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시냇가 물돌을 닮은 그림 에세이”
풍경 하나. 동네 지하철 입구 한 귀퉁이 채소 좌판이 있다. 제법 차가운 바람에 소쿠리에 담긴 채소들은 시들어가는데 행인들은 종종걸음으로 좌판을 지나쳐 갈 뿐이다.
풍경 둘. 집으로 오르는 골목 초입에 빨간 파라솔 그늘 아래 아이들 학습지와 경품이 전시되어 있고 학습지 선생님은 간이 의자에 앉아 초여름 땡볕을 맞고 있다.
책 속 그림이 담은 익숙한 풍경들이다. 사람들 대부분은 익숙한 것들을 별 심상 없이 지나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익숙한 풍경을 예민한 감각과 남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있다.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작가가 그러하다. 작가의 비범함은 숨은 것을 볼 줄 아는, 아주 약간 다른 시각에서 비롯된다. 기술은 다음이다.
김지연 작가의 그림 에세이 『나로 웅크리고 있는, 너에게』는 남다른 시선으로 일상을 기록한 ‘물돌’ 같은 책이다. 시냇물 바닥에 깔려 있는 동글동글한 물돌은 화려하지 않지만 흐르는 물빛을 담는 존재이다. 스스로 빛나지 않으려 몸을 숨기지만 함께하는 존재들의 빛을 담고 빛나게 하는 물돌이 되고 싶은 작가의 마음이 그대로 그림에 담겼다. 그 마음이 있어 지하철 입구 좌판에서 상추 자락을 매만지는 바람의 소리를 그림으로 해석하고, 빨간 파라솔의 여분이 없는 그늘을 보면서 슬퍼한다. 연민도 슬픔도 능력이다. 귀하고 소중한 마음의 능력이다.
남다른 시선에 타인과 이웃의 아픔과 기쁨을 상상할 줄 아는 능력이 더해진다면 금상첨화다.
풍경 셋. 설리의 슬픈 소식이 있던 날 잠을 뒤척였던 김지연 작가는 자신이 탄 기차 앞자리 승객이 홀로 귀에 꽂은 이어폰에 한 줄 선을 더 이은 그림을 그린다.
작가가 타인과 소통하고 고통에 공감하는 그림들은 한 결 같이 어떠한 과잉도, 내세움도 없다. 그저 물돌마냥 자신의 자리에서 고요하게 자기의 마음에 비친 선과 색 그리고 짧은 문장 한 줄을 흘려낼 뿐이다. 작가나 지향하는 창작의 태도이며 스스로 정한 ‘놀이’의 규칙일는지도 모르겠다.
책 속 그림들 모두 우리들이 잘 알고 있는, 매일 스치고 경험하는 풍경들을 담았음에도 새삼 다정하게 다가오는 까닭은 무엇일까. 우리의 눈과 생각이 놓쳐버린, 드러나 있으나 웅크리고 있는 사람들과 사물들의 주름을 따뜻하게 어루만지고 있기 때문이다. 진지해서 무겁지도 그렇다고 얇아서 가볍지도 않은, 보통의 독자들과 보통의 감각으로 보통의 이야기를 서로 나눌 수 있을 만큼의 무게를 지닌 글과 그림이 다정하게 편하고 편하게 다정하다.
김지연 작가의 첫 책 『나로 웅크리고 있는, 너에게』는 소박한 예술적 상상력이 나와 이웃의 소통에 어떤 선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코로나로 더욱 힘든 요즘 지친 나의 마음을 다독이고 내 이웃의 안부를 새삼 묻게 하는 참 따스한 그림 에세이다. 책으로 묶기를 주저하고 망설였던 작가의 글과 그림이 독자에게 수줍게 건네는 인사가 참 반갑다.
낯선 시선으로 담은 일상의 내면
익숙한 것에서 경이로움을 구하긴 쉽지 않다. 익숙함은 나와 당신의, 나와 풍경의 거리를 좁힌다. 좁혀진 거리만큼 시야도 좁아진다. 보던 것만 보게 되고 미처 볼 수 없었던 것들은 특별한 어떤 계기가 마련되기 전까지는 무관심의 영역으로 밀려난다. 일상의 빛에 가려지게 되는 사람과 사물과 풍경들은 익숙함의 역설이다. 익숙함은 쉽게 권태로 이어진다. 이 권태에서 헤어나기 위해 우리는 또 경이로움을 갈구하게 된다.
경이로움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은 SNS을 비롯한 인터넷 매체나 방송, 언론 등에서 얻은 ‘따끈한’ 소식과 소문으로 경이를 충족한다. 나의 일상에서 고갈된 경이로움을 ‘지금, 여기’와 동떨어진, 나와는 다른 세계에서 얻으려 한다. 경계와 속도를 허물어버린 디지털 세계에서 이러한 풍경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일상이 되었다. 열광, 환호, 연민, 비탄, 분노가 내 발 디딘 ‘여기’가 아닌 가상의 공간에서 흘러 다닐 뿐이다. 일상은 우리를 소외시키고 우리는 또 각자의 방식으로 일상을 소외시키고 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일상을 벗어난 삶을 상상할 수 없다는 건 불행인지 다행인지.
