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삶의 깊은 희열
“농부는 굶어 죽어도 씨앗은 베고 죽는다.”고 한다. 그런데 씨알이나 새알이나 알이란 알은 죄다 오롯이 둥글다. 헌데 저 작은 한 톨의 종자에 먹음직한 채소와 청청거목이 이미 들었다니 엄청 신비롭다. ‘바보도 사과 속의 씨는 헤아리지만 한 개의 씨앗에 든 사과는 신만이 헤아릴 수 있다.’는 서양말이 있다.” ?본문에서
“마음 다잡고 들꽃에 가까이 다가가 오래오래 세세히 살펴볼 것이다. 자세히 봐야 예쁘고 오래 봐야 사랑스럽다. 모름지기 자연은 자기에게 눈길을 주는 이에게만 비밀의 문을 열어 준다니 말이다.” ?본문에서
이 책은 정지용의 시 「향수」를 따라 우리의 산과 들, 바다를 소요하며 생물들을 만나는 다섯 부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1부 「넓은 벌 동쪽 끝」은 우리의 들녘에서 찾아볼 수 있는 작물과 들짐승, 들꽃 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하늘에는 해바라기 꽃을 달고, 땅에는 감자를 달고 있는 것이 사뭇 엉뚱하다 해서 ‘뚱딴지’라 불린 돼지감자, ‘신선의 손바닥’이라는 이름을 지니고 우리나라 제주도에 자생해 온 선인장의 이야기가 이곳에 수록되어 있다. 2부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에는 우리의 강을 수놓으며 제각기 생명력을 뽐내는 개구리밥과 연가시, 반딧불이 등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물총새의 영어 이름 ‘common kingfisher’에는 ‘고기 잡는 귀신’이라는 뜻이 담겨 있으며, 잠자리를 뜻하는 다른 말로 ‘청령’이나 ‘청낭자’라는 우리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3부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립어」는 하늘로 높게 뻗어 올라간 나무들과 산짐승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어미를 죽이면서 태어난다.’라는 의미에서 ‘살모사’라는 이름을 갖게 된 뱀의 억울한 사연과, 「황조가」에 등장해 우리의 역사 속 한 장면을 함께한 꾀꼬리의 이야기를 들어 본다. 4부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은 너른 바다를 자유롭게 활보하는 바다 생물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언각비』와 『전어지』와 같은 문헌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있는 물고기들의 이름은, 우리말이 오랜 시간을 거쳐 만들어진 산물이라는 점을 짐작하게 한다. 5부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지붕」은 스스로를 자연의 일부라 여기며 자연과 공생해 온 우리의 정겨운 터전을 들여다본다. ‘까치밥’으로 남겨 둔 감에서 선조들의 아름다운 덕행을, 우리 몸의 한가운데에 자리한 배꼽에서 다른 생명들과 닮아 있음을 본다.
호기심은 동심이요, 동심은 시심이며,
시심은 과학심이다.
“삶에 휴식이 있어야 하듯이, 감나무도 이해 감이 열리면 이듬해는 쉬는 해거리를 하였는데, 요샌 퇴비 거름 실컷 주고 살충제를 치는 까닭에 도통 해거리가 없다. 암튼 가지가지에 주렁주렁 한가득 매달린 진분홍빛 감나무에서 가을의 풍성함을 흠뻑 느끼고, 우듬지에 달려 있는 너더댓 개의 까치밥에서 아름다운 나눔의 덕행(德行)을 깨닫는다.” ?본문에서
“어찌 겨울이 지나지 않고 봄이 오랴. 힘든 일을 굳세게 이겨 내야 좋은 일이 생긴다. 겨울나기를 한 소나무가 푸름을 되찾고 청개구리들이 펄떡펄떡 날뛰는 포근하고 화사한 춘절은 분명 오고야 말 터이니, 기꺼이 동장군과 벗하여 아린 이 세한(歲寒)을 마냥 즐길지어다.” ?본문에서
시인 김춘수가 「꽃」에서 노래했다시피,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하나의 몸짓을 꽃으로 피워 내는 일이다. 과학에서 이는 앎의 지평을 확장하고, 그렇게 확장된 앎을 도움닫기 삼아서 미지의 세계로 도약하는 것이다. 따라서 “시심은 과학심이다.”라는 저자의 말이 십분 이해된다. 우리의 선조들이 자연에서 찾은 삶의 지혜는 우리말에 아로새겨져 있고, 우리말은 대대로 전수되어 우리의 지식과 문화 모두를 축적하고 있다. 『생명의 이름』은 이와 같은 장구한 지혜의 종착지이며, 동시에 다시 우리가 이루어 나갈 새로운 과학의 출발지라 할 수 있다.
