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의미의 탈주(脫走)
세계라는 ‘원본(原本)’을 ‘해독’하는 일, 언어로 그 ‘요체’를 적시(摘示)하는 일, 그 탈바꿈을 숙명처럼 받아들이는 일, 박세현의 시는 이러한 ‘일’로부터 자신을 끊임없이 밀어낸다. ‘의미’에 포획되려는 순간 튕겨 나가고, ‘해석’의 도마에 오르려는 순간 도망친다. 박세현의 이번 시집은 의미와 해석으로부터 끊임없이 탈각하려는 결별의 사인(sign)들로 가득하다.
시는 설명할 수 없어야 시다
설명된다 해도 그건 설명이 아니라
설명하기 전의 다급이나 설명의 뒤끝이다
시는 설명이 아니다
시가 설명이라면 나는 시를 놓겠다
-「시는 설명이 아니다」 부분
“시는 설명이 아니다”라는 명제는 박세현의 생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설명”은 ‘의미화’를 위한 작업이다. ‘이해’를 위해 ‘의미’가 수반된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이해를 위한 의미화, 의미를 위한 확증의 알리바이로 ‘설명’은 사용된다. 결국 ‘시=설명’이라는 이상한 등식이 성립한다. 설명을 위해 시를 헌납하는 문학 행위는 결국 ‘인식’이라는 질병에 시를 가두려는 지식인의 습성에 기인한 것이다. ‘해석으로의 시’ ‘설명으로의 시’란 ‘인식’의 프리즘이 만들어낸 논리의 덫이다. 시가 의미 밖으로 한 치도 나아갈 수 없는 ‘인식’의 포로일 때, 시는 더 이상 시적인 것이 될 수 없다. “시가 설명이라면 나는 시를 놓겠다”라는 선언은 때문에 시에 대한 의미심장한 자기반성을 반증한다. 해석의 문법에 갇히지 않으려는 고투는 결국 ‘시’를 쓰는 행위와 그것을 읽는 본질이 무엇인지 묻는 것이다. “설명하기 전의 다급”과 “설명의 뒤끝”은 스스로 인지의 세계에 함몰되지 않으려는 몸짓을 보여준다.
관념의 문학으로부터 자기 전환을 모색하는 새로운 선회(旋回)
박세현은 의도적으로 시적 은유로부터 스스로를 소격(疏隔)시킨다. 이는 수사(修辭)로의 형상에 매몰되지 않으려는 다분히 의식적인 작업이다. 은유의 지향은 본질적으로 정교하게 세공된 의미론적 고착을 동반한다. 고착은 사유를 고정시키고, 시인이 유도한 의미로 독자의 의식을 종용하게 만든다. 박세현은 이러한 익숙한 시적 논리를 부정한다. 은유에 대한 철저한 자기 방어와 배제의 방식은 의미론적 개념을 산포시킨다. 박세현의 시는 대상을 묘사하는 이미지의 의식적 활동을 거세함으로써 기존의 시적 감상을 허용하지 않으려 한다. 때문에 그의 시는 형상화의 관념을 기대하는 독자를 실패하게 만든다. 이 의도된 실패에 박세현의 시적 전략이 내장되어 있다.
이번에는 읽는다는 생각 없이 읽어보아라
범소유상 개시허망
뜻까지 새길 일은 아니다
뜻은 이미 그대를 새기고 갔다
나를 누설하지 마라
이것이 내가 그대에게 남기는 마지막 사랑이다
-「마지막 사랑」 부분
친절하게도 그는 자신의 시적 전략을 상세히 알려준다. “읽는다는 생각 없이 읽어보아라” “뜻까지 새길 일은 아니다” “뜻은 이미 그대를 새기고 갔다”라는 문장처럼 박세현은 자신의 시가 “범소유상 개시허망”을 지향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이는 ‘형상’의 ‘허망’에 대한 ‘가르침’과 ‘깨달음’을 전달하려는 일갈이 아니다. 오히려 ‘형상’에 포획되지 않으려는 시인의 시적 고뇌를 보여주는 진언(盡言)에 가깝다. “더 깊고 넓어진 시를 보면서 당신도 나처럼/허공을 연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시를 걱정하다가 잠 놓치기도 합니다”(「별일 없음」)라는 말처럼 그는 “허공을 연구”하고 “시를 걱정”한다. 이 “별일 없음”이 실은 그의 “별일”이며 고통의 반어적 제스처다.