권태라는 딜레마에 빠진 일상을 구원하기 위해, 구원받기 위해 사람들은 ‘놀이’를 발명했다. 쓰고 그리고 흔들고 노래 부르는, 우리가 예술이라 부르는 모든 것은 결국 놀이의 연장이며 도구들이다. 『나로 웅크리고 있는, 너에게』의 김지연 작가는 ‘놀이’로서의 그림을 보여준다. 놀이는 장소, 시간, 날씨 등에 따라 그때그때 새로운 규칙이 정해지는 것이니 늘 신선하다. 성문화된 법칙이나 규칙이 있다면 놀이가 아니라 경연이다. 그리기의 전형적인 기술과 기법에 구속됨 없이 오로지 ‘낯선 시선’으로 대상을 바라보고 마음으로부터 흘러나온 선과 색을 스케치북으로 옮기는 작업은 ‘놀이’의 결과물로서의 ‘예술’이다.
세상엔 무수한 ‘잘’ 그린 그림과 ‘잘’ 쓴 글이 있고 드물게 ‘좋은’ 그림과 글이 있다. ‘잘’과 ‘좋은’을 나누는 기준이 여럿 있겠지만 무엇보다 독창성과 담긴 마음의 깊이가 앞에 놓일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짝 일러스트레이터 안자이 미즈마루 책 표지의 “마음을 다해 대충 그린 그림”이라는 카피가 떠오른다. ‘대충’ 그렸지만 독자에게 다가설 수 있었던 건 ‘마음’이었다. 그리고 미즈마루의 독창적인 ‘대충’이었다.
『나로 웅크리고 있는, 너에게』는 낯선 시선과 따뜻한 마음으로 우리가 놓친 일상의 내면을 그려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더불어 살아가는 타인의 삶을 다정하게 상상할 수 있는 시간과 함께 일상의 예술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약간의 용기와 낯선 시선이 있으면 누구든 일상의 예술가가 될 수 있음을 김지연 작가가 증명했다.
천상에 있는 고매한 예술은 선택받은 소수의 예술가 몫으로 남겨두더라도 지상의 친근한 예술은 우리의 일상에 ‘너로 웅크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그림 에세이 한 권이 고달프고 권태로운 일상을 살아가는 독자들께 다정함을 선물할 것이다.
작가 소개
“가끔 먹먹하고 여러 번 울먹입니다.
지는 해를 보며 달리기도 합니다.
너로 웅크리고 있습니다.“
목 차
정_ 손때 묻은 시간이 엉겨 있다 8
그리고, 그 후 | 설렁탕과 스파게티 | 페르낭 레제 | 국가 공인 자격인의 집 | 구둣방과 플라타너스 | 볕이 들다 | 오늘 | 행복사 | 주인 백 | 묵은 이야기엄마의 거실 | 풀 그림자 | 프리랜서 | 부러진 나무 | 어쩌면 우리는 | 연신마트 | 코로나 사이로 부릉 | 커피 자판기 앞 주차금지 | 누수 | 거리두기 | 낙원책방 | 오늘도 대표는 앞치마를 두른다 | 라뚜셩트 | 북촌
통_ 닫을 수가 없습니다, 당신아 54
섬 | 알바트로스 | 서녘으로 | 무제 | 어떤 꿈 | 혼돈 | 빈 의자 | 말러를 들으며 잠을 청하다 | 숨은 그림 찾기 | 노란 달 | 여지 | 태양의 이분법 | 안국역 1번 출구 | 정글 1 | 無言 | 거울 보기 | 분리 불안 | 블라인드 | 나비 | 곧, 사월 | 골목 | 사방 | 신기루 | 정글 2 | 은하철도 999 | 빅브라더 | 비련의 주인공
애_ 나는 또, 마음이 깜박인다 104
이방인 | 너에게 간다 | 여보세요 | 나×너 | 마음을 잇다 | 미역국 | 측은지심 | 生 | 푸른 기억 | 걸어가는 사람 | 여행자 | 휴 - | 톡 | 흑백 사진 | 감염 | 프리즘 | 사랑할 때와 죽을 때 | 나도 잘되고 시프다 | 나를 보는 나 | COVID-19 | 오늘도 무사히 | 그래도 희망
락_ 찌리리리찌 출동-, 봄이 왔어요 142
중흥사 | 짜짜라짜 | 안전모 | 하얀 허구 | 가을길 | 어려운 선택 | 사랑, 어렵다 | 승차 처리가 되었습니다 | 지금은 여행 중 | 달 | 등업 요청! | 무언가든 | 함박웃음 순대국 | 태언 샘은 그림을 잘 그리신다 | 방과 후 | 마감 치다 | 아마존의나비 | 작업장 | 용
코로나 시대_ 한적한 공항은 적막하다 180
공항의 날씨 | 사막에서 | 직원 식당 | 오해 | 너는 그렇다 | 뜬다 | 인천공항 터미널2, 스타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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