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주인의 목소리를 그리는 개, 니퍼
바닥에 덩그러니 놓인 축음기, 그리고 축음기 나팔 앞에 바짝 쪼그려 앉은 채 귀를 기울이고 있는 강아지 한 마리. 음반 역사상 가장 유명한 레이블 디자인 가운데 하나라고 할 만한 이 그림은 1898년 영국의 화가 프랜시스 바로가 그린 것이다. 니퍼라는 이름의 이 폭스테리어계 잡종견은 배우이자 무대 미술가인 형이 세상을 떠나면서 남겼는데, 바로는 니퍼마저 죽자 실린더 포노그래프 앞에서 주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개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후에 “His Master’ Voice”의 유명한 로고가 된 이 그림을 그렸다.
이 책의 원제이기도 한 “His Master’ Voice”(주인의 목소리)는 영국 그라모폰 사의 로고로 쓰이다가 나중에는 그라모폰 사의 레이블 명칭으로도 사용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의 상표권은 빅터 토킹 머신 사로 팔렸고, 빅터 사가 RCA로 합병되면서 지금은 RCA 빅터를 소유한 톰슨 그룹이 이 상표권을 가지고 있다. 유럽에서의 상표권은 EMI로 넘어갔다.
이미 전작 『세계의 오케스트라』에서 방대한 글솜씨로 문화평론가로서의 입지를 보여준 헤르베르트 하프너는 이번에도 음반에 관한 흥미롭고 소소한 이야깃거리들을, 그 탄생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면서도 다채롭게 이 책에 담아내고 있다.
소리를 잡아둔다는 상상을 마침내 인류가 실현하다
1878년 2월 19일, 미국의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은 ‘포노그래프’, 즉 축음기의 특허권을 따냈다. 소리를 녹음하고 재생할 수 있는 최초의 기계가 공식적으로 인정된 순간이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이런 기계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결코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러시아에서는 포노그래프를 선보이는 자리에서 한 장교가 이 ‘자동으로 이야기하는 동물’을 고발했다. 그 바람에 전시 담당자는 억울하게도 3개월간의 구금 처분을 받고 벌금을 냈으며 기계도 없애버려야 했다. 뉴욕의 빈센트 주교는 포노그래프의 진동판에 대고 직접 이사야, 예레미야 등 예언자의 이름을 줄줄 읊고 나서 이것이 다시 반복되는 소리를 들은 뒤에야 비로소 복화술사가 몰래 숨어 있지 않다는 것을 납득했다.
이렇듯 “소리를 어딘가에 담아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낸다”는 것은 옛 사람들로서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이었다. 눈에 보이는 영상이야 사진술이 발명되기 전에도 그림이나 조각으로 얼마든지 남길 수 있었지만, 형체가 없는 소리를 붙잡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399년 『고백록』에서 “소리로 울리는 것은 항상 지나가기 마련이고 거기서는 다시 사용하거나 예술로 형상화할 수 있는 것을 하나도 발견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17세기의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도 언젠가 인간이 말소리 기계를 만들어내리라는 것은 인정했지만, 여기서는 공허한 소리만 흘러나오게 될 것이라고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음반의 변천사 - 에디슨의 실린더에서 디지털 스트리밍까지
미래를 제대로 내다보지 못했던 것은 에디슨 본인도 마찬가지여서, 포노그래프를 갓 발명했을 당시에는 이 기계를 사무용 기기, 그러니까 말소리를 보존하는 데나 유용한 도구로 여겼다. 그도 그럴 것이, 포노그래프로 돌리는 실린더 레코드의 재생 시간은 겨우 2분가량인 데다 음질도 매우 조악했기 때문에 음악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담아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후 녹음과 재생 기술은 수많은 발명가와 기술자의 노력에 힘입어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면서 음악이라는 예술의 양상을 좌우하는 새로운 주역으로 등극하기에 이른다.
