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2009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탱고」, 2010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당신의 자장가」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민주의 첫번째 소설집. 『화이트 밸런스』 속 인물들은 상처받은 이들이다. 폭력의 희생자이고 불의의 사고를 당했으며, 가까운 사람들을 잃거나 믿었던 사람들에게 버림받았다. 김민주는 그들의 상처를 응시하고, 거기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에 주목한다. 어떤 상처를 받았으며 그 상처가 어떤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지를 직시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한다. 그리하여 가까스로 다다른, 어떤 빛을 보여준다.
김민주의 언어는 단단하다. 고통에 처한 인물의 상황을 담담하게 보여주고, 인물의 내면을 파헤쳐 들어간다. 고통의 연원을 끈질기게 추적하며, 인물이 외면한 진실을 기어코 들이민다. 교통사고, 성폭력, 유기와 결별, 상실을 겪고 삽시간에 망가진 『화이트 밸런스』 속 인물들의 삶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떠올리게 한다.
‘화이트 밸런스’는 빛의 색온도를 조정하여 촬영물을 보정하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조정되고 변형되어 실제와는 멀어진, 진짜와 가짜의 구별이 무의미해지고 진실이랄 것이 희미해진 그런 상황에서 표제작 「화이트 밸런스」는 과거에 벌어진 한 사건을 중심으로, 폭력의 기원을 파고들어가 그 근저에 자리 잡은 위선과 자기 합리화의 메커니즘을 밝히는 데까지 나아간다. 트라우마적 사건에 대한 차분한 서술은 사건의 원인과 의미에 대해 거리를 두고 바라보게 하고, 되레 슬픔을 도드라지게 만든다.
트라우마는 시간이 지나도 아물지 않는다. 상처받은 사람이 상처에서 놓여나기란 쉽지 않다. 오래된 상처는 흉터가 되어 그 사람의 일부로 자리 잡기 때문이다. 상처의 기억, 그에 대한 대응 방식은 그 사람의 정체성이 된다. 상처에 사로잡힌 사람은 ‘나’로 살기보다는 상처로 산다. 과거에 고착되어 정체된 삶은 도돌이표만 찍는다.
마음의 상처는 몸의 고통이 되기도 한다. 『화이트 밸런스』 속 인물들은 기습적인 통증, 불규칙한 심장 박동, 호흡 곤란 등에 시달린다. 생명의 위협을 수반하는 이러한 증세는 그러나 ‘병명’으로 언어화되지 못한다. ‘나’는 분명히 아프지만, 언어로 표현되지 못하기에 남들에게 이해받지 못한다. 따라서 고통은 철저히 고독하다. 「당신의 자장가」의 ‘여자’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얼굴을 한 가면으로 자신을 가리고, 「아주 가는 실 한 가닥」 속 유리 공예가인 여자는 “어떤 충격에도 부서지지 않을, 단단하고 튼튼하게 보호해줄 갑옷”을 만들 듯 유리를 달군다. 「너의 목소리」의 ‘나’는 인간을 믿지 못하고, 부모와 양부모, 여자에게 거듭 버림받은 기억이 있는 「세상의 모든 고백」의 네오는 자신의 감정을 차단시켜버린다. 「끝과 시작」의 여자는 가짜 연인, 가짜 결혼식 하객 행세를 하며 살아간다. 그녀가 만든 세계는 모두 거짓이다.
자신의 상태를 똑바로 바라보아야만 변화가 가능한 것이지만, 상처를 직시하는 일은 곤혹스럽다. 김민주의 소설은 인물이 자신의 상처 때문에 가해자로 돌변하게 된다는 슬픈 진실까지 나아간다. “나는 그녀를 외면했다. 나는 이미 한 번 깨진 적이 있었고, 깨진 마음은 날카로운 뼈가 되어 가까운 누군가를 또 찌르고 말았다.”(「아주 가는 실 한 가닥」) 이런 고통스러운 직시는 타인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의 상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아픈 깨달음을 준다.
한편, 인물들과 비슷한 슬픔을 지닌 또 다른 이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너의 목소리」 속, 교통사고로 연인을 잃은 ‘나’와 아들을 잃은 노파는 닮은꼴이다. 그들은 함께 길을 가며 애도의 과정을 치러낸다. 노파는 ‘곡비’처럼 자신의 슬픔으로 내 슬픔을 울어준다. 공명하는 사람들은 슬픔의 공동체로 맺어진다. 자신과 비슷한 일을 겪은 사람을 만나고 위로를 받는다. 「당신의 자장가」에서 폭행을 당한 ‘나’와 동생을 잃은 ‘윤’도 상처로 묶인다. 이러한 슬픔의 공동체는 사람들과 다시 연결되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웨이 테이 하안」(신세훈의 시 「베트남 엽서」 중 ‘웨이 테이 하안’)의 화자는 상처를 겪고도 살아남은 ‘탐 할머니’에게서 살아갈 힘을 얻게 된다. 「당신의 자장가」의 ‘여자’는 상처받은 침팬지 순이를 끌어안고 “내가 널 지켜줄게”라고 다독여준다.
『화이트 밸런스』가 아픔에 대해 말하는 방식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속에만 있던 상처를 끄집어내야만 치료는 시작된다. 고통스럽지만 모호했던 것들에 형체를 주고 언어를 줌으로써 비로소 자신의 상처를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글쓰기가 상처를 딛고 회복의 바탕을 마련해준다는 것은 이런 까닭에서이다.
다친 사람들은 제 둘레에 벽을 쌓는다. 울음을 삼켜주는 벽, 나를 숨겨주는 벽, 아무도 침범하지 못하는 벽으로 자신을 보호한다. 밖으로 나가려고 몸부림치기도 하지만, 벽은 쉽사리 무너지지 않고, 그들은 부딪쳐서 번번이 튕겨 나온다. 그러나 몸부림으로 벽의 존재가 생생하게 드러나는 것이다. 벽이 있다는 걸 더 이상은 외면하지 못하게 된다. 인물들은 자신을 막는 벽을 단단히 응시한다. 벽의 연원을 헤아리며, 벽을 쌓아올린 마음을 바라본다. 파묻어두었던 얼굴이 드러난다. 고통으로 일그러진 마음이 모습을 드러낸다. 벽 쪽으로 한 발짝 다가선다. 벽 속의 얼굴을 어루만지면 한줄기 빛이 스며든다. 그 순간, 벽은 거울이 된다. 상처에서 빛으로 가는, 이 고통의 과정을 묵묵히 지켜봐주는 김민주의 소설은 따뜻하다.
작가 소개
대구가톨릭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상명대학교 소설창작학과 석사 과정을 마쳤다. 2009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탱고」, 2010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당신의 자장가」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3년 프로젝트 소설집 『쓰다 참, 사랑』에 참여했고, 2016년 제7회 김만중문학상 은상과 2019년 제10회 천강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목 차
너의 목소리
당신의 자장가
세상의 모든 고백
아주 가는 실 한 가닥
웨이 테이 하안
부에나비스타 탱고클럽
끝과 시작
화이트 밸런스
작품 해설 | 슬픔의 공동체 : 회복과 재생 | 김나정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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