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글로벌 시대 새로운 세계사를 위하여
글로벌 시대 세계사도 바뀌어야 합니다.
서양 중심의 세계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 지는 반세기가 넘었습니다.
미국과 소련의 냉전 체제가 종식된 이후 그 목소리는 더욱 높아졌습니다.
빅히스토리, 지구사 등등
세계 각처에서 새로운 세계사의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마침내 새로운 시도들을 종합적으로 정리하는 계기가 마련되었습니다.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는 전 세계 200여 명의 선두적인 학자들이 참여하는
방대한 세계사 시리즈를 기획했습니다.(한국어판은 내년부터 출간됩니다.)
이 책은 그 시리즈의 개요로서, 시리즈 총괄 편집자가 저술한 개론입니다.
그래서 제목에 “콘사이스”라는 말이 붙었습니다.
케임브리지 세계사에서 제시한 새로운 세계사의 방향은 비교적 간단합니다.
정치나 전쟁이 아니라 여성과 문화의 관점에서 세계사를 보자는 것입니다.
무기나 전략의 비결보다는 요리와 음식의 비결이,
권력 다툼의 이면보다는 아이 키우기의 이면이 세계사의 전면에 등장해야 합니다.
그것이 글로벌 시대 새로운 세계사의 핵심입니다.
과연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까요?
이 책의 특징
글로벌 시대, 지구 전체를 아우르는 세계사
세계 어느 대학교든 역사학과에 세계사 전공은 없습니다. 중국사나 영국사 혹은 중세사나 근세사 전공은 있어도 세계사는 전공으로 인정받지 못합니다. 근대 역사학 자체가 각 국가별 역사 연구 체제이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가 거의 실시간으로 정보를 교환하는 오늘날의 현실 속에서, 근대 역사학의 체제로는 갈수록 현실을 담아내기가 어렵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세계사는 기존 역사학의 한계를 비판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최근 수십 년 동안 빅히스토리, 지구사, 글로벌 히스토리, 트랜스내셔널 히스토리 등등 수많은 프레임이 거론되었습니다. 각각이 추구하는 내용의 방향과 범위는 다양하지만, 공통된 취지는 지구 전체를 아우르는 세계사, 유럽과 백인 중심이 아니라 모든 지역과 인종을 공평하게 평가하는 세계사를 서술하자는 것입니다.
가족과 음식 등 사회문화를 중심으로 보는 세계사
케임브리지 세계사가 제시하는 방향은 문화사입니다. 문화사는 워낙 다루는 분야가 많습니다. 노동, 가족, 여성, 젠더, 성별, 어린이, 물질문화, 육체, 정체성, 민족성, 소비 등등의 주제들이 모두 문화사에 속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정치나 영웅을 위주로 역사를 서술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왕들의 계보, 제국이나 왕국의 계보가 역사를 대표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가족의 생활, 시대별 먹거리의 변화, 남녀 차별의 기원과 발전 등 훨씬 더 실생활에 가까운 주제들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합니다. 과연 이렇게 방대한 스펙트럼을 펼쳐놓고도 통사를 서술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문화사를 중심으로 하는 케임브리지 세계사를 하나의 도전으로 보기도 합니다.
방대한 시리즈를 소개하는 개론서
영국의 케임브리지 대학교 출판부에서는 한 분야를 총괄하는 방대한 개론서 시리즈들을 출간해 왔습니다. <케임브리지 중국사>, <케임브리지 고대사>, <케임브리지 근세사> 등등이 그러한 시리즈의 일환입니다. 세계사 분야를 총괄하고자 기획된 <케임브리지 세계사 시리즈>도 개론서 시리즈의 하나로, 2015년에 출간되었습니다. 이 시리즈에는 역사학, 고고학, 미술사, 고전학, 경제학, 언어학, 사회학, 생물학, 지리학, 지역학 등에서 세계사적 관점으로 연구를 선도하는 학자들이 대거 참여했습니다. 무려 200여 명의 저자들이 참가했는데, 미국, 영국, 프랑스, 오스트레일리아, 이스라엘, 포르투갈, 뉴질랜드, 일본, 스웨덴, 스위스, 싱가포르 등지의 대학 교수들입니다. 기획 및 편집 총괄은 미국 위스콘신 대학교의 교수 메리 위스너-행크스가 맡았습니다. 시리즈 총괄 편집자로서 시리즈 전체의 취지와 주요 내용을 간추린 개론서를 집필했는데, 그 책이 바로 이번에 출간된 <케임브리지 세계사 콘사이스>입니다.
