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중년 여성이 직면하는 매일매일의 페미니즘
다나베 세이코는 신문이나 잡지, 텔레비전이나 책에서 접한 다양한 사건 사고, 혹은 작가 자신의 지극히 사적인 일상을 소재 삼아 개개의 이야기 문을 연다. 세상의 그 수다한 사건 사고, 작가 자신의 사적 에피소드란 대개 남자와 여자의 관계를 둘러싼 것이다.
『하기 힘든 아내』에서 작가는 세상의 적절한 균형을 위해 분투한다. 그 균형이란 남녀의 권리와 인식의 균형이다. 작가는 그 균형의 당위성을 주장하기 위해 특유의 넉살 좋은 태도로 일관한다. 남녀의 사회적 관계에 대해 발언하면서도 연애소설을 통해 고도의 감수성과 재치를 보여 준 작가답게 그러한 기류들을 문학적 풍취로서 풀어낸다.
다나베 세이코는 낙선한 어느 여성해방 운동가에 쏟아지는 보수 언론의 비난에 맞서 “머리가 딱딱하게 굳은 고루한 인간이 많고, 또한 안달복달하며 최대한 여성을 압박하려 드는 반동 세력이 날뛰는 세상에서는 난폭한 여자 무사가 있어야지, 안 그러면 죽도 밥도 안 된다”고 일침을 놓고(‘훌륭한 아내’), “남성 비평가도 그렇고 남성 작가도 그렇고 ‘여자가 하는’ 일은 늘 몇 퍼센트쯤 빼기를 하고 보는 경향이 있다”면서 여류 작가의 애환을 토로하기도 하고(‘불쌍한 여류 작가’), 관계나 학계나 정계가 거의 남자들의 성역이 된 건 남자들이 실로 해괴한 편견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으면서 “이걸 하나하나 타파해 가려면 끈기 있게 노력해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기도 한다(‘남자의 뒤처리’).
뭐 그렇게까지 정색할 거 있습니까
정색하고 이런 쓴 소리를 힘주어 말할 때, 뭐 그렇게까지 심각할 거 있냐며 “젠더 문제를 남녀의 잠자리 문제로, 사회 비판을 음담패설로 바꿔 버리는 패악을 저지르는” 인물이 가모카 아저씨다. 가모카 아저씨는 『여자는 허벅지』에서 다나베 세이코 자신인 오세이 상과 만담 수준의 대화를 주고받으며 기막힌 조합을 보여 준 인물이다. 작가는 일종의 문학적 기교, 이야기의 밸런스를 위해 가모카 아저씨를 등장시키는데, 이 캐릭터는 지극히 평범한 1980년대 당시 남성의 의식을 대변한다.
다나베 세이코는 어쩌면 평범한 중년 남성과의 대화를 통해 당대의 여권에 대한 사회의식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고자 했을지도 모른다. 아무리 작가가 “남성 중심 사회를 비판하고, 남성들의 고루한 의식을 꼬집고, 여성의 권리와 자유, 성적 능동성”을 힘주어 말해도 무엇보다 집 안의 한 남성(가모카 아저씨는 책 속에서는 옆집 아저씨로 설정돼 있지만, 현실에서는 다나베 세이코와 서른여섯 해를 함께한 그녀의 남편이다)을 설득하는 것조차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아무리 가모카 아저씨가 여성의 우군 ‘남자 잔 다르크’를 자청한다 해도 말이다.
서로의 생각이 좀처럼 가까워지지 못하고 신랄한 비평이 따라 붙을 때도 있지만 세상사에 대한, 남녀 관계에 대한 두 중년의 타협하는 듯 눙치는 듯, 그러면서도 할 말 다 하는 입씨름은 여전히 팽팽하고 흥미진진하다.
