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노래는 권력이다
김근 교수는 언어와 이데올로기, 특히 권력으로서의 문화에 천착하여 독보적인 연구를 진행해 왔다. 지은이는 전작 [한시의 비밀](소나무, 2008)에서 삶의 과잉과 권력의 대립적 관계에서 중국 고전시의 흐름을 톺아보았는데, 권력이 시를 왜곡한 최초의 원형인 [시경]과 초사에 초점을 맞추었다. [한시의 비밀]에 연이은 이 책 [유령의 노래를 들어라]에서는 한대(漢代)의 문학 작품을 다루었다.
한대는 중국의 골격이 갖춰진 시기로서, 이를 형성하는 데 기여한 작품들은 한부(漢賦)와 악부시(樂府詩)에 집중돼 있다. 상징계를 구성하는 문학적 텍스트를 규범 안의 정전과 규범 밖의 외설로 구분하자면, 한부는 전자에 속하고 악부시는 후자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문학사에서는 전자를 이른바 사대부 문학(또는 정통문학)으로, 후자를 민중문학(또는 속문학)으로 각각 정의?분류한다. 따라서 같은 시대에 만들어진 이 두 가지 작품들을 함께 읽는다면, 전자로부터는 당시에 제도권이 기획했던 사회적 이상과 그에 적합한 주체를 알 수 있고, 후자로부터는 제도의 보호가 별로 없이 실재계나 거의 다름없는 세상을 살아가는 잉여주체들의 고뇌와 공포를 느껴 볼 수가 있다. 따라서 문학이 개성에 초점이 맞춰진 글쓰기라면 후자에서 오히려 더 많은 가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오늘과는 동떨어진 옛날에 지어진 고전을 굳이 읽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오늘을 비춰 보기 위해서다. 내 모습을 보려면 거울에 비춰 봐야 하듯이 말이다. 이런 거울을 귀감(龜鑑)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다른 거울과 다른 점은 단순히 존재를 비춰 주고 마는 게 아니라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주체에게 보여준다는 사실이다. 오늘날 우리는 자본주의의 절정이라 할 수 있는 신자유주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겉으로는 환상적인 세계를 누리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역사 발전의 초기 단계에서 노예에 가까운 민초들이 겪었던 고통을 반복하고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심각한 것은 오늘날의 대중들이 이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고 점차 고통에 길들여지면서 그간 이루어 온 인간의 존엄성을 잃어 간다는 사실이다. 이 사실을 알기 위해서 귀감이 필요한데, 한대의 악부시만큼 좋은 거울은 없으리라는 게 지은이의 생각이다. 이 시를 통해서 오늘날 우리의 실정이 옛날 한나라 때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아야만 앞으로 우리의 존엄은 되찾아질 수 있을 것이다.
생존과 혁명의 경계에서 읽는 한시
국가든 사회든 집단이 유지되려면 구성원을 아우르고 다스리기 위한 정당한 상징체계가 필요하고, 그 집단 안에서 개인이 행복하려면 무엇보다 자유로워야 한다. 집단을 장악해야 하는 권력의 속성과 자유를 보장받고 싶은 개인 사이의 어쩔 수 없는 모순을 엿볼 수 있는 틀이 한대에서는 부와 악부시로 상징된다. 지은이가 한대의 시문학을 기술하면서 굳이 부와 악부시에 집중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지은이는 악부시를 분석하면서 옛날 그들의 고뇌가 오늘날 우리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핍진하게 보여준다. 그들도 전쟁과 죽음의 문제로 번민하였고, 정부의 책임회피 속에서 어떻게 하면 각자도생(各自圖生)할 수 있을까 궁리하였으며, 생존과 혁명 사이에서 갈등하였다. 예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게 없다. 겉만 화려한 도시의 웅장함과 아름다움이라는 배경 속에서, 그리고 1퍼센트의 선택된 사람들의 미담 속에서 그것들이 곧 나의 것이자 나의 이야기인 줄 착각하고 살아가고 있다는 말이다.