참고로 <케임브리지 세계사 시리즈>의 한국어판은 2019년부터 순차적으로 출간될 예정입니다.
주요 내용
서문(13쪽 이하)
세계사 서술의 전통과 최신 연구 경향을 살펴보면서, 이 책이 다른 세계사와는 어떻게 다른지를 설명합니다. 그리고 왜 사회문화사를 중심으로 세계사를 서술하는지 저자의 입장을 밝히고, 책 전체의 서술 방향과 각 장별 주요 내용을 요약합니다.
CHAPTER 1
포레이저 가족과 농사짓는 가족(기원전 3000년까지) 33쪽 이하
구석기와 신석기 시대의 역사입니다. 첫 장부터 크게 두 가지 반전이 있습니다. 기존의 세계사에서는 농업기술이 발달하면서 공동체 사회가 출현했다고 설명했지만, 이 책에서는 반대로 공동체 생활 문화가 발달한 결과 농업기술이 출현했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기존에는 인간의 진화를 통해 불을 사용하고 음식을 개발했다고 설명했지만, 이 책에서는 거꾸로 요리 때문에 인간이라는 동물의 내장 기관이 짧아지고 두뇌가 커졌다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현생인류는 요리가 만들어낸 결과물입니다. 저자가 가장 주목하는 인간 사회의 핵심 문제는 위계질서와 차별입니다. 신석기 시대에 만들어진 차별의 구조가 20세기까지 끈질기게 유지되는 인간 집단의 특징이라고 주장합니다. 제1장은 그러한 차별이 만들어진 생물학적 및 사회문화적 기원에 대한 탐색입니다.
[상세목차: 유인원(hominid)의 사회와 문화 40 생각하는 인간 56 포레이저의 생활 66 가족, 친족, 종족 73 의례 79 정착 생활과 식물 재배 및 동물 사육 85 경운(耕耘) 농업과 음식물 생산 과정 98 사회적 위계와 성별적 위계 103 신전, 그리고 사고방식의 변화 113 선사 시대의 패턴 116 더 읽어보기 118].
CHAPTER 2
도시와 고전 고대 사회(기원전 3000년부터 기원후 500년까지 ) 123쪽 이하
기존의 세계사에서는 고대 문명에 주안점을 두지만, 이 책에서는 도시에 주목합니다. 누구는 문명이라 하고 누구는 야만이라 하는 선입관을 벗어나기 위함입니다. 도시라는 시스템은 인간이 만들어낸 수많은 종류의 공동체 가운데 하나인 동시에 나름대로 독특한 특성을 갖는 시스템입니다. 도시의 가장 큰 특성은 위계질서입니다. 도시는 다른 공동체에 비해 위계질서를 강조하고, 갈수록 이를 더욱 강화합니다. 세습왕조, 문자 기록, 복잡한 의례 등은 모두가 위계질서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작동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신분 제도와 결혼, 종교와 신앙 등 삶과 사회의 관습이 형성되었습니다. 제2장은 인류가 바탕으로 삼고 있는 관습의 기원을 탐색한 장입니다.