형상에 잡히지 않는 팽팽한 감성으로 “세상 모든 생각을 끄고”(「그런 게 있다」) “몇 달치 침묵”(「경주를 떠올리는 방식」)을 용해해, 누구의 문법에도 길들여지지 않는 “악보에 없는 밤”(「악보에 없는 밤」)을 연주하는 일이야말로 그가 지향하는 시의 본질이다.
언어와 생각과 몸이 일치되는 하나의 ‘선율’로
내가 쓴 시를 읽어보면 내 뜻대로 쓰인 시는
하나도 없다 누가 대신 썼다는 말이 아니다
첫 줄을 쓰고 나면 그 줄은 제 힘을 갖는다
고칠 수 없고 지울 수도 없다
참고 다음 줄을 묵묵히 두드린다
내가 쓴 말이 시를 끌고 간다
내가 끌려간다는 말도 된다
이게 나의 시였던 것
내가 시 한 편을 썼다는 것은
시 속에서 온갖 유혹과 쓰라림과 헷갈림과
한심함과 뒹굴며 살았다는 뜻이다
?「한 편의 시」 부분
“온갖 유혹과 쓰라림과 헷갈림”, “한심함과 뒹굴며 살” 때 “한 편의 시”가 완성된다. 시를 쓰는 ‘힘’은 “말이 시를 끌고”가는 것이자, “내가 끌려”가는 것이다. 계획과 의지로 써지는 시로부터 ‘놂’의 ‘매혹’으로 자신을 밀어 넣는다. ‘놂’은 유희와 쾌락의 ‘놀이’일까? “쓰라림”과 “헷갈림”인 고통의 번민일까? 어쨌든 시인은 ‘한심함’과 ‘뒹굶’이라는 적극적 자기 유실을 통해 스스로를 옭아맨 의미론적 사슬을 끊으려 한다. 이는 주체를 온전히 감성의 자유에 위탁할 수 있는 용기를 필요로 한다. 해석과 의미로 도배된 삶의 터전에서 “무념으로 시만 읽을 것이다”(「어제 온 가을」)를 피력하는 시인의 항변은 그래서 더 애처롭다.
행복이라는 어휘를 알고부터
행복해지기 어려워진 나의 사정
성북동 가는 걸음이면 내친 김에 하는
생각으로 수연산방을 거친다
언문일치는 옳은 의견이지만
그건 지킬 수 없는 약속이다
수연산방 말라버린 우물바닥에
내 역사를 비춰보고 돌아서며
말과 생각과 몸이 벼락 치듯
하나 되는 꿈꾼다 꿈이지만
그런 문장을 건너가야 하리
?「문장강화」 부분
“행복이라는 어휘를 알고부터/행복해지기 어려워진 나의 사정”처럼 ‘앎’은 ‘깨달음’이고, ‘깨달음’은 ‘실천’을 요구한다. 실천 없는 생은 헛것이다. 어쩌면 시인에게 지난날은 이 헛것에 몰두했다는 자책과 반성일지도 모른다. “내 역사를 비춰보고 돌아서”는 “말라버린 우물바닥”에서 그는 메마른 자신을 본다. 수없이 어긋났던 지난날의 건조한 맨얼굴을 그는 응시한다. 그것은 고통의 응시이다. 우물 속에 비친 고통의 초상을 직시하는 일은 관념의 사유가 아니라 살아 있는 통증이며 삶의 애환이다. 박세현은 허약하고 고갈된 정신의 이념과 해석에 좌초된 자신을 구원하기 위해 시를 쓰는 것이다.
그것이 “지킬 수 없는 약속”일지 모르지만, “말과 생각과 몸이 벼락 치듯/하나 되는 꿈꾼다 꿈이지만/그런 문장을 건너가야 하리”라는 말처럼 그는 언어와 생각과 몸이 일치되는 하나의 ‘선율’로 자신의 시를 노래해야 한다고 믿는다. 인생의 거울 앞에서 시인은 “전반전 끝나고 후반전 끝났는데 무승부인 생애/지금 봄비 맞으며 연장전 진행 중”(「청명」)이라고 진단한다. 악착과 집착을 내려놓고, 익숙한 문법에 기대어 의미와 해석의 포로가 되지 않는, 세계의 번역자가 아닌 온전한 자기 현시(顯示)로서의 시를 그는 꿈꾼다.