다나베 세이코 에세이, 왜 좋은가
다나베 세이코의 에세이를 보는 큰 즐거움 중 하나는 작가로서의 일상, 세상 물정에 대한 감각, 가치관 등 소설에서는 좀처럼 선명하게 감지되지 않는 부분이 어떻게든 드러난다는 데 있다. 그녀의 에세이는 소설적 장치(‘오세이 상’과 ‘가모카 아저씨’라는 캐릭터 설정)가 있긴 하지만 마치 일기장을 들춰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다나베 세이코는 스스로를 쿨하게 게으름뱅이라고 말한다. 여러 날 글을 쓰지 않고 있어도 전혀 불안하지 않고 연필을 어떻게 쥐는지조차 잊고 흘러가는 구름을 한가롭게 바라보는 사람. 늘 원고 마감 기한을 못 맞춰 출판사 편집자에게 미안해하면서도 게으름만 피우려 들고 밤이 되면 술을 마실 수 있기 때문에 쌩쌩해지는 사람. 다나베 세이코의 이런 솔직하고 소탈하고 느긋한 성격에서 비롯된 관조와 그녀 특유의 익살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특히 ‘이러지 마세요’ ‘악역에게 포상을’ ‘염병할’ ‘한가한 인간’ ‘지울 뿐’ ‘파도타기 대중’ ‘현대 여자 귀차니스트’와 같은 글에서 인간의 습성을 관찰하고 그걸 예리하게 짚어 내 문학적 재치와 유머로 풀어 가는 다나베 세이코의 재능이 얼마나 근사한지 무릎을 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주 사소하고 작기 때문에 우리가 쉽게 지나칠 수밖에 없는, 혹은 예상치 못한 소재와 장면들을 놓치지 않고 골몰하는 그 태도에서 세상과 인생과 사람의 이치에 대한 기막힌 ‘발견’이 탄생한다. 문학을 위한 특별한 소재가 있는 게 아니라 무엇이 됐든 문학적 시선으로 접근할 수 있는 태도가 중요한 것임을 다나베 세이코의 에세이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어깨 힘을 빼고, 젠체하지 않고
다나베 세이코는 일본의 대표적 주간지 『슈칸분��(週刊文春)』에 1971년부터 1990년까지 20년에 걸쳐 칼럼을 연재했다. 엄청난 연재 기간을 자랑하는 이 칼럼은 연재 직후 15권에 이르는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이 칼럼은 일본에서 지금도 여전히 두고두고 읽히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고, 소설가 미야모토 테루는 “다나베 세이코 씨의 대단함을 가장 많이 느꼈던 작품이 바로 『슈칸분��』에 연재한 에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기 힘든 아내』는 그 칼럼 중 1980년대에 쓰인 글을 골라 엮은 것이다. 조금 오래전에 쓰인 글이지만 작가의 사회적 문제의식이나 비판의 지점은 여전히 현실성을 갖는다.
다나베 세이코는 세상살이의 ‘정답’을 조급하게 내놓고 단언한다는 게 어리석고 위험할 수 있다는 걸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것저것을 사려 깊게 생각하고, 뒤를 돌아보고, 좌우를 잘 살핀다. 무엇보다 작가는 어깨에 힘을 빼고 젠체하지 않는 어른의 태도로 일관하기 때문에 읽는 사람도 부담 없이 그 생각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사회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인간의 어리석음과 천박함을 무자비하게 들춰내지만, 그 근저에는 언제나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있다. 더구나 그렇게 지적할 때 체면을 생각하고 허세 부리는 일이 없기 때문에 독자의 마음 밑바닥까지 가 닿는 설득력이 있다.”(‘해설’에서)
▣ 작가 소개
저 : 다나베 세이코
다나바 세이코는 일본 문단을 대표하는 국민 작가이다. 그녀는 단편소설의 대가이자 간사이 사투리를 쓴 연애소설로 유명하며, 일상 속에 존재하는 사랑의 움직임을 포착하는 데 있어 탁월하다. 세이코의 소설은 사랑을 통해 심리를 이야기하고 그것을 통해 인간을 이야기한다.