“우리 집 가훈이 ‘잡을 손, 잡힐 손’이다. 남을 잡아 줄 수 있는 손이 될 것이고, 누구나 너의 손을 잡아 주는 그런 손이 되라는 말인데 한마디로 언제 어디서나 꼭 있어야 하는 ‘필요한 사람’이 되라는 뜻이다. 그래서 나도 그런 사람이 되겠노라고 늘 부지런히 맡은 일을 한눈팔지 않고 열심히 해 왔다.
어느새 오후 산책 시간이 닥친다. 길을 걷기 전에 비탈 텃밭을 들른다. 봄에는 밭을 갈고 씨를 뿌리고, 여름에는 구석구석 살피고 가꾸기를 게을리 않는다. 이렇게 촌놈은 늘 밭에서 심전(心田)을 가꾼다. 밭은 나의 심신을 갈고 닦는 곳이기에 말이다. 밭에서 온갖 곡식이나 남새만 얻는 것이 아니라 기름진 글감을 노다지로 캔다. 한마디로 글 농사와 밭 농사가 나의 모두렷다.” 「맺음말」에서
작가 소개
저 : 권오길
‘달팽이 박사’로 유명한 권오길 선생은 경상남도 산청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생물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수도여중·고등학교에서 처음 교편을 잡은 뒤 경기고등학교, 서울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에서 생물을 가르쳤으며, 강원대학교 생물학과 교수 시절 25년 동안 호기심을 자극하는 강의로 스타가 되기도 했다. 지금은 명예 교수로 있으면서 글쓰기와 방송, 강의를 통해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를 꾸준히 들려주고 있다.
1994년부터 1년에 한 권씩 대중 과학 서적을 쓰겠다는 목표로 <꿈꾸는 달팽이>, <인체 기행>, <생물의 죽살이>, <생물의 다살이>, <바다를 건너는 달팽이>, <하늘을 나는 달팽이>, <생물의 애옥살이> 등을 차례로 썼다.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저작과 방송 활동, 강의를 통해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를 전파하고 있다. 강원일보에 ‘생물 이야기’를 14년째 연재 중이고, KBS와 CBS 라디오에 출연하고 있으며, 포항공대, KAIST 등 여러 곳에 특강을 하고 있다. 쉽고 재미있는 과학을 알리는 데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간행물윤리상 저작상(2002), 대한민국 과학문화상(2003) 등을 수상했다.
글쓴이의 책들로는 『한국 동식물 도감』〔제32권 동물 편(연체동물 I)〕(문교부, 1982), 『꿈꾸는 달팽이』(지성사, 1994), 『인체 기행』(지성사, 1994), 『생물의 죽살이』(지성사, 1995), 『생물의 다살이』(지성사, 1996), 『개눈과 틀니』(지성사, 1997), 『바다를 건너는 달팽이』(지성사, 1998), 『하늘을 나는 달팽이』(지성사, 1999), 『생물의 애옥살이』(지성사, 2001), 『달팽이』(지성사, 2002), 『열목어 눈에는 열이 없다』(지성사, 2003), 『바람에 실려 온 페니실린』(지성사, 2004), 『달과 팽이』(지성사, 2005), 『흙에도 뭇 생명이…』(지성사, 2009), 『갯벌에도 뭇 생명이…』(지성사, 2011), 『어린 과학자를 위한 몸 이야기』(봄나무, 2011), 『권오길 교수가 들려주는 생물의 섹스 이야기』(살림, 2011), 『강에도 뭇 생명이…』(지성사, 2012)『소라는 까먹어도 한 바구니 안 까먹어도 한 바구니』(지성사 2013) 등이 있다.
