 다른 것을 바라지 않았지만, 세계의 불확실성과 인간의 불안한 내면을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그려낸 그의 작품은 타계후 전 세계에 알려졌다.
1912년에 『실종자』(후에 『아메리카』로 개제), 『변신』을 쓰기 시작했고, 1914년에는 『유형지에서』와 『심판』 집필에 들어갔다. 1916년에는 단편집 『시골 의사』를 탈고했다. 1917년에 폐결핵이 발병하여 여러 곳으로 정양을 다니게 되고, 1922년에 『성』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결국 폐결핵으로 1924년에 빈 교외의 키어링 요양원에서 사망했다. 『변신』 외에 대표작으로 『심판』 『성城』 『실종자』 『유형지에서』 『시골의사』 『시골에서의 결혼 준비』 등 다수가 있다.
역자 : 오화영
서강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본 대학에서 독문학을 전공하였다. 스위스 바젤 대학에서 「프란츠 카프카의 소명의식」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강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강사를 지냈다.
▣ 주요 목차
일러두기 / 4
밀레나에 대하여 / 9
밀레나에게 쓴 편지 / 15
???
원주 / 370
부록 / 413
밀레나가 막스 브로트에게 보낸 편지 / 415
밀레나의 카프카에 대한 애도사 / 436
밀레나가 잡지나 신문에 게재했던 수필들 / 439
나의 친구 / 439
비 오는 날의 우울함 / 447
부뚜막의 악마 / 452
연대표(1919~1924) / 460
이번 판본에 대하여 / 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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