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그때는 몰랐다. 그 시험이 절대로 끝나지 않을 줄은.”
떠오르는 MZ 세대의 기수 설재인 작가의, 폭풍 같은 하이퍼리얼리즘 재난 소설
떠오르는 MZ 세대의 기수, 설재인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 《붉은 마스크》는 외고에서 수학 교사로 근무하다 사표를 낸 후 3년간 두 권의 소설집과 장편, 에세이집까지 출간하며 폭풍처럼 작품을 쏟아내고 있는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온 국민이 숨을 죽여야만 하는 수능일에 한반도를 강타한 원인 모를 전염병, 이제 세상은 붉은 마스크를 쓴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뉘어 멸망을 향해 끝나지 않을 전쟁을 치르게 되는데... 작가는 장르적 문법에 따르는 대신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현실에 주목해 코로나가 강타한 교육 현장과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만연한 한국 사회의 민낯을 아프게 후벼 파고, 악착같이 드러낸다.
“변신과 함께 우리 마음을 파고드는 핏빛 내시경, 아프고 아름답다!”
- 김창규, 소설가
“한 손으로 들 수 있는 종말 그 자체, 근래에 읽은 재난 소설 중 가장 재미있었다.”
- 천선란, 소설가
변신과 함께 우리 마음을 파고드는 핏빛 내시경, 아프고 아름답다!
설재인 작가의 《붉은 마스크》는 학교와 수능을 물리적이고 사회적인 무대로 삼아, 국지적인 파국과 그 안에서 계속 존재하기 위해 힘겹게 내면을 비트는 인물들을 그리는 소설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적자면, 수능이 치러지는 당일 갑자기 변신해버린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속사정을 꽤 아파 보이는 칼로 사정없이 후벼 판다. 그 변신이 종(種)을 가를 정도로 극단적이기 때문에 《붉은 마스크》는 필연적으로 우리 종, 즉 지금 여기 사는 우리를 얘기할 수밖에 없다.
변신과 이종(異種)이라는 소재 및 주제는 카프카의 《변신》을 훨씬 뛰어넘어 《길가메시 서사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아마 이야기를 입으로 전할 수밖에 없던 시대에도 그 두 가지는 소중한 모티프였을 것이다. 그런 이야기들은 대개 판타지나 SF로 분류되고, 비중의 차이는 있으나 태생부터 비유나 상징이라는 역할을 내포하게 마련이다.
대표적인 이종 판타지인 뱀파이어물이 2000년대 초반까지 국내 독자에게 환영을 받은 뒤로 현재 독자와 작가들이 즐겨 찾는 것은 일명 좀비물이다. 뱀파이어물이 개인 대 개인의 이야기, 혹은 뱀파이어 가문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는 데에 반해 좀비물은 흔히 재난과 직결된다. 좀비가 주는 공포는 개체의 파괴력보다는 무리가 갖는 전파력과 더불어 인간성 말살에서 오기 때문이다.
《붉은 마스크》에 등장하는 이종은 인간으로부터 변이했으나 뱀파이어는 물론이고 좀비와도 다르다. 그들은 사고력을 고스란히 보존한 채 물리적인 장벽을 넘어서는 텔레파시 능력을 얻는다. 그리고 2021년 현재 마스크 없이 바이러스 앞에 설 수 없는 우리와 달리 자유롭게 호흡할 수 있다. 줄거리를 더 드러내지 않고는 밝힐 수 없지만, 그들의 능력은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처럼 《붉은 마스크》에 등장하는 새 존재는 전통적이고 전형적인 이종의 틀에 쉽게 넣을 수 없다. 그에 더해 작품의 성격 또한 장르 클리셰로 예단하기는 어렵다. 그 사실은 작품의 첫 열 쪽만 읽어보면 알 수 있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주요 인물 남희재는 가장 가까운 세계, 즉 가족과 학교의 일반적인 가치를 전적으로 부정한다. 실마리는 그 세계의 이중성에 있다. 고상한 가치는 표면뿐이고 실은 저열한 욕망으로 뭉쳐 있는 세계. 희재는 자신이 그 세계에 저항한다고 ‘생각’한다. 그 뒤로 줄지어 등장하는 황승조, 민유림, 박종민 등 주요 인물들 역시 비록 바라보는 방향은 다르나 하나같이 비참하다고 결론지어버린 사적인 현실이나 욕망을 통해 현실의 한 단면만을 볼 뿐이다.
장르 종속적이고 자극적인 매력만 노리기보다 현실을 되돌아보는 기능까지 작정하고 겸하는 장르물이라면 보통 두 속성을 함께 챙기려 공을 들인다. 반면에 《붉은 마스크》는 처음부터 한 방향으로 기울어 있다. 작가가 독자에게 확대하여 보여주고 싶은 무대는 현실이다. 그 의도적인 편향은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달라지지 않으며, 현실이라는 복잡한 유기체의 폐부를 완전히 갈라서 독자의 눈앞에 고스란히 드러내고 말겠다는 작가의 의지 역시 멈출 줄을 모른다. 변신이 완료된 존재들의 속성이 전부 드러나는 대목부터 독자는 이 작품의 본질이 이종 이야기와 아무 관계가 없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정확히 그 시점부터 《붉은 마스크》가 더 긴 이야기의 서막일 수 있다는 반가운 의혹이 발생한다. 작품의 구성과 표현 방법을 보아도 동일한 추측이 가능하다. 소설 서두와 말미에는 번갈아가며 1인칭으로 서술되는 독백들이 위치한다. 인물이 달라져도 구체적인 사항만 바뀔 뿐 독백의 톤은 비슷하다. 그들은 세상에 동화되어 있지 않고, 타의에 이끌려 마지못해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세상이 제 진의나 진가를 알아주지 못한다고 여긴다. 그들의 생각이 모두 옳다면 책임은 그들을 제외한 나머지 바깥세상에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 점에 있어서는, 다른 주요인물들과 달리 실존감이 떨어지고 어리석음과 악의로 뭉친 이경찬도 마찬가지다.