[상세목차: 도시의 탄생 128 글쓰기를 비롯한 정보 기술 140 국가와 혈통 152 도시와 국가 안에서의 결혼과 가족 163 부족 사회에서의 가족 173 사회적 위계질서와 카스트 179 노예제와 노예 사회 185 텍스트를 통한 종교와 문화의 교류 196 고전 고대의 종말? 215 더 읽어보기 222]
CHAPTER 3
상호 교류와 네트워크의 확장(기원후 500년부터 1500년까지 ) 225쪽 이하
기존의 세계사에서는 세계 제국에 주안점을 두지만, 이 책에서는 네트워크에 주목합니다. 기원후 500년부터 거대한 규모의 제국뿐만 아니라 이슬람 같은 종교적 네트워크도 성장하였고, 이와 더불어 유라시아 대륙 거의 전부를 포괄하는 무역 네트워크도 발달하였습니다. 오직 정치적 관점에서 제국을 위주로 세계사를 본다면 이 시대의 중요한 발전들을 등한시할 위험이 있습니다. 제국은 망하더라도 세계 종교는 더욱 굳건해졌고, 무역 네트워트는 정치의 영향을 크게 받았지만 거꾸로 정치와 종교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습니다. 서양의 콘스탄티노폴리스뿐만 아니라 중국의 항주(항저우), 아메리카 대륙의 테노치티틀란 등이 모두 인구 수십만의 거대 도시로서 함께 비교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상세목차: 이슬람의 발전 230 무슬림 사회의 분쟁, 다양화, 그리고 융합 237 군인과 노예, 그리고 신분 탈피 244 궁정과 궁정 문화 248 예의범절과 사랑 이야기 258 농장의 확대와 마을 사회 265 유목민 282 도시 생활 288 문화 및 종교 교류의 중심지 307 교역로의 변화와 확장 320 중세 1000년의 시간 328 더 읽어보기 332]
CHAPTER 4
새롭게 연결된 세계(기원후 1500년부터 1800년까지) 339쪽 이하
기존의 세계사에서는 콜럼버스(Columbus)에 주안점을 두지만, 이 책에서는 콜럼버스의 교환(Columbian Exchange)에 주목합니다. 즉 대항해 시대 서구 세력의 확장이 아니라, 유라시아 대륙과 아프리카 및 아메리카의 네트워크가 연결되면서, 새로운 교환 체계를 통해 무엇이 유통되었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서양의 일방적 확장이 아니라 상호적 교류가 탐구 대상입니다. 질병의 확산은 물론이고 사회적 저항과 반란, 갈수록 증대되는 이주로 새로운 종교적 흐름과 새로운 관습이 생겨났습니다. 프로테스탄트와 종교 개혁, 인도의 시크교 등도 이러한 흐름 속에서 탄생합니다. 오늘날 유행하는 찻집과 극장, 살롱 등 여흥과 사교 문화가 본격화된 것도 이 시대의 일입니다. 제4장에서는 대중 문화의 변화와 인종 차별 등 급증하는 교류를 통해 발생하는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들을 모두 살펴봅니다.
[상세목차: 질병의 확산 345 식민지, 제국, 무역 353 전쟁 366 식량 작물의 전파 372 육류와 살아 있는 동물의 수출입 381 마약과 여가의 상업화 389 설탕과 노예 무역 399 종교의 변화와 그 결과 405 기독교의 확장과 혼성화 421 식민지 사회에서의 가족과 인종 426 시위, 저항, 혁명 437 근세(초기 근대)와 본격적인 근대 446 더 읽어보기 450]
CHAPTER 5
산업화, 제국주의, 불평등(기원후 1800년부터 2015년까지 ) 455쪽 이하
기존의 세계사에서는 산업혁명 이후 산업화에 주안점을 두지만, 이 책에서는 불평등 문제에 주목합니다. 인구 증가와 생태 환경의 변화라는 큰 틀 속에서 제국주의와 반-제국주의, 공산주의의 부상과 몰락, 민족주의의 확장 같은 주요 경제 및 정치적 변화와 사회 문화적 변화가 맞물리는 측면들을 해부합니다. 특히 산업화 과정에서 여성과 가족의 위치가 어떻게 바뀌는지, 그리고 어떻게 여성의 참정권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등장하는지 그 과정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보여줍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과 맞물리는 역사인 만큼, 제5장에서 논의되는 인종차별 문제나 젠더 문제, 세계 경제의 불평등 문제 등은 여전히 우리가 숙고해야 할 현실입니다.
[상세목차: 목화, 노예, 석탄 459 산업의 확산과 변화 471 산업 사회에서의 계급, 젠더, 인종, 노동 481 사회 변혁 운동 491 인구 성장과 이주 503 신제국주의 513 전면전과 현대 문화 522 탈식민지화와 냉전 536 해방과 자유화 551 종교의 다양성과 근본주의 560 후기 산업 사회와 빈곤 567 제3천년기 속으로 574 더 읽어보기 583]
재미있는 대목들
벌거벗은 로마의 운동 선수
기원전 5세기 아테네. 원반던지기 선수가 스승으로부터 교육을 받고 있다. 아테네의 항아리나 접시에는 젊은 남성 운동 선수가 벌거벗은 모습으로 그려져 있는 경우가 많다. 아테네의 축제 때에는 운동 실력뿐만 아니라 남성의 몸매도 감상했기 때문이다.
아테네에서는 시민과 비-시민을 엄격하게 구분했고, 시민권은 아버지에게서 아들로 상속되었다. 아테네의 남성 시민으로서는 아들이 자신의 핏줄이라는 점이 매우 중요했다. 그래서 아내는 집안에서 점점 더 격리된 공간으로 내몰렸다.
