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인류의 절반이 공유하는 경험, 초경!
초경은 개인적으로도 의미 있고 중요하지만, 사회적으로도 마땅히 축하받아야 할 첫 시작입니다. 그럼에도 공적인 자리에서 초경이나 월경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오랫동안 금기처럼 여겨져 왔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서의 초경은 사생활로서 존중과 보호를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인류의 절반에 가까운 이들이 공유하는 경험으로서의 초경은 공적인 것으로서 더 많은 관심과 논의의 대상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기쁘게도, 최근 들어 월경과 초경에 대한 여성들 자신의 목소리를 우리 사회의 공론장에서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늘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월경 용품과 관련된 논의는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루고 있습니다. 좋은 월경 용품을 널리 보급하는 것은 여성들의 삶의 질에 있어 정말 중요합니다. 하지만 ‘월경’과 ‘초경’이라는 경험 자체에 대해서도 사회적으로 다양한 목소리가, 더 큰 목소리가 울려야 합니다.
초경과 월경에 대한 인식 개선은 세계적인 트렌드이기도 합니다미국의 잡지 ≪코스모폴리탄(Cosmopolitan)≫은 2015년을 ‘월경이 대중 앞에 우뚝 선 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뉴스위크≫는 2016년 월경에 대한 인식이 대전환을 이루고 있다고 선언하고, 1면 전체를 월경에 대한 글에 할애했습니다. 월경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여성들을 지원하는 ‘레드 텐트’(굽은 따옴표로 변경) 운동의 커뮤니티는 2019년 10월 현재 유럽 전역에서 200개 가까이 운영되고 있습니다(레드 텐트 디렉토리 https://redtentdirectory.com 참조). 저희 멀티플랫은 한국 사회에서 새로운 월경 담론과 소통의 마중물이 되기 위해, 월경과 관련된 도서 출판과 월경을 위한 모바일/PC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그 첫 결과물인 『문 블러드』(루시 피어스 지음, 강혜진 옮김)는 생태적인 관점에서 초경을 다룬 에세이입니다.
초경을 맞는 소녀들을 위한 힐링 가이드
저자인 루시 피어스(Lucy H. Pearce)는 사회/환경 분야의 빼어난 책에 주어지는 Nautilus Silver Award를 두 차례 수상했고, 3권의 아마존 No.1 베스트셀러를 저술한 논픽션 작가입니다. 또한 ≪가디언≫, ≪주노 매거진≫ 등에 주로 기고하는 그녀는 아일랜드에 거주하는 세 아이의 어머니이기도 합니다. 『문 블러드』는 저자의 어린 딸과 딸의 친구들을 위해 쓴 책으로, 그녀는 가장 먼저 여성의 몸이 얼마나 멋진지를 이야기합니다. “만약 남자들이 자궁처럼 멋진 신체 부위를 갖고 있다면 쉴 새 없이 잘난 척할 걸(18쪽).” 글로리아 스타이넘의 『남자가 월경을 한다면』을 떠올리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책은 남자들에 대한 냉소가 아니라, 여성들이 당당히 드러내야 할 진실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도 초경에 대한 책들이 꾸준히 출간되어 왔습니다. 100명의 여성과 그녀들의 가족이 겪은 초경 이야기가 담긴 가슴 찡한 책도 있었고, 월경에 관한 흥미진진한 어린이 소설도 출간되었습니다. 의학적인 관점에서 사춘기 소녀의 몸의 변화에 대해 다룬 서적도 있었고, 최근에는 사회과학적인 관점에서 초경을 다룬 책도 나왔습니다. 이 귀중한 노력들에 더해 『문 블러드』는 엄마와 딸이 공유하는 경험으로서, 초경과 월경에 대한 새로운 서사를 전합니다.
여성으로 성장하는 것은, 상처가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조금 일찍, 누군가에게는 조금 늦게 찾아오지만, 첫 월경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도전입니다. 우리 세대의 어머니들과 어머니의 어머니들은 월경에 대한 지식을 나누고 소통하기보다 침묵을 지키곤 하셨습니다. 오랜 시간 여성은 단지 여성의 몸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잘못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많은 이들에게 생리 주기는 고통일 뿐, 우리는 여성의 몸에 담긴 자연의 주기를 존중하는 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미래는 여성의 것입니다. 우리 딸들의 초경은 우리 세대의 초경과는 달라질 것입니다. 이 책은 변화를 위한 마중물입니다. 이 책에서 우리의 딸들과 어머니들은 여성으로서 달라지는 몸과 마음을 축하하고 스스로를 돌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울 것입니다.