“인문학이란 깨어 있는 자가 외치면 귀 있는 자는 듣는 것일 뿐이다. 권력 자체도 언제까지나 누리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자신도 싸워야 하는 것이 운명이기 때문에 그들도 귀가 있으니 들릴 날이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귀 있는 자들이 듣게 될 그 언젠가를 위해서 우리는 악부시의 목소리들처럼 누가 듣든 말든 간단없이 외쳐야 할 것이다.”
노래하는 자만이 권력에 재갈을 물릴 수 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삶을 인간이라는 유기체가 스스로 만들어 놓은 상징적인 질서에 따라 살아가는 과정쯤으로 여기고 있으며, 또한 이런 삶을 충실히 살았을 때 우리는 이를 윤리적 삶이라고 말한다. 슬라보예 지젝은 ‘진정한 삶’을 유령들과 실제 사람들이 이웃하여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간섭하고 방해하며 사는 이야기를 내용으로 하는 영화 [디 아더스](2003)를 통해 매우 기발한 상상력으로 분석하였다. 그의 관법에 의지해서 지은이는 우리의 삶을 본다면 두 개의 존재로 분열돼 있다는 가설을 세운다. 즉 생물학적인 원리에 따라 생명을 유지해 가는 유기체적인 삶이 그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뭔가 희망적이고 신명나는 느낌으로 살아가는 과잉적인 삶이다. 이 과잉적인 삶은 생물학적인 지식으로 존재를 확인하기는 힘들지만, 분명히 유기체적인 삶보다 크게 느껴진다는 점에서 힘이라고 규정할 수 있으므로 우리가 말하는 인간적 삶이란 곧 후자를 주로 가리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후자는 비유컨대 죽은 자가 산 자를 지배하는 구조와 같다는 점에서 유기체를 지배하는 유령적 삶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삶의 주체는 이 유령적 힘의 확장이 기대되는 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을 것이므로, 니체도 일찍이 ‘힘에의 의지’를 역설하였던 것이다. 내일의 ‘나’가 역능(力能)적으로 확장돼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어야 희망을 갖고 살아가지 않겠는가?
이런 의미에서 시인이란 바로 시와 노래를 통하여 주체들에게 유령적 삶의 힘을 확장시킴으로써 새롭게 변화한 주체를 경험하게 해주는 사람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즉 이들이 만든 텍스트, 즉 시와 노래는 이를 읽는 사람들에게 시뮬라크르(존재자)를 생성시키고 이는 다시 존재라는 환영을 감각하게 해준다. 이 존재감이라는 과잉적 힘은 실재계로부터 오는 공포와 고통을 흡수함으로써 실재계의 모호한 환경을 주체들이 익숙하게 여기거나 또는 감히 맞설 수 있는 세계로 받아들이게 해준다.
민중으로서의 우리는 시스템이 크게 바뀌지 않는 한, 누군가에게만 유리한 체제 속에서 힘든 삶을 살아야만 하는 운명에 놓여 있을 수밖에 없다. 옛날에는 노래에서나마 위안을 받으며 자유를 느낄 수 있었는데 오늘날은 이마저도 그리 녹록지 않은 것 같다. 고대 중국에서 훈고학이 문자로 노래를 빼앗았던 것처럼 오늘날은 이른바 ‘비주얼(visual)’로 노래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는 삶과 미래를 포기할 수 없다. 힘든 삶도 분명히 귀한 삶이 아니던가? 그런데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신은 힘든 삶에다가 부유한 인생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는 행복의 본질인 유령적 삶을 심어 놓았다. 뿐만 아니라 신은 우리에게 이를 깨닫는 수단도 함께 주었는데 그것이 바로 노래이다. 그러므로 노래에는 근본적으로 악마가 없다. 공자도 [시경]을 일컬어 ‘사무사(思無邪)’, 즉 “삐딱함이 없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따라서 우리는 진정한 삶의 가치를 깨닫기 위해서 유령의 노래를 들어야 하는 것이다. 노래 속의 유령은 배운 자와 그렇지 않은 자를 구분하지 않고 당신을 어떠한 구속에서도 풀어 준다. 신으로 말미암아 얻은 자유는 그 속성상 저들이 가장 싫어할 수밖에 없을 터인즉, 그렇다면 저들에게 이보다 더 강력한 저항은 없으리라.