이 캐릭터들의 가정이 옳으려면(적어도 독자는 해당 인물의 독백을 읽는 순간에는 그렇게 감정을 이입해야 하는데) 원인 제공자, 혹은 대적자가 필요하다. 《붉은 마스크》에서는 정치인, 군인, 세속적인 학부모, 학교 권력의 우두머리가 주요 인물의 반대편에 위치한다. 작가가 의도적으로 설계한 이분법임은 분명하다. 게다가 변신한 새 존재들이 텔레파시를 쓰며 한국에만 출현한 것으로 보아, 이 작품은 (‘작가의 말’에서 드러나듯) 소통과 교감이 전무하고 계급 차별과 불통에 매몰된 한국 학교를 적나라하게 묘사한 정밀화를 목표로 삼았고, 결국 작화에 성공했다.
《붉은 마스크》는 그런 목적의식을 편집증적으로 완성해 놓은, 아프고 아름다운 결과물이다. 대신 단 한 권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공백과 절실한 기대감을 남겨두었다. 낯선 상황, 예를 들어 무시할 수 없는 이형 세력이 갑자기 등장하는 작품 안에는 보통 두 개의 단계가 존재한다. 작품 속 세상의 참모습과 변화의 의미를 독자가 완전히 파악하는 단계, 그리고 (독자 대신 움직이는) 인물이 행동하는 단계가 그것이다. 《붉은 마스크》는 전자를 훌륭하게 조형하는 데에 성공했으나, 독자가 후자를 기대하는 시점에서 그 1막을 마무리하고 있다. 변신과 이형 이야기에서 새 존재들이 긴 시간 동안 이성적이고 온화하다는 점은 불길한 징조다. 그들은 역습하거나 여운을 남기고 사멸하곤 한다. 그러나 《붉은 마스크》는 장르 클리셰를 첫 권에서 무리하게 완수하려 욕심을 부리지 않고, 오히려 그런 전례를 피하고 기대에 따른 허기를 성급하게 채우려는 독자의 요구를 다른 방법으로 잠재운다. 첫째는 그 어떤 전환도 제시하지 않고 더욱 현실적으로, 무력함을 순순히 인정하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인물들이다. 독자는 그들의 압도적인 내적 어두움을 통해 이야기를 좇다가 첫 권의 마지막에 도달하면서 허무감과 맞닥뜨려 당황하게 된다. 그때 작가의 숨겨두었던 두 번째 이야기가 비로소 본 모습을 드러낸다. 작가는 당혹스러움에서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한 독자에게, 소설 중반부터 징조를 보였던 미스터리의 해답을 던져준다. 그 해답은 첫 권에서 공들여 숨겨둔 행동과 격변이 후속편에서 본격적으로 펼쳐질 거란 바람을 한껏 부풀린다.
서평은 상상으로 마무리할 수 없고, 《붉은 마스크》의 세계는 개성적인 서막을 이제 막 열어 둔 참이다. 하지만 첫 권에서 드러난 작가의 성실함과 집중력을 근거로 삼아 추측하건대 다음 이야기는 얼핏 상반된 것처럼 보이는 두 가지, 즉 바닥에 다다른 절망과 적극적인 투쟁이 본격적으로 뒤섞여 끓어오를 것으로 보인다. 장르물의 완성도가 그 장르에 특화된 장치를 활용하는 기술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붉은 마스크》의 다음 편에서는 이른바 ‘마법 같은 현실’의 매력이 주도권을 쥐고 학교로 상징되는 현실의 아픔이 다음 단계로 승화할 거라는 기대할 수 있겠다.
《붉은 마스크》의 설재인 작가는 ‘가능성’이란 단어와 아무 관계가 없다. 그는 이미 일정 수준 이상 완성되어 있는 작가다. 팬데믹이 우리 생활을 강제로 이끌었던 지난 2년간 누구나 쉽게 상상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작품’이라는 이름하에 등장했다가 사라졌다. 말미에 도달하기 직전까지 단숨에 몰입해서 읽은 독자의 입장에서, 《붉은 마스크》는 ‘다른’ 이야기가 되리라 기대해본다. 《붉은 마스크》가 치밀하게 직조된, 우리 마음을 파고드는 핏빛 내시경이었다면 그 내시경으로 인간 및 인간과 다른 종을 거시적으로 내다보는 망원경으로 변신하기를 기대한다 해도 과한 욕심은 아닐 것이다.
- 김창규, 소설가
작가 소개
1989년생. 외고에 임용되어 수학을 가르쳤으나 누군가의 마음에 매일 불행과 불안을 심어 키우는 역할에 질려 대책 없이 사표를 냈다.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이해한 척 살고 싶지 않아서, 그리고 스스로의 치졸함을 마주하기 위해서 이야기를 쓴다. 어쩌다 보니 복싱 7년 차 체육관 최고참, 자존감의 원천은 넙치근과 전완근. 소설집 《내가 만든 여자들》, 장편소설 《세 모양의 마음》, 에세이 《어퍼컷 좀 날려도 되겠습니까》를 썼다.
목 차
1부 • 머리_7
2부 • 가슴_55
3부 • 배_177
4부 • 아가미_275
작가의 말_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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