1928년 3월 27일 오사카에서 태어나 1947년 쇼인여자전문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오사카를 근거지로 하는 문학 동인에 참가해 습작을 발표했으며 라디오 드라마 작가로도 일했다. 1958년 『꽃사냥(花狩)』을 출간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1964년 「감상 여행(感傷旅行)」으로 제50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고 천재 하이쿠 시인 스기타 히사조의 비극적인 일생을 그린 『꽃 같은 옷 벗으니 휘감기네(花衣ぬぐやまつわる)』로 1987년 여류문학상과 1990년 일본문예대상을, 에도 시대의 전설적인 하이쿠 시인 고바야시 잇사를 주인공으로 한 『비뚤어진 잇사(ひねくれ一茶)』로 1993년 제28회 요시카와에이지상과 1994년 제42회 기쿠치간상을, 센류 시인 기시모토 스이후의 일대기 『도톤보리에 비 내리는 날 헤어진 후(道頓堀の雨に別れて以?なり)』로 1998년 제26회 이즈미교카상과 1999년 제50회 요미우리문학상을 받았다. 일본문학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국가문화공로자에 선정되었고 2008년에는 문화훈장을 받았다.
5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장편/단편소설, 고전문학 편역, 평전, 여행기, 경수필 등 600여 편에 달하는 작품을 썼다. 자신의 고향인 오사카의 역사와 문화, 오사카 지방 사투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다나베 세이코의 작품들은 세대를 이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TV드라마와 영화, 연극으로도 여러 차례 옮겨졌다. 여성의 삶, 여성의 일과 사랑,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즐거움과 고달픔을 경쾌하고 일상적인 언어로 생생하게 그려낸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야마다 에이미, 에쿠니 가오리, 가와카미 히로미, 오가와 요코, 와타야 리사 같은 후배 작가들로부터 “읽으면서 자라왔다”, “힘들 때마다 다시 읽게 된다”, “아무리 어려운 책을 읽어도 알 수 없었던 것을 그녀의 소설에서 배웠다”라는 강한 지지와 존경을 받고 있다.
그를 한국에 널리 알린 단편소설집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는 영화로도 더욱 큰 인기를 얻었지만, 얼핏 보면 여성장애인과 일반남성의 사랑을 다룬 소재의 특이함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다나바 세이코는 사랑이라는 남성과 여성의 관계에 더 주목하여 섬세하게 감성으로 다루고 있다. 사랑을 떠나 서로를 인간으로서 존중하고 이별마저도 한 사람의 주체로서 받아들이는 인물의 이야기를 통하여 독자들은 절절한 인간애를 느끼게 된다. 다나바 세이코가 밝혔듯이 남자와 여자의 관계는 끝없는 흥미의 원천이며, 파란만장한 운명보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변해가는, 그런 종류의 드라마가 다나바 세이코의 마음을 유혹한다. 동시에 독자들이 다나바 세이코의 작품에 유혹당하는 이유도 바로 그런 드라마 때문이다. 국내에 소개된 작품으로는 그 외에도 ‘노리코 3부작’ 『노리코, 연애하다』, 『아주 사적인 시간』, 『딸기를 으깨며』 외에 장편소설 『두근두근 우타코 씨』와 소설집 『감상 여행』, 『서른 넘어 함박눈』,『춘정 문어발』 등이 있다.