기원전 4세기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군대가 아테네의 문화를 전파하였다. 이들이 이집트를 점령했을 때, 이집트의 여인들은 외출할 때 머리에 무언가를 쓸 필요도 없었고, 스스로 자신의 재산을 관리하고, 법정 분쟁의 당사자로 재판에 출석했다. 이 모든 일들이 그리스 정복자의 눈에는 매우 놀라워 보였다.(170쪽 이하)
테노치티틀란의 아이들
스페인이 아메리카 대륙의 아즈텍 제국을 정복한 뒤 20년이 지나 멕시카인의 역사와 일상생활을 그림으로 그려둔 책. 〈멘도사 필사본(Codex Mendoza)〉. 이 그림은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이 벌을 받거나 집안일을 하는 장면이다. 11~12세의 소년과 소녀는 부모에게 벌을 받거나 청소를 하고, 땔감을 운반하고, 옥수수를 갈고, 물고기를 잡고, 옷감을 짜고 있다.
당시 세계 도처에 인구 수십 만 명 규모의 도시들이 존재했고, 잉카 제국의 테노치티틀란의 인구는 25만이었다. 테노치티틀란 광장 구석이나 시장 등에서는 정육점들이 고기를 높이 걸어두고 팔았다. 칠면조, 오리, 닭, 토끼, 사슴 고기 등이었다. 야채가게에서는 강낭콩, 호박, 아보카도, 옥수수와 온갖 종류의 고추를 팔았다.(......)다양한 상품이 진열대에 놓였다. 카카오 콩이나 기다란 천이 화폐 대신 사용되었다. 공공장소에서 남성과 여성은 서로 섞여다녔다. 공공장소에 나다니는 데 굳이 성별을 나누는 기준은 없었다. 오히려 기준은 따로 있었다. 여자 아이가 태어나면 옷감을 짜는 물레와 북을 주었고, 남자 아이가 태어나면 방패와 네 개의 화살을 주었다. 이런 상징은 모두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아즈텍 제국의 확장을 위해 해야할 활동을 나타냈다.(301쪽 이하)
아동노동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브레이커 보이. 석탄을 쪼개며(break) 불순물을 골라내는 일을 하는 아이들. 1891년 펜실베이니아 셰넌도어에 있던 코히노어(Kohinore) 탄광. 대부분 하루 10시간, 주 6일 근무였다. 노동자 계층의 아이들은 아주 어릴 때부터 공장이나 광산에 고용되어 노동을 했다. 20세기 초에 들어 공장 노동이 아이들의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우려, 무료 공립학교의 개설, 의무 교육 시행법 제정 등으로 일부 산업화 국가에서 아동 노동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가내 수공업, 플랜테이션 농장, 산업 원자재를 생산하는 농장 등지에서는 아동 노동이 지속되었다. 세계 어디서든 시골이나 도시의 가족 기업에서는 아이들의 노동이 계속되고 있다. 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 1000년 동안 꾸준히 해오던 일이었다.(485쪽 이하)
가정을 떠나 공장으로 들어간 여성들
여성들이 거대한 기계를 이용해서 견사(비단실)를 뽑아내고 있다. 같은 공장에서 누에고치를 골라 풀어내는 일도 했는데, 그것은 수작업이었다. 일본은 노동 집약적 산업 구조여서 때로는 천을 짜는 일도 수작업으로 했다. 1880년대부터 일본 정부는 서양의 자본 집중식 모델의 산업화를 일본 상황에 맞추어 변형을 가하기 시작했다. 노동력이 더 많이 투입되는 산업화 모델을 발전시켰던 것이다. 일본식 모델에서는 인력을 기계로 대체하는 대신 기계 공업과 수공업이 섞여 있는 생산 체제를 만들었다. 섬유나 소소한 물건을 만드는 경공업 분야는 금세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었다. 1933년에 일본은 세계 최대의 면직물 수출국이었다. 그러나 철강이나 화학 같은 중공업은 더 많은 자본과 에너지를 필요로 했다. 시골 출신의 저임금 노동자를 이런 곳에서 고용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중공업은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고 정부, 특히 군부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일본 경제의 한 축인 거대 기업집단(자이바츠財閥)이 이를 도맡았고, 이런 방식은 오늘날까지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477쪽 이하)
여성에게 투표권을 부여해서는 안 된다.