▣ 작가 소개
저 : 김근
김근 교수는 현재 서강대학교 중국문화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며 중국 언어학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 그는 언어와 이데올로기, 특히 권력으로서의 문화에 많은 관심을 두고 저술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는 인천에서 자라나 서울대학교 중문학과를 졸업했으며 같은 대학원에서 문학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계명대학교와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저자는 중국이나 동아시아의 분석에 있어 서양의 이론을 도구로 삼아 왔지만, 그것은 그들의 것이 훌륭해서가 아니라, 니체의 말대로 관점의 이행을 경험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한다. 단지 삶의 토대가 다르기 때문에 보는 안목과 관점이 다른 것일 뿐 사실 어디나 삶은 모두 같은 것이기에 어떤 잣대를 대는 가 하는 것은 커다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견해를 피력한다.
또한 그는 왜 권력이 문학을 억압하는 가 하는 의문을 지속적으로 제기한다. 그는 그 원인을 문학의 정체성에서 찾고 있다. 문학은 개성을 통해서만 보편성을 이야기하고 탄생되므로, 특정 집단의 이익을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로 유지되는 권력의 입장에서 보면 문학은 자신들의 기반을 흔들어대는 체제 도전자가 된다는 것이다. 권력은 필연적으로 헤게모니를 유지하기 위해서 문학을 억압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 났기에, 그런 권력의 억압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다양한 그의 저술활동을 통해 살펴보고 있다.
주요 저서에 『한자는 어떻게 중국을 지배했는가』,『욕망하는 천자문』등이 있고 역서에,『여씨춘추역주』(3권)등이 있으며,「문언문으로의 회귀 속에 감춰진 욕망」등 논문 다수가 있다.
▣ 주요 목차
┃책머리에┃ 왜 한부와 악부시인가
┃프롤로그┃ 고난을 막아 주는 복지보다 고난을 이기게 하는 노래
제1장 한부漢賦의 등장과 의의
1. 부賦, 반복과 변주의 예술
진정한 차이는 변주에서 온다
2. [칠발七發] : 이치를 표방하면서도 이를 넘어선 작품
눈물은 왜 필요한가
긴장과 이완의 반복이 주는 즐거움
파티의 즐거움은 어디서 오는가
사냥의 통치적 의의
장관壯觀의 효능
부인된 쾌락이 오히려 더 유혹한다
3. [복조부?鳥賦] : 자유와 구원으로의 지양
길흉화복吉凶禍福을 넘어 자유함으로
후레자식이 아버지 사후에 효자가 되는 이유
부 형식에 의한 감성의 복구
제2장 대문호 사마상여司馬相如, 그의 진정한 가치
1. 한부의 완성
2. [자허부子虛賦] : 문학의 정치성
권력과 성性
외교적 언사의 진수
부의 가치는 사실적 묘사에 있지 않다
3. [장문부長門賦] : 남성의 여성적 글쓰기는 가능한가
여성성 ─ 욕망과 보편성 사이에서
애증愛憎의 양상
좌절에서 희망으로
왜 조강지처糟糠之妻에게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가
제3장 한부의 꽃, [상림부上林賦]
1. 주문휼간의 새로운 모습, 도덕성
영화 [미션 임파서블]의 가치로 부를 보다
‘관官피아’의 원조
묘사(글쓰기)가 시스템을 움직인다
2. 황제 : 성인聖人 개념에서 시스템으로
맹자를 초월한 사마상여 : 호사의 의의
3. 한부의 의의와 운명
제4장 서민의 근심, 한대 악부시樂府詩 읽기
1. ?성의 남쪽에서 싸우다가(戰城南)? : 죽음을 이기기 위한 노래
부침개는 왜 찢어 먹어야 맛있을까
죽음을 이기려면 죽음과 맞서야 한다
죽음이 삶보다 나을 수 있는 이유
의회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 편집의 역설
2. ?까마귀 새끼(烏生)? : 서민에게는 각자도생各自圖生만이 답
우연을 필연으로
정치인은 성직자의 말을 해서는 안 된다
3. ?궁궁이 뜯으러 산에 올라갔다가(上山採?蕪)?