▣ 작가 소개
저자 : 박세현
1953년 강릉에서 태어나 관동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한양대학교 국문과에서 석사 및 박사과정을 공부했으며, 1983년 『문예중앙』을 통해 등단했다. 『헌정』 『본의 아니게』 『사경을 헤매다』 『치악산』 『정선아리랑』 『길찾기』 『오늘 문득 나를 바꾸고 싶다』 『꿈꾸지 않는 자의 행복』 등의 시집과 산문집 『시만 모르는 것』 『시인의 잡담』 『설렘』 및 연구서 『김유정의 소설세계』를 펴냈다.
▣ 주요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문득
장수풍뎅이 13
성북동에 가면 14
문득 15
나는 누구인가 16
중앙도서관 17
청명 18
작자 미상 20
한 여자 21
통영횟집을 나오면서 22
다들 제자리에 있다 24
별일 없음 25
방금 쓴 시 26
거대한 비현실 28
내 시 어떤가요 29
경주를 떠올리는 방식 30
그런 게 있다 32
그건 그렇고 33
어제 온 가을 34
나의 마흔, 봄 36
0시의 부에노스아이레스 37
세상 뜰 때 38
문장강화 40
악보에 없는 밤 41
생거짓말 42
시는 설명이 아니다 44
그건 그렇고 45
서촌기행 46
지금 뭐해? 48
개운사 49
한 편의 시 50
시인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 52
하여간 그 사람은 53
정라진항 54
춘몽일장 56
하루하루 57
제2부 서로 사는 순간
가을 저녁의 시 61
철학 한 잔 62
그건 그렇고 64
봄 특집 65
초가을 개심사 66
밤 68
횡성휴게소 69
단지, 그렇다구요 70
파도 칠 때마다 72
안인진에서 73
그건 그렇고 74
시 같은 소리 75
남원주 실황 76
나는 웃고 있네 78
슬픔이라는 노동 79
맹방 80
찌그러지는 연습 82
저기 한 사람 83
오래된 잡지 84
겨울 햇살 한 줌 쥐었다 놓기 86
아무 일도 없어요 87
그래도 좋다 88
나는 웃고 있네 속편 89
별다른 일 없다 90
서로 사는 순간 92
보헤미안 비스름하게 살지 못한 죄 93
나의 훗날 94
무릉을 지나가며 95
그러던 어느 날 96
마지막 사랑 97
더 끝났다 98
한 잔 더 99
저 한국문학사 100
해설 언어의 문밖으로 떠나는 詩 / 강경희(문학평론가) 103
의미의 탈주(脫走)
세계라는 ‘원본(原本)’을 ‘해독’하는 일, 언어로 그 ‘요체’를 적시(摘示)하는 일, 그 탈바꿈을 숙명처럼 받아들이는 일, 박세현의 시는 이러한 ‘일’로부터 자신을 끊임없이 밀어낸다. ‘의미’에 포획되려는 순간 튕겨 나가고, ‘해석’의 도마에 오르려는 순간 도망친다. 박세현의 이번 시집은 의미와 해석으로부터 끊임없이 탈각하려는 결별의 사인(sign)들로 가득하다.
시는 설명할 수 없어야 시다
설명된다 해도 그건 설명이 아니라
설명하기 전의 다급이나 설명의 뒤끝이다
시는 설명이 아니다
시가 설명이라면 나는 시를 놓겠다
-「시는 설명이 아니다」 부분
“시는 설명이 아니다”라는 명제는 박세현의 생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설명”은 ‘의미화’를 위한 작업이다. ‘이해’를 위해 ‘의미’가 수반된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이해를 위한 의미화, 의미를 위한 확증의 알리바이로 ‘설명’은 사용된다. 결국 ‘시=설명’이라는 이상한 등식이 성립한다. 설명을 위해 시를 헌납하는 문학 행위는 결국 ‘인식’이라는 질병에 시를 가두려는 지식인의 습성에 기인한 것이다. ‘해석으로의 시’ ‘설명으로의 시’란 ‘인식’의 프리즘이 만들어낸 논리의 덫이다. 시가 의미 밖으로 한 치도 나아갈 수 없는 ‘인식’의 포로일 때, 시는 더 이상 시적인 것이 될 수 없다. “시가 설명이라면 나는 시를 놓겠다”라는 선언은 때문에 시에 대한 의미심장한 자기반성을 반증한다. 해석의 문법에 갇히지 않으려는 고투는 결국 ‘시’를 쓰는 행위와 그것을 읽는 본질이 무엇인지 묻는 것이다. “설명하기 전의 다급”과 “설명의 뒤끝”은 스스로 인지의 세계에 함몰되지 않으려는 몸짓을 보여준다.