20세기 초 영국에서 여성의 참정권 반대를 홍보하는 그림. 여인이 술에 취한 조그만 남편을 위협하고 있다. 여성에게 참정권을 주면 어떤 세상이 될지를 코믹하게 그린 그림이다.(496쪽)
여성 참정권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처음에 조롱거리가 되거나 신체적인 공격을 당했다. 많은 나라에서 여성 참정권 반대 운동 단체가 결성되었고, 이들도 같은 식으로 활동을 펼쳤다. 이런 반대 운동 단체에는 남자뿐만 아니라 여자도 포함되어 있었다. 여성은 역사상 본인의 참정권을 옹호하는 동시에 반대하는 운동을 펼친 유일한 존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참정권 운동은 제1차 세계대전 같은 계기와 맞물려 결국 성공을 거두었다. 그리고 20세기 전반에 걸쳐 여성의 참정권은 점차 확대되어 나갔다.(495쪽 이하)
“여성 문제”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국제적 쟁점이었다. 그러나 지역에 따라서 중점이 달랐다. 인도의 개혁가들은 여자 아이를 대상으로 하는 영아 살해, 과부의 재혼 금지, 죽은 남편의 장례식에서 화장하는 불꽃 속으로 아내가 뛰어들도록 하는 사티(sati) 의식 등을 철폐하기 위해 노력했다. 유럽에서는 여성 명의로 재산을 소유하고 여성이 받은 임금은 여성이 알아서 쓸 수 있도록 하는 운동이 펼쳐졌다. 미국에서는 금주와 여성의 교육 참여 확대를 위해 노력했다.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노동 조건을 향상하고, 여성의 토지 소유와 경제적 권리를 제한하는 법률 개정 운동이 벌어졌다.(494쪽)
군부독재를 부숴버린 어머니들
아르헨티나 마요 광장에서 어머니들은 매주 수요일 집회를 열었다. 실종된 자녀의 이름을 새긴 흰색 기저귀 천을 머리에 쓰고 모여서 벽에다 실종자들의 얼굴을 그렸다. 마요 광장의 어머니들은 역사상 가장 강력한 여성의 반독재투쟁으로 알려져 있다. 대중적 저항과 군부 지도자들의 무능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1980년대 대부분의 라틴아메리카에는 민주적 선거를 통한 민주 정부가 회복되었다.(554쪽 이하)
피부색으로 인종을 구분하는 법
위에는 성모상이 있고 아래에는 정물화가 있는데, 그 사이에 사회 계급을 나타내는 카스타 그림이 있다. 각각 남녀 부부와 아이를 그렸다. 왼쪽 상단에는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백인과 허리띠만 두른 원주민 남성 부부, 그리고 그들이 낳은 혼혈아가 그려져 있다. 현실적으로 이런 부부가 존재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18세기 남아메리카에서는 피부색과 얼굴 생김새와 머리카락의 형태에 따라 사회적 지위를 구분했다. 어느 범주에 속하는가에 따라 결혼과 상속, 수녀원이나 수도원 입회, 대학교 입학, 특정 지역의 거주 허가 등 여러 가지 특권이 결정되었다. 그러나 피부색에 따른 인종의 구별은 매우 곤란했다. 같은 형제 중에서도 피부색이 더 밝으면 더 높은 계급에 속했다. 심지어 같은 사람이라도 인생의 시기에 따라 다른 범주에 속하기도 했다.(430쪽 이하) 그러나 이와 같은 인종차별은 법으로 규정되어 있었고, 심지어 미국에서 이 법이 최종적으로 폐기된 때는 최근 2000년도였다.(434쪽)
커피와 커피숍의 기원과 의미
16세기 오스만의 커피하우스와 손님들을 그린 세밀화. 손님들은 커피를 홀짝이며 글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백개먼(서양 주사위) 놀이를 하고 있다. 이방인 방문객으로 보이는 인물도 몇 명 포함되어 있다. 좌측 상단은 사람들이 커피하우스에 들어오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다.