왜 구관이 명관일까
클로즈업의 효과
제5장 쾌락 또는 혁명을 위하여
1. ?서문을 나서며 부른 노래(西門行)? : 쾌락을 다시 생각하다
목소리 큰 놈 앞에서 진실은 왜 주눅이 드는가
기우杞憂의 즐거움
잠, 진정한 쾌락의 대안
2. ?동문을 나서며 부른 노래(東門行)? : 후회는 너무 늦게 온다
‘필사즉생必死則生’의 원리
부자들의 호사스러움에서 작동되는 이데올로기적 기능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
‘가족의 가치(the value of family)’의 허와 실
‘때’는 지금인가, 아니면 기다려야 하는가
신분제는 부활하려는가
┃에필로그┃ 한시, 권위 또는 외침
주석
찾아보기
노래는 권력이다
김근 교수는 언어와 이데올로기, 특히 권력으로서의 문화에 천착하여 독보적인 연구를 진행해 왔다. 지은이는 전작 [한시의 비밀](소나무, 2008)에서 삶의 과잉과 권력의 대립적 관계에서 중국 고전시의 흐름을 톺아보았는데, 권력이 시를 왜곡한 최초의 원형인 [시경]과 초사에 초점을 맞추었다. [한시의 비밀]에 연이은 이 책 [유령의 노래를 들어라]에서는 한대(漢代)의 문학 작품을 다루었다.
한대는 중국의 골격이 갖춰진 시기로서, 이를 형성하는 데 기여한 작품들은 한부(漢賦)와 악부시(樂府詩)에 집중돼 있다. 상징계를 구성하는 문학적 텍스트를 규범 안의 정전과 규범 밖의 외설로 구분하자면, 한부는 전자에 속하고 악부시는 후자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문학사에서는 전자를 이른바 사대부 문학(또는 정통문학)으로, 후자를 민중문학(또는 속문학)으로 각각 정의?분류한다. 따라서 같은 시대에 만들어진 이 두 가지 작품들을 함께 읽는다면, 전자로부터는 당시에 제도권이 기획했던 사회적 이상과 그에 적합한 주체를 알 수 있고, 후자로부터는 제도의 보호가 별로 없이 실재계나 거의 다름없는 세상을 살아가는 잉여주체들의 고뇌와 공포를 느껴 볼 수가 있다. 따라서 문학이 개성에 초점이 맞춰진 글쓰기라면 후자에서 오히려 더 많은 가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오늘과는 동떨어진 옛날에 지어진 고전을 굳이 읽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오늘을 비춰 보기 위해서다. 내 모습을 보려면 거울에 비춰 봐야 하듯이 말이다. 이런 거울을 귀감(龜鑑)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다른 거울과 다른 점은 단순히 존재를 비춰 주고 마는 게 아니라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주체에게 보여준다는 사실이다. 오늘날 우리는 자본주의의 절정이라 할 수 있는 신자유주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겉으로는 환상적인 세계를 누리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역사 발전의 초기 단계에서 노예에 가까운 민초들이 겪었던 고통을 반복하고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심각한 것은 오늘날의 대중들이 이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고 점차 고통에 길들여지면서 그간 이루어 온 인간의 존엄성을 잃어 간다는 사실이다. 이 사실을 알기 위해서 귀감이 필요한데, 한대의 악부시만큼 좋은 거울은 없으리라는 게 지은이의 생각이다. 이 시를 통해서 오늘날 우리의 실정이 옛날 한나라 때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아야만 앞으로 우리의 존엄은 되찾아질 수 있을 것이다.