엄마에게 듣고 싶었던 이야기, 딸에게 들려주고픈 이야기
저자는 월경이 여성적인 지혜와 힘의 원천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월경 주기는 들숨과 날숨, 심장 박동, 달과 계절의 변화, 혜성의 출현과 같은 자연의 거대한 질서를 아우르는 주기의 한 부분입니다. 월경이 번거로운 달거리인 것만은 아닙니다. 경시되어야 할 부산물도 아닙니다. 월경 주기는 여성들의 몸을 자연과 직접 연결해주는 고리입니다. 주기 속에서 드러나는 규칙을 보며 우리는 월경이 변덕스럽고 당황스러운 사건이 아닌, 우리의 생명이 깃든 우주적인 리듬의 한 부분임을 체험하게 됩니다. 월경에 과장된 신비를 씌우며 달콤한 미사여구만을 전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많은 여성들이 월경통이나 생리용품의 불편함, PMS 같은 월경과 관련한 애로사항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줄이고 없애는 것은 중요한 사회적, 의료적 과제입니다. 이 책도 이와 관련한 실용적인 조언을 자세히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자는 월경을 단순히 빨리 처리하고 피해야 할 것으로 보는 시선에 단호히 반대합니다. 12살쯤 초경을 하고, 51살에 완경을 한다면, 그 사이의 40년 동안 여성들이 겪는 매일은 (임신이나 피임 중이 아니라면) 모두 월경 주기 중의 하루가 됩니다. 초경에서 완경에 이르기까지 주기는 사실상 여성의 삶 그 자체입니다. 저자는 생리용품과 진통제의 종류와 사용법을 알려주기에 앞서 먼저 월경이 갖는 개인적, 사회적, 생태적 의미를 아이들에게 전합니다. 그것이 우리 딸들의 자존감 향상과 인격적인 성숙에 큰 버팀목이 될 것이라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월경이 짐이 아니라 힘이 될 수 있다면
처음 월경 주기를 마주할 때, 많은 여성들은 마음속에 눈부신 밝음과 격렬한 어둠이 교차하는 것을 느끼며 혼란과 두려움을 느낍니다. 그러나 바로 그곳이 여성의 지혜가 시작되는 곳이라고 저자는 역설합니다. 우리는 월경 주기에 따라 맞닥뜨리는 사랑과 분노, 창의성과 무감각 사이에서 자신을 돌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바다에 빠진 듯한 혼란에서 벗어나 몸의 밀물과 썰물을 따라 수영하는 법을 알게 됩니다. 조수에 맞서지 않고 파도를 타는 법, 자신만의 리듬을 느끼게 됩니다. 그곳이 바로 여성의 자기 확신이 자라나는 곳입니다. 개인적이고 본능적인 직관도, 새 시대를 이끌어 나갈 지혜와 사려도 모두 이 자기 확신 위에 뿌리를 내려야 단단하게 우뚝 설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은 생생한 몸의 경험을 그리지만, 마음으로 다가서는 미덕을 갖고 있습니다. 어머니의 마음으로 쓰여진 책이지만, 누구보다도 엄마 스스로를 위한 책입니다. 엄마가 읽고 딸에게 전해져야 할 책입니다. 유리병 속의 편지를 전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출간합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루시 피어스
아마존 No.1 베스트셀러를 세 권이나 저술한 논픽션 작가.『가디언』, 『주노 매거진』 등에 기고했으며 주로 여성성 에 관한 글을 쓴다. Medicine Woman(2018)과 Burning Woman(2016)으로 사회 및 환경 분야의 빼어난 책에 주어지는 Nautilus Silver Award를 두 차례 수상했다. 아일랜드에 거주하며 세 아이를 키우고 있다.
옮긴이 : 강혜진
10년 이상 인문사회 분야의 책을 만든 편집자이자 멋진 딸의 엄마이다. 세상의 모든 딸들에게 월경을 삶의 다양한 면모를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힘이자 지혜의 근원으로 해석해 주고 싶었다. 이 책의 기획과 번역은 그 고민 과정에서 나온 첫 결과물이다.
목 차
독자들에게 … 14
1장 레드 텐트의 비밀 … 21
2장 달의 선물 … 28
3장 달의 비밀 … 39
4장 주기의 비밀 … 47
5장 미친 여인의 선물 … 50
6장 준비라는 선물 … 54
7장 첫 월경 축하하기 … 70
8장 기록의 선물 … 78
9장 자기 돌봄의 선물 … 85
10장 휴식의 선물 … 89
11장 허브의 선물 … 95
12장 음식이 주는 선물 … 100
13장 질문 시간 … 103
14장 자매의 선물 … 118
맺는 말 … 122
더 읽을 거리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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