헤르베르트 하프너는 『음반의 역사』에서 이렇듯 인류 문명의 새 이정표가 된 녹음과 음반의 변천사를 그리고 있다. 방금 소개한 에디슨의 실린더 레코드에서부터, 에밀 베를리너의 원판 레코드 발명, 자기 녹음과 함께 등장한 정교한 편집 기술, 장시간 재생이 가능한 LP의 탄생, 스테레오라는 입체 음향을 비롯한 사운드의 진화, 그리고 콤팩트디스크(CD)와 음원 다운로드 같은 오늘날의 디지털 기술에 이르기까지, 불과 한 세기 남짓한 시간 사이에 벌어진 놀라운 기술적 발전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전 세계 어디서든 실시간으로 소리를 주고받게 되다
오로지 연주되는 순간 그 현장에 함께한 사람들끼리만 즐길 수 있었던 음악은 이제 음반이라는 매체를 통해 아무리 긴 시간이 지나도, 아무리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누구나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지극히 제한되어 있던 시간성과 공간성이 사실상 무한으로 확장된 셈이다. 그리고 이와 함께 하나의 거대 산업이 탄생했다. 지휘자 브루노 발터는 1929년에 음반의 가치를 이렇게 평가했다.
“단 한 번의 연주, 순간의 음악, 일찍 세상을 떠난 이들의 음악이 지금도 살아 숨 쉬고 있다. 이것이 바로 레코드가 안겨준 기적이다. 카루소는 살아 있다. 후대 사람들은 카루소뿐만 아니라 그의 분신에도 찬사를 보내고 있다.”
여기서 언급된 전설적인 테너 엔리코 카루소는 최초의 음반 스타였다. 음반은 재능 있는 음악가들에게 부와 명성을 한꺼번에 거머쥘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던 것이다. 1902년에 녹음된 카루소의 아리아 음반들 덕에 그라모폰 사 역시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당시 카루소를 발굴하여 회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녹음을 강행한 프레드 가이스버그는 오늘날로 치면 ‘아티스트 & 레퍼토리 매니저’라고 할 만한 사람이었다. 이런 매니저 외에도 프로듀서나 엔지니어, 커버 디자이너 등 새로운 산업에 어울리는 새로운 직업이 속속 출현하게 되었다.
작곡가들도 때때로 음반의 영향을 받았다. 로이 해리스는 1934년에 플루트와 현악 4중주를 위한 『4분 20초』라는 곡을 썼다. ‘4분 20초’는 해리스의 1번 교향곡 음반 세트 중 마지막 레코드에서 남는 분량만큼의 시간이었다. 물론 반대로 음반이 음악에 맞추어 조정되는 경우도 있었다. 콤팩트디스크가 탄생하기 전 그 규격을 놓고 의견이 분분할 당시, 소니 부회장 오가 노리오가 푸르트벵글러 지휘의 74분짜리 베토벤 9번 교향곡 전체를 담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결국 약 78분간 재생할 수 있도록 지름이 12센티미터로 확정되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번뜩이는 아이디어, 포기할 줄 모르는 도전 정신으로
혁신을 일으킨 발명가와 음악가들을 둘러싼 150년간의 드라마
『음반의 역사』의 시선은 이렇듯 레코딩 기술과 음반 자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음반의 발달에 따른 음악계와 사회의 극적인 판도 변화, 그리고 그 과정에서 크고 작은 역할을 수행한 수많은 발명가와 음악가들의 면면도 입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은 탁월한 기술사인 동시에 문화사의 역작이기도 하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음반의 발자취를 정리하면서 그 미래를 전망하는 일 또한 소홀히 하지 않는다.
디지털 기술과 인터넷이 우리 사회를 지배하면서, 일정한 크기의 둥근 물체에 한정된 시간의 음악을 담아두는 전통적인 형태의 음반은 점차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다. 그렇다면 MP3로 대표되는 디지털 다운로드의 시대 이후에는 과연 어떤 매체가 음악계에 등장할까? 디지털의 개념과도 전혀 다른 새 패러다임이 소리의 세계를 지배하게 될까? 미래는 아무도 섣불리 예측할 수 없지만, 새로운 매체는 늘 우리의 문화와 삶의 지평을 예기치 않게 넓혀주곤 했다. 경이로운 시선으로 지난 혁신을 되돌아보고 설레는 마음으로 미래의 발명품을 기다리는 것, 이렇듯 입체적으로 예술적 감성을 열어두는 것이 바로 저자가 우리에게 전하려는 자신의 뜻 아닐까.