관념의 문학으로부터 자기 전환을 모색하는 새로운 선회(旋回)
박세현은 의도적으로 시적 은유로부터 스스로를 소격(疏隔)시킨다. 이는 수사(修辭)로의 형상에 매몰되지 않으려는 다분히 의식적인 작업이다. 은유의 지향은 본질적으로 정교하게 세공된 의미론적 고착을 동반한다. 고착은 사유를 고정시키고, 시인이 유도한 의미로 독자의 의식을 종용하게 만든다. 박세현은 이러한 익숙한 시적 논리를 부정한다. 은유에 대한 철저한 자기 방어와 배제의 방식은 의미론적 개념을 산포시킨다. 박세현의 시는 대상을 묘사하는 이미지의 의식적 활동을 거세함으로써 기존의 시적 감상을 허용하지 않으려 한다. 때문에 그의 시는 형상화의 관념을 기대하는 독자를 실패하게 만든다. 이 의도된 실패에 박세현의 시적 전략이 내장되어 있다.
이번에는 읽는다는 생각 없이 읽어보아라
범소유상 개시허망
뜻까지 새길 일은 아니다
뜻은 이미 그대를 새기고 갔다
나를 누설하지 마라
이것이 내가 그대에게 남기는 마지막 사랑이다
-「마지막 사랑」 부분
친절하게도 그는 자신의 시적 전략을 상세히 알려준다. “읽는다는 생각 없이 읽어보아라” “뜻까지 새길 일은 아니다” “뜻은 이미 그대를 새기고 갔다”라는 문장처럼 박세현은 자신의 시가 “범소유상 개시허망”을 지향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이는 ‘형상’의 ‘허망’에 대한 ‘가르침’과 ‘깨달음’을 전달하려는 일갈이 아니다. 오히려 ‘형상’에 포획되지 않으려는 시인의 시적 고뇌를 보여주는 진언(盡言)에 가깝다. “더 깊고 넓어진 시를 보면서 당신도 나처럼/허공을 연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시를 걱정하다가 잠 놓치기도 합니다”(「별일 없음」)라는 말처럼 그는 “허공을 연구”하고 “시를 걱정”한다. 이 “별일 없음”이 실은 그의 “별일”이며 고통의 반어적 제스처다.
형상에 잡히지 않는 팽팽한 감성으로 “세상 모든 생각을 끄고”(「그런 게 있다」) “몇 달치 침묵”(「경주를 떠올리는 방식」)을 용해해, 누구의 문법에도 길들여지지 않는 “악보에 없는 밤”(「악보에 없는 밤」)을 연주하는 일이야말로 그가 지향하는 시의 본질이다.
언어와 생각과 몸이 일치되는 하나의 ‘선율’로
내가 쓴 시를 읽어보면 내 뜻대로 쓰인 시는
하나도 없다 누가 대신 썼다는 말이 아니다
첫 줄을 쓰고 나면 그 줄은 제 힘을 갖는다
고칠 수 없고 지울 수도 없다
참고 다음 줄을 묵묵히 두드린다
내가 쓴 말이 시를 끌고 간다
내가 끌려간다는 말도 된다
이게 나의 시였던 것
내가 시 한 편을 썼다는 것은
시 속에서 온갖 유혹과 쓰라림과 헷갈림과
한심함과 뒹굴며 살았다는 뜻이다
?「한 편의 시」 부분
“온갖 유혹과 쓰라림과 헷갈림”, “한심함과 뒹굴며 살” 때 “한 편의 시”가 완성된다. 시를 쓰는 ‘힘’은 “말이 시를 끌고”가는 것이자, “내가 끌려”가는 것이다. 계획과 의지로 써지는 시로부터 ‘놂’의 ‘매혹’으로 자신을 밀어 넣는다. ‘놂’은 유희와 쾌락의 ‘놀이’일까? “쓰라림”과 “헷갈림”인 고통의 번민일까? 어쨌든 시인은 ‘한심함’과 ‘뒹굶’이라는 적극적 자기 유실을 통해 스스로를 옭아맨 의미론적 사슬을 끊으려 한다. 이는 주체를 온전히 감성의 자유에 위탁할 수 있는 용기를 필요로 한다. 해석과 의미로 도배된 삶의 터전에서 “무념으로 시만 읽을 것이다”(「어제 온 가을」)를 피력하는 시인의 항변은 그래서 더 애처롭다.