생존과 혁명의 경계에서 읽는 한시
국가든 사회든 집단이 유지되려면 구성원을 아우르고 다스리기 위한 정당한 상징체계가 필요하고, 그 집단 안에서 개인이 행복하려면 무엇보다 자유로워야 한다. 집단을 장악해야 하는 권력의 속성과 자유를 보장받고 싶은 개인 사이의 어쩔 수 없는 모순을 엿볼 수 있는 틀이 한대에서는 부와 악부시로 상징된다. 지은이가 한대의 시문학을 기술하면서 굳이 부와 악부시에 집중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지은이는 악부시를 분석하면서 옛날 그들의 고뇌가 오늘날 우리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핍진하게 보여준다. 그들도 전쟁과 죽음의 문제로 번민하였고, 정부의 책임회피 속에서 어떻게 하면 각자도생(各自圖生)할 수 있을까 궁리하였으며, 생존과 혁명 사이에서 갈등하였다. 예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게 없다. 겉만 화려한 도시의 웅장함과 아름다움이라는 배경 속에서, 그리고 1퍼센트의 선택된 사람들의 미담 속에서 그것들이 곧 나의 것이자 나의 이야기인 줄 착각하고 살아가고 있다는 말이다.
“인문학이란 깨어 있는 자가 외치면 귀 있는 자는 듣는 것일 뿐이다. 권력 자체도 언제까지나 누리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자신도 싸워야 하는 것이 운명이기 때문에 그들도 귀가 있으니 들릴 날이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귀 있는 자들이 듣게 될 그 언젠가를 위해서 우리는 악부시의 목소리들처럼 누가 듣든 말든 간단없이 외쳐야 할 것이다.”
노래하는 자만이 권력에 재갈을 물릴 수 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삶을 인간이라는 유기체가 스스로 만들어 놓은 상징적인 질서에 따라 살아가는 과정쯤으로 여기고 있으며, 또한 이런 삶을 충실히 살았을 때 우리는 이를 윤리적 삶이라고 말한다. 슬라보예 지젝은 ‘진정한 삶’을 유령들과 실제 사람들이 이웃하여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간섭하고 방해하며 사는 이야기를 내용으로 하는 영화 [디 아더스](2003)를 통해 매우 기발한 상상력으로 분석하였다. 그의 관법에 의지해서 지은이는 우리의 삶을 본다면 두 개의 존재로 분열돼 있다는 가설을 세운다. 즉 생물학적인 원리에 따라 생명을 유지해 가는 유기체적인 삶이 그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뭔가 희망적이고 신명나는 느낌으로 살아가는 과잉적인 삶이다. 이 과잉적인 삶은 생물학적인 지식으로 존재를 확인하기는 힘들지만, 분명히 유기체적인 삶보다 크게 느껴진다는 점에서 힘이라고 규정할 수 있으므로 우리가 말하는 인간적 삶이란 곧 후자를 주로 가리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후자는 비유컨대 죽은 자가 산 자를 지배하는 구조와 같다는 점에서 유기체를 지배하는 유령적 삶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삶의 주체는 이 유령적 힘의 확장이 기대되는 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을 것이므로, 니체도 일찍이 ‘힘에의 의지’를 역설하였던 것이다. 내일의 ‘나’가 역능(力能)적으로 확장돼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어야 희망을 갖고 살아가지 않겠는가?
이런 의미에서 시인이란 바로 시와 노래를 통하여 주체들에게 유령적 삶의 힘을 확장시킴으로써 새롭게 변화한 주체를 경험하게 해주는 사람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즉 이들이 만든 텍스트, 즉 시와 노래는 이를 읽는 사람들에게 시뮬라크르(존재자)를 생성시키고 이는 다시 존재라는 환영을 감각하게 해준다. 이 존재감이라는 과잉적 힘은 실재계로부터 오는 공포와 고통을 흡수함으로써 실재계의 모호한 환경을 주체들이 익숙하게 여기거나 또는 감히 맞설 수 있는 세계로 받아들이게 해준다.