▣ 작가 소개
저 : 헤르베르트 하프너
Herbert Haffner
1946년생.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 주 프라이부르크에 살면서 국내외 수많은 신문, 잡지, 방송에서 프리랜서 문화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가 다루는 주제는 18세기 연극에서 현대음악까지 다양한 분야를 망라한다. 2003년에 출간한 『푸르트벵글러』로 극찬을 받았으며, 그 밖에도 『세계의 오케스트라』, 『천재인가 야바위꾼인가?-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의 요란한 인생』, 『베를린 필하모닉-전기』, 그리고 잉그리트 하프너와 함께 집필한 『언제나 미소만을…-프란츠 레하르의 기록』, 『뉘앙스-음악가들에게 오늘의 음악계를 묻다』 등을 선보이면서 왕성한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역 : 홍은정
이화여자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로 건너가 음악학을 공부했다. 2004년 베를린 훔볼트 대학에서 「1960년대 현대 음악에서의 그룹 임프로비제이션」이라는 논문으로 음악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 뒤 귀국하여 문화 예술 교육 분야의 일을 하면서 꾸준히 번역 작업도 하고 있다. 역서로 『음악가의 탄생』, 『클래식 음악에 관한 101가지 질문』, 『세계의 오케스트라』, 『지휘의 거장들』,『리트, 독일예술가곡 』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추천의 글
1. 멧돼지 털로 종이 위에 소리를 그려내다
녹음의 시작
2. 하노버 출신의 독일인 베를리너가 워싱턴의 뉴욕 가에 진출하다
레코드의 탄생
3. “녹음 불허!”
가이스버그 형제와 제1차 세계대전
4. 소리나팔의 최후
전기 녹음의 등장
5. “검은 목요일”
음반의 예약제 판매
6. “브라운 디스크”와 “V 디스크”
레코드와 제2차 세계대전
7. 강철선에 새겨진 황제의 음성
자기 녹음과 현대적인 녹음 기술
8. 78, 45 혹은 33⅓?
하이파이와 LP가 시장을 점령하다
9. 음반에도 귀가 둘이다
입체 음향을 향해
10. CC, MC, UD4, QM, QX-4에 대하여
카세트 테이프와 4채널 사운드
11. 디지털 시대-비디오 디스크, 콤팩트 디스크, 인터넷
레코드가 죽다
12. 소리 나는 팬케이크?
레코드가 우리에게 남긴 것
옮긴이의 글
인터넷 참고 자료
감사의 말, 참고문헌, 도판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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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의 목소리를 그리는 개, 니퍼
바닥에 덩그러니 놓인 축음기, 그리고 축음기 나팔 앞에 바짝 쪼그려 앉은 채 귀를 기울이고 있는 강아지 한 마리. 음반 역사상 가장 유명한 레이블 디자인 가운데 하나라고 할 만한 이 그림은 1898년 영국의 화가 프랜시스 바로가 그린 것이다. 니퍼라는 이름의 이 폭스테리어계 잡종견은 배우이자 무대 미술가인 형이 세상을 떠나면서 남겼는데, 바로는 니퍼마저 죽자 실린더 포노그래프 앞에서 주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개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후에 “His Master’ Voice”의 유명한 로고가 된 이 그림을 그렸다.
이 책의 원제이기도 한 “His Master’ Voice”(주인의 목소리)는 영국 그라모폰 사의 로고로 쓰이다가 나중에는 그라모폰 사의 레이블 명칭으로도 사용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의 상표권은 빅터 토킹 머신 사로 팔렸고, 빅터 사가 RCA로 합병되면서 지금은 RCA 빅터를 소유한 톰슨 그룹이 이 상표권을 가지고 있다. 유럽에서의 상표권은 EMI로 넘어갔다.
이미 전작 『세계의 오케스트라』에서 방대한 글솜씨로 문화평론가로서의 입지를 보여준 헤르베르트 하프너는 이번에도 음반에 관한 흥미롭고 소소한 이야깃거리들을, 그 탄생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면서도 다채롭게 이 책에 담아내고 있다.
소리를 잡아둔다는 상상을 마침내 인류가 실현하다
1878년 2월 19일, 미국의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은 ‘포노그래프’, 즉 축음기의 특허권을 따냈다. 소리를 녹음하고 재생할 수 있는 최초의 기계가 공식적으로 인정된 순간이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이런 기계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결코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러시아에서는 포노그래프를 선보이는 자리에서 한 장교가 이 ‘자동으로 이야기하는 동물’을 고발했다. 그 바람에 전시 담당자는 억울하게도 3개월간의 구금 처분을 받고 벌금을 냈으며 기계도 없애버려야 했다. 뉴욕의 빈센트 주교는 포노그래프의 진동판에 대고 직접 이사야, 예레미야 등 예언자의 이름을 줄줄 읊고 나서 이것이 다시 반복되는 소리를 들은 뒤에야 비로소 복화술사가 몰래 숨어 있지 않다는 것을 납득했다.