커피의 원산지는 에티오피아인데, 1400년경 예멘에서 처음으로 상업적 재배가 이루어졌다. 이후 무슬림 세계에서 점점더 소비가 늘어났다. 유럽인은 대체로 오스만 제국의 사람들에게서 커피를 배웠다. 그러나 대부분의 유럽인에게 커피는 너무나 비싼 상품이었다. 그런데 17세기 후반에 네덜란드 사람들이 아시아와 남아메리카의 식민지에서 대규모로 커피를 재배하자 가격이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쌀농사를 짓던 자와 섬의 농민들을 압박하여 연간 정해진 할당량만큼 커피를 생산하도록 했다. 프랑스 사람들도 18세기에는 카리브 지역의 식민지에 커피를 길렀다. 커피 재배는 중앙아메리카와 브라질로 퍼져 나갔고, 19세기 말에는 동아프리카로 확산되었다. 동아프리카라면 커피 원산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다. (390쪽 이하)
작가 소개
저자 : 메리 위스너-행크스
위스콘신 대학교 교수. 유럽 근세사 및 세계사 연구자이며, 특히 젠더, 여성, 가족 문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유럽 근세, 1450-1789》, 《유럽 근세의 여성과 젠더》, 《근세 기독교와 성》, 《세계사적 관점에서 본 젠더 문제》, 《여행의 시대, 1350-1600》 등이 있다. 2015년에 출간된 <케임브리지 세계사 시리즈>의 책임편집을 맡았다. 이 시리즈에는 데이비드 크리스천, 제리 벤틀리 등 전 세계에서 200여 명의 선도적인 세계사 연구자들이 참여했다. 기획을 총괄했던 저자는 시리즈의 개론서 격으로 《케임브리지 세계사 콘사이스》를 집필했다.
역자 : 류형식
서강대학교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공부했다. (주)문학사상사, (주)사계절출판사 편집부에서 근무했으며 (주)소와당 대표를 역임하였다. 현재 세계사연구소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중앙유라시아 세계사》, 《실크로드_7개의 도시》, 《고대 지중해 세계사》, 《세계사를 바꾼 화산 탐보라》 등이 있다.
목 차
서문
CHAPTER 1 포레이저 가족과 농사짓는 가족
유인원(hominid)의 사회와 문화 40
생각하는 인간 56
포레이저의 생활 66
가족, 친족, 종족 73
의례 79
정착 생활과 식물 재배 및 동물 사육 85
경운(耕耘) 농업과 음식물 생산 과정 98
사회적 위계와 성별적 위계 103
신전, 그리고 사고방식의 변화 113
선사 시대의 패턴 116
더 읽어보기 118
CHAPTER 2 도시와 고전 고대 사회
시의 탄생 128
글쓰기를 비롯한 정보 기술 140
국가와 혈통 152
도시와 국가 안에서의 결혼과 가족 163
부족 사회에서의 가족 173
사회적 위계질서와 카스트 179
노예제와 노예 사회 185
텍스트를 통한 종교와 문화의 교류 196
고전 고대의 종말? 215
더 읽어보기 222
CHAPTER 3 상호 교류와 네트워크의 확장
이슬람의 발전 230
무슬림 사회의 분쟁, 다양화, 그리고 융합 237
군인과 노예, 그리고 신분 탈피 244
궁정과 궁정 문화 248
예의범절과 사랑 이야기 258
농장의 확대와 마을 사회 265
유목민 282
도시 생활 288
문화 및 종교 교류의 중심지 307
교역로의 변화와 확장 320
중세 1000년의 시간 328
더 읽어보기 332
CHAPTER 4 새롭게 연결된 세계
질병의 확산 345
식민지, 제국, 무역 353
전쟁 366
식량 작물의 전파 372
육류와 살아 있는 동물의 수출입 381
마약과 여가의 상업화 389
설탕과 노예 무역 399
종교의 변화와 그 결과 405
기독교의 확장과 혼성화 421
식민지 사회에서의 가족과 인종 426
시위, 저항, 혁명 437
근세(초기 근대)와 본격적인 근대 446
더 읽어보기 450
CHAPTER 5 산업화, 제국주의, 불평등
목화, 노예, 석탄 459
산업의 확산과 변화 471
산업 사회에서의 계급, 젠더, 인종, 노동 481
사회 변혁 운동 491
인구 성장과 이주 503
신제국주의 513
전면전과 현대 문화 522
탈식민지화와 냉전 536
해방과 자유화 551
종교의 다양성과 근본주의 560
후기 산업 사회와 빈곤 567
제3천년기 속으로 574
더 읽어보기 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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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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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잡화/수입명품 |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
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가전/설치상품 |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
자동차용품 |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
CD/DVD/GAME/BOOK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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