역 : 서혜영
서강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 일어일문학과 박사과정을 마쳤다. 현재 전문 일한 번역 · 통역가로 활동 중이다. 역서로는 『레몬일 때』, 『쉬 러브스 유―도쿄밴드왜건』, 『하드보일드 에그』, 『오로로콩밭에서 붙잡아서』, 『도쿄밴드왜건』, 『말해도 말해도』, 『작은 인연』, 『보리밟기 쿠체』, 『반딧불이의 무덤』, 『시노다 고코의 요리와 인생 이야기』, 『번역어 성립 사정』, 『그네타기』, 『사라진 이틀』, 『매리지 블루』, 『사이좋은 비둘기파』,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명탐정 홈즈걸의 책장』, 『명탐정 홈즈걸의 사라진 원고지』, 『지상에서 런치를』, 『수화로 말해요』, 『소리나는 모래 위를 걷는 개』, 『하노이의 탑』, 『가출 기차』, 『빌라 매그놀리아의 살인』, 『헌책방 어제일리어의 사체』,『춘정 문어발』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하기 힘든 아내
훌륭한 아내
여자 화장실
화난 김에
야구를 잘 몰라요
남자의 뒤처리
보물
훈계
격언을 믿지 마라
검은 스웨터
이러지 마세요
남자의 술주정
서로를 알다
남자의 S
여자의 세 가지 즐거움
도토리 키 재기
종이연극
운명의 장난
불쌍한 여류 작가
술을 따르다
악역에게 포상을
못된 마음으로 자립한다
염병할
여자가 끼어들면 흥이 깨진다
옛날 여자
한가한 인간
보디 브러시
학교
신기록
법도에 어긋남이 없다
지울 뿐
원자력 발전소의 무서움
남자가 재미있어하는 것
부부의 수다
남자가 한창일 때 여자가 한창일 때
부부싸움 하는 방법
아내의 복수
나쁜 벌레
안 좋아
노처녀 재판
집단 출가
밤의 술집 이야기
파도타기 대중
현대 여자 귀차니스트
미국의 와카
해설-쓰치야 겐지
옮긴이의 말
중년 여성이 직면하는 매일매일의 페미니즘
다나베 세이코는 신문이나 잡지, 텔레비전이나 책에서 접한 다양한 사건 사고, 혹은 작가 자신의 지극히 사적인 일상을 소재 삼아 개개의 이야기 문을 연다. 세상의 그 수다한 사건 사고, 작가 자신의 사적 에피소드란 대개 남자와 여자의 관계를 둘러싼 것이다.
『하기 힘든 아내』에서 작가는 세상의 적절한 균형을 위해 분투한다. 그 균형이란 남녀의 권리와 인식의 균형이다. 작가는 그 균형의 당위성을 주장하기 위해 특유의 넉살 좋은 태도로 일관한다. 남녀의 사회적 관계에 대해 발언하면서도 연애소설을 통해 고도의 감수성과 재치를 보여 준 작가답게 그러한 기류들을 문학적 풍취로서 풀어낸다.
다나베 세이코는 낙선한 어느 여성해방 운동가에 쏟아지는 보수 언론의 비난에 맞서 “머리가 딱딱하게 굳은 고루한 인간이 많고, 또한 안달복달하며 최대한 여성을 압박하려 드는 반동 세력이 날뛰는 세상에서는 난폭한 여자 무사가 있어야지, 안 그러면 죽도 밥도 안 된다”고 일침을 놓고(‘훌륭한 아내’), “남성 비평가도 그렇고 남성 작가도 그렇고 ‘여자가 하는’ 일은 늘 몇 퍼센트쯤 빼기를 하고 보는 경향이 있다”면서 여류 작가의 애환을 토로하기도 하고(‘불쌍한 여류 작가’), 관계나 학계나 정계가 거의 남자들의 성역이 된 건 남자들이 실로 해괴한 편견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으면서 “이걸 하나하나 타파해 가려면 끈기 있게 노력해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기도 한다(‘남자의 뒤처리’).
뭐 그렇게까지 정색할 거 있습니까
정색하고 이런 쓴 소리를 힘주어 말할 때, 뭐 그렇게까지 심각할 거 있냐며 “젠더 문제를 남녀의 잠자리 문제로, 사회 비판을 음담패설로 바꿔 버리는 패악을 저지르는” 인물이 가모카 아저씨다. 가모카 아저씨는 『여자는 허벅지』에서 다나베 세이코 자신인 오세이 상과 만담 수준의 대화를 주고받으며 기막힌 조합을 보여 준 인물이다. 작가는 일종의 문학적 기교, 이야기의 밸런스를 위해 가모카 아저씨를 등장시키는데, 이 캐릭터는 지극히 평범한 1980년대 당시 남성의 의식을 대변한다.