이렇듯 “소리를 어딘가에 담아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낸다”는 것은 옛 사람들로서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이었다. 눈에 보이는 영상이야 사진술이 발명되기 전에도 그림이나 조각으로 얼마든지 남길 수 있었지만, 형체가 없는 소리를 붙잡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399년 『고백록』에서 “소리로 울리는 것은 항상 지나가기 마련이고 거기서는 다시 사용하거나 예술로 형상화할 수 있는 것을 하나도 발견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17세기의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도 언젠가 인간이 말소리 기계를 만들어내리라는 것은 인정했지만, 여기서는 공허한 소리만 흘러나오게 될 것이라고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음반의 변천사 - 에디슨의 실린더에서 디지털 스트리밍까지
미래를 제대로 내다보지 못했던 것은 에디슨 본인도 마찬가지여서, 포노그래프를 갓 발명했을 당시에는 이 기계를 사무용 기기, 그러니까 말소리를 보존하는 데나 유용한 도구로 여겼다. 그도 그럴 것이, 포노그래프로 돌리는 실린더 레코드의 재생 시간은 겨우 2분가량인 데다 음질도 매우 조악했기 때문에 음악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담아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후 녹음과 재생 기술은 수많은 발명가와 기술자의 노력에 힘입어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면서 음악이라는 예술의 양상을 좌우하는 새로운 주역으로 등극하기에 이른다.
헤르베르트 하프너는 『음반의 역사』에서 이렇듯 인류 문명의 새 이정표가 된 녹음과 음반의 변천사를 그리고 있다. 방금 소개한 에디슨의 실린더 레코드에서부터, 에밀 베를리너의 원판 레코드 발명, 자기 녹음과 함께 등장한 정교한 편집 기술, 장시간 재생이 가능한 LP의 탄생, 스테레오라는 입체 음향을 비롯한 사운드의 진화, 그리고 콤팩트디스크(CD)와 음원 다운로드 같은 오늘날의 디지털 기술에 이르기까지, 불과 한 세기 남짓한 시간 사이에 벌어진 놀라운 기술적 발전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전 세계 어디서든 실시간으로 소리를 주고받게 되다
오로지 연주되는 순간 그 현장에 함께한 사람들끼리만 즐길 수 있었던 음악은 이제 음반이라는 매체를 통해 아무리 긴 시간이 지나도, 아무리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누구나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지극히 제한되어 있던 시간성과 공간성이 사실상 무한으로 확장된 셈이다. 그리고 이와 함께 하나의 거대 산업이 탄생했다. 지휘자 브루노 발터는 1929년에 음반의 가치를 이렇게 평가했다.
“단 한 번의 연주, 순간의 음악, 일찍 세상을 떠난 이들의 음악이 지금도 살아 숨 쉬고 있다. 이것이 바로 레코드가 안겨준 기적이다. 카루소는 살아 있다. 후대 사람들은 카루소뿐만 아니라 그의 분신에도 찬사를 보내고 있다.”
여기서 언급된 전설적인 테너 엔리코 카루소는 최초의 음반 스타였다. 음반은 재능 있는 음악가들에게 부와 명성을 한꺼번에 거머쥘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던 것이다. 1902년에 녹음된 카루소의 아리아 음반들 덕에 그라모폰 사 역시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당시 카루소를 발굴하여 회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녹음을 강행한 프레드 가이스버그는 오늘날로 치면 ‘아티스트 & 레퍼토리 매니저’라고 할 만한 사람이었다. 이런 매니저 외에도 프로듀서나 엔지니어, 커버 디자이너 등 새로운 산업에 어울리는 새로운 직업이 속속 출현하게 되었다.