민중으로서의 우리는 시스템이 크게 바뀌지 않는 한, 누군가에게만 유리한 체제 속에서 힘든 삶을 살아야만 하는 운명에 놓여 있을 수밖에 없다. 옛날에는 노래에서나마 위안을 받으며 자유를 느낄 수 있었는데 오늘날은 이마저도 그리 녹록지 않은 것 같다. 고대 중국에서 훈고학이 문자로 노래를 빼앗았던 것처럼 오늘날은 이른바 ‘비주얼(visual)’로 노래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는 삶과 미래를 포기할 수 없다. 힘든 삶도 분명히 귀한 삶이 아니던가? 그런데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신은 힘든 삶에다가 부유한 인생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는 행복의 본질인 유령적 삶을 심어 놓았다. 뿐만 아니라 신은 우리에게 이를 깨닫는 수단도 함께 주었는데 그것이 바로 노래이다. 그러므로 노래에는 근본적으로 악마가 없다. 공자도 [시경]을 일컬어 ‘사무사(思無邪)’, 즉 “삐딱함이 없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따라서 우리는 진정한 삶의 가치를 깨닫기 위해서 유령의 노래를 들어야 하는 것이다. 노래 속의 유령은 배운 자와 그렇지 않은 자를 구분하지 않고 당신을 어떠한 구속에서도 풀어 준다. 신으로 말미암아 얻은 자유는 그 속성상 저들이 가장 싫어할 수밖에 없을 터인즉, 그렇다면 저들에게 이보다 더 강력한 저항은 없으리라.
▣ 작가 소개
저 : 김근
김근 교수는 현재 서강대학교 중국문화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며 중국 언어학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 그는 언어와 이데올로기, 특히 권력으로서의 문화에 많은 관심을 두고 저술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는 인천에서 자라나 서울대학교 중문학과를 졸업했으며 같은 대학원에서 문학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계명대학교와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저자는 중국이나 동아시아의 분석에 있어 서양의 이론을 도구로 삼아 왔지만, 그것은 그들의 것이 훌륭해서가 아니라, 니체의 말대로 관점의 이행을 경험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한다. 단지 삶의 토대가 다르기 때문에 보는 안목과 관점이 다른 것일 뿐 사실 어디나 삶은 모두 같은 것이기에 어떤 잣대를 대는 가 하는 것은 커다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견해를 피력한다.
또한 그는 왜 권력이 문학을 억압하는 가 하는 의문을 지속적으로 제기한다. 그는 그 원인을 문학의 정체성에서 찾고 있다. 문학은 개성을 통해서만 보편성을 이야기하고 탄생되므로, 특정 집단의 이익을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로 유지되는 권력의 입장에서 보면 문학은 자신들의 기반을 흔들어대는 체제 도전자가 된다는 것이다. 권력은 필연적으로 헤게모니를 유지하기 위해서 문학을 억압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 났기에, 그런 권력의 억압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다양한 그의 저술활동을 통해 살펴보고 있다.
주요 저서에 『한자는 어떻게 중국을 지배했는가』,『욕망하는 천자문』등이 있고 역서에,『여씨춘추역주』(3권)등이 있으며,「문언문으로의 회귀 속에 감춰진 욕망」등 논문 다수가 있다.