다나베 세이코는 어쩌면 평범한 중년 남성과의 대화를 통해 당대의 여권에 대한 사회의식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고자 했을지도 모른다. 아무리 작가가 “남성 중심 사회를 비판하고, 남성들의 고루한 의식을 꼬집고, 여성의 권리와 자유, 성적 능동성”을 힘주어 말해도 무엇보다 집 안의 한 남성(가모카 아저씨는 책 속에서는 옆집 아저씨로 설정돼 있지만, 현실에서는 다나베 세이코와 서른여섯 해를 함께한 그녀의 남편이다)을 설득하는 것조차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아무리 가모카 아저씨가 여성의 우군 ‘남자 잔 다르크’를 자청한다 해도 말이다.
서로의 생각이 좀처럼 가까워지지 못하고 신랄한 비평이 따라 붙을 때도 있지만 세상사에 대한, 남녀 관계에 대한 두 중년의 타협하는 듯 눙치는 듯, 그러면서도 할 말 다 하는 입씨름은 여전히 팽팽하고 흥미진진하다.
다나베 세이코 에세이, 왜 좋은가
다나베 세이코의 에세이를 보는 큰 즐거움 중 하나는 작가로서의 일상, 세상 물정에 대한 감각, 가치관 등 소설에서는 좀처럼 선명하게 감지되지 않는 부분이 어떻게든 드러난다는 데 있다. 그녀의 에세이는 소설적 장치(‘오세이 상’과 ‘가모카 아저씨’라는 캐릭터 설정)가 있긴 하지만 마치 일기장을 들춰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다나베 세이코는 스스로를 쿨하게 게으름뱅이라고 말한다. 여러 날 글을 쓰지 않고 있어도 전혀 불안하지 않고 연필을 어떻게 쥐는지조차 잊고 흘러가는 구름을 한가롭게 바라보는 사람. 늘 원고 마감 기한을 못 맞춰 출판사 편집자에게 미안해하면서도 게으름만 피우려 들고 밤이 되면 술을 마실 수 있기 때문에 쌩쌩해지는 사람. 다나베 세이코의 이런 솔직하고 소탈하고 느긋한 성격에서 비롯된 관조와 그녀 특유의 익살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특히 ‘이러지 마세요’ ‘악역에게 포상을’ ‘염병할’ ‘한가한 인간’ ‘지울 뿐’ ‘파도타기 대중’ ‘현대 여자 귀차니스트’와 같은 글에서 인간의 습성을 관찰하고 그걸 예리하게 짚어 내 문학적 재치와 유머로 풀어 가는 다나베 세이코의 재능이 얼마나 근사한지 무릎을 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주 사소하고 작기 때문에 우리가 쉽게 지나칠 수밖에 없는, 혹은 예상치 못한 소재와 장면들을 놓치지 않고 골몰하는 그 태도에서 세상과 인생과 사람의 이치에 대한 기막힌 ‘발견’이 탄생한다. 문학을 위한 특별한 소재가 있는 게 아니라 무엇이 됐든 문학적 시선으로 접근할 수 있는 태도가 중요한 것임을 다나베 세이코의 에세이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어깨 힘을 빼고, 젠체하지 않고
다나베 세이코는 일본의 대표적 주간지 『슈칸분��(週刊文春)』에 1971년부터 1990년까지 20년에 걸쳐 칼럼을 연재했다. 엄청난 연재 기간을 자랑하는 이 칼럼은 연재 직후 15권에 이르는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이 칼럼은 일본에서 지금도 여전히 두고두고 읽히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고, 소설가 미야모토 테루는 “다나베 세이코 씨의 대단함을 가장 많이 느꼈던 작품이 바로 『슈칸분��』에 연재한 에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기 힘든 아내』는 그 칼럼 중 1980년대에 쓰인 글을 골라 엮은 것이다. 조금 오래전에 쓰인 글이지만 작가의 사회적 문제의식이나 비판의 지점은 여전히 현실성을 갖는다.