작곡가들도 때때로 음반의 영향을 받았다. 로이 해리스는 1934년에 플루트와 현악 4중주를 위한 『4분 20초』라는 곡을 썼다. ‘4분 20초’는 해리스의 1번 교향곡 음반 세트 중 마지막 레코드에서 남는 분량만큼의 시간이었다. 물론 반대로 음반이 음악에 맞추어 조정되는 경우도 있었다. 콤팩트디스크가 탄생하기 전 그 규격을 놓고 의견이 분분할 당시, 소니 부회장 오가 노리오가 푸르트벵글러 지휘의 74분짜리 베토벤 9번 교향곡 전체를 담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결국 약 78분간 재생할 수 있도록 지름이 12센티미터로 확정되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번뜩이는 아이디어, 포기할 줄 모르는 도전 정신으로
혁신을 일으킨 발명가와 음악가들을 둘러싼 150년간의 드라마
『음반의 역사』의 시선은 이렇듯 레코딩 기술과 음반 자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음반의 발달에 따른 음악계와 사회의 극적인 판도 변화, 그리고 그 과정에서 크고 작은 역할을 수행한 수많은 발명가와 음악가들의 면면도 입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은 탁월한 기술사인 동시에 문화사의 역작이기도 하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음반의 발자취를 정리하면서 그 미래를 전망하는 일 또한 소홀히 하지 않는다.
디지털 기술과 인터넷이 우리 사회를 지배하면서, 일정한 크기의 둥근 물체에 한정된 시간의 음악을 담아두는 전통적인 형태의 음반은 점차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다. 그렇다면 MP3로 대표되는 디지털 다운로드의 시대 이후에는 과연 어떤 매체가 음악계에 등장할까? 디지털의 개념과도 전혀 다른 새 패러다임이 소리의 세계를 지배하게 될까? 미래는 아무도 섣불리 예측할 수 없지만, 새로운 매체는 늘 우리의 문화와 삶의 지평을 예기치 않게 넓혀주곤 했다. 경이로운 시선으로 지난 혁신을 되돌아보고 설레는 마음으로 미래의 발명품을 기다리는 것, 이렇듯 입체적으로 예술적 감성을 열어두는 것이 바로 저자가 우리에게 전하려는 자신의 뜻 아닐까.
▣ 작가 소개
저 : 헤르베르트 하프너
Herbert Haffner
1946년생.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 주 프라이부르크에 살면서 국내외 수많은 신문, 잡지, 방송에서 프리랜서 문화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가 다루는 주제는 18세기 연극에서 현대음악까지 다양한 분야를 망라한다. 2003년에 출간한 『푸르트벵글러』로 극찬을 받았으며, 그 밖에도 『세계의 오케스트라』, 『천재인가 야바위꾼인가?-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의 요란한 인생』, 『베를린 필하모닉-전기』, 그리고 잉그리트 하프너와 함께 집필한 『언제나 미소만을…-프란츠 레하르의 기록』, 『뉘앙스-음악가들에게 오늘의 음악계를 묻다』 등을 선보이면서 왕성한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역 : 홍은정
이화여자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로 건너가 음악학을 공부했다. 2004년 베를린 훔볼트 대학에서 「1960년대 현대 음악에서의 그룹 임프로비제이션」이라는 논문으로 음악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 뒤 귀국하여 문화 예술 교육 분야의 일을 하면서 꾸준히 번역 작업도 하고 있다. 역서로 『음악가의 탄생』, 『클래식 음악에 관한 101가지 질문』, 『세계의 오케스트라』, 『지휘의 거장들』,『리트, 독일예술가곡 』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추천의 글
1. 멧돼지 털로 종이 위에 소리를 그려내다
녹음의 시작
2. 하노버 출신의 독일인 베를리너가 워싱턴의 뉴욕 가에 진출하다
레코드의 탄생
3. “녹음 불허!”
가이스버그 형제와 제1차 세계대전
4. 소리나팔의 최후
전기 녹음의 등장
5. “검은 목요일”
음반의 예약제 판매
6. “브라운 디스크”와 “V 디스크”
레코드와 제2차 세계대전
7. 강철선에 새겨진 황제의 음성
자기 녹음과 현대적인 녹음 기술
8. 78, 45 혹은 33⅓?
하이파이와 LP가 시장을 점령하다
9. 음반에도 귀가 둘이다
입체 음향을 향해
10. CC, MC, UD4, QM, QX-4에 대하여
카세트 테이프와 4채널 사운드
11. 디지털 시대-비디오 디스크, 콤팩트 디스크, 인터넷
레코드가 죽다
12. 소리 나는 팬케이크?
레코드가 우리에게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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