▣ 주요 목차
┃책머리에┃ 왜 한부와 악부시인가
┃프롤로그┃ 고난을 막아 주는 복지보다 고난을 이기게 하는 노래
제1장 한부漢賦의 등장과 의의
1. 부賦, 반복과 변주의 예술
진정한 차이는 변주에서 온다
2. [칠발七發] : 이치를 표방하면서도 이를 넘어선 작품
눈물은 왜 필요한가
긴장과 이완의 반복이 주는 즐거움
파티의 즐거움은 어디서 오는가
사냥의 통치적 의의
장관壯觀의 효능
부인된 쾌락이 오히려 더 유혹한다
3. [복조부?鳥賦] : 자유와 구원으로의 지양
길흉화복吉凶禍福을 넘어 자유함으로
후레자식이 아버지 사후에 효자가 되는 이유
부 형식에 의한 감성의 복구
제2장 대문호 사마상여司馬相如, 그의 진정한 가치
1. 한부의 완성
2. [자허부子虛賦] : 문학의 정치성
권력과 성性
외교적 언사의 진수
부의 가치는 사실적 묘사에 있지 않다
3. [장문부長門賦] : 남성의 여성적 글쓰기는 가능한가
여성성 ─ 욕망과 보편성 사이에서
애증愛憎의 양상
좌절에서 희망으로
왜 조강지처糟糠之妻에게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가
제3장 한부의 꽃, [상림부上林賦]
1. 주문휼간의 새로운 모습, 도덕성
영화 [미션 임파서블]의 가치로 부를 보다
‘관官피아’의 원조
묘사(글쓰기)가 시스템을 움직인다
2. 황제 : 성인聖人 개념에서 시스템으로
맹자를 초월한 사마상여 : 호사의 의의
3. 한부의 의의와 운명
제4장 서민의 근심, 한대 악부시樂府詩 읽기
1. ?성의 남쪽에서 싸우다가(戰城南)? : 죽음을 이기기 위한 노래
부침개는 왜 찢어 먹어야 맛있을까
죽음을 이기려면 죽음과 맞서야 한다
죽음이 삶보다 나을 수 있는 이유
의회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 편집의 역설
2. ?까마귀 새끼(烏生)? : 서민에게는 각자도생各自圖生만이 답
우연을 필연으로
정치인은 성직자의 말을 해서는 안 된다
3. ?궁궁이 뜯으러 산에 올라갔다가(上山採?蕪)?
왜 구관이 명관일까
클로즈업의 효과
제5장 쾌락 또는 혁명을 위하여
1. ?서문을 나서며 부른 노래(西門行)? : 쾌락을 다시 생각하다
목소리 큰 놈 앞에서 진실은 왜 주눅이 드는가
기우杞憂의 즐거움
잠, 진정한 쾌락의 대안
2. ?동문을 나서며 부른 노래(東門行)? : 후회는 너무 늦게 온다
‘필사즉생必死則生’의 원리
부자들의 호사스러움에서 작동되는 이데올로기적 기능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
‘가족의 가치(the value of family)’의 허와 실
‘때’는 지금인가, 아니면 기다려야 하는가
신분제는 부활하려는가
┃에필로그┃ 한시, 권위 또는 외침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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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반품기한
- 단순 변심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신청
- 상품 불량/오배송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3개월 이내, 혹은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30일 이내 반품 신청 가능
02. 반품 배송비
| 반품사유 | 반품 배송비 부담자 |
|---|---|
| 단순변심 | 고객 부담이며, 최초 배송비를 포함해 왕복 배송비가 발생합니다. 또한, 도서/산간지역이거나 설치 상품을 반품하는 경우에는 배송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
| 고객 부담이 아닙니다. |
03. 배송상태에 따른 환불안내
| 진행 상태 | 결제완료 | 상품준비중 | 배송지시/배송중/배송완료 |
|---|---|---|---|
| 어떤 상태 | 주문 내역 확인 전 | 상품 발송 준비 중 | 상품이 택배사로 이미 발송 됨 |
| 환불 | 즉시환불 | 구매취소 의사전달 → 발송중지 → 환불 | 반품회수 → 반품상품 확인 → 환불 |
04. 취소방법
- 결제완료 또는 배송상품은 1:1 문의에 취소신청해 주셔야 합니다.
- 특정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05. 환불시점
| 결제수단 | 환불시점 | 환불방법 |
|---|---|---|
| 신용카드 | 취소완료 후, 3~5일 내 카드사 승인취소(영업일 기준) | 신용카드 승인취소 |
| 계좌이체 |
실시간 계좌이체 또는 무통장입금 취소완료 후, 입력하신 환불계좌로 1~2일 내 환불금액 입금(영업일 기준) |
계좌입금 |
| 휴대폰 결제 |
당일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6시간 이내 승인취소 전월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1~2일 내 환불계좌로 입금(영업일 기준) |
당일취소 : 휴대폰 결제 승인취소 익월취소 : 계좌입금 |
| 포인트 | 취소 완료 후, 당일 포인트 적립 | 환불 포인트 적립 |
06. 취소반품 불가 사유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 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
| 의류/잡화/수입명품 |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
| 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 가전/설치상품 |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
| 자동차용품 |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
| CD/DVD/GAME/BOOK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
|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 |
|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