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내일은 또 살아야겠다
2007년 《사람의문학》으로 등단한 최상해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당신이라는 문을 열었을 때처럼』이 문학의전당 시인선 336으로 출간되었다. 5년 전 『그래도 맑음』이라는 시집을 들고 처음 등장했을 때 ‘참여시’가 가야 할 방향을 직접 몸으로 보여주었던 최상해 시인이 이번 시집에서는 생활 현장의 투사가 되어 돌아왔다. ‘삶이 곧 시’라는 명제를 증명이라도 하듯 그는 생활 속에서, 이웃 속에서, 시장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시를 길어 올린다. 최상해의 시는 이 시대, 우리 삶의 기록이자 유산이다.
시인의 에스프리
창원에 발을 들인 지 삼십여 년. 안성에서 남편 직장을 따라 이사하며 말로만 들었던 경상도, 그 생경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는 불안 같은 것이었지만, 이제 창원 사람보다 더 창원 사람이 되었다. 거친 사투리에 당황한 적 한두 번 아니지만, 점점 적응하면서 오히려 민낯 같은 그 정다움을 알아버렸다고나 할까. 가끔 찾아가는 고향 강릉이 더 낯설게 다가오는 걸 보면 말하지 않아도 나는 창원 사람이다. 그 시간 속을 건너는 동안 남편은 퇴직했고, 아들은 새살림을 차렸다. 작은 거실 한쪽 벽에 가족사진을 걸어놓고 시간을 더듬어본다. 아버지, 어머니, “따뜻해지면 창원에 한번 가마.” 하셨던 아버지는 끝내 오지 못했으며, 어머니도 뒤따라 긴 여행을 떠나셨다.
빈 의자에 앉았다
당신이 두고 내린 온기가 내게로 온다
약속처럼 버스가 정류장에 서면
의자를 끌어안는 사람들
눈이 마주치지 않아도 알고 있다
쳇바퀴 돌듯 실려 갔다 돌아오는 길
고단한 하루가 어둠에 잠기면
의자는 마음이 먼저 따스해진다
- 「의자」 전문
지난 시간은 햇살 같다. 눈부시게 빛나다가도 화사한, 손에 받아보면 데일 것 같다가도 밝기만 한 이런 마음이 들락거리는 통로에 혼자 앉아 밤새워 일하느라 지쳐 퇴근하는 남편을 기다렸던 시간, 편안하고 아늑한 시간이 필요한 지금에서야 그 시간이 소중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상념을 쫓아내듯 배달 오토바이가 골목을 휘젓고 지난다. 시장에서 쏟아져 나온 쓰레기를 치우느라 새벽부터 도계동 부부 시장은 쓰레기 청소차 소리로 왁자하다. 청소차가 한바탕 지나가자 상가 문을 여는 사람들로 또 소란스럽다. 출근하는 사람들, 하루 치 장사를 준비하는 사람들, 이어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로 붐빈다. 처음 코로나가 우리 곁에 불쑥 찾아왔을 때만 해도 상가는 썰렁하다 못해 괴괴하였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시간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 발길이 흔들렸던 것도 습관 때문이었는지 모른다. 자동키가 일반이 된 지금처럼 조금이라도 불편하거나 여유 없는 마음이 만들어낸 조급한 풍경이 내 안에 쌓여 나도 모르게 옹이가 되었듯, 우리는 모두 열리지 않는 가슴을 움켜쥐고 놓지 않는지 모른다.
누군가 아파트 계단을 들었다 놓았다 한다. 기분 좋게 한잔했는지 아니면 무슨 근심이 있기라도 한 것인지, “아버지 그만 들어가요. 집에 가서 이야기하세요.” “당신은 무슨 술을 그리 마시고 다닙니까. 동네 부끄럽지도 않습니꺼.” 근래 보기 어려운 풍경이다. 스무 살 시절 아버지 손에 이끌려 경찰서 문을 나설 때, 아무 말 없이 내 손을 꼭 잡고 놓지 않으시던 아버지 생각이 난다. 그때 그 문을 다시 열 수만 있다면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역은 언제나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기차를 타고나면
다음 역에 대한 생각보다
지난 역에 대한 후회로
다음 역을 잊어버릴 때가 더 많다
만나면 헤어지는 것도
꽃이 피면 떨어지는 것도
어머니 어머니 가슴을 치며
아파하는 것도 다음 역이 아니라
지나간 역 때문이듯
종착역이 어디인지
아무도 모르지만 달리는 기차에 앉아
내일이면 후회하게 될 오늘이
또, 빠르게 지나고 있다
-다음 역은 어디입니까」 전문
가장 소중한 것은 시간이다. 그 시간이라는 기차를 타고나면 누구에게나 내릴 곳만 남기 때문이다. 내릴 때는 후회 같은 가슴 아픈 상처를 몇 개씩은 지고 뒤를 돌아보게 되는지 모른다. 혼자라면 얼마나 힘들고 안쓰러운가. 그래서 상처를 어루만지는 햇살의 손이 고맙고 이웃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잡아주는 손들이 있기에 상처는 상처가 아니라 따뜻함인지 모른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최상해
강원 강릉에서 태어나 2007년 『사람의문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그래도 맑음』이 있으며, 2021년 현재 한국작가회의 회원과 〈객토문학〉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목 차
제1부
의자 13
익숙함 때문이라 하자 14
동거 16
마른장마 17
비밀시대 18
영진이네 칼국수 20
꿈자리 21
내일은 또 살아야겠다 22
아버지는 살아계시다 24
봄의 길목에서 25
불면 26
착한 길 28
스무 살 30
충동구매 31
지구를 떠나라 32
생일 33
당신이 시인입니다 34
제2부
고맙다 37
두절된 사랑 38
친절한 대출 씨 40
속도를 줄이면 사람이 보인다 42
정리해고 43
쩐쩐쩐 44
지렁이의 힘 46
행렬 48
입덧 50
말글 51
폰 아바타 52
줄 54
전태일의 눈 56
모르고 있을 뿐이다 58
오케스트라 60
1950년 8월 11일 62
증언 64
제3부
겨울 벚나무 앞에서 67
시간을 넘어 68
창원 사람 70
살아있는 거울 71
궁금한 여자가 되었다 72
상가 74
가장 소중한 것은 76
안민고개에서 78
안부를 묻는다 80
도계 교차로 81
가장 82
달칵 84
태복산을 오르며 86
당신과 나 사이에 88
입춘대길 90
창원 두대마을 92
제4부
그믐 97
휘게(Hygge) 98
나는 여전히 손님이다 100
가족사진 102
어머니의 실루엣 103
네 이웃을 사랑하라 104
그때는 왜 몰랐을까 106
천둥산 박달재 107
주문을 건다 108
창원에서 강릉까지는 너무 멀다 110
수건 밟기 111
꽃잔디 112
커튼 114
다음 역은 어디입니까 115
생긴 대로 살자 116
삼복(三伏) 118
시인의 에스프리
시간의 기차를 타고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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