다나베 세이코는 세상살이의 ‘정답’을 조급하게 내놓고 단언한다는 게 어리석고 위험할 수 있다는 걸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것저것을 사려 깊게 생각하고, 뒤를 돌아보고, 좌우를 잘 살핀다. 무엇보다 작가는 어깨에 힘을 빼고 젠체하지 않는 어른의 태도로 일관하기 때문에 읽는 사람도 부담 없이 그 생각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사회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인간의 어리석음과 천박함을 무자비하게 들춰내지만, 그 근저에는 언제나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있다. 더구나 그렇게 지적할 때 체면을 생각하고 허세 부리는 일이 없기 때문에 독자의 마음 밑바닥까지 가 닿는 설득력이 있다.”(‘해설’에서)
▣ 작가 소개
저 : 다나베 세이코
다나바 세이코는 일본 문단을 대표하는 국민 작가이다. 그녀는 단편소설의 대가이자 간사이 사투리를 쓴 연애소설로 유명하며, 일상 속에 존재하는 사랑의 움직임을 포착하는 데 있어 탁월하다. 세이코의 소설은 사랑을 통해 심리를 이야기하고 그것을 통해 인간을 이야기한다.
1928년 3월 27일 오사카에서 태어나 1947년 쇼인여자전문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오사카를 근거지로 하는 문학 동인에 참가해 습작을 발표했으며 라디오 드라마 작가로도 일했다. 1958년 『꽃사냥(花狩)』을 출간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1964년 「감상 여행(感傷旅行)」으로 제50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고 천재 하이쿠 시인 스기타 히사조의 비극적인 일생을 그린 『꽃 같은 옷 벗으니 휘감기네(花衣ぬぐやまつわる)』로 1987년 여류문학상과 1990년 일본문예대상을, 에도 시대의 전설적인 하이쿠 시인 고바야시 잇사를 주인공으로 한 『비뚤어진 잇사(ひねくれ一茶)』로 1993년 제28회 요시카와에이지상과 1994년 제42회 기쿠치간상을, 센류 시인 기시모토 스이후의 일대기 『도톤보리에 비 내리는 날 헤어진 후(道頓堀の雨に別れて以?なり)』로 1998년 제26회 이즈미교카상과 1999년 제50회 요미우리문학상을 받았다. 일본문학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국가문화공로자에 선정되었고 2008년에는 문화훈장을 받았다.
5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장편/단편소설, 고전문학 편역, 평전, 여행기, 경수필 등 600여 편에 달하는 작품을 썼다. 자신의 고향인 오사카의 역사와 문화, 오사카 지방 사투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다나베 세이코의 작품들은 세대를 이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TV드라마와 영화, 연극으로도 여러 차례 옮겨졌다. 여성의 삶, 여성의 일과 사랑,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즐거움과 고달픔을 경쾌하고 일상적인 언어로 생생하게 그려낸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야마다 에이미, 에쿠니 가오리, 가와카미 히로미, 오가와 요코, 와타야 리사 같은 후배 작가들로부터 “읽으면서 자라왔다”, “힘들 때마다 다시 읽게 된다”, “아무리 어려운 책을 읽어도 알 수 없었던 것을 그녀의 소설에서 배웠다”라는 강한 지지와 존경을 받고 있다.
그를 한국에 널리 알린 단편소설집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는 영화로도 더욱 큰 인기를 얻었지만, 얼핏 보면 여성장애인과 일반남성의 사랑을 다룬 소재의 특이함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다나바 세이코는 사랑이라는 남성과 여성의 관계에 더 주목하여 섬세하게 감성으로 다루고 있다. 사랑을 떠나 서로를 인간으로서 존중하고 이별마저도 한 사람의 주체로서 받아들이는 인물의 이야기를 통하여 독자들은 절절한 인간애를 느끼게 된다. 다나바 세이코가 밝혔듯이 남자와 여자의 관계는 끝없는 흥미의 원천이며, 파란만장한 운명보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변해가는, 그런 종류의 드라마가 다나바 세이코의 마음을 유혹한다. 동시에 독자들이 다나바 세이코의 작품에 유혹당하는 이유도 바로 그런 드라마 때문이다. 국내에 소개된 작품으로는 그 외에도 ‘노리코 3부작’ 『노리코, 연애하다』, 『아주 사적인 시간』, 『딸기를 으깨며』 외에 장편소설 『두근두근 우타코 씨』와 소설집 『감상 여행』, 『서른 넘어 함박눈』,『춘정 문어발』 등이 있다.