목 차
1부
넓은 벌 동쪽 끝
벼 이삭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니 · 15 | 감자의 뜨거운 생명력 · 18
돼지감자가 세상을 바꾼다 · 21 | 천연 방부제 고추 · 24
누가 호박꽃을 못났다 했던가 · 28 | 선인장, 적응의 도사 · 31
민들레의 꽃말은? · 36 | 겨울을 견디고 피어나는 목련 · 40
식물의 짝 찾기에도 질서는 있는 법 · 43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 46
달팽이의 느림을 본받으리라 · 50 | 귀뚜라미의 세레나데 · 53
인생사 새옹지마 · 56 | 그령처럼 억세게 · 59
나비의 날갯짓으로 토네이도를? · 62 | 짧고 굵게, 초파리의 한살이 · 65
낙타가 무슨 죄랴 · 68 | 뿌린 대로 거두리라 · 71
2부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
물총새 천세 만세! · 77 | 애지중지 알짜배기 부평초 신세? · 82
연, 군자와 자비의 꽃 · 86 | 강물로 이끄는 연가시의 꾀 · 89
나그네쥐가 집단 자살한다고? · 94 | 잠자리의 결혼 비행 · 98
빛으로 말하는 벌레 · 101
3부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립어
소나무, 인간과의 깊은 인연 · 107 | 나모도 아닌 거시 플도 아닌 거시 · 110
키위의 원조 여기 있소이다 · 113 | 고소한 강냉이 먹어 볼까 · 116
손을 펴면 단풍잎이라 · 122 | 은행나무, 살아 있는 화석 · 125
나무의 죽살이, 타감 작용 · 130 | 나무의 겨울 채비 · 133
겨울을 겨우겨우, 겨우살이 · 136 | 식물들의 겨울나기 · 140
동물들의 겨울나기 · 143 | 겨울 견딘 푸나무, 봄을 맞나니 · 146
우듬지까지 오르는 물의 이치 · 149
뿌리 깊은 나무는 토양 세균과 함께 살지어다 · 152
뻐꾸기가 둥지를 틀었다고? · 155 | 밤 눈 밝은 올빼미 · 158
펄펄 나는 꾀꼬리 암수가 정다운데 · 161 | 누가 참나무 가지를 꺾었을까 · 166
귀공자 매미의 사랑 노래 · 169 | 의태, 속고 속이는 자연의 세계 · 172
만수산 드렁칡이 얽혀진들 어떠하리 · 176 | 우음성유, 사음성독이라 · 179
4부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꽃게 하면 해병대다! · 187 | 다리야 날 살려라 · 191
왜 고등어 두 마리를 한 손이라 부를까? · 194 | 생침 도는 꽁치 · 198
간, 살코기, 껍질까지 주는 상어야, 너 참 고맙다! · 203
왜 넙치의 눈은 왼쪽으로 몰릴까 · 208 | 전어의 깊은 속셈 · 211
해로동혈 따라 백년해로하리라! · 215 | 멍게 맛은 여름이 으뜸 · 220
산후조리 미역국의 터줏대감, 홍합 · 225
5부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지붕
굳세어라 참새야! · 233 | 희소식의 새, 까치 · 238
닭이 알을 품듯 하라니? · 243 | 정신일도(精神一到) 달걀 세우기 · 247
초피나무, 남도의 맛 · 249 | 버릴 것 하나 없는 감 · 255
살살이꽃의 추억 · 258 | 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려 드니 · 261
144킬로미터 적혈구의 여행 · 265 | 백혈구, 하해와 같은 은혜 · 269
실로 위대한 난자로세! · 272 | 초속 1~3밀리미터, 정자의 헤엄 솜씨 · 275
5억 중에 1등, 천우신조라 · 278 | 피는 못 속인다더니 · 281
우리 몸에 새겨진 김치 DNA · 285
어머니의 미토콘드리아, 이 내 몸에 있나이다 · 288
배꼽 이야기 · 291
맺음말 297
찾아보기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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