행복이라는 어휘를 알고부터
행복해지기 어려워진 나의 사정
성북동 가는 걸음이면 내친 김에 하는
생각으로 수연산방을 거친다
언문일치는 옳은 의견이지만
그건 지킬 수 없는 약속이다
수연산방 말라버린 우물바닥에
내 역사를 비춰보고 돌아서며
말과 생각과 몸이 벼락 치듯
하나 되는 꿈꾼다 꿈이지만
그런 문장을 건너가야 하리
?「문장강화」 부분
“행복이라는 어휘를 알고부터/행복해지기 어려워진 나의 사정”처럼 ‘앎’은 ‘깨달음’이고, ‘깨달음’은 ‘실천’을 요구한다. 실천 없는 생은 헛것이다. 어쩌면 시인에게 지난날은 이 헛것에 몰두했다는 자책과 반성일지도 모른다. “내 역사를 비춰보고 돌아서”는 “말라버린 우물바닥”에서 그는 메마른 자신을 본다. 수없이 어긋났던 지난날의 건조한 맨얼굴을 그는 응시한다. 그것은 고통의 응시이다. 우물 속에 비친 고통의 초상을 직시하는 일은 관념의 사유가 아니라 살아 있는 통증이며 삶의 애환이다. 박세현은 허약하고 고갈된 정신의 이념과 해석에 좌초된 자신을 구원하기 위해 시를 쓰는 것이다.
그것이 “지킬 수 없는 약속”일지 모르지만, “말과 생각과 몸이 벼락 치듯/하나 되는 꿈꾼다 꿈이지만/그런 문장을 건너가야 하리”라는 말처럼 그는 언어와 생각과 몸이 일치되는 하나의 ‘선율’로 자신의 시를 노래해야 한다고 믿는다. 인생의 거울 앞에서 시인은 “전반전 끝나고 후반전 끝났는데 무승부인 생애/지금 봄비 맞으며 연장전 진행 중”(「청명」)이라고 진단한다. 악착과 집착을 내려놓고, 익숙한 문법에 기대어 의미와 해석의 포로가 되지 않는, 세계의 번역자가 아닌 온전한 자기 현시(顯示)로서의 시를 그는 꿈꾼다.
▣ 작가 소개
저자 : 박세현
1953년 강릉에서 태어나 관동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한양대학교 국문과에서 석사 및 박사과정을 공부했으며, 1983년 『문예중앙』을 통해 등단했다. 『헌정』 『본의 아니게』 『사경을 헤매다』 『치악산』 『정선아리랑』 『길찾기』 『오늘 문득 나를 바꾸고 싶다』 『꿈꾸지 않는 자의 행복』 등의 시집과 산문집 『시만 모르는 것』 『시인의 잡담』 『설렘』 및 연구서 『김유정의 소설세계』를 펴냈다.
▣ 주요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문득
장수풍뎅이 13
성북동에 가면 14
문득 15
나는 누구인가 16
중앙도서관 17
청명 18
작자 미상 20
한 여자 21
통영횟집을 나오면서 22
다들 제자리에 있다 24
별일 없음 25
방금 쓴 시 26
거대한 비현실 28
내 시 어떤가요 29
경주를 떠올리는 방식 30
그런 게 있다 32
그건 그렇고 33
어제 온 가을 34
나의 마흔, 봄 36
0시의 부에노스아이레스 37
세상 뜰 때 38
문장강화 40
악보에 없는 밤 41
생거짓말 42
시는 설명이 아니다 44
그건 그렇고 45
서촌기행 46
지금 뭐해? 48
개운사 49
한 편의 시 50
시인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 52
하여간 그 사람은 53
정라진항 54
춘몽일장 56
하루하루 57
제2부 서로 사는 순간
가을 저녁의 시 61
철학 한 잔 62
그건 그렇고 64
봄 특집 65
초가을 개심사 66
밤 68
횡성휴게소 69
단지, 그렇다구요 70
파도 칠 때마다 72
안인진에서 73
그건 그렇고 74
시 같은 소리 75
남원주 실황 76
나는 웃고 있네 78
슬픔이라는 노동 79
맹방 80
찌그러지는 연습 82
저기 한 사람 83
오래된 잡지 84
겨울 햇살 한 줌 쥐었다 놓기 86
아무 일도 없어요 87
그래도 좋다 88
나는 웃고 있네 속편 89
별다른 일 없다 90
서로 사는 순간 92
보헤미안 비스름하게 살지 못한 죄 93
나의 훗날 94
무릉을 지나가며 95
그러던 어느 날 96
마지막 사랑 97
더 끝났다 98
한 잔 더 99
저 한국문학사 100
해설 언어의 문밖으로 떠나는 詩 / 강경희(문학평론가)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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