역 : 서혜영
서강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 일어일문학과 박사과정을 마쳤다. 현재 전문 일한 번역 · 통역가로 활동 중이다. 역서로는 『레몬일 때』, 『쉬 러브스 유―도쿄밴드왜건』, 『하드보일드 에그』, 『오로로콩밭에서 붙잡아서』, 『도쿄밴드왜건』, 『말해도 말해도』, 『작은 인연』, 『보리밟기 쿠체』, 『반딧불이의 무덤』, 『시노다 고코의 요리와 인생 이야기』, 『번역어 성립 사정』, 『그네타기』, 『사라진 이틀』, 『매리지 블루』, 『사이좋은 비둘기파』,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명탐정 홈즈걸의 책장』, 『명탐정 홈즈걸의 사라진 원고지』, 『지상에서 런치를』, 『수화로 말해요』, 『소리나는 모래 위를 걷는 개』, 『하노이의 탑』, 『가출 기차』, 『빌라 매그놀리아의 살인』, 『헌책방 어제일리어의 사체』,『춘정 문어발』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하기 힘든 아내
훌륭한 아내
여자 화장실
화난 김에
야구를 잘 몰라요
남자의 뒤처리
보물
훈계
격언을 믿지 마라
검은 스웨터
이러지 마세요
남자의 술주정
서로를 알다
남자의 S
여자의 세 가지 즐거움
도토리 키 재기
종이연극
운명의 장난
불쌍한 여류 작가
술을 따르다
악역에게 포상을
못된 마음으로 자립한다
염병할
여자가 끼어들면 흥이 깨진다
옛날 여자
한가한 인간
보디 브러시
학교
신기록
법도에 어긋남이 없다
지울 뿐
원자력 발전소의 무서움
남자가 재미있어하는 것
부부의 수다
남자가 한창일 때 여자가 한창일 때
부부싸움 하는 방법
아내의 복수
나쁜 벌레
안 좋아
노처녀 재판
집단 출가
밤의 술집 이야기
파도타기 대중
현대 여자 귀차니스트
미국의 와카
해설-쓰치야 겐지
옮긴이의 말
01. 반품기한
- 단순 변심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신청
- 상품 불량/오배송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3개월 이내, 혹은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30일 이내 반품 신청 가능
02. 반품 배송비
반품사유 | 반품 배송비 부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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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변심 | 고객 부담이며, 최초 배송비를 포함해 왕복 배송비가 발생합니다. 또한, 도서/산간지역이거나 설치 상품을 반품하는 경우에는 배송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
고객 부담이 아닙니다. |
03. 배송상태에 따른 환불안내
진행 상태 | 결제완료 | 상품준비중 | 배송지시/배송중/배송완료 |
---|---|---|---|
어떤 상태 | 주문 내역 확인 전 | 상품 발송 준비 중 | 상품이 택배사로 이미 발송 됨 |
환불 | 즉시환불 | 구매취소 의사전달 → 발송중지 → 환불 | 반품회수 → 반품상품 확인 → 환불 |
04. 취소방법
- 결제완료 또는 배송상품은 1:1 문의에 취소신청해 주셔야 합니다.
- 특정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05. 환불시점
결제수단 | 환불시점 | 환불방법 |
---|---|---|
신용카드 | 취소완료 후, 3~5일 내 카드사 승인취소(영업일 기준) | 신용카드 승인취소 |
계좌이체 |
실시간 계좌이체 또는 무통장입금 취소완료 후, 입력하신 환불계좌로 1~2일 내 환불금액 입금(영업일 기준) |
계좌입금 |
휴대폰 결제 |
당일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6시간 이내 승인취소 전월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1~2일 내 환불계좌로 입금(영업일 기준) |
당일취소 : 휴대폰 결제 승인취소 익월취소 : 계좌입금 |
포인트 | 취소 완료 후, 당일 포인트 적립 | 환불 포인트 적립 |
06. 취소반품 불가 사유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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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잡화/수입명품 |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
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가전/설치상품 |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
자동차용품 |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
CD/DVD/GAME/BOOK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 |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