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계몽주의 철학 이후 200년, 우리는 과연 계몽된 삶을 사는가?
'스스로 생각하기' 항구적인 미성숙에서 벗어나는 느리지만 즐거운 길
칸트는 자기 스스로 생각한다는 것은 "혁명보다 어려운 사고 개혁"이라 했다. 그만큼 스스로 생각하는 일은 불편하다. 끊임없이 부족한 나를 돌아봐야 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을 직시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부단히 더 나은 '자신'을 모색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그토록 외롭고도 쓸쓸한 일을 감당해야 하는가? 미성년의 '편안한 상태'를 고민 없이 그저 주어지는 대로 살아가면 안 되는가?
스스로 생각한다는 것은 깊이 사고하면서 자기자신의 삶을 만들어가는 것으로 이어진다. 그것이야말로 인간만이 향유할 수 있는 근원적 기쁨이며 조금 더 이성적인 삶을 향한 가능성이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자발적인 주체로 태어나는 과정의 고통은 새로운 자기창조적 생활이라는 기쁨으로 열매 맺는다.
오늘 우리가 처한 현실에 반계몽의 그림자는 어디에나 드리워 있다. 급습하는 현실적 파고에 휩쓸리지 않기를, 구체적 생활의 세계에서 개개인이 자율적 존재로 끊임없이 쇄신하기를,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사는 세상이 선한 영혼의 공동체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 이 책은 이성의 필요성, 중요성을 강조하는 상투적인 결말을 택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이성'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메말라가는 삶의 전체성, 그리고 이를 회복할 수 있는 생활 속의 성찰이다.
저자 문광훈은 '스스로 생각하기의 내면화와 생활화' -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선택하며, 스스로 책임지는 일상의 훈련에서 시작하자고 권한다. 이 과정은 무엇보다 자발적이고 능동적이어야 한다. 그것은 강제와 억압, 지배와 명령이 없이 삶에 스며드는 예술을 통한 심미적 이성의 방식으로 조금씩 담금질해 나가는 것에서 실현된다고 말한다. 이처럼 문광훈이 단순한 학문적 논의를 넘어 스스로 생각하기의 전통을 새롭게 구성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보다 우리 사회의 핵심적 결여의 부분이 바로 이 스스로 생각하기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생각하기의 전통』은 카시러의 논의에 기대어 계몽주의의 지적 정신적 특성을 살펴보고 칸트의 글을 통해 계몽주의 철학의 핵심과 그것의 현재적 타당성을 묻는다. 마지막으로 '계몽의 탈계몽화' 문제에서 비롯한 계몽주의 철학의 현대적 재구성을 위하여 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를 검토한다.
결국 이 책 전반을 통해 문광훈은 '오늘날에 있어 계몽주의는 어떻게 자리해야 하는가'를 물으며 단순히 계몽주의의 역사적 개관을 모아 엮기보다 스스로 생각하는 태도와 이를 통한 자기정체성의 형성에 주목한다. 1) 외적 권위에 기대한 것이 아니라 주체 스스로가 묻고 질문하며 자기 삶을 만들어가는 것의 중요성 2) 18세기 전 유럽에서 일어난 몽매와 우둔함, 편협성에 저항하는 지적 운동 3) 계몽주의에 대한 텍스트가 '나'에게 갖는 의미 4) 2018년 이후의 대한민국 현실에 대한 검토로 이어지기까지, 어둡고 몽매한 힘들에 대항하려는 18세기의 지적 정신적 움직임을 2018년 이곳에서 다시 꺼내어 더 나은 삶을 꿈꾸게 한다.
작가 소개
저 : 문광훈
文光勳
충북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이다. 고려대학교 독문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박사 학위(독문학)를 받았다. 2001년부터 2007년까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 교수로 재직했다. 저서로는 『아도르노와 김우창의 예술문화론』을 포함 김우창론 3권이 있고, 한국 문학 쪽으로 『시의 희생자, 김수영』과 『정열의 수난 : 장정일론』이 있다. 미학 쪽으로 『숨은 조화』와 『교감』, 『렘브란트의 웃음』이 있다. 김우창 선생과의 대담집 『세 개의 동그라미: 마음-지각-이데아』가 2008년에 나왔다. 역서로 『요제프 수덱』, 페터 바이스의 『소송/새로운 소송』이 있다.
목 차
스스로 생각하기 -버거움과 즐거움에 대하여
I. 계몽주의 철학의 유산
‘형성의 에너지’ - 카시러의 해석
자발적 이성 사용 - 칸트의 문제의식
II. 계몽의 탈계몽화 - 현대적 재검토
“왜 새로운 종류의 야만 상태로 빠졌는가?”
‘지배’ 아닌 ‘화해’로 - 파국 이후의 계몽
III. 비이성적 신화에 저항하며
반(反)합리주의와의 싸움 - 21세기의 계몽주의
‘요청’으로서의 책임과 윤리
카시러의 행동방식과 칸트의 장례식
비지배적 타자성의 옹호 - ‘심미적 방법’에 대하여
‘토대’를 돌보는 일
Ⅳ. 오늘날의 계몽기획 - 그 시작을 위하여
오늘의 한국 현실
항구적 미성숙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가?
진보물신주의(進步物神主義) 비판
느리지만 즐거운 길 - 영구적 성찰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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